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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끝났나…강남·용산 아파트 최고가 회복

서울 강남·서초구와 용산구 등의 아파트 시세가 종전 최고가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도 전고점의 95%까지 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부동산R114가 서울 시내 아파트 116만 가구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7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25억8135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고점을 찍은 2021년의 26억949만원의 99% 수준이다. 용산구는 18억6643만원으로 전고점(2022년 18억8432만원)의 99%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서초구는 27억7147만원으로 전고점(2022년 28억3111만원)의 98%까지 올랐다. 송파구는 18억6473만원으로 전고점(2021년 20억225만원)의 93% 수준이었다. 종로구(9억135만원)는 전고점(2022년 9억1546만원)의 98%를 회복했고, 영등포구(12억9506만원)와 양천구(13억6276만원)도 각각 전고점의 97% 수준까지 올라왔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19곳이 전고점의 90%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서울 전체 가구당 매매가는 12억9921만원으로 전고점(2021년 13억7147만원)의 95% 수준이다. 다만 중구(89%), 강동구(88%), 노원구(87%), 강북구(87%), 관악구(86%), 도봉구(85%) 등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디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고가인 지역 위주로 가격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아파트 196㎡는 지난달 15일 89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 132㎡도 지난달 18일 역대 최고가인 4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용산구 LG한강자이 전용 133㎡는 지난달 8일 33억원에 거래되며 전고점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이 상승하면 고가 지역이 먼저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하기 떄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인 추세를 보면 고가 지역이 먼저 치고 나가고 나머지 지역이 갭을 메우며 따라간다"며 “지금 가격 회복이 더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의 지역도 결국 키 맞추기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화…‘재초환’ 최대 걸림돌

정부가 추진하는 1기 신도시(분당·평촌·산본·중동·일산) 정비사업이 선도지구 지정 계획과 추진 일정 확정 등 본궤도에 올랐다. 문제는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사업상 악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넘어야할 고비가 많다는 것이다. 대규모 이주로 인한 임대시장 혼란 역시 복병으로 꼽힌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2일 수도권 1기 신도시 가운데 재건축 규제 완화 혜택을 처음 받게 될 선도지구 선정 규모를 발표했다. 올해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는 2만6000호+α가 선정됐다. 구체적으로는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 각 4000가구 규모를 선정하고, 필요에 따라 지자체가 1~2개 구역(기준 물량의 50% 이내)을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전체 정비대상 주택물량의 10~15% 정도에 해당된다. 정부는 선도지구에 대해선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해 내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정비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된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1기 신도시의 재건축이 완료된다. 규제 완화 등으로 절차가 간소화되면 가능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과제와 걸림돌이 산적해 있어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시한 재건축 플랜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빠듯한 기한"이라며 “정비사업을 착착 진행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만만찮은 사안이므로 1기 신도시 전체가 재정비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악화된 것이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평균 공사비는 40% 넘게 급등해 3.3㎡당 687만5000원을 기록했다. 3년 전(480만3000원)보다 43% 증가했다. 철근과 시멘트 등 건설자재값이 폭등했고, 고금리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 인건비 등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 무엇보다 재초환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는 조합원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제외하고 8000만원을 넘을 때 초과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도입된 재초환이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 지금까지 실제 적용돼 부담금을 납부한 곳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존보다 다소 조건을 완화해 1주택 보유자, 고령자들의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방향으로 법안이 개정돼 올해 3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1기 신도시 경우 특별법을 적용하면 용적률을 최대 750%까지 확대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지만 그만큼 재초환 부담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1기신도시는 용적률 상향폭이 커 가구당 수억원대 분담금 폭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울에선 추가분담금 부담에 사업이 난항을 겪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례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5단지도 재건축 분담금이 5억원으로 매매가와 동일해 재건축 추진을 중단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법무학과 교수는 “1기 신도시 재건축도 초과이익 환수 대상"이라며 “사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완화나 폐지 등의 정책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상황이라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세 등 임대시장 혼란 역시 복명으로 꼽힌다. 정부는 정비 시기를 분산하고, 이주 단지를 조성해 임대 수요를 흡수하는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정한 이주 단지에 1기 신도시 이주민을 의무적으로 이주하게 할 강제 규정은 없다. 교통망 등이 충분치 않은 신도시 외곽 등에 이주 단지가 지정되면 이주율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1기 신도시의 기존 주택 가격은 단기적으로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분당이나 평촌 지역은 수요가 조금 몰릴 수 있겠지만 정부가 발표한 계획이 실질적인 내용이 없고 타임 스케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집값이 반등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건설부동산권익보호협회, 27일 ‘진단과 해법’ 전문가 간담회 개최

