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주사제 열풍 '빛과 그림자' ② - 양여리 서울성모병원 교수 특별기고
위장관 이상 반응 흔해…췌장염·담석 위험 증가도
약물 중단하면 '요요' 발생, 운동·식이 꼭 병행해야
삭센다에 이어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 주사제 열풍이 불고 있다. 식욕 자체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점에서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뱃살 빼는 마법의 주사'로 불리며 오남용 사례가 늘어나고 그 부작용도 상당하다.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 미용 목적으로 처방받는 사례도 늘어나 문제다. 게다가 허가사항을 벗어난 투약과 무분별한 처방이 횡행해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모든 의약품이 그렇듯이 비만주사제 또한 비만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비만주사제만으로는 비만을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대학병원 교수 3인의 기고를 통해 '비만주사제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양여리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경동맥 초음파 영상을 보여주며 비만이 초래하는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식욕 억제와 위장 운동 지연을 통해 체중 감량 및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나타내지만, 위장관계 이상반응부터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약제 중단 이후 체중의 재증가에 대한 문제도 가지고 있다.
위고비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GLP-1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뇌의 식욕 중추에서 식욕을 억제하고 위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지속시키는 주요 기전을 바탕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그 이외에도 췌장에서 혈당에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 글루카곤 분비는 억제하여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가지고 있다.
임상시험에 따르면 68주간 투여 시 평균 체중이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16% 이상의 체중 감소를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의 매일 주사하여야 했던 삭센다에 비해 약 2배 정도의 체중감량 효과이고, 더욱이 주 1회 투여의 편의성과 함께 약물 순응도를 높이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비만인 환자들은 2형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신장기능 저하 등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상당수 갖고 있다. 기존의 비만 약제들에서 특히 심혈관계와 신장(콩팥) 질환에 안전성에 대한 이슈들이 존재하였다면 세마글루타이드는 도리어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이득이 있는 약제로 다양한 임상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된 'SELECT 연구'를 보면,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에서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등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
'STEP 연구'에서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심부전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FLOW 연구'를 통하여 만성신장질환을 가진 2형당뇨병 환자에서 지속적인 사구체여과율 50% 이상 감소, 말기신질환 발생과 신장·심혈관 사망위험 감소를 확인했다. 그 밖에 2형당뇨병의 발생을 줄이거나 이미 2형당뇨병이 발생한 경우에도 당뇨병의 관해(remission)에 도달하게 하는 등 다양한 임상 연구들을 통해 비만 자체뿐만 아니라 비만 합병증에 대한 이득을 추가로 가질 수 있게 하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 및 위험 요인이 만만치 않다. 위고비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식욕 부진, 설사, 변비, 복부 팽만감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약제의 작용 기전과 맞물리는 부작용으로,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므로, 관련 증상을 모니터링하면서 조심스러운 증량으로 부작용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 약제를 감량하거나 중단함으로써 회복이 가능하다.
보다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췌장염이 있으며, 발생률은 약 0.2%로 보고된다. 상복부 통증, 지속적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투여를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위고비 성분인 GLP-1 수용체의 직접적인 췌장염 발생 증가 이슈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심각한 부작용이므로 잘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해 담석 형성 위험이 증가한다. 이는 급격한 체중 감소가 발생하는 비만대사수술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담낭염이나 담석에 의한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발생률은 약 1.6%이며 복통, 오른쪽 상복부 통증,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전의 2형당뇨병을 대상으로 했던 일부 GLP-1 연구에서 당뇨병망막병증이 악화되어 이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그런데 올해 'FOCUS 연구'를 통하여 세마글루타이드가 망막병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장기적,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행히 세마글루타이드의 장기적 사용이 망막병증의 진행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와 안정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급격한 혈당 강하 자체는 망막병증의 악화의 위험 요인으로, 특히 망막병증 고위험군에서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그리고 GLP-1제제 자체는 저혈당 발생의 위험이 거의 없으나, 급격한 체중감소와 함께 혈당이 호전되면서 기존의 혈당강하약제를 조절하지 않는 경우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탈수로 인한 급성 신부전 가능성도 약 0.4%로 확인되었고,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아나필락시스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특정 고위험군에서는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위마비·장폐색, 췌장염 또는 담낭 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 사전에 과거력 문진이 중요하며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임산부 및 수유부는 임상 데이터 부족으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또한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동과 식이 등 지속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양여리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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