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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두 달 연속 증가…증가폭 줄었지만 토허제 영향 주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 증가 폭은 전월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단 연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에 따라 주택 거래가 늘었는데, 2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여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2월 말 대비 1조4000억원 많은 1145조원으로 나타났다. 증가 폭은 지난 2월 3조2000억원에서 전월 1조4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09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234조2000억원으로, 9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는 지난해 말과 연초의 주택거래 둔화, 신학기 이사 수요 해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향후 흐름과 관련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2∼3월 주택거래가 늘어난 영향은 2분기에 집중 반영될 것"이라며 “금융 여건 완화, 주택가격 상승 기대 재부각,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비롯한 정부 대책 효과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어 향후 가계대출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잔액은 1324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줄었다. 올해 들어 1월에 7조8000억원, 2월에 3조5000억원 늘어난 후 감소세로 바뀌었다. 3월 기준 기업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2005년 3월(-1조2000억원)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대출이 7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1조4000억원 각각 줄었다. 한은은 대기업 대출의 경우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대출 수요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햇다. 수신(예금) 또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증가 폭은 감소했다. 3월 은행 수신 잔액은 2438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3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31조4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은행의 자금조달 유인 약화,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자금 인출 등으로 12조6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향후 가계대출 관리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은, 은행연합회 등이 모여 진행한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대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3월 부동산 규제 재시행 이전 활발히 이뤄진 주택거래는 다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통계에 반영되는 만큼 4월 이후가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면밀히 살펴보고, 금융권과 함께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반도체·배터리 검사장비 제조사 쎄크 “국내 유일 기술 자부심…IPO로 글로벌 리더 도약”

전자빔(e-beam) 기반 검사장비 전문 기업 쎄크가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신사업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로 글로벌 e-beam 검사장비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쎄크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 등을 밝혔다. 쎄크의 설립자 김종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밀 검사 기술의 국산화를 선도해온 기술력과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외 엑스레이(X-ray) 검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e-beam 기술의 다각화 개발을 통해 e-beam 기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으로 생산 역량과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시장에 보다 고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글로벌 톱티어(Top-tier) 고객사와의 거래 유지와 신규 개발 기술을 통한 영업망 다변화 실현으로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10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미래 지속 성장을 강조했다. 쎄크의 총 공모주식수는 120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3000원~1만5000원이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가 밴드 상단 기준 약 180억원 규모다. 쎄크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으로 시설투자, 차입금상환, 연구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쎄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39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22%의 매출 성장률(CAGR)을 기록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수출 비중은 50% 이상을 유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다. 김 대표는 “각 사업 부문에서 이월된 매출을 반영하면 내부에서 산정했을 때 2027년~2028년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쎄크는 e-beam 원천기술 기반의 핵심부품과 검사장비를 개발,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회사의 주요 제품은 △반도체·배터리 산업용 X-ray 시스템 △방위 산업용 고에너지 X-ray(선형가속기, LINAC) 시스템 △탁상형 주사전자현미경(Tabletop SEM) 등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산업용 X-ray 장비의 핵심 부품인 X-ray 튜브(X-ray 발생장치)를 국산화하고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꼽힌다. 