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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컴퍼스, AI영어인증시험 ‘버산트’ 콘텐츠 강화

인공지능(AI) 영어인증시험 '버산트(Versant)'를 공급하고 있는 영어교육 전문기업 웅진컴퍼스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영어교육 콘텐츠를 더욱 고도화한다. 웅진컴퍼스는 AI 음성 및 영상 생성 전문기업 에이아이파크와 AI 기술 및 마케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는 AI 기반 교육 콘텐츠 공동개발 및 고도화, 제작한 콘텐츠의 영업 및 마케팅에 적극 협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영국 언어평가 전문기업 피어슨(Pearson)이 개발한 AI 기반 영어인증시험 버산트를 지난해부터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웅진컴퍼스는 버산트 홍보 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다. 에이아이파크의 AI 아바타 생성기술로 만든 가상인간을 활용해 버산트를 소개하는 영상으로, 웅진씽크빅의 글로벌 교육플랫폼 '유데미(Udemy)'와 웅진컴퍼스·에이아이파크의 개별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마케팅에 활용한다. 아울러 가상인간이 진행하는 영어교육 콘텐츠 제작, 캐릭터 등 IP사업의 고도화에 서로 협력할 계획이다. 김홍석 웅진컴퍼스 대표는 “양사가 가진 기술과 콘텐츠는 AI라는 공통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만큼 협약을 통해 기술력, 콘텐츠 경쟁력, 마케팅 등 전방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버산트는 모바일·PC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시험을 치를 수 있는 AI 기반 영어인증시험으로, AI 채점 시스템을 이용해 5분 안에 점수를 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아마존·IBM·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고 웅진컴퍼스는 전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여름 비빔면, ‘봄철 기선제압’ 들어가야 성수기 잘 나간다

비빔면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라면업계가 이른 봄부터 '기선제압 경쟁'에 돌입했다. 통상 기온이 오르는 3~4월부터 비빔면 판매량이 상승하는 점을 고려해 신제품·빅모델 등을 앞세워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데 분주하다. 25일 오뚜기에 따르면, 조만간 대표 비빔면 브랜드 '진비빔면' 제품군을 봉지면에서 용기면까지 확대한다. 2020년 출시 후 현재까지 봉지면 누적 판매량만 1억3000만개를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20대~30대 젊은 고객층 위주로 비빔 용기면 수요가 높다는 점을 반영해 컵라면 형태 제품을 내놓으며 매출 확대에 나선 것이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배우 이제훈을 신규 모델로 기용하며 마케팅에도 힘준다. 이달 초 '초시원, 초매콤, 초넉넉으로 진비빔면 120% 만족'이라는 문구를 콘셉트로 TV 광고 촬영을 마쳤으며, 지난 21일부터 해당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경쟁사인 농심도 주력 제품인 배홍동쫄쫄면 띄우기에 공들이고 있다. 이 제품은 2021년 농심이 첫 선보인 비빔면 '배홍동'의 후속작이다. 지난해 2월 공개한 이후 그 해 매출만 100억원을 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기존 제품보다 맵기를 3배 정도 높인 '배홍동쫄쫄면 챌린지에디션 한정판'을 선보였고,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을 노려 용기면 출시도 앞두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 앞서 온·오프라인 마케팅에도 힘 쏟고 있다. 올해까지 '배홍동' 광고 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을 4년 연속 발탁하고, 지난 20일부터 새 TV광고도 송출하고 있다. '비빌시 맛있구 배홍동'이라는 카피 문구를 주제로, '비법 전수'편과 '맛집소문'편 총 2편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농심은 스케치코미디(10분 이내의 짧은 에피스드로 이뤄진 코미디) 숏폼 콘텐츠는 물론, 배홍동 제품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식품 브랜드와 협업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전국 주요 거점 중심으로 배홍동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소비 접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비빔면 시장 1위인 팔도는 최근 중국 향신료 '마라'에서 착안한 신제품 '팔도마라왕비빔면'을 공개했다. 알싸한 매운맛이 특징인 마라왕비빔면은 향신료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를 위해 베트남 하늘초 등을 배합해 한국식 마라 분말스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마라왕비빔면을 시작으로 팔도는 추후 국물라면·볶음면 등 다양한 유형으로 마라 제품군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한정 판매한 '킹뚜껑 마라맛'이 1개월 만에 완판 되는 등 시장성 검증도 마쳤다는 설명이다. 올해 마케팅은 아직 준비 단계인 상황이다. 팔도는 최근 2년 동안 아이돌 그룹 2PM 출신인 배우 이준호를 팔도비빔면 모델로 내세웠으나, 지난해 말 계약이 종료된 상황이다. 내부에서 연장 계약 관련한 논의는 없는 상태로 신규 모델을 기용할 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팔도의 입장이다. 비빔면 시장을 둘러싼 라면업계의 주도권 뺏기 싸움은 한두해 일이 아니지만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015년 750억원대였던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22년 1500억원대, 지난해 1800억원까지 몸집을 불렸다. 일각에선 시장 1위인 팔도 점유율만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독주 체제를 무너뜨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53.3%), 농심(19.1%), 오뚜기(11.4%) 순이다. 특히,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농심·오뚜기 외 삼양식품의 경우 올해 열무비빔면 등 비빔면 생산 중단을 선언했으며, 내년 출시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비빔면 시장은 선두업체와 후발주자 업체 간 점유율 차이가 큰 편이라 격차를 깨기 어렵지만 유독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며 “그만큼 투자 가치가 높다는 방증으로"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신라젠, 신약개발 1300억 투자…기술수출 ‘시동’

