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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탑, 류원기 회장 복귀… CEO 평판 리스크 부각하나

'여대생 청부살인'의 여파로 물러났던 류원기(77) 한탑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한다. 해당 사건으로 불매운동 등을 겪었던 제분업체 한탑(옛 영남제분)은 최근에야 다시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다. 한탑의 주주들은 류 회장의 복귀로 다시 CEO 리스크가 부각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탑은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의 승인과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이사와 감사의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정관변경은 사내이사의 총원을 4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며, 이사 선임안은 류원기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와 하상경 현 대표이사, 김재수 사외이사의 연임을 다룬다. 류 회장이 회사의 경영진에 복귀하는 것은 지난 2014년 12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지 약 10년 만이다. 당시 류 회장의 퇴진 배경에는 일명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이 있다. 지난 2002년 법대에 다니던 하 모양이 당시 류 회장의 부인인 윤길자 씨의 청부를 받은 살인청부업자들에게 살해당했다. 사위의 여성관계를 의심한 윤 씨가 사위의 이종사촌 동생을 납치하고 살해토록 지시한 것이다. 해당 사건은 윤 씨의 수감 이후 한 번 더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무기징역을 받은 윤 씨가 교도소가 아닌 신촌 세브란스병원 VIP병실에서 지낸다는 보도가 2013년부터 나온 것이다. 윤 씨가 형집행 정지제도로 수년간 호화병실에서 생활한 것은 류 회장이 회사 자금을 빼돌려 담당 의사 등에게 전달한 덕분이라는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류 회장은 2014년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 2017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받은 뒤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류 회장은 장남 류지훈 사장 등 친인척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류 회장의 퇴진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류 회장의 판결 당시 한탑의 밀가루를 사용하는 유통업체들까지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이에 롯데제과와 삼양식품, 농심 등이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한탑의 밀가루 사용을 중단했다. 당시 500억원이 넘던 시가총액도 현재는 300억원대로 줄었다. 사명까지 바꿔가면서 이미지 쇄신을 꽤하던 중 지난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1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이 회복되는 모양새다. 한탑은 지난해 12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한탑의 주주들은 류 회장의 복귀 소식이 반갑지는 않은 분위기다. 한 한탑의 주주는 “청부살인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이어지다가 최근에야 모처럼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라며 “류 회장이 고령의 나이에 다시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보험사 주총은 지금] DB손보, 현직 의사 이사회 합류...금융업 전문성은 ‘확대’

DB손해보험이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정종표 DB손보 사장과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등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의결한다. 새로 이사진을 통해 금융업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노인병질환 권위자의 이사진 합류에 이목이 모인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오는 22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DB금융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정종표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한 안건을 결의한다. DB손보는 올해 새로운 사외이사로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김철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를 선임한다. 사내이사는 박기현 해외사업부문장 상무를 신규 선임한다. 정 사장을 비롯해 김정남 보험그룹 부회장, 정채웅 법무법인 광장 고문, 최정호 서강대학교 경영학 교수, 전선애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학장은 재선임된다. 눈에띄는 점은 업계가 최근 관료나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 선호 현상이 짙은 가운데 현직 의사를 새 멤버로 합류시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로 시작해 현재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김 교수는 노인환자를 종합적으로 돌보는 데 이용되는 노인포괄평가 지표를 개발하는 등 노인의료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앞서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과 대한노인병학회장 및 고혈압학회장으로도 지낸 바 있다. 2020년 부터는 대한노인병학회 원로위원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DB손보가 요양사업의 본격 진출을 앞두고 사업역량 강화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DB손보는 현재 요양시설 설립을 위해 수도권 인근 부지를 물색 중이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수립한 요양, 펫보험 등 미래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모델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 다른 멤버인 윤 회장의 합류를 통해 금융업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은행장을 거친 윤 회장은 관과 업계 모두를 아우르는 인물이다. 금융당국과의 소통 및 금융업 전반에 대한 통찰을 기대한 인사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행정고시 21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직을 거치고 2008년부터 IBK기업은행장 및 외환은행장을 지낸 바 있다. 금융 전문가가 포진됐다는 건 그만큼 이사회가 보험업계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 견제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정채웅 고문은 앞서 재정경제부 대외협력대사실 과장, 금융감독위 기획행정실장, 보험개발원장을 거쳤다. 금융업경력은 42년에 달한다. 최정호 교수는 전 푸르덴셜생명보험 사외이사, 한국리스크관리학회 이사를 지낸 바 있으며 금융업경력은 37년이다. 특히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보험학회 이사를 지내며 경영, 보험, 금융 전문가로 불린다. 하나카드 사외이사로도 활동 중인 전선애 학장은 한국여성경제학회 회장과 한국금융학회 부회장을 거쳤다. 또한 예금보험공사 자산운용위원회 위원, 손해보험협회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여성 사외이사로, 글로벌과 ESG 등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편, 지난 2022년까지 13년 동안 DB손보 CEO를 지냈던 김정남 부회장의 사내이사 귀환에도 이목이 모인다.