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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민생 상품권’ 경쟁, 소비자 편의는 뒷전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을 두고 여야 간 대립이 첨예하다.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에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삼아 밀어부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반대하면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온누리상품권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시장 등의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의 내년도 발행 규모를 역대 최대로 편성하고, 사용처도 확대하며 야당의 지역사랑상품권에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추석 연휴 전라남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사용을 시도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상품권 모두 사용이 불편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전통시장 밖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사용처의 연매출에 상한선을 두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를 제한하도록 지침을 개정하면서 사용처 제한이 빡빡해졌다. 결국 상품권을 사 놓고도 못 쓴 셈이다. 지역 온라인몰에서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 살펴보니, 사고 싶은 제품이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환불을 받으려 했더니 그것마저 불가했다. 다시 살펴보니 상품권 환불 유효기간이 일주일이었다. 서울에선 환불 기한이 이렇게까지 빡빡하진 않았는데 좀 너무하다 싶었다. 온누리상품권도 불편하긴 별반 차이가 없었다. 전남지역을 대표하는 어시장에 방문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쓰겠다고 했더니, 가맹점 등록이 안 돼 있다며 차라리 신용카드로 결제하라는 말만 들었다. 또 다른 점포에선 지류만 취급한다고 해 모바일 상품권을 아예 사용할 수가 없었다. 쓰지도 못할 상품권, 할인율만 높으면 뭐 하나 싶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집계한 모바일·카드 온누리상품권 가맹시장별 월평균 매출에 따르면, 올해 매출 1위는 대구종합유통단지 전자관으로 55억원이었다. 이는 전국 1387개 온누리상품권 가맹시장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듯 여야가 각자 밀고 있는 민생 상품권 어느 것도 민생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여야 모두 '민생 살리기' 법안이나 제도를 마련했다고 생색내기에 앞서 국민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더 시급하다. 그래야 전통시장이 살고, 지역경제도 숨통이 틘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중기부,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키운다…업계, 연구·인력 지원 ‘절실’

정부가 중소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신규 500곳을 지정한다. 스마트제조 전문기업의 창업부터 성장 단계 별 지원체계를 마련해 글로벌 전문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각오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일 부처 합동으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마트제조혁신 생태계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스마트제조산업은 제조공정을 자동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장비·공정·기업을 상호 연결해 생산과정을 정보화·지능화하는 제조혁신산업을 뜻한다. 중기부는 중소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왔다. 그 결과 제조공장의 디지털 전환의 기반은 확대됐으나, 스마트제조 산업 분야의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낮고,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네모아이씨지가 '스마트제조산업 국가별 종합기술수준'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제조산업 기술 수준은 선진국인 미국의 74.9% 정도다. 중기부는 이번 대책 발표를 통해 스마트공장 보급정책과 스마트제조산업 육성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해 '스마트제조혁신 생태계' 고도화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중기부는 경기도 안산 테크노파크에서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대표 기업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관련 기업들은 이번 육성방안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표면품질 검사장치(자동화기기)를 생산하는 에이비에이치의 한아람 대표는 “혁신 제품을 개발하거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도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며 “더 높은 수준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예산이 확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신을 통해 공정데이터 표시를 제어하는 휴먼머신인터페이스 국내 점유율 1위 업체인 엠투아이코퍼레이션의 강원희 대표는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성장의 관건은 제조데이터를 많이 다뤄보고 이해하는 우수 개발 인력의 확보"라며 “이번 대책을 계기로 장기적 관점에서 우수인재 양성 시스템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정책과 스마트제조산업 육성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스마트제조 허브가 되고, 미래 제조업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건강e+ 삶의 질] 몸무게 증감 빈도·폭 클수록 ‘중년 조기치매’ 높다

