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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원이앤씨, 부동산 매입 졸속 처리…이사진 일부 “무효” 반발

법원의 강제경매가 진행 중인 부동산을 매입해 큰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한 세원이앤씨의 이사진 중 일부가 회사의 결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매입을 위한 이사회의 소집과 진행 과정이 절차상 문제가 있어 무효라는 주장이다. 19일 에너지경제가 입수한 세원이앤씨의 지난 5월 13일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날 회사는 두 번의 이사회를 열고 전환사채(CB) 재매각과 자산(부동산 수익권, 채권, 주식 등) 취득, 유형자산(부동산 등) 취득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2차 이사회를 통해 진행된 것이 이번에 문제가 된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화신테크의 토지와 공장건물, 장비 등 유형자산이다. 해당 유형자산이 세원이앤씨의 이사회가 열린 다음날 법원의 강제경매를 통해 매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법원 경매 등 해당 자산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 중 정 모 씨가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는 중이다. 이사회 의사록과 정 씨의 내용증명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는 총 7명의 이사 중 6명의 이사가 참석했으며 감사 1인도 함께 했다. 일단 첫번째 문제는 해당 이사회의 개최를 알린 시점이다. 김동화 세원이앤씨 대표는 이사회 전날인 5월 12일 오후 7시 29분에 카카오톡을 통해 바로 다음날 오전 11시에 열리는 이사회 개최를 알렸다. 카카오톡을 통해 '전환사채 재매각의 건, 자산 취득의 건, 유형자산 취득의 건'이라는 의안명 공지됐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정 씨는 이에 대해 정관상 이사회 개최 1일 전에 이사들에게 이사회 안건의 세부 사항을 통지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 씨는 내용증명을 통해 “이사들에게 안건의 세부사항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거나, 자료 등을 검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이사회 전날 저녁 간략하게 제목만 첨부된 이사회 소집 통보를 방송해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 씨는 전화를 통해 이사회에 참석했다. 세원이앤씨의 정관에 따라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통신수단으로 결의에 참가하는 것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는 이사회 진행 과정에서 안건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됐다는 점이다. 정 씨는 “사전에 이사회 안건에 관한 세부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데다, 전화를 통해 이사회에 참석한 관계로 찬·반에 대해 의사표현을 머뭇거리며 답변을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안건에 대한 반대의사를 즉시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사진이 안건 모두를 찬성한 것으로 간주해 이사회 결의를 진행했다는 게 정 씨의 주장이다. 정 씨는 이사회가 끝난 뒤에야 공시 등을 통해 이번 이사회 결의가 약 465억 이상의 배임·횡령 등으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특히 화신테크 소유 부동산 매수의 경우 이미 다른 법인에 가등기가 설정된 물건인데다가 가등기에 대해 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까지 등기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회사에 “자산 매입에 대한 계약서, 취득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서 등 자산취득과 관련된 일체의 자료를 본인 혹은 모든 이사와 감사들에게 문서로써 보고해 달라"며 “응답이 없다면 조사한 내용을 근거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전달했다. 한편 세원이앤씨는 18일 공시를 통해 화신테크 부동산 취득결정이 번복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이미 계약금으로 약 20억원의 현금과 세원이앤씨의 주식 696주를 지급했다는 점이다. 약 85억원 규모다. 이에 대해 세원이앤씨 측 관계자는 “잘 모르는 내용이라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잇단 금융사고에 이복현 ‘작심비판’...“은행, 조직문화 과감히 바꿔야”

최근 몇년간 은행권에서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불완전판매가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서류 위조로 인한 횡령사고까지 연이어 불거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의 조직문화를 과감하게 바꾸라고 주문하는 한편 새로운 감독수단을 마련해 보다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다음달 3일부터 책무구조도가 시행되는 만큼 단기 성과주의 관련 불완전판매 등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내 20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불완전판매, 횡령사고 등을 거론하며 “이는 은행산업의 평판과 신뢰 저하뿐만 아니라 영업 및 운영위험 손실 증가 등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끼쳐 은행의 존립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지난 몇 년간 대규모 불완전판매,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을 추진했음에도 임직원들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사고를 예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특히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 누구라도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개연성을 감지할 경우 이를 '스스럼없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실적만 좋으면 내부통제나 리스크관리는 소홀히 하더라도 우대받는 성과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융감독당국은 향후 은행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는 외에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해 보다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감독당국의 경우 심리, 행동 분석 전문가를 포함하는 전담조직을 운영 중이고, 호주는 금융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해 회사별 조직문화의 강점, 약점을 파악한다. 