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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 계속기업 불확실성 낙인…매출의 3분의 1이 이자비용

롯데관광개발이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을 지적받았다.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흔들린 영향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됐다. 지난해 4월 공시된 사업보고서에서도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언급된 데 이어 올해는 감사보고서에도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이 적시됐다.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은 △회사의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지나치게 클 경우 △자본잠식상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상환능력부족 △영업현금흐름 악화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기재된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 대비 1조1279억원을 넘어서면서 불확실성을 지적받았다.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06억원, 당기순손실은 20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1조2087억원으로 지난 2022년(1조273억원)보다 17.7% 늘었다. 롯데관광개발의 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조1279억원만큼 초과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이 2023억원 발생했다"며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의 가정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의 기업 존속에 빨간불이 켜진 데는 지난 2021년 운영을 시작한 대규모 복합리조트인 제주드림타워의 차입금 관련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제주드림타워 건설 관련 차입금 7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재무위기 우려가 나왔으나 만기일을 1년 연장하면서 한 차례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실제로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135억원인 데 반해 이자비용이 1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은 전년(927억원) 대비 1년 만에 210억원 넘게 늘었으며 매출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부채비율도 1800%에 이른다. 지난 2021년 2372%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 2022년 678%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150% 정도를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은 수준이다. 제주드림타워의 실적 저조 역시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주드림타워 내 카지노 부문과 호텔 부문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방한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실적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아울러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가 카지노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 리오프닝 수혜도 예상됐지만 중국 내 부동산발 위기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유커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103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3% 수준에 그쳤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비올,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외형성장 ‘가속도’ [하나증권]