건설부동산권익보호협회가 오는 27일 최근 건설부동산 산업 위기와 관련 국회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인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건설부동산 산업 위기 진단과 해법'에 관해 발표한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충한 건설부동산권익보호협회 기술본부장은 '벼랑끝 부동산PF 그 타개책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세 번째 발제자인 건설부동산권익보호협회 회장 원영섭 변호사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택 공급 해법'에 관해 발표한다. 김인만 소장은 발제문에서 현재의 건설부동산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첫째 지방 미분양 해소, 둘째 부실 사업장 공공 매입, 셋째, 주택공급 인허가 철저히 관리 감독을 제시한다. 이충한 기술본부장은 건설부동산 PF 부실화에 따른 2차 위기를 공사비 위기로 진단하고, 그 징후를 5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원영섭 회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과 관련, 혼인률-출산율-주택공급의 명백한 비례성에 주목한다. 종합토론에서는 장혜원 전국레지던스연합회 부회장이 '생활숙박시설 규제와 건설부동산 위기에 대한 준주택 편입' 해법을 중심으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심동섭 한국종합컨설팅그룹 회장은 '건설부동산 PF 위기 타개 방안'을 중심으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창간 35주년]인구 절벽 시대의 국토개발, 균형·효율 두 마리 토끼 잡아라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23년 2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에서 소멸 위험 지역은 118곳(52%), 소멸 고위험 지역은 51곳(22%)이라고 발표했다. 절반 이상이 소멸될 처지에 놓였다. 그나마 인구가 몰린 도시 지역도 마찬가지다. 빈집이 늘어나 슬럼화되고 일부 지역에만 사람이 몰리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인구 감소를 늦추면서 균형과 효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국토발전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은 0.65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0.72명이었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올해 0.68명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00명에 못 미치는 국가 또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향후 우리나라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불가피해 보여진다. 현재 중위가정 기준 약 5175만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40년 5006만명, 2072년에는 3622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위가정 기준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19만명 내외로 감소해 2033년에는 4981만명, 2072년에는 3017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인구 변화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 또한 감소할 예정이다. 2022년 3674만명이었던 생산가능인구는 2072년에는 1658만명으로 절반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방 도시 소멸 및 양극화 현상 또한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6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간한 '2024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2047년 전국 모든 지자체(228개)는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한다.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질 때, 지역은 '소멸 위험'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전국의 소멸 위험 지역은 118개(51.8%)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과 비수도권의 인구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인구(2601만4265명)와 비수도권 인구(2531만1064명)는 70만3201명로 역대 최대 규모의 격차를 기록했다. 수도권 인구는 지방 인구가 꾸준하게 유입되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인구는 지난 2019년 처음 비수도권 인구를 앞지른 이후 해마다 격차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자리, 교육, 문화, 의료 등의 이유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며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 언론과 전문가들마저 우리나라의 유례없는 인구 감소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유럽 수준의 재앙적인 인구 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묘사했다.