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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의 자회사 매각, 리스크 그늘 벗어날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9 17:53

인베스트먼트 매각절차 돌, 2000억원 확보 예상



호평하는 신용평가사 "유동성 대응능력, 자본 완충력 제고"



"아직 위기 벗어난 것 아냐...체질 개선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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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본사. 사진제공=다올투자증권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다올인베스트 매각을 위한 큰 관문을 넘어섰다. 해당 계열사 매각을 완료할 경우 약 2000억원 규모 자금이 들어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대응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PF 위주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던 신용평가사들도 이번 매각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 다올투자증권이 PF 리스크를 온전히 털어낸 것은 아니며 향후 전반적인 사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벤처캐피탈(VC)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금융지주를 선정했다. 현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곧 본 실사가 시작되며, 1분기 내 모든 매각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소형 증권사들은 작년 4분기부터 이어진 PF 유동화증권, 단기자금 시장 경색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시름하고 있다. 보통 중소형 증권사는 리테일 시장 접근성이 낮고 자금시장을 통한 유동성 조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우발부채는 작년 9월 말 기준 646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93%에 달하며, 기초자산 대부분이 부동산 PF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번 자회사 매각이 완료된다면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 관리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된다. 비유동성 자산인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이 정리되면 약 2000억원의 금액이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다올투자증권은 태국법인을 매물로 내놨으며, 또 다른 자회사 다올신용정보에 대한 매각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법인, 자회사의 매각에 의한 자금 확보도 유동성 대응 능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을 비롯한 많은 중소형사들이 작년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비용 축소, 자금 확보에 골몰한 결과 ‘절체절명의 위기’는 벗어난 상황"이라며 "하지만 올해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또 다른 유동성 위기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자금 확보는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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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신용평가


신용평가사들도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다올투자증권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증가하며 부동산자산 부실화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위험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당초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 위험 노출 비중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수시 평가를 통해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본 증가에 따른 자본 완충력 제고 효과도 있을 전망"이라며 "별도 기준 자본이 증가하고 우발부채 대비 자본 완충력이 제고돼 건전성 저하에 따른 충당금 적립 여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단 이번 매각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올금융그룹은 작년 상반기 중장기 전략 ‘Jump-up 2024’를 제시하며 국내 10위권 대형사 지위를 노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주력 사업 부문 수익성 악화와 자회사 매각으로 당장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작년에만 78억원, 2017년부터 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온 다올인베스트먼트의 배당수익을 포기하게 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아직 다올투자증권이 완전히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며,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등 체질 개선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수석연구원은 "이번 매각은 PF 건전성 악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일부 완화시키는 정도"라며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타 중소형사 대비 훨씬 나은 상황이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사업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 시장 상황에 맞는 유연한 계획이 세워질 것"이라며 "올해 증권업계는 부동산뿐 아니라 모든 사업 부문 전망이 좋지 않아 방향성을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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