신라젠이 신약 연구개발(R&D)에 13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투자액은 국내상위 10위 제약바이오기업의 1년치 연구개발비에 해당하는 규모로, 신라젠은 신약개발 투자 확대를 계기로 신약 기술수출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신라젠은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보통주 3450만주 신규 발행을 통해 이뤄지며, 1300억원 중 약 1138억원은 운영자금, 156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신약 연구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다.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역시 자회사인 신라젠바이오에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 관계자는 “자본조달 목적은 대부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라며 “현재 진행중인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척되고 있어 이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증자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운영자금 1138억원만 보면, 국내 R&D 투자액 상위 10위인 동아에스티의 연간 수준과 맞먹는 수치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R&D 투자액을 보면, 1위 셀트리온 3427억원을 필두로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 3253억원 △3위 대웅제약 2066억원 △4위 한미약품 2050억원 순으로 투자했고, 10위 동아에스티도 1084억원으로 상위 10개사 모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신라젠의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용(2021년 75억원, 2022년 94억원, 지난해 101억원)과 비교해도 대대적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신라젠의 신약개발 투자 확대는 현재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순항하고 있는데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젠은 오는 4월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2024)'에서 현재 보유 중인 3개 파이프라인의 최신 연구결과를 포함한 총 4건 모두 채택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관련해서는 위암의 신생혈관형성 억제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펙사벡은 암세포에 침투해 파괴하는 '종양 용해 바이러스'를 활용한 항암제로, 직접 암세포를 파괴(용해)할 뿐 아니라 암세포를 성장시키는 혈관 생성을 억제해 종양을 사멸시키는 작용기전도 갖고 있어 다양한 암종에 활용될 수 있으나 개발이 까다롭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신라젠은 면역항암제 'BAL0891'과 항암바이러스 'SJ-600' 시리즈 등 총 3개 파이프라인으로 확대해 펙사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이번 AACR 2024에서 신라젠은 BAL0891이 기존 유방암과 위암 외에 비뇨기암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SJ-600 시리즈의 유방암 및 대장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신약개발 투자를 확대해도 현재까지 금융 차입금이 없기 때문에 자본조달능력 및 재무상황은 국내 바이오기업 중 최상급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까지 최종 제품에 의한 매출은 없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개발속도를 높여 기술수출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펙사벡 임상 1b·2a상의 성공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파트너사 미국 리제네론과 비즈니스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자본조달이 완료되면 중장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리제네론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상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가구·렌털 이어 헬스케어도 가세…매트리스시장 뜨겁다

에이스침대·시몬스·씰리 등 전통 침대기업은 물론 코웨이·SK매직 등 가전렌털기업에 이어 신세계까사와 헬스케어기기 전문 바디프랜드까지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매트리스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저가 제품 위주의 매트리스를 내놓았던 한샘·신세계까사 등 가구기업들이 프리미엄 매트리스에 새로 가세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자동차 서스펜션 스프링과 같은 소재로, 특허 받은 특수 강선 스프링을 사용한 프리미엄 매트리스인 '포시즌7 일마'를 출시했다. 신세계까사도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를 통해 일반 매트리스보다 30% 가량 많은 스프링을 탑재한 '럭스 첸토' 등의 매트리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올해 내 매장을 서울 · 부산 · 대전 등 5곳에 구축하고, 프리미엄 등으로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헬스케어기기 전문 바디프랜드도 천연고무 93%를 함유한 프리미엄 라텍스 매트리스를 적용한 '라클라우드 헬스모션' 침대를 출시하며 헬스케어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당 제품은 4종의 헬스케어 모드에 따라 침대의 모션 프레임이 움직여 각도가 세워진다는 점이 차별화된 부분이다. 