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인구소멸 국가 1호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지방 소멸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는 '세컨드 홈' 제도, '생활인구 증가 정책' 등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 인구 감소로 인한 양극화는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국경제인연합 조사에 따르면 지방민의 41.1%는 미래에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희망한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47.4%는 열악한 일거리 여건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일부 지방민들 사이에서는 지방민 및 젊은 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한다면 지방민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보다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양극화가 더욱 커다란 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면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데 수도권 지역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메가시티를 조성하기 보다는 지방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현 정부는 일자리 등의 유인책 없이 '다극화' 전략인 '메가시티' 조성 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통한 행정구역 재편 또한 계획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충청권, 광주·전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등 4대 초광역권과 강원권·전북권·제주권 등 3개 특별자치권 등 7개 메가시티를 만들어 지방 소멸을 막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향후 메가시티 조성을 통한 행정구역 재편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행안부는 지난 13일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회(이하 미래위)를 출범시키며 1995년 민선자치제 출범 이후 30년간 유지된 행정구역 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이미 지방자치단체 통합에 대한 법률적 근거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가 공식화한 미래위는 대한민국 행정지도를 다시 그리는 자문위 역할을 맡아 지자체 통합부터 관할구역 변경 등 새로운 행정체제 출범 방향을 논의하고 공론화할 예정이다. 반면 메가시티 조성은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 적절한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메가시티를 조성하면 농촌적 성격이 강하거나 세력이 약한 지자체는 오히려 쇠락하는 모습을 보여와 이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또 행정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지형에 따른 변수 및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과정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점도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다극화 전략인 메가시티 조성 정책은 도시와 도시를 묶는 단순한 형태일 뿐이라고 지적하며, 인구감소시대에 균형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생활권을 발견하고 묶는 형식으로의 논의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메가시티처럼 개별 도시들을 물리적으로 결합하고 도시 규모에 따라 위계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도시간의 연계 협력을 중시하는 '메가리전'(교통·경제적 연계가 긴밀한 도시 연결 권역) 전략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와 도시를 단순히 묶는 정책은 과거에도 실패한 바 있으며, 향후 정부의 양극화 방지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일자리, 교통 등의 편의를 발전시키는 방법을 통해 행정구역을 넘나들며 도시와 도시가 퍼지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도권의 복제 모델인 메가시티 전략보다는 지역의 독자성을 유지하며 지역 간의 거버넌스를 강조한 메가리전 정책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경우처럼 지역마다 세율을 다르게 책정하거나, 막대한 예산을 쏟아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지방 거주민들에게 세액 공제 해택을 제공하는 방법 또한 거론되고 있다. 또 이민정책을 확대해 지방 생산가능 인구를 늘리고 국가 지속이 가능한 인구구조를 형성해야 한다는 대안 또한 제시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간헐적이고 미시적인 대책으로는 지방 회생이 불가능하며, 1970년대 낙후 지역이었던 강남의 선례처럼 수도권이 현재까지 누려온 성장의 과실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나오고 있다. 또 당장의 대책 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원적인 여러 사안들을 동시에 차근 차근 해결해 나가야 인구감소 및 수도권-지방 양극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강명구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메가시티와 메가리전은 규모를 형성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을 확보해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는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도시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출산율을 늘리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자리, 산업, 문화, 주거환경 등 삶의 질 자체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도시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하나하나 이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문제는 도시계발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효율을 위한 단기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를 쫒다가는 과거의 실수가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다. 만약 과거부터 도시계발개획을 세우고 착실하게 이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단순 메가시티 조성, 인프라 구축, 일자리 창출 등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나오는 모든 대안들이 같이 진행돼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 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출산율 및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창간 35주년] 집값 유지 vs 대세하락…인구 감소 시대,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사회가 온다. '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는 인구 감소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이었다. 통상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이어야 한다는데 절반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올해 합계출산은 0.68명을 기록할 전망으로 이제는 0.7명대도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데,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의 향배다. 