쎄크의 반도체용 검사장비 매출은 지난 2021년 179억원 대비 지난해 210억원을 기록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HBM 반도체용 X-ray 검사장비는 지난해 총 71억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2월 말 기준 52억원 수주에 성공해 HBM 시장 성장 전망에 따라 쎄크 매출의 동반 성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배터리 검사장비 매출은 지난해 170억원 기록해 전년 149억원 대비 14% 성장했다. 특히 테슬라의 4680 원통형 배터리 채택으로 해당 배터리의 검사 수요 또한 증가해, 쎄크의 4680 원통형 배터리 검사장비 수주는 지난 2022년 12억원에서 2024년 90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밖에 각형 배터리 검사장비 수요도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다량의 수주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회사는 반도체 공정검사용 In-line SEM을 지난해 9월부터 개발에 착수해 오는 2026년 말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오는 2027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In-line SEM은 기존 Tabletop SEM 대비 50~100배 수준의 판가를 형성하고 있어 향후 매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과 관련해 쎄크는 시장 내 비교적 낮은 미국 수출 의존도로 사업 성장 계획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기준 매출액 504억원 대비 미국 수출액 30.5억원으로 6.1% 수준을 보였으며, 지난해 역시 매출액 539억원 대비 미국 수출액 13.9억원으로 2.6% 수준을 기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삼성생명, 퇴직연금 적립금 ‘50조원’ 돌파...비결은

삼성생명이 퇴직연금 자산관리 적립금 50조원을 돌파했다. 48년간 축적된 자산운용 역량과 고객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노력이 이러한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9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자산관리 적립금 총액 5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생명은 매년 증가하는 확정기여형(DC), IRP(개인형 퇴직연금) 수요에 대응해 퇴직연금 전용 고객센터를 운영하며 가입자들의 수익률 관리, 컨설팅에 힘쓰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이외에도 ETF, TDF, 펀드 등 투자상품 분야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TDF1'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연간 25.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이 제공하는 3가지 적극투자형 상품 모두 1년 수익률 20% 이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중립투자형 상품군 1년 수익률에서는 '삼성생명 디폴트옵션 중립투자형 BF2'가 20.08%의 수익률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자산관리 적립금 50조원 달성을 기념해 5월 31일까지 '고객감사 더블 이벤트'를 진행한다. 더블 이벤트는 삼성생명 퇴직연금에 관심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퀴즈 이벤트'와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퇴직연금) 가입 이벤트' 두 가지로 구성됐다. 퀴즈 이벤트는 삼성생명 홈페이지에서 이벤트 신청에 동의한 뒤 퇴직연금과 관련된 세 가지 'OX 퀴즈'를 풀면 된다. 삼성생명은 퀴즈 세 문제를 모두 맞춘 이벤트 참여자 중 500명을 추첨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상품권을 준다. 삼성생명 측은 “앞으로도 수익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삼성생명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흥국생명, ‘배구 여제’ 김연경 사인볼 선착순 증정

흥국생명이 여자프로배구 2024-2025 시즌 통합우승을 기념하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가 몸 담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022-2023 시즌 역스윕, 지난 시즌 스윕패의 아픔을 딛고 통산 5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9일 흥국생명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는 홈페이지에서 참여하는 고객 뿐 아니라 △신규 특약 가입 고객 △생애 첫 가입 고객 △2건 이상 가입 고객 등이 대상이다. 흥국생명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보험료 계산 또는 무료 보험 상담을 신청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000명에게 핑크스파이더스 그립톡을 증정한다. 최근 출시된 '(무)원투쓰리암진단특약'과 '(무)전이암진단생활비특약'에 가입한 고객을 비롯한 4000명에게는 김연경 선수의 사인이 담긴 배구공과 키링을 선착순으로 선물한다. 이들 특약은 업계 최초로 개발된 것으로, (무)원투쓰리암진단특약은 암 진단시 최대 3회까지 진단금을 지급한다. 재진단암 보장 개시일을 1년으로 설정하는 등 실질적 보장 범위를 넓힌 것도 특징이다. (무)전이암생활비특약은 전이암 진단시 매월 생활자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최초 36회는 보증지급, 이후에는 종신까지 보장함으로써 암 치료로 인한 소득 공백에 대응하는 것을 돕는다. 신규 특약은 '(무)흥국생명 다사랑통합보험', '(무)다재다능1540보험', '(무)다사랑3N5간편건강보험', '(무)다사랑3.10.5간편건강보험', '(무)다사랑암보험'에서 가입 가능하다. 한우정 흥국생명 영업지원실장은 “핑크스파이더스의 통합우승을 함께 축하해 주신 고객에게 감사드린다"며 “선수들과 함께한 우승의 순간을 기념할 수 있는 특별한 굿즈도 받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경 선수는 지난 2월13일 GS칼텍스전 이후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 만장일치 MVP로 '라스트댄스'를 장식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특징주] 퓨쳐켐, 전립선암 치료제 ‘FC705’ 임상2상 넘어 3상으로…주가 ‘꿈틀’

