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세계 주요 석유기업들이 에너지대란에 따른 고유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당분간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 등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탈탄소화 전환을 위해 석유 개발과 생산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천연가스 관련 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당초 탈탄소화 시대에 대응하고자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석유자산을 매각하고 액화천연가스(LNG) 판매와 재생에너지 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하려던 미래 전략이 에너지대란에 다소 늦춰진 셈이다. 12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가스 상류부문(연료부문) 투자 현황과 석유 메이저 기업의 투자 전략’ 보고서는 이같이 분석했다. 에경연에 따르면 산유국 국영석유기업과 주요 석유메이저들은 석유·가스에서 재생에너지·수소·탄소포집저장기술(CCUS) 등 신재생에너지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비용 부담이 크거나 열악한 채굴조건을 갖춘 매장지 개발사업을 크게 축소한다는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유럽국가 정부들이 석유·가스 기업들에 상류부문 투자와 증산을 요구하는 만큼 입장이다. 상류부문이란 석유 자원에 대한 탐사와 개발, 생산 등을 뜻한다. 올해 석유·가스 연료부문 총투자는 전년대비 10% 증가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투자 증가분이 개발비용이 오른 부분을 상쇄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에경연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생산비 감축을 추진하면서 석유·가스 상류부문 투자사업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생산량 증가보다 생산비 감축에 주력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지난해 석유·가스 생산량 수준(약 370만 boe/d)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후 2040년까지 석유·천연가스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면서도 석탄을 대체하고자 천연가스 발전 및 산업부문에 집중할 전망이다. 셰브론은 앞으로도 석유·가스 상류부문 자산을 핵심 자산으로 여기며 상류부문 투자를 계속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개발·생산 관리의 디지털화와 채굴 기술 개발 등으로 생산비를 줄이면서 석유·가스 생산을 늘리기 위한 상류부문 투자전략을 추진한다. 셰브론의 석유·가스 생산량은 오는 2025년까지 증가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쉘은 천연가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석유·가스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규모를 일정수준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2025년 이후부터는 고위험 매장지 개발 투자를 중단하고 미래 주요 투자분야를 기존 석유·가스 상류부문에서 재생에너지·에너지 솔루션·판매 부문으로 바꿀 계획이다. 쉘은 석유·가스 상류부문 투자 비중은 2020년 42%→2025년까지 30~40%→2025년 이후 25~30%로 조정하고 LNG 트레이딩 사업을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BP(British Petroleum)는 생산비 감축을 목표로 신규 탐사 대상지역을 제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석유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는 생산비 감축과 천연가스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석유·가스 상류부문 투자를 늘려 생산량을 증대할 계획이다. 다만 오는 2025년까지 석유·가스 상류부문 투자 비중과 LNG 및 재생에너지 개발·발전부문 비중을 각각 50%로 구성했다. claudia@ekn.krclip20220908174238 해외 천연가스 생산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