어떤 이들은 인구 감소,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집 값이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반면 대세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창간 35주년을 맞은 에너지경제신문은 경제 전문가들로부터 인구감소시대 주택시장 전망을 듣는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지상좌담 참가자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대표(이하 홍)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겸임교수(이하 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이하 박) ◇현재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져있다. 원인과 대책, 향후 전망은? △홍: 부동산 시장의 침체 원인은 소득에 비해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버블이 출현했다 붕괴된 데 있다. 다행히 최근 경제성장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어, 곧 '소득>주택가격'의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더욱 촉진하는데 금리인하가 도움될 수 있다. △한: 부동산가격 거품이 제거되지 않았다. 현재 주택 가격은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에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다.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미래 실수요가 미리 소진됐다. 수요 공백기에 다다른 상황이다. △박: 고금리, 원자잿값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자금난 등 3대 악재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다. 이에 따라 민간공급이 위축된 상황으로 공공에서 적극적으로 공급에 나서 공급난 우려를 불실시킬 필요가 있다. ◇높은 집값에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출산율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은? △홍: 소득과 자산가격의 상승은 저출산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경력단절 여성의 기회비용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자가 보유가 결혼이나 출산의 전제조건인 경우, 주택가격 상승은 출산율을 낮춘다. 따라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을 통한 주택시장 부양 노력은 출산율 하락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대신 출산가정에 대한 대출 혜택 부여는 출산율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수도권 인구는 전국민의 50% 수준인데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청년층이 결혼을 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현 주택 가격수준이 서울 수도권에 경우 30%에서 40% 조정되었을 경우 혼인율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또 수도권의 그린벨트 지역 및 관리지역 등에 대해 교통망 확충과 함께 자족도시형 주택단지를 공공과 민간이 합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박: 지속적인 저가 공공주택 및 임대주택 확충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저출산에 따른 인구충격을 막을 수 있다. ◇향후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처럼 침체가 우려되는데? △홍: 인구가 줄더라도 '노령층 증가→내수 감소→기업 이익 감소→부동산·주가 하락'이라는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일단 지금부터 늘어나는 우리나라의 노령층은 '단군 이래 가장 부자'다. 1970년대 이후 고도성장의 과정을 겪으며 처음으로 자산을 추적한 세대다. 따라서 미국처럼 '노령화→인력 부족→임금 상승→자산 증가'의 경로를 밟을 수 있다. 일본은 단순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불황에 빠진 것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인구감소 및 노령화 현상을 인정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 대신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일본의 주택공급은 드라마틱하게 감소됐고 신도시 건설이 중단되는 대신, 닛폰기힐스 같은 도심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대도시 위주로 주택 가격을 회복했다. △한: 2030년경 연간 혼인 가구 수가 20만에서 10만대로 금감한다. 이 같은 신규 실수요자의 감소와 사망자 증가로 일본 버블 붕괴 보다는 약하지만 주택가격 조정 하락이 불가피하다. 특히 2040년 전후로 주택 수요가 둔화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은퇴계층의 소득감소, 고령 1~2인가구 증가, 주택 매입의 핵심 연령층 감소 등의 현상을 부르며 이는 주택시장 구조의 변화를 유발할 것이다. 다만 수도권, 특히 서울의 경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주택가격 하락 폭이 미약할 수 있다. 미래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지역별 양극화 불가피 및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조치가 없을 경우 양극화 가속 ▲전체 주거용 부동산 가치의 점진적 하락 ▲공장, 기업, 대학 등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의 집중 현상 발생 등이 예상된다. △박: 우리나라 부동산은 일본을 따라가지 않더라도 수축이 불가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부터 줄고 있지만 가구 수는 2039년에 정점을 찍고 그 다음 해부터 줄어든다. 부동산 시장은 2030년부터 인구감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인구와 가구 수가 함께 줄어드는 2040부터는 충격이 본격화할 것이다. 이 경우 그동안의 부동산 문법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인구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당장 부동산시장에서 인구 쇼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 향후 주택시장은 도심은 부상하고 외곽은 위축되는 초양극화 현상이 진행될 것이다. 교육, 병원, 쇼핑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곳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선호지역은 제대로 된 도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나 소비자(개인), 공급자 등 시장 참여 주체들의 바람직한 대응 방향이 있다면? △홍: 소비자는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전략이 유망하다. 젊은 인구가 집중되며, 도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독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동산 양극화에 대비해 클러스터 지역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리츠(REITs)에 투자하는 등 다변화해야 한다. 