반면에 전통 매트리스 기업인 에이스·시몬스·씰리침대는 1000만원대부터 최대 3500만원의 가격을 구가하는 최고급 매트리스를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에이스는 16년 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을 적용한 '에이스 헤리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몬스는 독자 기술인 포켓스프링 중에서도 가장 상위 모델인 포스코산 삼중 나선 구조의 '어드밴스드-포켓스프링'을 사용한 '뷰티레스트 블랙'을 판매한다. 씰리침대도 프리미엄 매트리스 매출 이 지난해 50억원으로 성장한 데 힘입어 올해 최상위 제품인 '엑스퀴짓 H'을 새로 내놓았다. 국내 매트리스 시장의 판을 키운 렌털기업 코웨이도 지난해 호텔형 매트리스 '코웨이 비렉스 시그니처 매트리스 컴포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스프링이 이중 적용돼 신체를 받쳐주는 것이 특징으로, 코웨이는 렌털을 통한 전문 케어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SK매직도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특급호텔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 매트리스를 납품해, 호텔 스위트룸 등에서 제품을 실제 사용한다는 점을 내세워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렌털·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 침대기업뿐 아니라 이종산업군의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매트리스 시장에 합류하는 이유는 국내 수면산업 시장의 성장 때문이다. 국내 수면산업 시장은 지난 2011년 4800억원에서 2021년 3조원으로 10년 동안 6배 이상 확대된 데 이어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를 비롯해 가구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매트리스 구매 트렌드가 최근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분화된 것도 수면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고객이 제품 한 개를 구매해도 시장 규모가 확대돼, 앞으로도 수면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프리미엄 매트리스 선점을 위해 기업들은 점차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 기업의 독자성을 살린 신제품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다만, 1000만원대의 제품을 구비한 전통 침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가구·가전기업이 선보이는 프리미엄 매트리스는 500만~60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돼, 가구·가전기업은 최고가 프리미엄 매트리스 라인을 더욱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물가, 못잡나 안잡나] 과일값 올라도 농가는 ‘인상혜택 무풍지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이 산지 작황부진 등으로 크게 올랐고, 해가 바뀌어도 고공행진해 외식비 상승과 맞물려 서민들 고물가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1500억원 규모의 농축산물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편성해 과일값 낮추기에 나서 서 최근 사과 등 일부 과일 가격이 떨어졌지만, 근본적 해결책 없는 일시적 하락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정부가 과일 물가 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가격 상승 효과가 생산자인 농가에 낙수효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다.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과일값 급등 요인은 단순히 생산량 급감뿐 아니라 유통구조 난맥상, 불합리한 농산물 경매제도 등 '복합요인'으로 압축된다. 국내 사과 생산지 대표지역 중 하나인 충남 예산의 사과 생산업자 A씨(61)는 사과값 급등의 1차 원인으로 △기후변화 따른 작황 부진 △고령화로 농사 노동력 감소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배면적 감소 등을 꼽았다. A씨는 “지난해 탄저병(비가 와서 사과가 썩는병)으로 사과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상당수였다"며 “날씨 영향으로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하면서 줄어든 사과 공급량이 사과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또한 “고령화로 나이 먹는 노인들이 늘어나 재배면적도 줄고 있고, 여기에 계속해서 늘어나는 인건비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10년 전에는 지역 아주머니들이 사과 농장에 일하는 동지역 아주머니들에게 일당 5~6만원을 임금으로 지불했다면 지금은 인력이 없어 100% 외국인을 채용, 12~14만원의 비용을 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요인 외에도 과일물가 급등에 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요인은 복잡한 유통구조에 있다. 예컨대 사과의 경우 일부 계약 재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유통과정은 '생산자-산지 공판장-도매시장-소매시장-소비자'로 가는 순서다. 이 과정에서 생산자는 가격 결정권이 없다. 생산자(농부)가 사과를 들고 공판장을 가거나 도매시장에 도착해 상품을 올려놓으면 중도매인이 경매에 참여해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과일값 급등에도 생산자에 돌아오는 이윤 효과는 전무한 셈이다. A씨는 “가격 결정권이 농가(생산자) 아닌 유통업자에 넘어간 상태"라며 “그런데도 고물가 비난화살은 농가에 돌아온다"고 하소연했다. 