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부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고려해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혜를 극대화시키고자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맞춰 배터리업계는 물론, 소재 부문 등 관련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 역시 보폭 넓히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을 둘러싸고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LG화학은 얼마전 4대 배터리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가운데 3개 분야로 발걸음을 옮기며 소재사업 역량 강화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최근 중국 화유코발트와 총 1조2000억원을 들여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오는 2026년까지 연 5만t 양산 능력을 확보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연 10만t 규모의 전구체를 이곳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다. 양극재와 분리막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충북 청주와 중국 취저우에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양극재 구미공장이 부분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분리막 역시 충북 청주와 중국 우시,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에서 독자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화학이 소재 부문에 주력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각지에 공장을 늘려가며 배터리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LG엔솔이 지닌 공장으로는 북미지역 내에선 미시간주 단독 공장 및 GM 과 합작한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1 공장이 운영 중에 있으며 이외 증설 중인 얼티엄셀즈 테네시 2공장 및 미시간 3공장, 혼다와 합작한 오하이오 공장,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온타리오 공장, 애리조나 단독 공장 등이 있다. ‘철강’ 대표 기업으로 꼽히던 포스코도 배터리 소재 사업에 광폭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엔 일본 완성차 혼다와 ‘전기차 사업에 대한 포괄적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양·음극재, 전고체전지용소재, 리사이클링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로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비중을 키워 나가고 있다. 현재 롯데 화학부문에서 롯데알미늄은 양극재용 알미늄박,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용 분리막과 전해액 유기용매를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향후 스페인, 미국에 공장을 신설해 생산량을 2027년까지 23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정부의 지원 계획이 발표된 만큼, 기업들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제조 외에 동박 등 배터리 소재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개최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한 향후 5년간 7조원 규모로 대출과 보증 지원 △이차전지용 광물 가공 전체로 세액공제 인정 범위를 확대 및 기간 연장 검토 △배터리 소재 등 국가첨단전략기술 보유 기업이 산업단지 내 투자할 경우 법정 용적률 상한을 1.4배까지 확대 등을 발표하며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역량 결집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증가 전망으로 배터리 사업 강화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소재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려는 움직임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구광모 구광모 LG 대표가 17일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