정부는 하루 빨리 정책기조를 전환해 도시재생 정책을 꾸준하게 펼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 건설회사 기업들의 경우 건설 분양의 수익 모델만 가지고 향후 감소하는 수요를 감안할 때 기업 유지에 어려움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건설업체의 50%가 쓰러졌다. 민간 임대주택 사업을 통한 안정적 수익의 장기성을 확보하는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박: 기업의 경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은 주기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토목사업의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소비자는 원화 자산인 우리나라 부동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동산 비중이 많다면 줄여야 한다. 또 부동산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꿔야 한다. 시세 차익보다는 현금 흐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현금 흐름에 따라 부동산의 등급이 매겨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좌담회 참석자 프로필 홍춘옥: △연세대학교 사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前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前 국민연금 투자운용팀장 △現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한문도: △고려대학교 원예과학과 학사 △부산동의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 박사 △前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前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現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박원갑: △고려대학교 외교정치학 학사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금융투자 석사 △강원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 박사 △前 중앙일보 부동산 기자 △前 스피드뱅크부동산연구소장 △現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올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 지구 2.6만 가구 선정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가운데 재건축 규제 완화 혜택을 처음 받게 될 선도지구 선정 규모가 공개됐다. 분당 8000호, 일산 6000호, 평촌·중동·산본 각 4000호 내외에서 선정됐는데 정부는 신도시별 1~2곳 추가 선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토교통부는 경기도, 고양시, 성남시, 부천시, 안양시, 군포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부-경기도-1기 신도시-한국토지주택공사 단체장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는 2만6000호가 선정됐다. 세부적으로 분당 8000호, 일산 6000호, 평촌 4000호, 중동 4000호, 산본 4000호 등이다. 다만 정부는 신도시별 1~2곳 추가 선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선정되는 선도지구의 규모는 전체 정비대상 주택물량의 10~1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선도사업 선정 이후에도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시장 여건에 따라 선정 물량 조정,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시기 분산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주거단지 정비형, 중심지구 정비형 등 사업 유형과 연립주택, 아파트, 주상복합 등 주택 유형에 관계 없이 단일 기준에 따라 고득점 순으로 선정했다고 국토부 측은 설명했다. 다만, 특정 유형에 쏠림이 발생되지 않도록 지자체가 유형별로 안배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주택 정비가 포함되지 않은 기반시설 정비형, 이주대책 지원형 등은 선도지구와 별개로 지자체가 직접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1기 신도시 각 지자체는 특별정비구역(안)과 선도지구 선정 기준, 동의서 양식 및 동의서 징구 방식 등 공모 지침을 6월 25일에 확정·공고함으로써 선도지구 공모를 시작한다. 이후 9월 선도지구 선정 제안서 접수, 10월 평가 및 국토부 협의를 거쳐 11월에 지자체가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올해 선정하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는 선정 직후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정비가 추진된다. 국토부는 선도지구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 정비에 대해서 '협력형 미래도시 정비모델'을 도입해 계획 수립부터 완공까지 주민과 함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협력형 미래도시 정비모델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에 특화된 주민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선도지구 주민대표, 경기도·1기 신도시 지자체, LH 등 노후계획도시정비지원기구로 구성된 협의체가 사업의 모든 과정에서 주민을 지원하고, 갈등을 조정한다. 간담회에서는 선도지구 등 정비사업 본격 착공 시 우려되는 전세시장 불안을 차단하고, 원활한 이주를 지원하기 위한 이주대책도 논의됐다. 우선 특별법의 입법 목적 중 하나인 단계적‧순차적 계획에 따라 신도시 전체를 질서 있게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기 신도시는 주택 약 30만호가 단기간에 입주해 향후 정비시기가 일시에 도래함으로써 시장 혼란이 우려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 계획을 수립해 정비시기를 분산해나갈 계획이다. 또 전세시장에서 이주 수요가 흡수될 수 있도록 신도시 주변의 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관리해 나가고, 전세시장 동향과 주택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하여 필요시 신규 공급도 확대한다. 전세시장 불안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연도별 정비 선정물량 조정,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시기 분산 등 권역별 전세시장 안정화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지자체는 신도시별 기본계획에 이주대책을 포함할 예정이며 정부는 지자체가 수립하는 이주대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오랜 협의를 거쳐 오늘 선도지구에 대한 구체적인 선정 계획을 마련했다"며 “선정 이후 특별정비계획 수립 등 향후 과정에서 선도지구가 신속하게 정비가 추진되어 성공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105층 아니면 특혜 반납” vs “왜 줬다 뺐나?