따라서 생산자들은 정부에 복잡한 유통구조 단순화, 과일 경매제도 통제, 정가·수의매매제도 보완강화 등 과감한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가매매는 출하자가 결정한 가격을 도매시장법인이 구매자에게 제시하는 거래를, 수의매매는 도매시장법인이 출하자·구매자와 협의해 가격·물량 등의 조건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농조합법인 대표 B씨는 “농가에 생산 비용이 올라가도 중도매인들은 경락가 산정 시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다수의 중도매인이 다른 사람 명의로 사업자 등록하는 등 편법 거래를 하는데, 이들이 중매 수수료만 챙기도록 변화를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임의적인 경매제 손질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기존 경매제의 차선책 수준인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와 함께 수입과일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긴급자금지원 등의 물가 안정대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물가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최근 '과수산업 경쟁력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생산·유통·소비 단계별로 가격안정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재해예방시설 보급을 확대하고, 기존 과수원 대비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차세대 과수원 단지를 집중 조성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의 '하나로마트 성남점'을 찾아농산물 가격을 점검한 뒤 “사과 비축도 도입을 검토한다든지 비축 대상이나 품목, 물량을 신축적으로 해서 수급관리를 제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서예온·조하니·김유승 기자 pr9028@ekn.kr

신생아 난청, 생후 9개월전 조기수술 ‘언어발달’ 도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난청 환아의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한 지침을 25일 발표했다. 난청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청력 손실은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 데시벨(dB)로 표시하며 그 수치에 따라 정상부터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까지 구분한다. 선천성 난청은 1000명에 1명꼴 빈도로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며,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1세 미만에서 90dB 이상의 양측 심도 난청이 있거나 1세 이상에서 양측 70dB 이상의 고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 인공와우 수술 급여는 양측 심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환아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했음에도 청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그러나 12개월이라는 모호한 기준과 생후부터 즉각적인 청각 자극을 토대로 대뇌 및 언어 발달이 시작되는 다른 정상소아와 비교해 청각 재활이 너무 늦다는 문제점이 여러 차례 지적받아 왔다. 최병윤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최병윤 교수, 1저자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재 교수)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3세 이하의 선천성 난청 환아 98명을 대상으로 청각 및 유전 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의 원인과 발생빈도를 분석하고,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경우와 더 늦게 시행한 경우의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조기 수술군'이 언어발달수치 중 수용언어 발달이 유의하게 향상되었으며, 오직 이 '조기수술군'에서만 수용언어가 2세 이전에 정상청력을 가진 아이들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함께 주목할만한 점으로 흔히 어린 나이에 수술을 고려할 경우 수술합병증 등으로 수술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아에서 수술 자체의 안전성에도 문제 없음이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선천성 난청 환아들이 청각 재활과 두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어발달 저하와 함께 영구적인 두뇌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로 9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인공와우 수술을 조기에 적극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2020년 생후 9개월 미만부터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한 미국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조기 인공와우 수술의 언어 발달상의 이점과 수술의 안전성을 함께 보고하여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12개월 미만에서 급여를 인정하고 있는 국내 인공와우 보험급여 대상자 기준에도 추후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봄날 피로감 오래 간다면 춘곤증 아닌 ‘질병성 피로’