중년에서 초로기의 체중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현상이 잦고, 그 변동 폭이 크면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류지원 교수와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윤형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등록된 국내 40세 이상 65세 미만의 건강검진 수진자 360만 여명의 자료를 분석해 체중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이른바 '체중 사이클'과 조기 치매 발생의 관계를 밝히고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발표했다. 중년기 이후에서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는 건강상 적신호로 여겨진다. 급격한 체중의 증가 혹은 감소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면역력 저하, 골다공증, 치매·인지장애와의 연관성이 깊다. 류·윤 교수 연구팀은 체중이 올랐다 내려가거나, 반대로 감소했다 증가하는 체중 사이클의 크기 및 주기와 치매 유병률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1~2년 간격으로 5회 이상 검진을 받은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해 체중 사이클의 변동 폭을 이전 체중 대비 △3% 이상 △5% 이상 △7% 이상 △10% 이상 네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3% 이상의 체중 변동 사이클을 경험한 환자에서 치매 발생 위험도는 3% 미만의 정상군 대비 1.2배 증가했으며, 10% 이상일 시 2배로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관찰 기간인 10년간 변동 폭이 10% 이상인 체중 사이클을 2회 이상 경험할 시 치매 위험은 2.5배까지 증가했으며, BMI(체질량지수)가 낮은 사람보다는 25 이상으로 높은 경우 체중 변동의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체중이 빠졌다가 증가하는 '요요현상'이나, 체중이 증가했다가 급격하게 감량하는 등 '체중 사이클'이 크고 잦을수록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조기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류지원 교수는 “체중의 지나친 변동은 대사 스트레스 등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중년 이상에서는 적정한 체중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신세계L&B, 위스키·소주 제조 접고 ‘유통 본업으로~’

신세계그룹 주류 전문 계열사 신세계L&B(신세계엘앤비)가 사업 확대로 전개했던 위스키·소주 제조에서 한 발을 빼고 본업인 '주류 유통사업'에 선택과 집중하며 실적 반등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위스키와 소주 제조업 진출을 통한 사세와 매출 키우기를 의도했지만 내수 부진과 MZ세대 주류 취향 변화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지자 위스키·소주 제조를 접고 성장 기반이었던 와인 중심의 유통플랫폼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가 경영 효율화를 골자로 위스키·소주 등 주류 제조 사업 힘 빼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적자에 허덕이던 자회사 제주소주를 오비맥주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매각 규모는 500억~1000억원 수준이다.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소주 '푸른밤'을 선보이는 등 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매년 적자 규모만 늘었다. 인수 첫해 19억원이던 제주소주 영업손실은 2020년 106억원까지 급증했고, 결국 2021년 3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같은해 8월 신세계L&B로 흡수 합병됐다. 현재는 수출용 소주 위탁생산(ODM) 방식으로 해외 사업만 영위하고 있다. 주력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위스키 제조 사업도 기존대로 수입 위스키 유통·판매만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당초 2022년 제주도 내 증류소 설립과 함께 K-위스키 제조업에 뛰어들었으나, 지난해 말 사내 위스키 신사업 전담 조직 'W비즈니스'팀을 해체하며 잠정 중단된 상태다. 신세계L&B가 주류 포트폴리오 축소 등 군살빼기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L&B 매출과 영업이익은 1806억원, 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93.8% 감소했다. 주류 유통에 해당하는 도매사업부 영업이익이 28억원으로 실적을 견인했으나, 제조사업부에서 2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수익성을 갉아먹는 탓이다. 사업 부진으로 골칫덩이로 전락한 제조사업부문 사업 규모를 줄이되 신세계L&B는 와인 중심으로 본업인 주류 유통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와인 전문숍 '와인앤모어' 온·오프라인 고도화와 함께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와인앤모어의 매장 고급화를 골자로 하되 수익성이 낮은 매장은 폐점하는 대신 서울 청담점 등 주력 매장은 확대하고, 와인 가격대도 고가의 프리미엄 위주로 재구성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신세계L&B는 저수익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2022년 51개였던 와인앤모어 수는 지난해 48개, 올해 45개까지 감소했다. 연내 AK광명점과 부산 명지점도 추가로 폐점할 계획이다. 반면에 수익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시도는 빨라지고 있다. 최근 출시한 큐레이팅형 주류쇼핑 앱(App)이 대표사례다. 특히, 앱 출시와 함께 멤버십 서비스도 신규 도입해 고객별 와인구매 형태를 파악한 뒤 맞춤형 제품을 소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화장품 시장 등 이종(異種)산업 진출도 또 다른 전략이다. 올 상반기 신세계L&B는 특허청에 '와인앤모어 뷰티' 상표권을 출원했는데, 와인앤모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한다는 신사업 차원에서다. 일각에선 주요 유통업체 위주로 화장품 경쟁에 참전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만큼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신세계L&B가 와인을 원료로 한 화장품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업무를 진행 중으로, 정확한 일자나 품목은 공개가 어렵다"면서 “유통 채널 운영, 자체 생산보다 이종 협업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건강e+ 삶의 질] 운동하기 좋은 가을…걷기·달리기로 ‘뱃살빼기 도전’

중국 명나라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지'(원제 '삼국지연의')를 보면, 주인공 유비가 두각을 나타내기 전에 세력이 강한 제후들 틈바구니에서 이리저리 떠돌며 고생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조의 공격을 받아 근거지를 잃고 관우·장비·조운(조자룡) 등과 유랑하던 중 형주의 유표를 찾아가 의지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유비는 문득 자신의 허벅지에 군살이 두둑하게 붙어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전에는 말을 타고 전장을 누볐기 때문에 허벅지에 군살이 붙을 겨를이 없었으나 형주에 온 이후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면서 허벅지에 군살이 올랐던 것이다. 살이 찌는 줄 모르고 현실에 안주해 도원결의의 목표를 망각한 채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을 한탄했다는 그 유명한 고사성어 '비육지탄( 脾肉之嘆 )'이 생긴 배경이다. 혹독한 폭염과 장마 끝에 선선한 가을이 갑자기 찾아 왔으니 반갑지만, '삼국지'의 또다른 인물 동탁의 아랫배처럼 늘어진 뱃살 때문에 '탄식'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을 것이다. 