하나증권은 비올에 대해 미용기기 장비의 중국 수출로 인한 본격적인 매출 인식과 신규 국가 진출을 통해 이익개선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13.63% 상향한다고 25일 밝혔다. 김성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마이크로니들RF 장비를 통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인증을 획득한 사례는 비올이 독보적"이라며 “기술 경쟁력의 입증과 신규 국가 진출을 통해 외형 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올은 지난 3월 22일 회사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력 장비인 '실펌X'의 중국 NMPA 승인 획득을 공개했다. NMPA 허가는 중국 시장 내에 의료기기 수출을 위한 필수 인증절차다. 해당절차 승인을 통해 비올은 2분기부터 중국 향 미용기기 장비 매출 발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여기에 비올은 지난 2022년 중국 시후안제약그룹과 5년간 180억 규모의 실펌X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매출이 올해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시후안제약그룹은 비올과의 공급계약 체결 후 미용의료기기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여 비올 장비에 대한 수요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작년 3월 마이크로니들RF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7개 업체로부터 합의를 받아내는 등 기술적 우위를 입증한 점, 또 합의금 및 라이선스 비용을 올해 1분기부터 수취하기 시작한 점 또한 실적과 회사의 기술적 우위를 입증해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은 비올의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6%, 43.9% 증가한 598억원, 321억원을 전망했다. 올해 1·2분기의 경우 신제품 준비 관련 비용과 해외 마케팅 비용 반영이 예상되기에 영업이익률은 2023년 연간 대비 다소 하락한 49.0%, 51.8%로 봤다. 다만 올해 3분기부터는 제한적인 비용 반영과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연간 영업이익률은 53.7%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미용기기 산업은 분기별 계절성이 다소 뚜렷한 특징이 있었으나, 최근 미용 관심도가 지속 상승함에 따라 계절적 실적 등락폭은 향후 완만해질 것"이라며 “2025년에는 중국, 브라질 진출과 신제품 출시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장비 판매 추이에 따라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한재영 금융투자교육원장 “빚투·영끌 막으려면 청소년기 금융투자교육 우선돼야”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무분별한 투자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에 올바른 금융투자교육이 필요합니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원장은 지난해 금융투자교육원장으로 온 이후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투교협) 간사를 겸직하면서 1년간 청소년·직장인·전문가 대상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시하는 등 금융투자교육 시장을 활발하게 이끌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에 상승장에서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 현상'이 심화되고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이 증가하는 원인이 금융투자교육의 부재에 있다는 게 한 원장의 설명이다. 한 원장은 “교육이 100%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투자가 무엇인가에 대해 알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우리나라도 금융투자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원장과의 일문일답. -'포모 현상' 심화의 원인 중 하나로 투자 교육 부재를 꼽았다. ▲투자란 적정한 목표 수익률을 갖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을 늘려나가는 것으로 분산투자와 가치투자가 투자의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별하지 못하면서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빚투, 영끌로 무작정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투자에 직접 뛰어든 이후에는 금융투자교육을 받으려는 생각을 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투자자 교육은 아직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는 청소년 시기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 금융이나 투자에 관련된 올바른 교육을 받게 되면 사회에 나와서도 무작정 빚을 내 투자를 하는 무분별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에 대한 금융 교육 현실은 어떤 상황인가. ▲초등학교에는 금융 관련 내용 자체가 거의 없고 지난해 고등학교 교과과정 개편을 통해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이 신설됐지만 수능과목에서 제외돼 해당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극히 드물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을 통해서는 금융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교협에서 교육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학교 등 교육기관의 요청 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강 요청이 들어오면 강사료나 출장비도 투교협 차원에서 부담한다. 학교는 신청만 하면 되는 구조이지만 아직까지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투교협에서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에는 어떤 게 있나. ▲주요 콘텐츠는 투교협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콘텐츠와 체험관, 뮤지컬 등 오프라인 콘텐츠 등이다. 금융투자교육원 건물에 마련된 금융투자체험관에 중학생이나 고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방문하면 1시간은 투자교육 강의를 듣고 1시간은 보드게임을 통해 투자게임을 해볼 수 있다. 또 금융 투자 뮤지컬도 제작해 1년에 10여곳의 학교를 방문해 공연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학생이나 군인, 직장인, 퇴직을 앞둔 시니어 대상 온·오프라인 교육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해외 사례는 어떤가. ▲해외 주요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는 교육과정에 경제 교육을 모든 주에서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하며 '퍼스널 파이낸스(Personal Finance)라고 하는 개인 재무관리 교육은 18개주에서 의무화돼 있다. 퍼스널 파이낸스는 단순히 경제 관점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넘어 예금부터 카드, 보험, 투자, 연금까지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융 교육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이 없나. ▲금융이라는 분야 자체가 학문적이라기보다는 실무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학교 교과과정에 넣는 것이 사실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가 있는 의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융 교육에서 손을 놓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교협 차원에서 좀 더 체계적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부터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에 금융과 투자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총 10곳의 중학교에서 신청을 해 진행 중이며 점차 수요가 많아지면 대상 학교를 늘려갈 계획이다.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교육부의 방과 후 교육·돌봄 프로그램인 '늘봄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금융투자협회와 교육부가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올해 2분기부터 전국 늘봄학교 도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 교육을 원하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았고 총 20곳의 학교에서 금융 투자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투자교육원장으로서 올해 목표는. ▲지금까지 진행된 교육이 일회성에 그쳤다면 올해는 늘봄학교나 자유학기제를 활용한 교육을 통해 좀 더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학교를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금융과 투자에 대한 지식을 함양시킬 수 있는 다회차 교육을 늘려서 금융투자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많이 불러일으키고 싶다. □ 한재영 원장 프로필 ◇약력 △1974년 출생 △연세대 경영학과 △美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MBA △한국증권업협회 감리부, 증권업무부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 조사연구실, 기획부 △금융투자협회 K-OTC부장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 △금융투자협회 국제부장 △現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간사 겸직)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메리츠지주, 파격적 자사주 매입…목표주가 상향 [대신증권]

대신증권이 지난 22일 5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에 관한 신탁계약 체결을 한 메리츠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93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탁체결기간 중에는 자사주를 추가적으로 매입할 수 없으나 종료 전 자사주 매입을 완료하면 추가 매입이 가능하다"면서 “메리츠금융지주는 통상적으로 공시 후 4~6개월 이내 자사주 매입을 완료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상반기 중 자사주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매입 예상 주식수는 590만주이며 이는 전체 유통주식수의 3.1% 수준이다. 대주주 지분 48.06%를 제외한 실질 유통주식수로 따지면 6.4% 수준이다. 그는 “다음달 1일 추가 공시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규모는 4000억원 내외로 추정했으나 예상보다 시기도 상당히 빨랐고 규모도 전망을 크게 상회했다"면서 “지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올해도 주주환원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으며 특히 자기주식 취득금액 한도가 지난해 6528억원에서 올해 2.01조원으로 크게 증가하여 여력 확대로 지난해 보다 좀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대양금속·영풍제지, 감사의견 ‘적정’을 위한 준비된 스토리