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높은 사업 이해도가 신사업과 글로벌사업 확장의 시기에 놓인 회사를 위해 조언자 역할을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면서 회사가 정 사장 단독 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LIG넥스원, 대전차 유도무기 주목…목표주가 상향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급등한 LIG넥스원의 주가가 재차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5만8000원에서 19만5000원으로 상향했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18일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이끈 투자포인트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먼저 2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매출 인식되며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실적 개선 흐름 속에 긴 호흡에 걸쳐 루마니아 천궁-II 수출, 사우디아라비아 천궁-II 추가 수출, 미국 비궁 수출 등의 대규모 수출 기회가 가시화되며 지속적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LIG넥스원의 주가는 2024년 2월부터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15일 종가는 지난 1월 말 종가와 비교할 때54.1% 상승했다. 장 연구원은 “기존에 강조되고 있는 투자포인트에 더해 현궁의 수출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한다"면서 “이미 현궁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돼 후티 반군과의 무력 충돌 현장에서 사용되며 레퍼런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에 더해 LIG넥스원은 아랍연맹국가의 소요를 받아 사거리 연장형 대전차 유도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재블린 미사일 등 동종 무기체계의 유효 사거리인 4km 이상의 사거리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면서 기존 현궁의 유효 사거리 2.5km를 보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2015년을 기점으로 미국 대전차 유도무기 수입이 끊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추가 수출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미 현궁 수출을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한 LIG넥스원이 사거리 연장을 통해 기존 약점마저 극복한다면, 대체 수요에 따른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공모주 투자 열풍 지속… CMA 잔고 한달 새 6조 증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지난달 대비 약 6조원 급감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린 영향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CMA 잔액은 72조2478억원으로 지난달 말(78조8959억원)보다 6조6480억원이 줄었다. 최근 저PBR 열풍에 증시대기자금인 CMA 잔액은 빠르게 증가해왔다. 지난 1월 초 74조원 수준이었던 CMA 잔액은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8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으로 자금이 흡수되면서 다시 72조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CMA 계좌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하루를 넣어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증시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통상 CMA 잔액은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경우 대기자금 형태로 유지되지만 대어급 공모주 청약 같은 투자처가 나타나면 청약증거금으로 유입되면서 줄어드는 양상을 띤다. 앞서 지난해 9월 두산로보틱스의 일반 투자자 대상 일반청약 당시 33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모이면서 CMA 잔액이 하루 만에 9조원 가까이 증발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역대급 대어'로 불린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청약 기간에는 CMA 잔액이 이틀 새 약 22조원 감소하기도 했다. 올해도 IPO 흥행이 이어지면서 증시대기자금인 CMA 잔액이 공모주 청약으로 빠져나갔다. 오는 21일 상장하는 자동차 부품 기업 삼현은 지난 12일과 13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16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 규모만 약 12조원에 달한다. 실제로 삼현 일반청약 마지막날인 지난 13일 CMA 잔고는 전일 대비 8조원이 줄었다. 오는 2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한 엔젤로보틱스의 흥행도 CMA 잔고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엔젤로보틱스는 일반청약에서 22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8조9680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지난 1월 상장한 현대힘스, 우진엔텍 등이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한 이후 달아오른 IPO 시장의 열기는 지속되고 있다. 올해 첫 조단위 코스피 상장 종목이었던 에이피알에는 약 14조원이 몰렸고 케이엔알시스템(약 8조480억원), 오상헬스케어(약 5조2600억원) 등으로도 뭉칫돈이 대거 유입됐다. CMA 계좌 수도 올해 초 3821만개에서 지난 14일 기준 3877만개로 50만개 넘게 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3628만개)과 비교하면 250만개 이상 증가했다. 공모주 청약 흥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초소형 이차전지 제조 전문기업인 코칩, 배터리 진단 기업 민테크 등이 상반기 중 상장을 앞두고 있고 기업가치만 약 5조원대로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오는 5월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공작기계업체 DN솔루션즈 등 조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은 IPO 시장이 소강 상태이지만 지난달 에이피알이 상장에 성공한 이후 이달에도 대어급 IPO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최근 IPO 승인을 받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코인뜨자 케이뱅크 IPO 재시동...눈에 밟히는 ‘업비트 리스크’

최근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나선 케이뱅크의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올해 가상자산 거래시장이 활기를 찾자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로부터의 예금 수신 규모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그러나 케이뱅크 내 업비트 예금 비중이 비교적 크다는 점은 IPO 흥행을 방해라는 리스크로도 지적된다. '1거래소-1은행' 등 규제가 해소되거나 다시 '코인 빙하기'가 찾아올 경우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최근 IPO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NH투자증권·KB증권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미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9월경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2022년 중 상장을 추진했으나, 금리 인상기 속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며 결국 철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은 것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실명계좌 발급기관이 케이뱅크여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안드로이드 OS 금융 앱 중 6번째(사용자 수 176만명)로 많이 사용된 앱이 업비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가상자산 시세가 상승기에 들어설 경우, 코인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돼 거래소 예탁금 규모가 커진다. 