그 동안 운동을 안하거나 못하고, 게다가 추석 연휴를 보내며 지나친 영양보충을 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비육지탄에 빗대 '비복지탄(脾腹之嘆)'이라고 할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뱃살이 풍성해져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이 든다면 '만시지탄(晚時之歎)'에 해당한다. 바야흐로 '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을 맞아 “이번 가을에 기어코 살을 빼겠다"는 비장한 결심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 하다. 비복지탄까지는 아니더라도 허리 벨트가 빠듯해진 사람들에게 다시 '올 가을엔 운동할거야'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다 보면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가 생길 우려가 크다"면서 “우선 걷기운동부터 착실히 해서 몸의 워밍업을 해놓고 등산이나 조깅(달리기) 등 보다 강도 높은 운동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며,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조언한다. 걷기와 달리기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다. 걷기는 부상이 적고 운동량에 비해 체지방 감소율이 높다. 하지만, 목표 심박수가 미달하면 효과가 떨어지기에 느리게 걷기와 빨리 걷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달리기는 전신근력·심폐지구력 향상에 좋다. 에너지 소모량 많아 체중조절에 효과적이지만 무리하게 하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큰 것이 문제다. ◇ 걷기는 완보→속보→강보 순으로…달리기, 관절·심장에 부담주지 않는 수준에서 걷기는 특히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만성질환 등 병에 시달리거나 재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도 '훌륭한 보약'이다. 심장에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고, 달리기나 다른 스포츠에서 흔한 무릎과 발목 등의 부상 위험도 적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개선, 심폐기능 향상, 골밀도 강화 등에 이롭다. 한국체육진흥회는 걷기를 20∼30분 이상 지속하라고 권고한다. 대략 운동 개시 10분 후부터 근육에 산소공급이 되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완보는 분당 65m 정도의 속도로 시간당 4㎞를 가며, 매분 3㎉를 소비한다. 산책(산보)은 분당 80m 속력으로 시간당 5㎞, 매분 3.6㎉를 소비한다. 이어 △속보(분당 100m 시간당 6㎞, 매분 4.5㎉) △급보(분당 115m, 시간당 7㎞, 매분 7.5㎉) △강보(분당 135m, 시간당 8㎞, 매분 8.5㎉) 순으로 강도를 높여갈 수 있다. 초보자나 노약자의 경우 완보나 산보에서 시작해 단계를 높이는 것이 요령이다. 운동생리학에 따르면, 운동 지속시간이 길어질수록 인체의 에너지 생성체계는 젖산보다는 탄수화물을, 탄수화물보다는 지방의 의존도가 높아진다. 반대로 운동강도가 높을수록 지방보다는 탄수화물, 탄수화물보다는 젖산을 사용하게 된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뛰기와 걷기를 각각 1회 30분, 주 3회씩 20주간 실시한 뒤 체지방 감소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걷기는 체지방이 13.4% 감소했으나 뛰기는 6.0%에 그쳤다. 뛰는 것보다 천천히 걷는 것이 살이 더 잘 빠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걷기 중에도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요통 예방과 치료에 적절한 운동요법으로 추천할 정도로 무릎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할 때는 연골 손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마라톤 선수들이 10㎞를 뛴 후 COMP(연골손상 지표) 농도를 재본 결과, 뛰기 전 안정 시에 비해 지표가 50%나 증가했다. 비만으로 체중이 불어난 상태라면 연골 손상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 식사는 평소 섭취량보다 줄이되 기초대사율 800~1000㎉ 이상 유지해야 복부비만에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내장지방(내장비만)이다. 한국인의 경우 허리 둘레가 남성은 90㎝(약 36인치) 이상, 여성은 85㎝(약 34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복부비만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체지방 컴퓨터 단층촬영(CT)이다. 요추 4번, 5번 부위를 측정한 내장지방 면적이 100㎠ 이상이면 내장비만으로 진단한다. 내장비만은 직접적인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며 당뇨, 소화기병, 부인과 질환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첫째, 심장에 무리가 생긴다. 내장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혈액 공급량은 체중에 비례하므로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의 심장은 항상 과로 상태에 처한다. 배가 불룩하고 뚱뚱한 사람이 조금만 무리를 하거나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피로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둘째, 내장비만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을 훨씬 높인다. 간에서 당 생산이 증가하고, 말초기관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식사량이 많으므로 혈당이 잘 올라간다. 셋째, 남아도는 열량이 간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축적되는 지방간, 소화불량이나 변비 또는 설사 등의 증상을 겪는다. 넷째, 살이 찐 여성은 체내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월경의 양과 주기가 불규칙하게 된다. 비만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등 악성 종양에 걸릴 위험성도 높다. 내장지방·피하지방 등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데는 걷기,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금상첨화'다. 모두 실내 실외에서 가능하다. 식사는 평소 식사량보다는 줄이되 기초대사율보다는 더 먹어야 한다. 기초대사율이란 호흡이나 심장박동, 뇌의 활동 등에 필요한 열량으로, 보통 800~1000㎉이다.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최소한 1일 열량 섭취 권장량(1800~2000㎉)의 60~70%는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과 식사 조절, 운동 등을 한 뒤 3∼6개월 후에도 기존 체중의 10% 이상이 빠지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치료를 받을 때도 반드시 식사 조절과 운동 등 비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한국, 근시 가장 빠르게 증가…국가 관리 절실”