곧 4월이다. 본격적인 봄날이다. 봄 날씨가 고양이 솜털처럼 부드러워지면 몸도, 정신도, 마음도 흐느적거리게 되는 불청객 '춘곤증'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겨우내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신체가 따뜻한 날씨의 변화에 쉽게 적응을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신진대사의 부조화 현상이 바로 춘곤증이다. 졸림, 노곤함, 어깨와 목의 통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우울감 등 다양한 신체 및 정신·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대표 증상이 피로감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 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과로나 스트레스로 갑자기 발생하고 대개 1~2일 푹 쉬면 호전된다. 반면에 2주~1개월 이상 피로가 이어지면 질병에 의한 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춘곤증인지 아니면 결핵이나 만성피로증후군, 간염, 갑상선질환, 당뇨병이나 간질환, 콩팥질환, 정신질환 등이 생긴 것인지를 구별하는 차원에서라도 '춘곤증 퇴치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춘곤증이 2~3주 계속되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만성피로증후군, 결핵·당뇨·우울증 등 전조증상 의심해야 결핵은 알 수 없는 피로감과 함께 2~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가래·객혈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오후에 열이 나고 취침 후 식은땀,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 전신 증상도 나타난다. 국내 결핵 발생의 특징은 노인 결핵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65세 이상 노인 결핵 신규 환자율은 10만명당 100.6명으로 65세 미만 신규 환자율 10만명당 17.0명 대비 5.9배 높은 수준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일반적인 피로나 만성피로와는 다른 것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천근만근 무겁고 피곤이 가시지 않는 증상이 원인과 관계없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6개월 이상 반복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결핵이나 당뇨병, 콩팥병, 우울증 같은 만성질환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크다. 갑상선(샘) 기능 저하증은 초기에 몹시 피로하고 우울하며, 따뜻한데도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적게 난다. 별 이유없이 체중이 증가하고, 변비가 생기거나 쉰 목소리가 난다. 말과 동작이 느려지고, 얼굴 표정이 둔하고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얼굴과 눈 주위가 붓는 증상도 생긴다. 우울증은 수면장애나 식욕 부진,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등과 흔히 동반된다. 우울한 기분뿐 아니라 불안하거나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의욕이 떨어진다. 콩팥병은 만성적인 피로와 함께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이 탁하고 거품이 많이 날 때, 눈 주위나 손발이 붓는 증세, 몸 전체의 가려움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간염 또한 피로감과 함께 구역, 근육통, 미열을 동반하기도 하며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피부나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을 동반할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당뇨병도 피로의 온상이다. 소변의 양이 늘어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증,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인 다음증, 체중 감소가 특징적인 증상이다. 이밖에 △최근 갑자기 발생한 피로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만성적인 기침이나 호흡곤란과 객혈 △음식 삼키기가 곤란한 증상 △항문에서 출혈이 있을 때 △유방에 종괴가 있을 때 △생리 이외의 질출혈이 있을 때 등과도 관련이 있다. ◇ 하버드대 “춘곤증 줄이는 낮잠, 심장병 발병위험도 37% 낮춰" 다음의 방법들은 춘곤증이 생겼을 때뿐 아니라 평소에 꾸준히 해주면 증상 완화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첫째, 지압과 쫙쫙 스트레칭을 자주 해준다. 눈이 피로하면 예풍혈을 눌러준다. 귓불의 뒤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다. 머리가 무겁고 맑지 않을 때는 태양혈(관자놀이)을 눌러준다. 어깨가 뻐근하고 피곤할 때는 견정혈을 지압하면 좋다. 목 뒤에 튀어나온 목뼈와 어깻죽지의 중간부분이다. 스트레칭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쭉쭉 늘여주는 다양한 방법을을 수시로 해주면 된다. 둘째, 채소와 과일 듬뿍 먹기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 C와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해 춘곤증 해소뿐 아니라 피부미용,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가 중금속과 결합해 체외로 쉽게 배출된다. 양배추를 먹으면 소화를 도와 식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B1이 부족해도 춘곤증이 쉽게 오고 심해진다. 비타민 B1은 돼지고기나 현미밥에 풍부하다. 셋째, 꾸준한 운동이다. 가벼운 달리기나 걷기, 무리하지 않는 등산 등이 효과적이다. 특히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은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매우 좋다. 반면에 식후의 강도 높은 운동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고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 달리기나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경우에는 식후 30분 정도에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15~20분의 낮잠은 춘곤증을 줄이고 신체적, 심리적 회복효과도 있다. 30분 이상 자면 오히려 무기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하버드대와 아테네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병 발병 위험이 37%나 낮아진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이슈분석] 차이나몰 한국시장 잠식, 공포인가 기우인가?