퓨쳐켐이 전립선암 치료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C705의 임상2상 최종결과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9일 장초반 주가가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퓨쳐켐은 이날 오전 9시2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3.51% 뛴 2만3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퓨처켐은 전날 정규장 마감 후 전립선암 치료제 '루도타다이펩'의 국내 임상 2상 최종결과보고서 내용을 공시했다. 해당 임상시험의 목적은 거세저항성 전이 전립선암 환자 20명에게 100mCi의 FC705를 8주 간격으로 최대 6회 투여한 뒤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했다. 이번 국내 임상 2상 유효성 평가에서는 최종분석대상환자(FAS)가 주 평가군으로 활용됐으며, 적용된 대상자 수는 15명이었다. 평균 투여횟수는 3.4회로 확인됐다. 1회당 평균투여 용량은 경쟁약물 대비 절반인 100mci였지만 전립선암 치료 평가의 혈액 바이오마커로 사용되는 PSA가 50%이상 감소된 환자가 최대 73.3%(Best PSA-PR 기준)였다. 또한 항암 치료제 임상 2상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유효성 지표인 객관적 반응율(ORR)과 질병통제율(DCR)에서도 각각 60%와 93.3%를 보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美 ‘관세 여파’, 영업익 연 7조 감소…증권가, 현대차 목표가 줄하향

최근 증권사들이 잇달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실적 감소 우려가 커진 데다, 환율 우호성에도 불구하고 판매보충비용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방어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신증권, SK증권, 현대차증권 등 3곳이 현대차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비용 증가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부과 자체는 이미 확정됐지만, 이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 전략이 아직 완전히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리스크로 지목했다. 대신증권은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28만원으로 10% 내렸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은 일차적으로 해소됐으나 대응 전략과 하반기 실적 반영이 관건"이라며 “미국 내 현지 생산 확대, GM과의 협력 강화, 환율 효과 등을 통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2025년 1분기 현대차 매출은 4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 감소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관세 부과로 연간 최대 7조원의 영업이익 타격이 예상되지만, 미국 생산 확대와 공급망 효율화, 환율 우호성 등으로 일부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증권도 관세 부담을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했다. SK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27만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조9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하향한다"며 “관세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 인상 없이 전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할 경우 연간 약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1분기 예상 매출액은 43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 감소할 전망"이라며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도 불구하고 북미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판매보충비 증가와 경쟁 심화가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인센티브 감소 등으로 관세 영향을 축소하겠지만, 미국 생산 차량의 부품가격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은 장기 성장성을 강조했지만, 관세 영향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낮췄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대표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구간에도 미국 투자 확대와 GM 협업 등 단기적인 정책·전략 대응과 함께 로보틱스로 대표되는 장기 성장이 주가 할인을 해소시킬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3조5100억원 기록하며 컨센서스 3.4% 하회할 전망"이라며 “계절 비수기 영향에도 우호적 환율, 관세 집행 전 미국 도매 증가로 수익성 방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쟁 우위 기업간 협력 강화 수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 고조 전망. 유연한 생산 능력, 전 친환경차 구동기술 보유, 정치·지정학적 리스크 완화할 거점·상품 다변화, GM, Waymo, 도요타 등 경쟁력 있는 업체와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 구축으로 전략적 경쟁 우위"라고 평가했다. 다만 3개 증권사 모두 공통적으로 현대차의 현재 주가 수준은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하향했지만, 관세 협상 가능성과 우호적인 환율 환경,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증권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감안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202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도 “하반기 25% 관세 부과를 감안해 추정치 변경, 낮아진 이익 레벨을 고려할 때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어 “관세에 대한 불안 요인을 고려할 때 해당 이슈가 해소되는 구간에서 주가 회복 탄력성은 높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수요 둔화,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존재해 주가 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유효하지만, 당장 관세 부과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관세 협상 진전과 글로벌 수요 회복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에너지X액트: 주총 리뷰③] 숫자로 본 2024년 주총…주주제안 164건 ‘역대 최다’