금감원은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감독당국이 은행의 조직문화를 진단·분석해 개선을 유도하는 감독 프로세스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나 다음달 3일 책무구조도가 시행되면 임원, CEO 입장에서는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 더욱 심각성을 느끼기 때문에 단기 성과주의에서 비롯된 불완전판매 등은 기존보다 줄어들 것으로 이 원장은 기대했다. 이 원장은 “현재 준비 중인 책무구조도가 마련된다면 각 은행 본점에서도 주요 임원의 업무범위나 (내부통제 실패 관련) 책임범위가 명확해질 것"이라며 “책무구조도가 (CEO에게) 면피 수단으로 쓰이도록 할 생각은 전혀 없고, 임원이나 CEO에게 부담이 되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현재 당국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고, 상당부분 파악했다"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일선 영업점과 본점 여신, 감사단에서 소위 3중 방어체계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필요시에는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본점에 대해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부터 적용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마쳤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의 자체 평가가 금감원의 구조조정 원칙에 미치지 못한다면 사업성 재평가,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연체율, 순고정이하자산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부실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이 8.5%로 작년 말(6.55%)보다 2.25%포인트(p) 올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 추세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들이 금감원 기대보다 미흡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가 적절한지 등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우리은행 지점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사고에 대해 “우리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모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관련 실효성 있는 교육을 실시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당국발 알트코인 ‘패닉셀’… 거래소 “대량 상폐는 오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근 사흘째 금융당국이 놓은 엄포에 떨고 있다. 거래량은 많지만 알트코인 대부분 시세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의 상장유지 심사가 내달부터 시행될 경우 보유 코인 상당수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소식을 두고 투자자들이 지나친 반응을 보인다며 '대량 상폐 사태' 가능성을 일축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코인 거래시장 점유율 1위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오후 기준 약 13억달러(한화 약 1조7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6일 5억달러에 비해 세배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빗썸, 코인원 등 타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의 거래량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코인 시장이 호황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작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종목은 약세기 때문이다.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은 이번 주 들어 2%가량 하락했다. 밈 코인으로 유명한 시바이누·도지코인도 각각 10%대 약세다. 이들보다 규모가 더 작은 코인들은 수십 퍼센트대 하락 중이다. 반면 최근 1주일새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1인치네트워크(1.67%), 리플(1.12%) 등 1%대 상승에 그쳤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상자산의 상장유지 여부 심사제도 도입 소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금융당국은 내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상장 코인의 부실 여부를 직접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국회에 제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거래소는 자사에 설치된 심사위원회에서 분기별로 상장 종목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고 미달할 경우 상장 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많은 코인이 저마다 목적과 비전을 앞세워 거래소에 상장됐지만, 정작 실제로 효용성을 보이는 종목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에 투자자들도 대다수 코인의 상장폐지를 예상해 앞다퉈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특금법 내 '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법' 도입 당시에도 시장 위축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패닉셀 현상을 보인 것과 겹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투자자들의 지나친 우려라고 설명한다. 이번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은 기존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의 자체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아 고도화한 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자율규제의 일환이기에 금융당국이 상장코인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는 등 특별히 엄격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업비트에서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히며 일부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거래지원 종료 목록'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량 거래지원 종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타 거래소 관계자들도 곧 투자자들의 오해가 풀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황에 장기적인 타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지난 2021년 특금법 이슈 때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무더기 상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상장 코인 대부분이 퇴출당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곧 오해가 풀리면 