그만큼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금융기관에도 상당한 예치금이 유입된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케이뱅크 IPO에 무조건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케이뱅크의 총 예금 수신액 중 업비트발 고객 예치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서다. 만일 상장이 이뤄진다면 향후 가상자산 하락기가 찾아올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쳐,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케이뱅크의 지나친 '업비트 의존도'를 지적했다. 김희곤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의 고객 예치금은 작년 8월 기준 3조909억원으로 전체 예금 수신액의 18%에 달한다. 빗썸, 코인원 등의 실명계좌 발급기관이 1%를 밑도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치다. 현재 형성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시장 관련 규제와 관련해서도 당장 리스크가 남아있다. '1거래소-1은행' 원칙은 법률이나 시행규칙 등에 명시된 것이 아닌 금융당국의 권고사항에 불과해, 향후 얼마든지 '1거래소-다 은행' 노선으로 변경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업비트와 관련한 케이뱅크의 예금 수신 규모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1거래소-1은행'과 관련한 그 어떤 법적 규제도 없는 것이 맞다"며 “오히려 한 은행에 이슈가 생겼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 은행이 한 거래소와 협업하는 것이 좋지만, 당국의 '눈치주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단 케이뱅크 측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리스크가 축소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작년 국정감사 당시에는 18%라는 숫자가 문제됐지만, 앞서 IPO가 무산됐던 지난 2021년 말에는 약 50%에 달해 감소세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1~2월 두 달간 신규 고객이 51만명 증가했는데 업비트 실명인증 입출금 계좌를 새로 발급한 고객 비중은 10% 수준"이라며 “예적금과 대출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고, 고객이 업비트를 비롯해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저PBR’ SKT·KT 주가 올랐지만…전망은 희비

SK텔레콤과 KT가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꼽히면서 상승했지만, 종목별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과 KT는 신사업 개발과 주주환원 정책 효과로 인해 점차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지난 1월 2일부터 3월 15일까지 각각 6.31%, 12.01% 상승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KT는 2월 19일부터 3월 15일까지 9.36% 급락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0.38% 올랐다. 최근 한 달간의 주가 흐름처럼 SK텔레콤과 KT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나뉜다. SK텔레콤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신사업 개발에 적극적인 점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AI 사업에서 파생되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한국공항공사와 한화시스템 등과 협력해 준비 중이다. UAM은 기체와 통신, 자율주행 기술, AI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사업으로 향후 10~20년간 SK텔레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평가다. SK텔레콤은 배당성향도 높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말 기준 배당성향은 66.4%로 이동통신사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가장 높다.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서도 주주가치 제고가 화두다. SK텔레콤은 정관 변경을 통해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이번 배당 기준일 정관 변경을 하게 되면 기말 배당에 한해 2025년 주총에서 승인받는 기말 배당부터 바뀐 정관이 적용된다. SK텔레콤은 꾸준한 주주환원책을 펴온 만큼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SK텔레콤은 2022년 1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분기마다 주당 83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오다 작년 4분기 주당 배당금을 1050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지난해 총 배당금은 7622억원으로 2020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매입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가운데 2000억원어치 소각도 완료했다. 발행주식총수의 1.8% 규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통신 본업의 성장률 둔화로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내 AI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키워오고 있는데 이는 중장기적인 먹거리에 대한 준비가 탄탄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며 "SK텔레콤은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도 기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KT는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계기로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펀더멜털 개선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KT는 PBR이 0.6배로 낮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로 낮아 기대 배당수익률이 5.1%에 불과하다. 국내외 통신사와 비교할때 밸류에이션상 매력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KT는 분기 배당을 내세웠지만, 투심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021년에 각각 분기배당과 중간배당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KT는 주주환원정책의 기준을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로 정하고, 이를 재원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계연도 기준 2023~2025년의 최소 주당 배당금은 1960원 수준으로 정했다. 