서울 강남 한복판에 105층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에 큰 차질이 생겼다. 핵심 부지인 옛 한전부지를 매입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비용 감축을 위해 마천루 건설을 사실상 포기하고 55층 규모 빌딩 2개 건축 등 '실용'을 택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을 전제로 수천억원의 특혜까지 제공했던 시는 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빌딩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되자 이를 회수하기 위해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차는 '특혜'는 부지 인수의 전제조건이었으며, 여러가지 사정상 55층 빌딩 건축은 불가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빌딩 층수를 두고 시와 현대차가 대립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GBC 빌딩 조성 사업의 새로운 계획안과 조감도를 공개했다. 당초 현대차는 105층 초고층 빌딩 1동과 중·저층 빌딩 4동 등 총 5개 동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55층 빌딩 2동과 저층 빌딩 4동 등 총 6개 건물을 짓는 것으로 계획안을 수정했다. 현대차는 55층 2동은 모빌리티 산업 혁신 클러스터로, 저층 4동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단지의 이름 또한 기존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서 '글로벌비즈니스컴플렉스'로 변경했다. 현대차는 2014년 삼성동 옛 한전 부지를 매입해 7만9342㎡ 면적에 초고층 빌딩 1개 동과 저층 건물 4개 동을 짓기로 했었다. 이후 시와의 협의를 거쳐 2020년 착공에 들어갔으며, 총 사업비로는 부지 대금과 취득세, 토지 부대비용, 공공기여, 건축비 등을 합해 15조원을 웃돌 전망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사가 지연되는 사이, 공사비 상승과 초고층 빌딩 건립으로 인한 고도 제한 문제 등으로 현대차는 기존 설계안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2월 GBC 빌딩의 실용성 및 안전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 그룹 미래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에 변경안을 제출했다. 결국은 돈 문제였다. GBC 빌딩 최고 층수를 절반가량으로 낮추면 공사비용을 대폭 감소 할 수 있을 뿐더러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현대차의 변경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05층 GBC를 랜드마크로 하는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초고층 빌딩 건축을 명분으로 용도지역 상향 및 공공기여 감축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계획이 바뀌었으니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는 현대차가 2016년 105층 건축 계획을 세우자 초고층 공사비 부담을 감안해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2300억원가량 깎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GBC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인근 코엑스 등과 같은 민간사업을 유치해 국제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준비된 것"이라며 “사업 처음부터 (105층을 전제로) 현대차와 공공기여, 교통 영향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사전협상을 끝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55층으로 계획을 변경한다면 내용을 다시 검토해야 하며 이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건축허가가 아미 나와있는 상태에서 변경 계획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현대차 측과 적극적인 대화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의견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차는 시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가 초고층 빌딩 건축을 명분으로 혜택을 제공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토지 매입 전부터 확정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시는 원활한 부지 매각을 위해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의 조건을 걸고 입찰 참여를 유도했다. 이제 와서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계획안은 디자인 위주의 변경이기 때문에 추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며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만큼 협의가 잘 이뤄져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주택공급통계 오류, 진상 규명·재발 방지책 내놔야”

지난해 주택건설실적 19만가구 누락과 관련해 시민 사회 단체가 정확한 실태와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광수네복덕방 등은 22일 서울 종로구 참연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주택건설실적 19만가구를 누락한 국토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지난해 주택공급실적이 과소집계됐다면서 인허가 3만 가구, 착공 3만3000가구, 준공 12만 가구를 추가한다고 정정했다. 시스템 이전 과정에서 재개발, 재건축 준공분이 통째로 누락됐다는 것이다. 전체 공급 누락 규모는 19만2859가구로 분당, 일산 신도시를 합친 규모보다 컸다. 주택 통계가 오류를 이유로 통째로 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단체는 우선 국토부가 주택건설실적 통계의 내용에 오류를 발견하고도 곧바로 이를 공개하지 않다가 총선 이후 뒤늦게 발표·정정 조치를 취한 것 자체가 관련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통계법 27조6항은 통계작성기관의 장은 공표 통계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 즉시 수정하고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 통계관리규정 17조2항 역시 통계책임관이 입력 정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누락 또는 오류정보를 지속 정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서성민 변호사는 “국토부가 주택건설실적 누락 사실을 2024년 1월에 인지했다면서도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4월 30일 국토부 보도자료를 통해 통계 누락 사실을 발표하고 정정한 것은 훈령을 어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들은 또 명확한 원인 규명과 정확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가 주택건설실적의 누락원인이 HIS(Housing Information System) 기능 개선 과정에서 과소 집계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2023년 이전의 통계에서도 오차가 발생했으며 2023년 2,3,4,9월의 경우에는 과다 집계되는 등 오락가락했다는 것이다. 