대양금속과 영풍제지가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영풍제지 사태'가 터진 직후부터 포렌식을 준비하는 등 감사의견 적정을 받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한 것이 큰 몫을 했다고 풀이된다. 지난 20일 대양금속과 영풍제지는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에 시장이 화답하듯 다음날 21일 대양금속과 영풍제지의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각각 19.33%, 4.25% 상승했다. 주가 상승의 이유로 양 사의 감사의견 적정이 거론된다. 양사의 감사의견은 그간 시장의 관심사였다. 대양금속은 지난해 주식시장을 휩쓴 '영풍제지 사태'의 대상 종목이자 모회사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검찰은 사채업자 이 모씨 등 주가조작 일당이 영풍제지를 주가조작해 66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풍제지 시세를 조종했고, 영풍제지 주가는 2022년 10월 25일 3484원(이하 수정종가 기준)에서 약 1년 후 48400원까지 약 14배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는 △카카오 그룹의 SM 주가조작 의혹 △'라덕연 사태'로 불리는 SG증권발 9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김성태 쌍방울 회장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등 소위 '무자본 M&A'로 유명한 인물들의 배임·횡령 혐의로 인한 거래정지 등 여느 해보다 자본시장이 흉흉했다. 대양금속과 영풍제지도 이 같은 흐름을 비켜나갈 수 없을 거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아울러 대양금속은 지정감사제 마지막 해였다. 지정감사제란 독립적인 외부감사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증권선물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로 회사가 6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도록 한 후 다음 3년 동안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한다. 대양금속의 지정감사인은 국내 1위 회계법인인 삼일PwC로 2021년 사업연도부터 감사인으로 지정돼 23년 사업연도가 3년째다. 수임 연장과 같은 문제가 얽혀 있지 않다 보니 까다로운 감사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과 달리 대양금속과 영풍제지는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는데 그 이유로 대양금속의 빠른 대응이 거론된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사태가 터진 직후 국내 대형회계법인 중 하나인 EY한영에 포렌식을 바로 맡기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사전에 대비했다. 포렌식이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되기에 추후 감사 일정까지 고려하면 10월 달에는 준비해야 하기에 서둘렀다고 한다. 대양금속 관계자는 “관계자 대부분이 스마트폰까지 제출하고 포렌식을 받았고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왔기에 일각에서 제기한 배임·횡령 우려는 없을 거라 자신했다"고 말했다. 포렌식이 문제가 없으니 이를 기초자료로 한 회계감사가 적정이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삼일회계법인의 핵심감사사항 역시 '국외매출 발생사실'로 배임·횡령은 감사 과정에서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다고 관측된다. 아울러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주가조작으로 얻은 실익이 없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를 주당 11000원~11500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초 영풍제지의 지분을 이 모씨가 있는 조합 등에 매도할 당시 금액은 10500원으로 손실을 입었다. 이를 제외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동안 영풍제지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영풍제지의 급락으로 대양금속에는 32억원의 관계기업손상차손이 계상되기도 했다. 또 영풍제지를 제외하면 타 법인 출자도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타 법인출자는 내부 자금을 빼먹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라면서 “타 법인에 출자하고 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금융자산을 손상처리하면 회계 상의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나 떨고있니” 감사보고서 미제출 47개사 주주들도 멘붕