투자자들도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DAXA 관계자는 “각 거래소에서 현재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아 거래지원 모범사례를 마련 중"이라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지배력+주가부양 ‘두 토끼’ 잡자… 주식 사들이는 중공업 3세들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범(凡) 현대가(家)와 범 한진가 중공업 대표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향후 가업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약점인 낮은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입장인 데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오너가로 쏠리면서 주식 매입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범 한진가 3세인인 조원국 한진중공업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2683만원을 들여 자사주 7200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지난 4월 19일 4만9500주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20차례에 걸쳐 총 7만6179주를 매수했다. 이를 위해 쓴 돈은 총 2억5708만에 달한다. 이로써 조 대표의 지분율은 1.19%로 늘었다. 조 대표가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을 늘린 건 지난 2013년 12월 별세한 모친 김영혜 여사로부터 9만4796주를 상속받은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조 대표는 당시 여동생인 조민희 씨와 모친 지분 0.62%를 절반씩 상속받은 바 있다. 조 대표는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다. 2019년 3월부터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사장을 맡고 있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대륜발전 지분 93.15%, 대륜E&S(100%), 한일레저(99.99%)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범 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HD현대 주식 9만2263주를 63억3547만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지분율은 5.88%로 늘었다. 정 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지난 4월 29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지분 매입까지 합치면 총 49만2746주를 사들였다. 지분 매입을 위해 쓴 돈은 330억5000만원이다.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만큼 투입된 자금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HD현대는 취득자금등의 조성경위 및 원천과 관련해 '보유자금(증여)'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6억2615만원에 불과한 만큼, 주식담보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작년 9월 KEB하나은행에 보유지분 177만4000주를 담보로 460억원을 빌리는 등 자금조달에 열을 올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2018년 3월 29일 당시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주식 83만1000주를 주당 42만6000원에 시간외 매매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5.1%까지 확보, 3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매입 자금은 정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은 3000억원과 현대로보틱스 주식담보대출 500억원 등 총 3500억원이 사용됐다. 중공업 3세들의 주식 매입은 책임경영 일환이 중론이다. 하지만 턱없이 낮은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하고, 높아진 지분율 만큼 배당수입이 늘어 향후에 있을 상속세 납부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데 쓸 수 있다. 실제 지난해와 2022년 정기선 부회장은 배당금으로만 350억원 이상을 챙겼다. 배당 증가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도 긍정적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HD현대에 대해 “자체 사업 개편 및 성장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투자 확대 및 투자 대비 수익률(ROI) 기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며 “자회사 지분가치 제고 및 주주 환원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로베코운용 “저평가 亞 증시 매력적…한국 밸류업 기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저평가돼 있어 매력적입니다. 지금이 투자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크랩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화 움직임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투자 기회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확산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시장의 주식들은 저평가돼 있어 다양한 알파 창출을 해낼 수 있는 투자의 기회가 많다"며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고 한국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는 성장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버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달러 강세 등 악재가 발생했을 때나 과거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이 나타났을 때 아시아의 상황은 다른 지역보다 타격을 적게 받아왔다"며 아시아 시장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 크랩 대표는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서 아시아가 받을 수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크랩 대표는 “앞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에너지나 배터리 등의 분야로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라며 “그렇게 되면 배터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가는 대부분 아시아에 속해 있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이 어떠한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해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이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도 밝혔다. 