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기술동맹’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완성차업계와 기술 협력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나가는 것은 물론,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이 각각 한화, 현대자동차, 미국 GM사 등 이종업계와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기아는 전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SK온과의 북미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안건을 승인했다. 투자 총액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6조5000억원 규모로, 지분은 양측이 50%씩 보유한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이 투자 총액의 50%를 절반씩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합작법인의 차입으로 조달한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지난해 11월 북미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오는 2025년 하반기 가동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35GWh는 전기차 약 30만대분에 해당한다. 양사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배터리셀 현지 조달을 안정화해 미국 전기차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삼성SDI 역시 미국 완성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삼성SDI는 GM과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현재 합작 법인의 위치 등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규모는 연산 30GWh 이상 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번 GM과의 동맹으로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에 이어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한화그룹 에너지 3사(한화큐셀·한화모멘텀·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관련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동맹을 맺은 바 있다. 한화가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및 이와 연계된 ESS, 미래 모빌리티 핵심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LG엔솔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한화 측은 LG엔솔과의 협력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기술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양광과 ESS 뿐 아니라 에너지 EPC(설계·조달·시공) 분야에서도 사업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LG엔솔도 한화와 함께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이번 협력으로 각 사의 배터리 관련 사업의 경쟁력을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LG엔솔은 미국 태양광 및 ESS 사업 관련 고객가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고객에게 친환경 에너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삼성SDI-GM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