[편집자주] 올해 주주총회 시즌은 예년과 달랐다. 주주제안이 눈에 띄게 늘었고 집중투표제 도입,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안건들이 통과됐다. 과거 대주주의 독무대였던 주주총회는 이제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내고 경영진과의 표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는 '주주가 주인인 무대'로 바뀌고 있다. 에너지경제는 올해 주총에서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진 소액주주의 존재감을 되짚어보고 그 변화의 배경과 의미를 찾고자 한다.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연 '주주제안의 증가'였다. 주주권을 행사하려는 주주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면서 주주제안 건수는 164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6일 대신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는 총 40개 상장기업(코스피 17개사, 코스닥 21개사, 코넥스 2개사)을 대상으로 총 164건의 주주제안이 상정됐다. 지난해 기록한 135건보다 21.5%(29건) 증가한 수준이다. 주주제안 안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임원 선임'이었다. 전체 164건 중 91건이 임원 선임 관련 안건이었다. 그 외에도 전통적인 주주환원방식인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안건도 올라왔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의 요구가 사외이사를 선임하거나 감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주주들이 전통적인 주주환원이 아닌 더욱 적극적인 관여활동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안건별로 살펴보면 총 164건 중 임원 선임 안건이 91건이었고 △주주환원 및 자본배치정책 관련 안건(30건) △보상체계 관련 안건(8건) △지배구조 개편 안건(1건)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4건은 집중투표제 도입, 주주가치 제고 계획 수립 및 이행 의무화 등 거버넌스 개선 관련 안건이었다. 하지만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결된 주주제안은 전체의 11% 수준에 그쳤다. 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받아 통과된 안건은 18건에 불과했다.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되긴 했지만 가결까지 이뤄내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특히 56건의 안건은 상정되지도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연관되는 다른 안건들이 부결되면서 자동 폐기되거나 정족수 미달 등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주총이 특정 날짜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여전히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687개사 중 1761개사가 지난달 23일부터 29일 사이에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전체의 34%에 달하는 601개사가 주총을 개최했다. 지난달 27일에도 219개사가 주총을 개최하는 등 일정이 몰렸다. 국내 상법상 정기 주총은 결산기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열어야 한다. 12월 말 결산 법인인 경우 3월 말까지 주총을 개최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상장사가 3월에 주총을 열게 된다. 하지만 이처럼 주총이 같은 날 동시에 개최되면 소액주주의 물리적 참여에 한계가 발생한다. 주주 참여도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업계에서도 주총일 분산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지난 2018년부터 '주총 분산 자율 준수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상장사의 정기주총 개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를 사전에 파악해 해당 일을 제외한 날에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집중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루에 주총을 개최할 수 있는 상장사 수를 제한하는 등의 주총 분산 제도가 하루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에경 인터뷰] 보험사 홈페이지에 ‘인문학 채널’이?…교보생명 “인문학적 쉼표 주고 싶어”

사옥 건물 한 가운데에 글판을 게시해 두고 매 계절마다 갈아끼우는 보험사가 있다. 9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뤘던 교육보험의 시초이자 누구라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운영 방식의 교보문고를 운영하고 있는 교보생명이 그 주인공다. 교보생명은 교육과 사람중심 철학이라는 명맥을 이어오며 인문학 콘텐츠가 담긴 '하루잇문학'을 운영 중이다. 특히 접근성을 위해 홈페이지 내에서도 가장 잘 보이는 위치를 할애했다. 은 현재 교보생명의 하루잇문학을 총괄하고 있는 김정우 교보생명 디지털채널·e보험팀장을 만나봤다. 그는 교보생명의 인문학 콘텐츠인 하루잇문학 운영자로서 고객이 인문학 콘텐츠를 향유하고, 고객이기 이전 모든 이들과 '문학과 감성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함께하고 싶다는 운영 목표를 밝혔다. 김 팀장은 가장 먼저 '하루잇문학'의 의미로 '하루에 한 편씩 인문학 콘텐츠를 즐기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잇'은 '잇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문학, 역사, 철학, 하루(일상)를 이어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하루잇문학을 통해 서로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하루잇문학은 교보생명 디지털채널 내 비금융서비스다. 문학, 역사 등 총 네 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현재 1800개 이상의 콘텐츠가 등록돼 있다. 디지털채널에서는 보험, 퇴직연금, 오픈뱅킹, 대출, 금융마이데이터를 통한 보험분석, 자산관리, 은퇴설계 등의 금융서비스 외에도 건강관리, 하루루틴, 하루독서 등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루잇문학에 방문하면 방대한 양적, 질적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콘텐츠 선별 방식과 자료수집에 대한 질문에 김 팀장은 “교보문고와 교보생명에서 출연한 대산문화재단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새롭게 제작된 '모두의 철학 릴레잇'과 '이성&감성을 잇다' 코너 콘텐츠는 교보생명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다"고 말했다. 