크랩 대표는 “증시 디스카운트 현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고 일본이나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다들 겪었던 문제"라면서도 “최근 한국 금융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약속하고 있어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지금이 투자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반기 글로벌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미국 외 주식시장은 여전히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고 그 가운데 신흥시장 및 아시아 주식이 매력적"이라며 “특히 아시아의 에너지 전환(Transition) 관련 테마에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향후 거대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로베코자산운용은 1929년 설립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에 16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2100억달러이며 지난 2017년 12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바 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위니아그룹 회생 M&A, 원매자가 안보인다

대유위니아그룹의 4개 계열사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매물 전반적으로 경쟁력 자체가 아쉽다 보니 인수합병(M&A)에 원매자가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 등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4곳은 회생 M&A를 진행 중이다. 위니아와 위니아에이드는 삼일PwC가,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은 EY한영이 매각주간사다. 위니아와 위니아전자는 모두 M&A를 통해 2014년과 2018년 대유위니아그룹으로 각각 편입됐다. 2022년까지 사명이 위니아딤채였던 위니아는 김치냉장고'딤채'란 대표 브랜드를 생산 중이고, 전신은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다. 그리고 위니아는 유통·물류·A/S 등의 기능만 분리해 위니아에이드로 물적분할해 2022년 상장시켰다. 위니아전자가 위니아그룹으로 편입된 과정도 비슷하다. 2018년 위니아그룹은 동부그룹의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했고,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은 위니아전자의 생산라인으로 위니아전자로부터 물적분할됐다. 이들 회사는 2022년 이후 극심한 경영난과 임금체불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20일 자로 위니아전자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개시 신청을 했고, 연이어 다른 계열사들도 신청했다. 법원은 이들의 매각을 통한 회생 절차를 개시했으나 의미 있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관심을 보이는 곳은 있었으나 유의미한 곳은 아니었다"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물건이 나오면 늘상 보이는 관심 수준이고, SI들은 덤벼들 만한 용기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수할 당시와 비교할 때 위니아의 제품들은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 하이엔드 제품은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을 이기기 힘든 상황이고, 저가 라인의 경우는 중국발 제품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강점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쉽게 말해 샌드위치처럼 낀 상태인 것이다. 또한 '대우'라는 브랜드가 사라지면서 글로벌에서 갖는 위상도 많이 약해진 상태다. 그는 “쌍용차를 인수한 KG그룹처럼 SI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위니아 등 4곳의 매력도가 없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래도 시장에서는 EY한영이 주간하는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보다 삼일PwC가 주간하는 위니아, 위니아에이드의 매각 확률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위니아, 위니아에이드는 우선 상장사다. 또한 위니아는 2021년 연결 기준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규모가 있다. 위니아에이드는 회생에 들어갔던 작년을 제외하면 2021년, 2022년 모두 흑자를 기록했던 회사다. 반면 위니아전자는 2015년부터 별도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의 경우, 실적이 공시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체급이 있는 기업이 나서지 않는다면 딜이 쉽게 이뤄지긴 어렵다"면서 “그리고 딜이 이뤄진다면 위니아와 위니아에이드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이복현 “새로운 감독수단 마련해 은행 조직문화 변화 유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완전판매,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해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은행 임직원의 위법, 부당행위로 인해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나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는 한편 새로운 감독수단을 마련해 근본적으로 은행 조직문화가 바뀌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곳 국내은행 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몇년간 은행권에서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 H지수 ELS 등 불완전판매가 잇따라 발생했고, 최근까지도 서류 위조 등으로 인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임직원의 도덕불감증, 허술한 내부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는 은행산업 평판과 신뢰 저하뿐만 아니라 영업 및 운영위험 손실 증가 등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끼쳐 은행의 존립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로 이어지는 임직원들의 잘못된 의식과 행태의 근본적 변화 없이는 제도 개선이나 사후 제재 강화만으로 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준법 및 윤리의식이 조직 내 모든 임직원들의 영업행위 및 내부통제 활동에 깊이 스며들 수 있도록 조직문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특히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 누구라도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개연성을 감지할 경우 이를 '스스럼없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실적만 좋으면 내부통제나 리스크관리는 소홀히 하더라도 우대받는 성과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당국은 향후 은행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며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해 보다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감독당국 사례를 보면 네덜란드의 경우 심리·행동 분석 전문가를 포함하는 전담조직을 운영 중이며, 호주는 금융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 등을 실시해 회사별 조직문화의 강점, 약점을 파악하고 개선을 유도한다. 