“근시가 어린 나이에 발생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시력 저하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근시의 초기 발생을 조기에 진단하고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시가 더 이상 개인적인 질환이 아닌, 국가적 개념의 질환으로 인식을 전환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합니다." 한국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가 주최하는 '제4회 아시아·태평양 근시관리 심포지엄(APMMS)'이 오는 27일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6개국 전문 의료진을 비롯한 글로벌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 학술행사다. 한국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장인 백혜정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관리 심포지엄을 앞두고 6일 “쿠퍼비전과 함께 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최신 의학 연구·임상 정보를 공유하며 근시 관리의 표준 치료의 공감대를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는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KAPOS) 산하에 지난해 11월 창립됐다. 소아청소년 근시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대국민 홍보는 물론 △안과의사를 위한 소아청소년 근시 관리와 치료의 가이드라인 개발 및 회원 교육 △소아청소년 근시 관련 국내 다기관 연구 등을 주요활동으로 펼치고 있다. 백 회장은 “근시 억제 방법에 대한 최신 연구와 임상 진료 지침을 개발하고 공유하여 근시 관리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연구회 주도로 근시의 역학적 분석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근시가 확산되는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효과적인 공중보건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서 열리는 제4회 APMMS에서도 연구회가 추진하는 활동 관련 다양한 발표가 소개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1985년 설립된 KAPOS는 △사시 △약시 △굴절이상 △미숙아망막병증 △신경질환 △선천성 눈질환 등 눈 관련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 환자들에게 건강한 시력을 갖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 전문학회다. 근시란 망막 위에 맺혀야 하는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힘으로써 먼 곳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질환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근시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로 알려졌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국내 전체 근시 환자 중 0∼9세 근시 환자는 24%, 10~19세는 36%로 소아청소년기 근시 진행이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소아 청소년 근시를 방치하여 근시가 계속 진행될 경우 시력 저하는 물론, 고도근시가 진행된다. 이는 황반변성, 녹내장, 망막박리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질환의 위험인자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고도 근시로의 진행을 성장기에 막아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효율적인 사전 관리를 하는 것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이유이다. “근거 중심의 임상 연구 및 정확한 역학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형 근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소아의 눈 건강과 근시 관리, 더 나아가 국가적 차원의 국민 눈 건강관리를 하는데 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가 중추적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백 회장은 소아청소년 근시가 한 번 발생하면 성장이 멈추는 10대 후반기까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적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백 회장에 따르면, 생애 주기별 생활 양식 및 환경에 따라 적절한 관리법의 적용이 효율적이다. 또한, 학교교육 커리큘럼에도 학생 눈 건강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부분을 신설하여 학생 근시 발생을 막기 위한 교육적, 환경적 조건을 국가가 마련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어릴 때부터 6개월마다 시력검사와 함께 근시 진행 여부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를 받은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 조언을 빠트리지 않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불경기에 AI·로봇 고도화…유통은 ‘구조조정중’

국내 소매시장 성장률 둔화와 소비트렌드 변화로 최근 유통업계에 '구조조정 강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외 경영여건 불투명해지자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온라인 이커머스 양쪽에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이커머스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지마켓은 지난달 27일 사내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공지를 진행했다. 신청 대상은 지마켓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인자(입사일 기준 2022년 10월 31일 이전 입사자) 이다. 지마켓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이들에게 법정 퇴직금 외 특별위로금으로 월급여 기준에 근속년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SSG닷컴도 2019년 3월 법인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앞서 SK그룹 계열의 11번가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초 두 차례 희망퇴직을, 롯데쇼핑 전자상거래사업 부문 롯데온도 저성과자 중심 권고사직과 근속 3년 이상 직원 대상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희망퇴직을 통한 비용절감은 온라인 유통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에도 확산되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4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마트는 지난 3월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기업형 슈퍼마켓(SSM)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지난 7월 이마트와 합병을 앞두고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여행객 수입에 의존하는 면세점업계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엔데믹 전환에도 업황이 크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했다. 