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국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장(좌),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에너지경제DB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범(凡) 현대가(家)와 범 한진가 중공업 대표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향후 가업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약점인 낮은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입장인 데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오너가로 쏠리면서 주식 매입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범 한진가 3세인인 조원국 한진중공업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2683만원을 들여 자사주 7200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지난 4월 19일 4만9500주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20차례에 걸쳐 총 7만6179주를 매수했다. 이를 위해 쓴 돈은 총 2억5708만에 달한다. 이로써 조 대표의 지분율은 1.19%로 늘었다.
조 대표가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을 늘린 건 지난 2013년 12월 별세한 모친 김영혜 여사로부터 9만4796주를 상속받은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조 대표는 당시 여동생인 조민희 씨와 모친 지분 0.62%를 절반씩 상속받은 바 있다.
조 대표는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다. 2019년 3월부터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사장을 맡고 있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대륜발전 지분 93.15%, 대륜E&S(100%), 한일레저(99.99%)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범 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HD현대 주식 9만2263주를 63억3547만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지분율은 5.88%로 늘었다.
정 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지난 4월 29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지분 매입까지 합치면 총 49만2746주를 사들였다. 지분 매입을 위해 쓴 돈은 330억5000만원이다.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만큼 투입된 자금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HD현대는 취득자금등의 조성경위 및 원천과 관련해 '보유자금(증여)'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6억2615만원에 불과한 만큼, 주식담보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작년 9월 KEB하나은행에 보유지분 177만4000주를 담보로 460억원을 빌리는 등 자금조달에 열을 올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2018년 3월 29일 당시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주식 83만1000주를 주당 42만6000원에 시간외 매매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5.1%까지 확보, 3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매입 자금은 정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은 3000억원과 현대로보틱스 주식담보대출 500억원 등 총 3500억원이 사용됐다.
중공업 3세들의 주식 매입은 책임경영 일환이 중론이다. 하지만 턱없이 낮은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하고, 높아진 지분율 만큼 배당수입이 늘어 향후에 있을 상속세 납부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데 쓸 수 있다. 실제 지난해와 2022년 정기선 부회장은 배당금으로만 350억원 이상을 챙겼다.
배당 증가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도 긍정적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HD현대에 대해 “자체 사업 개편 및 성장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투자 확대 및 투자 대비 수익률(ROI) 기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며 “자회사 지분가치 제고 및 주주 환원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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