최근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커지자 거대 자본력을 내세운 'C커머스'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포함한 국내 소매시장까지 집어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국내시장 진입'에 재갈(규제)을 물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중국 이커머스에 과잉 대응해 중국기업의 시장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글로벌 통상협약에 위배되는 것으로, 자칫 무역분쟁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의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앞으로 3년간 11억달러(1조4806억원)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 사업계획서를 최근 정부에 제출했다. 우선 알리는 2억달러(약 2632억원)를 투자해 올해 안에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물류센터가 확보되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배송 기간이 크게 단축되는 만큼 알리의 플랫폼 경쟁력도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는 아울러 한국 셀러의 글로벌 판매를 돕는데 1억달러(약 1316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역직구를 키워 국내 셀러들이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판로를 지원, 이를 통해 플랫폼거래액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일각에선 알리의 이같은 '역직구 키우기'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국내 상품 가격이 중국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중국 현지에서 많이 팔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중국도 고소득층의 소비자가 존재하고, 더욱이 알리가 19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셀러 상품이 다양한 국가로 수출될 경우 알리 거래액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단 반론도 나온다. 유통업계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중인 알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알리가 한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경우 이커머스 시장을 포함한 국내 소매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이 무기인 중국 이커머스의 가파른 성장세로 이미 국내 소상공인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 판매자가 중국에서 물건을 매입해 한국에서 판매할 때는 관세 및 부가세와 KC인증 취득 비용 등이 추가되는 상황이지만 중국 직구 플랫폼은 이 적용을 받지 않아 역차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들의 공세 강화에 국내 유통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1일 주주총회장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의 국내 공습에 대해 “유통업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견제를 위한 출혈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급성장하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거침없는 행보를 제어해야 한다는 여론이 업계와 언론으로 중심으로 집중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통전문가 사이에선 알리·테무 등 중국 직구플랫폼들의 성장세가 매출 규모 측면에서 아직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해외직구 규모는 23억5900만 달러로 전년(14억 8800만 달러) 대비 58.5% 증가했다. 1년 만에 2조 원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227조 원대)에서 살펴보면 1%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직구플랫폼에 대한 과잉 대응 또는 섣부른 규제는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유통학회장 출신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이소가 처음 들어와서 1500개 매장을 열정도로 성장한 것처럼 중국 이커머스들로 인해 초저가 시장이 온라인에서도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이동일 세종대 교수도 “중국 이커머스에 과잉 대응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것처럼 상품 판매 자체를 차단시키는 형태의 규제가 나오기 시작하면 현재 상태에서 확립되었던 국제 관행과 협약을 다 깨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결국 제로베이스에서 중국과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될 텐데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 그게 더 유리하겠냐"고 반문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K-스타트업의 도약 79] 트래쉬버스터즈 “일회용컵 재활용으로 친환경 선도”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컵 등의 일회용품도 한 번 사용한 뒤 버려지는 것은 인력이 부족한 개인 카페와 축제장 등에서 직접 컵을 세척해 다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친환경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공급한 뒤 사용이 완료된 컵을 자체 기기로 세척한 후 다시 제공하고 있다.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는 “카페, 영화관, 축제 등 일회용품 사용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 다회용컵을 공급하고 있다"며 “현재 하루에 매일 10만 개의 컵을 세척해 제공 중으로, 지금까지 3400만 개의 일회용품을 줄이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트래쉬버스터즈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카페나 축제장 등에 반납함을 설치해 일회용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듯 반납함에 두면, 기사들이 수거해 세척 후 재사용하는 형태다. 