'번역을 못해서 감사보고서 미제출이라니?' 지난 22일 오후 2시경 한 포털 종목토론방에 등록된 글 제목이다.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중인 금양이 지난 21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도 대혼란 중이다. 올해도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이 40개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금양은 지난 21일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에 대한 안내' 공시를 통해 '2023년 회계연도 감사와 관련해 해외 종속회사의 감사 진행 과정에서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의 지연 제출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에 의한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내 제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이 사내에 올린 공지를 보면 종속회사인 'MONLAA LLC'의 PPA(매수가격배분) 보고서가 한글로 작성돼 몽골 현지 감사인의 검토가 어려워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외부감사법 제23조제1항 등에 따라 외부감사인은 회사에 대해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 감사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회사는 감사보고서 수령당일 거래소에 공시해야 한다. 상장회사는 결산 후 90일 안에 감사보고서를 첨부한 사업보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제때 이행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10일 안에도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대부분의 정기주총이 이달 말로 예정된 만큼 모든 기업은 지난 22일까지 감사보고서 제출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24일 기준 현재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총 47개사에 달한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에서는 진원생명과학, 콤텍시스템, 금양, 삼부토건, 선도전기, 영원무역, 영원무역홀딩스, 웰바이오텍, 유니켐, 한창 등 10개사다. 코스닥 상장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코스닥150지수에 이름을 올린 네패스와 엔케이맥스를 필두로 EDGC, 대산F&B, 나노, 한탑 등 37개사에 달한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기업들 중 일부는 회계 문제가 발견됐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중 9개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미뤄질 경우 주가도 영향을 받는다. 금양이 지난 22일 장중 11만8000원까지 밀리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고, 전기 재무제표에서 일부 오류가 확인돼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한탑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1000원선이 무너진 993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자회사의 실적 집계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사보고서 제출도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다만 자칫 회계이슈로 인해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 폐지 수순으로 가는 경우가 있어 해당 종목 주가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은 회사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해당 기업에 대한 매도 압력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감사보고서 이슈가 해소됐어도 이들 기업이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일신방직이 ‘땅부자’ 사실 숨기는 이유는

일신방직이 작년도 사업보고서에 표기한 투자부동산 공정가치를 두고 일부 소액주주로부터 불만이 제기됐다. 재평가 결과 장부가액보다 공정가치가 3000억원 이상 높게 나타난 만큼, 이를 장부에 반영해 표면상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일신방직 측에서는 현재 주가도 상당한 저평가 상태인 만큼 필요성이 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포털을 보면 코스피 상장사 일신방직은 최근 작년도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보고서상으로 일신방직은 섬유제품 제조, 화장품 판매, 주류 수임·판매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투자 부동산을 통한 부동산임대 및 관리 사업도 포함됐다. 일신방직이 부동산임대관리 사업에 활용하는 투자부동산 중 토지는 광주 북구의 광주1공장(당기 말 장부가액 101억원), 충북 청원의 청원물류센터(138억원), 경기도 안산의 반월공장(2억7300만원), 서울 여의도 일신방직 사옥(110억원), 서울 강남사업소(41억원), 서울 용산구의 자회사 신동 사옥(953억원) 등의 부지다. 해당 토지를 포함한 전체 보유 투자부동산의 장부금액은 1345억원이다. 그런데 작년 말 일신방직은 투자부동산에 대해 자산 재평가를 실시, 약 4544억원의 공정가치를 감정받았다. 공정가치 결과와 기존 장부금액 간 차이가 3000억원을 넘는 것이다. 일신방직 측은 해당 공정가치를 장부에 따로 계상하지 않은 채 주석에만 표기한 상태다. 이에 일신방직 주주연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주가 불만을 나타낸 상태다. 이 투자부동산의 재평가 가치를 장부에 계상할 경우 그만큼 회사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일신방직 측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주장이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일신방직의 주가는 9250원이다. 약 10개월 전인 작년 5월 9일 1만38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거듭해 올해 1월 18일에는 장중 8160원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현재 주가는 다소 회복한 상태지만 주주들의 불만을 극복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으로 보인다. 일신방직의 한 주주는 “임대 사업 등에 쓰이는 투자부동산에 대해서만 재평가를 실시하고 영업용 부동산은 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신방직 측은 현 재무 상태가 탄탄한 만큼 재평가 가치를 당장 장부에 계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재평가 가치를 장부에 반영하기 시작할 경우 일정 주기마다 자산 감정을 의뢰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한 만큼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동안 일신방직은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작년 영업손실(160억원)에 비해 큰 폭의 개선을 이뤄 연내 흑자개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내유보금 규모만 8698억원에 달해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 쌓아놓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17억원에 달한다. 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일신방직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24배로 이미 저평가받고 있는 상태다. 일신방직의 한 임원은 “현 주가 수준으로도 저평가라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공정가치를 주석에 달아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며 “이번 재평가 자체가 작년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메리츠, 미국 에너지기업에 1000억원 투자 진행