지난달 8일부터 오는 5월27일까지 자사주 271억원(71만5985주, 0.3%) 규모의 매입과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미래 성장성도 불투명하단 평가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자본적지출(CAPEX)이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CAPEX가 증가하고, 이동전화 매출액 정체와 인건비 및 제반경비 상승으로 2023~2025년 이익 감소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5G 보급률, 이동통신(MNO) 가입자 추이, 신사업 성과, 자회사 기업공개(IPO) 추진 상황 등을 종합해 볼 때 KT 성장 기대감이 높다고 볼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美 장기채 ETF 줄줄이 마이너스… 손실복구는 언제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어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중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의 수익률은 -26.69%로 집계됐다. 이어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이 -19.20%로 뒤를 이었고,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12.99%,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10.72%,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H)' -7.12%, 'KODEX 미국채10년선물' -1.73%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하락한 이유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금리가 상승 반전했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한때 3.8%대까지 내렸으나 재차 반등하면서 지난주 15일(현지시간)에는 4.308%로 마감하는 등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영향을 받는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채권 트레이더들은 2024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6번 이상에서 3번으로 낮췄다. 특히 2월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가 높게 나타나며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함에 따라 올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19~20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2회로 축소할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P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시장 예상치였던 0.2%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위원들의 코멘트를 고려 시 3월 FOMC 점도표 내 올해 인하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금리는 3월 FOMC 이후 연중 최고점을 갱신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국내 금리도 미국채를 후행하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약세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내 인하라는 방향 자체에 주목하며 금리 반등 시 장기채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라며 “연내 긴축의 정도를 완화한다는 점은 유지되며 박스권 상하단이 점차 낮아지는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물가 둔화와 금리 인하 등을 고려할 때 장기채 매수 확대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銀 기업대출 급증 상황서 부실확대 조짐...가계대출보다 심각해

경기가 어려워지자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기업대출 부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정부 가계대출 억제에 대한 돌파구로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향후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원리금 못 갚는 기업대출 증가세 17일 연합뉴스가 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시중은행 3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업대출 중 부실채권(NPL)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2년 말 0.26%에서 지난해 말 0.42%로 0.16%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하나은행 역시 기업 부문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24%에서 0.29%로 올랐다. 우리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23%로 유지됐다. 신한은행은 오는 18일, 농협은행은 29일 차례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는데, 기업대출 부실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흐름은 가계대출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국민·하나·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총 587조9772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이 1조8593억원(0.32%)이었다. 가계대출 총액 432조1484억원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7399억원(0.17%)으로 집계된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비율이 높았다. 전년 대비 부실채권 비율 상승률 역시 기업 부문이 가계 부문보다 컸다. ◇ 가계대출 억제 이면에 기업대출 건전성 우려 기업대출 건전성 악화는 최근 은행권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우려를 자아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2022년 말 1170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47조7000억원으로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058조1000억원에서 1095조원으로 3.5% 늘어난 데 비해 증가율이 높았다. 5대 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해 기업대출이 832조6000억원에서 888조2000억원으로 6.7% 느는 동안 가계대출은 694조7000억원에서 694조4000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이런 차이가 한층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한은은 지난달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이 한 달 새 8조원 증가했으며, 이는 2월 기준으로 2021년(+8조9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 폭이라고 지난 13일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을 강하게 억제하니 주요 은행들이 그 대신 기업대출을 늘려 이자이익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라며 “기업대출 건전성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중국 회복에 해외서 웃은 하나·국민은행...신한은행도 선전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순항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중국 회복 등에 따라, 신한은행은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업 실적이 개선되며 해외 법인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유럽 등에서 부진해 해외 성적이 전년보다 좋지 않았다. 17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은행의 사업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국민·신한·하나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4839억원으로, 전년의 124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1년 새 순이익이 6000억원 규모가 늘었다. 