보험사에서 인문학 코너를 홈페이지 중간에 게시하거나 따로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일은 매우 독창적인인 시도로 해석된다. 김 팀장은 하루잇문학의 탄생 배경에 대해 “1981년 교보생명이 교보문고를 설립하며 '국민교육진흥'을 핵심이념으로 내세운 바 있다"며 “교보문고는 짧은 글귀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고 확장이나 위안을 주고 싶다는 목적으로 1991년부터 교보생명빌딩에 '광화문글판'을 게시하고 있는데, 이런 취지에서 교보생명이 인문학 콘텐츠 제공(광화문 읽거느)을 시작했고 지난해 4월 '하루잇문학'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하루잇문학 활용팁으로 구독 기능을 추천했다. 그는 “2000개에 가까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모든 콘텐츠를 하나씩 읽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루잇문학의 '구독'기능을 이용하면 매일 한 편씩 설정된 시간에 푸쉬 알림을 통해 오늘 읽을 콘텐츠를 엄선해 보내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문학과 역사, 철학, 일상에 대한 고찰 등을 담은 콘텐츠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삶의 지혜와 마음의 감성을 채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보험사로서의 입지를 뛰어넘어 문학과 감성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함께하고자 한다"며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교보생명의 브랜드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교보생명의 사람중심 철학은 금융사로서 경영 방식 전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문학 제공 등 보험사로서 시너지를 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보험사로서 사람중심 경영과 인문학 콘텐츠 제공이 금융사인 보험사라는 정체성과도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팀장은 “사람의 일생과 철학을 담은 인문학은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보험사 주요 과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창립이념을 간직한 경영 방침에 따라 금융소비자 보호와 인권 존중, 윤리 경영의 강화,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200여개 고객플라자에 고령자를 위한 배려창구를 별도로 운영하거나 고객이 제때 청구하지 못한 보험금을 직접 찾아주는 '평생든든서비스'를 운영해 2023년 기준 5400억 원 상당의 미청구 보험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보험료 부담을 낮춘 미니보험도 출시한 바 있다. 기본 보장금액을 유지하면서 월 납입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사회공헌으로는 교보교육재단·교보다솜이지원단을 통한 교육·복지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 팀장은 “교보생명 앱은 단순한 보험 서비스 제공을 넘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문학적 쉼표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타 보험사와 차별점을 갖는다"며 “거래 고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분석, 자산관리, 노후설계뿐만 아니라 하루루틴, 하루잇문학 등 금융, 건강, 인문학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우리금융, 美상호관세 피해 수출기업에 10조원 푼다

우리금융그룹이 미국 상호관세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기업을 지원하고자 총 10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가동 중인 2조9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과 별개로 7조3000억원 규모의 수출기업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8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현재 반도체/자동차 등 피해 기업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생대출 지원을 강화하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연계 수출기업에 우대 보증서를 지원하고 있다. 2700억원을 투입해 수출 대기업과 중견기업 납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운전자금을 신규로 지원하는 한편 소상공인 특화지원 등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우리금융은 총 7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상호관세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상호관세 피해기업에 최대 3%의 특별금리를 우대 지원하고, 최대 5억원 규모의 여신 지원, 금리 및 수수료 우대, 최대 90일간 수출환어음 부도처리기간 유예연장 등도 실시한다. 대기업, 중소기업을 포함해 상호관세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금리지원도 강화한다. 5% 초과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외환수수료를 우대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주관하는 '상호관세 피해 지원TF'를 중심으로 매일 상황 점검과 지원대책 수립 등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전 계열사를 중심으로 수출입기업의 니즈를 세밀하게 파악해 실효성 있는 지원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에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미국의 상호관세 도입으로 금융애로를 겪을 수 있는 국내 수출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10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기업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통해 6조4000억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특별 금리 인하 쿠폰을 지급해 국내 산업 지원을 도모한다. KB금융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총 8조원 규모의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영업점 전결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기존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고, 국가 주력전략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등을 위한 '한시 특별 금리우대 프로그램'도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한다. 하나금융지주 주요 관계사인 하나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총 6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기존에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을 3조원 증액하고, 3조원 규모의 '금리우대 대출'을 신규로 추가 지원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국정공백·美 관세충격 가해진 금융시장…긴장 커지는 은행권