메리츠금융그룹이 북미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듀랑고(Durango)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듀랑고의 주식·채권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는 약정을 최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등 3개사가 듀랑고 투자를 위한 전용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듀랑고의 단기상환사채 및 보통주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약 300억원 규모로 추가 투자에 참여한다. 투자 기간은 총 4년이다. 향후 메리츠금융그룹은 투자한 채권의 경우 만기 도래 시 리파이낸싱(재융자), 보통주는 대주주인 모건스탠리가 지분 매각 시 동반 매각을 통해 각각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 내부에서는 예상 투자 수익률을 약 10% 안팎으로 추산하며 투자 리스크는 비교적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설립된 듀랑고는 미국 텍사스주 우드랜즈에 본사를 둔 미드스트림 업체다. 원유와 천연가스의 처리·운반·판매 등을 맡고 있다. 현재 모건스탠리 펀드가 듀랑고 지분의 98%를 보유 중이다. 듀랑고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채권 상환과 가스처리 설비 증대 등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 금융에 쏠렸던 기존 사업구조를 에너지와 유통 등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메리츠는 그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금융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여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맞아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축소할 필요가 커졌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1조3000억원 차입금 리파이낸싱 지원 투자에 나서는가 하면, E1·칼리스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나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하나파워패키지가 보유한 발전소 3곳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밸류업 끝나지 않아”…자동차株, 올해 계속 달린다

국내 자동차 종목이 정부의 주가부양정책에 따라 단기간 급등했다가 소폭 조정을 받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국면이 찾아올 순 있어도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국면인 만큼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 대비 8500원(3.37%) 떨어진 2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서는 21.45% 상승했다. 현대차는 1월2일 20만원대로 시작해 3월 25만50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대차의 22일 기준 종가는 24만3500원이다. 기아도 22일 전장대비 2800원(2.42%) 하락한 11만2900원에 마감했다. 기아는 연초 이후 15.68% 올랐다. 기아는 올해 9만7000원대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3월8일 12만80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하락폭을 넓히고 있다. 기아의 22일 기준 종가는 11만2900원이다. 앞서 기아는 이달 18일 현대차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19일 배당락의 영향으로 기아 주가가 7.11% 하락하면서 하루 만에 현대차에 5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기아의 배당 기준일은 20일이었다. 2거래일 전인 지난 18일까지 기아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단기 조정을 받는 이유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인센티브 위주의 권고에 머물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영향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보다 낮은 대표적인 저(低) PBR 종목으로 꼽혀왔다. 다만 증권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온 만큼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주가 흐름은 우상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글로벌 경쟁사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고 도요타 다음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상태는 분명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완화 가능성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아직 남아있어 긍정적인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주환원책은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심리를 자극시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결산 배당금으로 각각 8400원과 5400원을 책정했다. 현대차는 2분기와 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이 총 1만1400원이다. 현대차는 보유 중인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한다. 기아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3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34만원, 기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6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6조원에 달하는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빼고 보더라도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상관관계로 분석할 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뛰자…반도체 관련주 ‘빚투’ 급증

투자심리 개선으로 반도체 관련주들에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급증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잔고)는 5237억 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0월 25일(5463억 8000만원) 이후 1년 5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3125억 7000만원으로 2021년 10월 18일(3227억 5000만원)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대 규모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 각각 10%, 52% 증가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 증가율(6%)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앞서 AI(인공지능)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까지 뒤늦게 랠리에 가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7.5%, 8.7%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도 반도체주에 대한 '빚투' 열기가 번지고 있다. HPSP의 신용잔고는 지난 19일 983억 5000만원로 늘어나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리노공업의 신용잔고도 지난 14일 575억 6000만원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오테크닉스의 신용잔고는 지난 18일 792억 3000만원까지 증가해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HPSP 신용잔고는 21일 기준 969억 6000만원으로 이달 들어 13.7% 늘었으며, 리노공업과 이오테크닉스도 각각 18.2%, 12.0% 증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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