잘못 집계된 주택공급 통계가 공급절벽 전망의 근거가 됐고 각종 정책이 수립된 만큼 국토부에 대한 정책 신뢰가 무너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9·26 공급 대책', 올해 '1·10 부동산 대' 등 두 차례의 대대적인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놨으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대대적인 주택공급 확대 공약을 발표한바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주택공급 부족론을 내세우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주택 확대 공약을 발표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전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통계오류로 인해 국토부의 신뢰가 무너졌고 통계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전망이 무용지물이 됐다"며 “국토부 통계오류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비용 또한 적지 않다. 주택건설실적 누락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고삐풀린 분양가” 수도권 국평 분양가 10억 속출

수원, 성남 등 서울 외곽으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10억원이 넘어서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에 청약 대기수요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국민평형 10억원 단지는 지난 1월 광명뉴타운에서 나왔다. 광명5R구역 재개발 단지인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로 전용 84㎡ 기준 최고 12억3500만원에 분양됐고, 가장 저렴한 타입도 10억6500만원에 달했다. 2월 수원 영통구에서는 '영통자이센트럴파크' 전용 84㎡ 타입이 최고 10억4030만원에 분양됐고, 4월 성남 복정1지구 '엘리프남위례역에듀포레' 전용 84㎡도 최고 10억9720만원에 나왔다. 수도권에 국민평형 10억원 분양 사례는 이후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8억1219만원에 달했다. 2022년 기록한 6억890만원 대비 33.4% 올랐다.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로 시장에는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수도권에 10억원 이상으로 분양한 전용 84㎡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기준 94대1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60대1, 2분기 47대1로 감소하는 추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기조가 여전하고, 분양가 통제도 대부분 풀려 있어 향후 분양단지의 분양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대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권 상급지에서 10억원 이하 국평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민간 참여 공공주택 공사비 올려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공사들이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공사비를 올려준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주택 부문에서도 공사비 인상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부산도시공사, 충남개발공사 등 지방공사에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정위원회의 1차 조정에 따른 후속 조치를 이행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PF 조정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해 공사비 인상, PF 금리 인상으로 위기에 몰린 사업장에 대한 조정에 나섰다. 1차 조정 신청 당시 총 34건이 접수됐는데, 민간참여 공공주택이 70%(24건·7조6000억원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공사비 갈등이 심각했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은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는 건설과 분양을 맡아 수익을 투자 지분에 따라 배분하는 사업 방식이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계약 체결 당시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조정을 신청한 건설사 대부분은 공사비 상승분을 공공이 조금 더 부담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도 LH는 기존 협약서에 근거해 이를 거부해왔다. 시간이 지나며 공사비 갈등으로 공공주택 공급이 지연되고, PF 부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PF 조정위는 공사비 상승분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조정위는 건설공사비지수로 산출한 실제 물가상승률에서 통상 물가상승률(사업 시작 전 10년간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 평균)을 빼 '급등 물가상승률'을 구한 뒤 이를 공사비 분담에 활용하도록 했다. LH 지분 60%, 민간 건설사 지분 40%, 총사업비는 1000억원인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경우, 급등 물가상승률이 10%로 산출됐을 때 LH가 오른 공사비 100억원 중 지분율에 따라 60억원을 민간 건설사에 보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들은 공사비 증액 때 LH 등 공공기관이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공사비 증액을 머뭇거렸다. 이에 정부는 공공기관이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을 거쳐 '감사 면책'을 받은 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서 공사비 증액에 나서도록 했다. 국토부는 LH 등에 보낸 공문에서 “각 기관에서는 조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공사비 분담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사업장별 민간 협의 및 감사원 사전컨설팅 후속 절차를 이행해달라"고 밝혔다. 두 달가량 소요되는 감사원 사전 컨설팅 이후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사비 증액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마감한 PF 조정위의 2차 접수 때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50건(11조원 규모)이 조정을 신청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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