특히, 보증금이 없어 고객 불편함 없이 반납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반납률이 97%에 이른다. 고객 불편함 없이 친환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현재 네이버·카카오·엘지전자·삼성전자·국민카드 등 다양한 대기업의 사내카페에서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컵 제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CGV에서도 콜라컵 대신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컵을 사용 중으로, 일반 카페 380여곳도 세척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이를 위해 트래쉬버스터즈는 카페에서 쓰는 4가지 컵 사이즈를 전부 구비한 상태로, 향후 접시 등의 제품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곽 대표는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 대비 20~30% 비싼 만큼, 환경에 대해 관심이 적거나 비용적 부분을 크게 생각할 경우 도입이 부담되는 면이 있다"며 “누구나 부담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척 원가를 떨어뜨려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비스 비용이 높은 것은 세척 공정을 사람이 수행할 경우 인건비가 많이 들어 세척 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트래쉬버스터즈는 약 2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최근 자동 컵 세척기를 특허 출원한 상태다. 곽 대표는 “일회용컵 세척 후 수거는 트래쉬버스터즈가 처음 시도한 서비스인 만큼, 고난이도 기술이 적용된 맞춤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다"며 “기기 개발을 통해 세척 자동화를 90%까지 이뤄낸 만큼, 올해 상반기 안에 하루 20만 개 컵을 완전 무인화로 세척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즉, 트래쉬버스터즈의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한 후 후발주자가 약 20~30곳 생겼고, 해외에서도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6곳 정도 설립됐으나 아직까지 기술과 브랜드 인지도 차이에서 격차가 크다고 곽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 컵 세척 순환 서비스를 통해 줄인 탄소배출량을 정확히 책정하기 위해 제품 제조부터 수송,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측정하는 평가인 전과정평가(LCA)를 울산 유니스트와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곽 대표는 “저희가 하는 비즈니스는 사실 정부가 해야하는 공공적 비즈니스이나 공무원들이 이런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민간에서 이런 레퍼런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친환경 서비스가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 정부가 도와주고 규제를 밑에서 받쳐줘야 하나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한시 기조를 비판했다.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어려워지는 등 환경 관련 규제가 생기면 기존에 일회용품을 사용했던 매장에서도 친환경 서비스를 대신 제공할 방식을 고민하게 되나, 현재는 규제 완화로 트래쉬버스터즈의 서비스를 도입하려 했던 기업도 다시 일회용품을 쓰는 경우가 생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곽재원 대표는 “트래쉬버스터즈의 서비스를 전국에 2~3년 안에 지원할 것"이라며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편리함 때문인 만큼, 일회용품보다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일회용품 시장을 아예 전환해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환우회, 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한국뚜렛병협회, 한국기면병환우협회 등 4개 희귀난치질환 환자단체는 “오는 4월 제 22대 총선을 맞아 4개 희귀난치질환 환자단체 공동으로 정책제안서를 개발해 주요 정당 선거캠프에 차례로 전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4개 단체는 희귀난치질환자의 특성과 현실, 요구에 대한 보건의료 정책전문가 및 주요 정당의 이해를 높이고, 이를 정책개발과 시행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취지에서 이번 정책제안서를 공동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정책제안서는 장애인정 정책 개선, 치료 접근성 강화, 치료환경 개선 등 3개 방향을 골자로, 각 질병별 특성과 현안을 반영한 총 9개 요청사항을 담고 있다. 세부 내용으로 △CRPS, 뚜렛증후군, 기면증의 장애판정 대상과 기준의 개선 △마약성진통제 관리 시스템 개선 통한 오남용 방지 △다발성 경화증 선제 치료에 대한 보험인정 △기면증 증상완화제 접근성 강화 △CRPS 치료 급여대상의 확대 △희귀난치질환 관련 학교 내 정보 인프라 구축 △뚜렛증후군 환자의 일상과 사회활동이 가능한 환경 마련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정책제안서에서 4개 단체는 그동안 정부와 관계당국의 노력에도 희귀난치질환자들을 위한 정책이 충분한 실효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장애정책에 질환의 특성과 현실이 반영되지 않아 그 혜택이 일부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한적으로 존재하는 치료법조차 경제적 부담이나 절차적 문제로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질병에 대한 낮은 이해로 사회적 편견과 환자들의 사회 이탈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4개 단체는 강조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이번 정책제안서는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달되고 있으며, 향후 4개 단체의 공식적인 정책 입장과 요구를 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환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정책제안 자료를 만들었다"면서 “22대 국회에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되어 치료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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