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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금리 여파가 카드업계를 덮친 가운데 대다수 카드사들이 암울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고금리 여파가 카드업계를 덮친 가운데 대다수 카드사들이 암울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 조건을 상향했음에도 대다수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하며 하반기에는 재정건전성에도 재차 빨간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5877억원) 대비 20.2% 줄어든 4691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1522억원으로 전년보다 13.0%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27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523억원)보다 22.7%(799억원) 줄었다. 하나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656억원)보다 23.1% 감소한 1274억원을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누적 당기순이익이 11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790억원)보다 34.1%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금융지주 카드사 중 실적이 가장 악화한 곳은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우리카드였다.
그나마 삼성카드가 선방한 실적을 나타냈다. 삼성카드는 연결기준 순이익이 139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0.8%에 그쳤다. 삼성카드는 지난해에도 업황악화에 대비한 저수익 자산 비중 축소와 선제적 자금 조달 등의 방식을 통해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주로 금융지주 카드사의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총순익 규모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올 3분기 금융지주 카드사 누계 순이익 총합은 986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846억원)보다 23.2% 줄어들었다. 순익이 1조원을 밑돈 건 지난 2020년(9468억원)이후 3년 만이다.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용(충당금) 증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만 놓고 보더라도 올해 3분기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은 전년보다 각각 41.1% 증가한 6887억원, 73.6% 늘어난 6395억원이었다. 우리카드도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며 3분기 순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채권시장 상황에 따른 조달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 26일 기준 여신금융전문채(AA+, 3년물) 금리는 4.926%를 기록하며 5%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3분기 대손비용 증가에 따라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누적 충당금 적립액은 1조814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96억원) 보다 75%(7752억원) 늘었다.
업계는 하반기 건전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연체율 상승으로 한동안 부진한 실적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체율의 경우 대다수 카드사가 1%를 넘긴 상황이다. 국민·우리·하나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1.22%, 1.36%, 1.66%로 전분기보다 각각 0.06%p, 0.20%p, 0.18%p씩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에 삼성카드까지 더한 3분기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1.32%로 지난해 3분기 말(0.81%) 대비 0.51%p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연체율 관리에 나섰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는 지난 9월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았다.
업계는 가계대출 상황이 악화하면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기조 등으로 고객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취작차주 부실 우려 확대 등의 이유로 대손 비용을 더 늘릴 수 밖에 없다.
카드사들은 당분간 내실 경영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 매출 확대와 금융자산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환경 지속으로 인한 조달, 대손비용 증가 영향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4분기의 경우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및 영업 효율화를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며 독자카드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한 본업경쟁력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회원기반확대와 금융자산 부분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건전성 강화 및 비용효율화 추진 등 내실성장 기반 강화, 펀더멘탈 강화를 통한 이익체력과 회복탄력성 제고 추진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회원 기반과 금융자산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건전성 강화 및 비용 효율화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