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들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두 종목을 비롯한 화장품 기업들이 올해 1분기로 갈수록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20일까지 아모레퍼시픽의 거래량은 370만9061주로 집계됐다. 이 중 공매도량은 66만4469주였다. 전체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18%에 달하는 셈이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공매도 평균가는 13만9636원으로 이달 20일 현재 주가(14만8500원)를 하회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당 8864원, 즉 6%가 넘는 손실을 본 셈이다.코스맥스, LG생활건강 등 다른 화장품 관련주도 주가가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20일 현재 코스맥스 주가는 7만8300원으로 공매도 평균가(7만4314원)를 5% 상회했다. 이에 따라 해당 종목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주당 3986원, 5.36%의 손실을 봤다. 올해 들어 공매도 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의 17%를 차지한 LG생활건강도 상황은 비슷했다. LG생활건강의 공매도 평균가는 74만953원, 현재 주가는 75만4000원이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LG생활건강의 주가 강세로 인해 주당 1만3047원의 손실을 입었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회사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작년보다 올해 더 나아질 수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구조조정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주가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화장품 시장의 대외 변수에서 부정적인 변수가 적어도 1개(중국 주요 지역 봉쇄로 인한 오프라인 영업 제한)는 사라지면서 2022년보다 2023년 시장 환경이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인 게 화장품 기업들의 주효한 투자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그간 비용 효율화 노력을 이어갔는데, 이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이르면 올해 1분기 후반, 2분기부터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면세점은 최저점을 지나고 있고, 중국 사업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비롯한 체질 개선 노력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박 연구위원은 "매크로 변수에 따른 시장 방향성에 화장품 기업들 주가도 영향을 받겠지만, 일부 화장품 기업들의 경우 중국 리오프닝 효과와 구조조정 효과가 더해져 바텀업 관점에서도 투자 매력이 생기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ys106@ekn.kr올해 1월 2일부터 20일까지 화장품 관련주 공매도 평균가 및 현재가, 대비율.(자료=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