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이달 중 KDB생명에 인수합병(M&A)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3개월 만에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하나금융의 인수 부담을 덜고 매각을 마무리 짓기 위해 공을 들이는 만큼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최종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 완료할 경우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고심이 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DB생명 매각 성사' 공들이는 산은...발 못빼는 하나금융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이달 중 인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지난 7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상세 실사를 진행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결국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최종 인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칸서스자산운용과 KDB생명 지분 92.73%를 보유 중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2대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의 자금 부담을 덜고, KDB생명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득실을 따진 끝에 인수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데, 해당 딜은 정부가 주도하는 거래이기 때문에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중간에 발을 빼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이 중간에 포기하면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새 주인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하나금융 내부적으로는 KDB생명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 회사 규모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보다 작지만, 그룹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량 매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다. ◇ 하나금융 자본비율 12%대로 뚝...인수시 주주환원책 부정적다만 KDB생명 인수 후에도 하나금융이 자본 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존한다.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6월 말 기준 12.80%로 1년 전(13.18%) 보다 하락했다. 이 회사의 자본비율은 작년 1분기 13.57%, 2분기 13.18% 등으로 1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서는 12%대로 떨어졌다. 바젤3 도입, 기업대출 자산 증대에 따른 신용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환율 상승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경쟁사인 신한금융(12.9%), KB금융(13.78%)보다도 낮다. 하나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을 13~13.5% 수준에서 관리하고, 13.5%를 초과하면 초과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 상태에서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하면 자본비율이 하락하면서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올해 5월부터 은행권에 경기대응완충자본 1%포인트(p)를 부과하도록 의결한 데 이어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도 추진하고 있어 자본비율 관리에 대한 금융권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트레스완충자본이란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실흡수능력 제고에 대한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한 상황에서 주주환원책을 펼쳐야 하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자본비율 관리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이익을 늘리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해야 하는데, 두 방안 모두 쉽지 않기 때문에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KDB생명 인수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ys106@ekn.kr하나금융지주.KDB생명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