금감원은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은행의 조직문화를 진단, 분석해 개선을 유도하는 감독 프로세스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러한 은행의 조직문화 변화에 따라 불완전판매 및 금융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면 자본비율 산정을 위한 운영위험 가중자산 산출에 있어 감독상의 유인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특징주] 엔비디아 시총 1위 등극에 SK하이닉스·삼전도 오름세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7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6500원(2.77%) 오른 24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주가가 주춤했던 삼성전자도 전 거래일 대비 1400원(1.75%) 오른 8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요 반도체주가 오름세를 기록한 데는 간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 종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3.51% 오른 135.58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시총은 3조3353달러(약 4609조원)으로 불어나면서 마이크로소프트(3조3170억달러)와 애플(3조286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 외에도 주요 반도체 종목인 ARM(8.63%), 마이크론(3.80%) 등의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소니드 자회사 디펜스코리아, 폴란드 로봇개발사 피아프와 파트너쉽 계약 체결 예정

코스닥상장사 소니드(대표이사 오중건)의 자회사 디펜스코리아가 폴란드 국영연구소 산하 로봇 부문 피아프(PIAP)와 한국 국책사업 참여 협력 방안이 담긴 파트너쉽(Partnership Agreement)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상반기 중 협의가 완료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계약 체결을 통해 한국 국책사업 참여를 위해서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 정부의 국제협력 R&D 과제에 공동 지원해 한국과 폴란드 간의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 정부 및 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국내에 공동 R&D 및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데도 합의했다. 이를 통해 피아프 로봇의 배터리 등 일부 기계 부품이나 액세서리를 한국에서 생산하여 로봇 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한국 내 생산거점 구축을 통해서 ▲생산 원가 절감 ▲국내 시장 요구에 신속 대응 ▲아시아 태평양 지역 등으로 사업 확대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펜스코리아는 2021년부터 피아프가 제조한 모바일 EOD 로봇을 한국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유통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8월에는 '독점 협력사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시장 내 협상, 계약 이행 및 유지보수 부문에서 협력해 왔다. 또한 지난해 4월 피아프와 산업재해방지 AI로봇 및 군용, 경찰로봇 공동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및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그동안 각 지자체에 재난방지로봇, AI로봇, 무인전투형로봇 등을 홍보하는데 협력해왔다. 또한 디펜스코리아는 서울에 피아프 로봇 쇼룸을 오픈하고 피아프 로봇 4종을 전시해 한국 정부 및 방산 관계자들에게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왔다. 피아프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자동화 및 로봇 공학 분야 국영 과학 연구소이다. 정보 기술, 로봇 공학, 보안, 원격 측정, 인공 지능 분야 연구 인력을 포함한 총 25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국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으며, 한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 전 세계 약 24개국에 진출해 있다. 디펜스코리아 관계자는 “피아프의 로봇을 소방∙산업∙국방 등 사용 목적별로 구분해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향후 양사 간 국내 로봇 유통 및 군부대 대상의 AS 분야 협력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피아프 로봇과의 통합 및 연동 가능성 및 솔루션을 보유한 한국 협력사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조병규 우리은행장 “횡령사고 진심으로 죄송...내부통제 강화하겠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최근 은행 지점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사고에 대해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의 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게 돼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자체적으로 사고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 데는 아직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행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 관련 실효성 있는 교육을 실시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행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은행 경남 김해지점에 근무하던 한 직원이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약 100억원의 대출금을 빼돌린 혐의가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직원이 횡령한 돈 대부분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약 60억원을 손해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직원은 구속됐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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