탄핵 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잠시 안도감을 찾았던 금융시장에 국정 공백과 미국발 관세 충격이 가해졌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산업계 금융지원 요청에 따른 조 단위 지원과 기업 연쇄부실 우려에 따른 리스크 대응에 나서야 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미국 상호관세 대응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비상 대응체계는 지난 주말 시작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따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즉각 가동에 나선 것이다. 당국은 매주 이 원장 주재 회의를 개최하며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 준비에 돌입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시장은 조기 대선 시행 시기까지 국정 공백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가 곧바로 국정 공백에 처하면서 경제 정책의 연속성 약화와 시장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은행권은 전날 미국의 상호관세 폭탄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화 조력을 위해 긴급 투입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7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함께한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지주사와 정책금융기관이 중심이 돼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기업 등 실물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수출기업 및 협력 업체의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필요한 자금 공급과 지원이 적시에 이뤄지도록 각별히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수출기업과 협력 업체에 대한 자금 공급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 요청 대응으로 즉각 26조원 규모의 수출기업 금융 지원 방안을 냈다. 전날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을 통해 총 8조원 규모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수출 타격을 입는 중기·소상공인에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같은 날 신한금융그룹도 국내 수출기업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10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계획을 밝혔다. 우리금융은 비상경영태세로 전환하고 '상호관세 피해 지원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관세 충격이 큰 수출입기업을 최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앞서 지난 3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총 6조3000억원 규모 '긴급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소비·투자 부진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가 은행권 여파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최근 안전 자산 선호 흐름이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도 급락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이던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32.9원 내렸지만 7일 장 시작부터 전 거래일 대비 27.9원 뛴 1462.0원에 출발해 한 때 147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 상승은 기본적으로 은행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BIS기준 총자본비율이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관세 전쟁으로 환율이 치솟으면 또 다시 은행 건전성을 건드리는 악순환으로도 이어진다. 관세 태풍을 맞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실에 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은행권 충격파가 예상된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 따르면 최근 기업신용평가 B등급 기업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B등급 기업은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회사다. 이들 회사가 무더기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면 금융사들도 심각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은행권은 자동차와 같이 관세 영향을 받는 산업군을 중점 관리업종으로 설정하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신 집중도 완화와 연체 관리 강화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업계는 산업계와 소상공인 금융 지원이라는 실질적인 대책부터 미국발 관세 전쟁 등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로 당분간 긴장 모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굵직한 수출기업의 줄타격 등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따라 은행의 긴급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관세전쟁에 따른 산업계 타격과 기업들의 부실 문제도 커질 수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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