면세점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해 전 임원 급여 20% 삭감 등 대규모 조직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전방위에 걸쳐 인력 구조조정에 집중하는 이유는 고물가·고금리 등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와 소비트렌드 변화로 국내 소매시장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4년 소비시장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소매시장은 전년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연도별 소매시장 성장률이 △2021년 7.5% △2022년 3.7% △2023년 1∼9월 2.9%로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매시장 성장률이 갈수록 둔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업계는 소매시장 성장률 둔화로 당분간 희망퇴직과 같은 구조조정 바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인력 효율화 작업은 이커머스뿐 아니라 올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다 일어났다"며 “경기가 풀린다든지 하는 뭐가 없다보니 내년 초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기 부침과는 별개로 국내 소매산업(유통산업)이 고도화(테크화)되고 있는 것도 유통기업의 인력 효율화 작업은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유통산업은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로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드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제조업에서 로봇으로 최소의 인력으로 엄청난 생산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소매업도 테크화되면서 구조조정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벤처투자시장 16조원 스케일업…‘해외투자 유치’ 집중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16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해외기업·기관이나 펀드의 국내 벤처 투자 유치 규모도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6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대책은 지난해 8월 제시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의 비전을 구체화한 것으로, 특히 글로벌 투자자 유치 전략에 무게 중심을 뒀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최근 15년간(2008~2023년) 연평균 16% 성장하며 전 세계 성장률(13%)을 뛰어넘었으나, 전체 투자액에서 글로벌 투자유치 비중은 고작 2% 수준에 머무르는 한계를 보였다. 아울러, 민간보다는 정부 모태펀드 등 소수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이 조성돼 있다는 점도 개선과제로 지적받아 왔다. 정부는 해외 투자자의 국내벤처 유치를 위한 첫걸음으로 싱가포르에 글로벌 투자유치 모펀드 'K-VCC'를 설립하기로 했다. 가변자본기업 VCC는 싱가포르 통화청에서 인가하는 '전환형 펀드' 제도로, 내부에 독립적인 펀드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글로벌 펀드를 설립할 수 있어 용이하다. 정부는 2027년까지 싱가포르에 2억 달러(약 2674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이후 중동과 미국 델라웨어 등 글로벌 금융 허브에 추가 설립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글로벌 펀드를 매년 1조원씩 추가 조성해 2027년까지 1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세계적인 벤처캐피털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또한, 전 세계 투자자와 벤처캐피털을 초청하는 글로벌 벤처투자 협력행사를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벤처투자 통합신고센터'를 개소해 외국인 투자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투자가 전체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었던 비율도 30%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밖에 중기부는 금융권과 대기업, 공기업 등의 투자에 대한 규제완화와 인센티브를 지속 추진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 참여 주체를 확충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지역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7년까지 비수도권 전용 벤처펀드도 1조원 추가 조성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혁신경쟁의 주축으로 부상한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는 흐름"이라며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당당히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역동적인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방한관광객 93% 회복에도 여행수지 ‘적자 늪’

올해 1~8월 한국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67만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직전해인 2019년 대비 93%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여행수지는 상반기 기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64억 8000만 달러로 2018년(78억 3000만 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7월도 12억 6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인 8월과 추석 등 황금 연휴가 낀 9~10월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인 만큼 관광업계는 올해 여행수지 적자가 지난해 99억 달러 적자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수지는 해외 관광객이 국내에서 지출한 관광 수입액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지출한 관광 지출액의 차이를 뜻한다. 상반기 관광 수입은 78억 40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관광 지출은 143억 2000만 달러로 약 2배 더 많았다. 한국방문 외국인이 국내에 쓴 돈보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쓴 돈이 2배 더 많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지난 1~8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67만명으로 2019년 대비 93%까지 회복됐다는 점이다.