해외에서 적자를 보이고 있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은행의 해외 순이익은 지난해 59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1613억원) 성장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중국 법인을 중심으로 순이익이 개선되며 전년 대비 성장 폭이 두드러졌다. 먼저 하나은행은 전년 71억원에서 지난해 1129억원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약 16배 성장했다. 공시된 하나은행의 11개 해외 법인 중 캐나다KEB하나은행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PT Bank KEB Hana를 제외한 9개 해외 법인 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됐다. 특히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순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은 전년 972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49억원 흑자 전환하며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이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정책이 완화되면서 중국에서의 영업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Hana Bancorp, Inc.의 순이익도 전년 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4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멕시코KEB하나은행 또한 3억원에서 34억원으로 10배 가량 성장하며 큰 폭으로 순이익이 개선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 법인에서 적자(-1114억원)를 이어갔지만, 전년(-5580억원)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5분의 1 이상 줄었다. 전년에 적자를 기록했던 중국, 미얀마 해외 법인이 지난해는 모두 흑자 전환했다. 중국 법인(Kookmin Bank (China) Ltd.)의 경우 전년 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03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2613억원의 적자를 유지했지만 적자 폭은 전년(-8021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캄보디아의 KB프라삭은행은 지난해 11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프라삭은행은 지난해 9월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가 국민은행뱅크캄보디아를 흡수 합병해 재탄생했다. 합병 전인 전년 합병 대상의 두 은행 순이익은 2474억원으로, 이와 비교해 KB프라삭은행 순이익은 약 53% 감소했다. 4대 은행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신한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4824억원으로, 1년 전(4269억원) 대비 약 13% 성장했다. 이익 규모가 가장 큰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이 2328억원으로 1년 전(1978억원) 보다 17.7% 늘었다. 일본의 SBJ은행 순이익(1270억원)도 8.8% 증가했다. 특히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순이익(687억원)이 전년 대비 약 7.3배 늘어나며 크게 성장했다. 반면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전년 72억원에서 지난해 267억원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 법인 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2279억원(한국비티엘인프라투융자회사 제외)으로, 1년 전(2883억원)보다 21% 축소됐다. 브라질우리은행(-32억원)의 적자 폭이 전년(-13억원)보다 더 커졌고, 우리웰스뱅크필리핀(-1억원)과 유럽우리은행(-51억원)이 적자 전환했다. 한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한국비티엘인프라투융자회사를 제외한 11개 해외 법인 중 홍콩우리투자은행(145억원), 우리파이낸스미얀마(24억원)에서만 순이익이 전년 대비 47.2%, 22.8% 각각 늘었다. 은행들은 국내 시장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최대 40%까지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밸류업 미공시기업’ 국내 연기금 등 기관 투자 대상서 제외되나

오는 7월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연기금 등 기관의 투자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4일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으로 연기금 등 기관들이 투자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수립·시행하는지 점검해야 하는데 공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를 이행할 수 없어서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투자대상 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들어갔다"며 “연기금은 이를 세게(강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7년 만에 국민연금 등 222곳이 가입한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 개정 내용은 기존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기적 점검 실시'라는 세번째 원칙에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7월부터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되면, 국내 주식 투자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 적용하게 된다. 4대 연기금이 국내 기관투자자에 위탁운용을 할 때도 투자지침에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 수립·시행 여부를 반영하라고 한다면, 민간 기관투자자들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게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투자 규모 148조원 중 절반 수준인 75조원 상당은 28개 운용사에 위탁운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 14일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성과 기자설명회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날 손협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국민연금이 할 수 있는 행동들은 위탁투자 및 가이드라인에 관한 유형, 책임 투자와 같은 여러 수단들을 통해서 (기업 밸류업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곧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이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상장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밸류업 관련 공시 원칙·내용·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 국민연금공단 등이 포함된 기업밸류업 자문단 등에서 논의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이 가이드라인을 6월 중 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4대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158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148조원이며, 우정사업본부는 5조5500억원 등이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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