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 수도 같은 기간 1888만명 수준으로 약 94% 복구돼 비슷한 회복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여행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난 것은 물가 폭등과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패턴 변화 등으로 국내에서 소비가 줄어든 탓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실제로 상반기 한국인이 쓴 여행 지출액은 89.2%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쓴 여행 수입은 75.4% 회복에 그쳤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제주도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하반기 49만명에서 올 상반기 91만명으로 크게 늘며 호조를 보였으나, 외국인 1인당 신용카드 지출액은 절반에 가까운 43.3% 급감했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은 명동을 거점으로 백화점이나 면세점 쇼핑을 즐겼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는 외국인들은 서울 성수, 강남 맛집 관광 등을 즐기며 시내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따라서, 면세점 소비도 줄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면세점 1인당 구매액은 지난해(68만 6000원)보다 22% 줄어든 53만 5000원에 머물렀다. 여행수지 적자 악화에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고 K팝 등 고부가가치 관광을 육성해 여행수지를 늘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오는 2027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및 관광수입 300억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지난해 제시했다. 이어 올해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 세부 내용으로 △관광비자 발급 소요기간 단축 △단체관광객의 전자여행허가(K-ETA) 일괄신청 범위 확대 △'K-컬처 연수비자' 연내 시범 운영 △해외 원격근무자가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워케이션 확대 위한 '지역특화형 디지털노마드 비자' 도입 검토 등을 지난 6월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4년 이내 외국인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늘리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견해를 제시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제약바이오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대-중소 양극화 해소는 ‘숙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내수 호조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매출, 영업이익, 연구개발 투자 등 주요 지표의 격차는 더 벌어져 여전히 양극화 해소가 숙제로 남았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상장 의약품기업 56개사(대기업 8개사, 중견기업 23개사, 중소기업 2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사대상 의약품기업의 전체 매출은 총 13조26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내수는 10.1%, 수출은 22.3% 증가해 수출 증가와 함께 내수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은 특히 제약바이오 대기업이 주도했다. 조사대상 8개 대기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총 4조52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9% 증가했고 이 가운데 내수는 35.5%, 수출은 34.4% 증가해 내수와 수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조103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32.6% 성장한 동시에 창사이래 처음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6117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43.7% 성장했다. 그러나 중견·중소 제약기업의 성장세는 전체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대상 중견 의약품기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총 8조9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성장에 그쳤고 중소 의약품기업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 R&D 투자 등 주요 지표에서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 대·중·소기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3.0%로 전년동기 12.6%보다 호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4.6%인데 반해 중견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7.9%, 중소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9.9%로 중소기업의 경우 손해보는 장사를 면치 못했다. R&D 투자도 대기업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전년동기 대비 8.3% 증가했지만 중견기업은 6.4%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4.7% 감소해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한 총 1조4033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밖에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도 대기업 80.2%, 중견기업 64.0%, 중소기업 73.0%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격차를 보여줬다. 중견·중소 제약사를 주축으로 하는 한국제약협동조합은 막대한 비용·인력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에 서로 힘을 합치기 위해 중소·중견 제약사 공동 R&D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자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올해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은 수출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의약품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출 확대 등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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