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대통령 탄핵에 에너지 공공기관장들 긴장…“알박기 물러나라” vs “임기보장 필요”

에너지 공공기관장들이 임명권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임기 완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당시에도 임기가 남았던 에너지 공기업 사장단이 일괄 사표를 내고 물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이른 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큰 곤욕을 치룬 적이 있고, 공공기관장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어 윤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을 강제로 사퇴시킬 순 없다. 오는 10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국정감사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권이 교체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임명한 공공기관 사장단에 사퇴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 사장단에 사퇴를 강요한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탄핵 전부터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겠다"며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이는 기존 기관장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는 최근 “탄핵 정국 이후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가 15개 기관에서 63명이 임명됐고, 41명은 공모 중"이라며, 전방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에너지 관련 기관에서는 탄핵 정국 이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 이주수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한전KPS와 한국전력기술의 경우 정치인 출신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 최종후보자로 선임된 후 여전히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취임한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 사장들도 2년 반의 임기가 남아 있다. 이들 사장단의 임기는 차기 정권에서도 상당 기간 겹쳐져 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은 신임 기관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들 역시 여당 정치인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적과 탄핵으로 인해 이들 기관장 선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임 중인 기관장들의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2022년 8월 22일 취임)은 올해 8월,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2022년 11월 29일)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2022년 12월 9일 취임)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연임이 유력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2023년 9월20일 취임)은 내년 9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윤 정부 임기까지 모두 지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도 곧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진두지휘하던 동해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전력기술의 경우 김태균 한국전력 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해 11월 초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최종 후보로 통보받았으나 지난해 말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과 맞물리면서 임명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최근 임시주총에서 이은권 신임 사장 선출 건이 의결됐으나, 아직 한덕수 대통령직무대행의 최종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도 최종 1배수 인물에 대한 한 대행의 최종 임명만 남은 상태다. 현재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기관들은 오는 6월 대선 이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이미 임명된 사장들의 임기가 보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측은 '탈(脫)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공공기관장들의 사직을 압박한 '블랙리스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블랙리스트란 '국가 권력이 정책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등의 부당한 이유로 특정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든 명단'을 말한다. 윤 정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한 여파로 지난 정부 후반부에 임명된 공기업 수장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물러나지 않고 임기를 마쳤거나 아직 임기가 남은 기관장들은 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탄핵으로 인해 국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정권을 차지할 가능성도 높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미리부터 압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임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한전과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동서발전과 남동발전 등 여당 정치인 출신 기관장들은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사퇴 압박을 비롯한 공세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쳤기에 공기업 사장단도 임기를 채울 수 있었다"며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됐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 사장단이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이라 사퇴압박은 더욱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에너지정책은 일관성,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권에 상관없이 수장을 계속 유지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지역냉난방 열요금, 지역난방공사보다 저렴해진다···업계 불만 나올 듯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의 열요금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요금보다 최대 5% 더 저렴해진다 열요금 인하 및 원가 공개 압박이 커지면서 일부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냉난방 열요금 산정기준 및 상한 지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오는 7일부터 2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산업부는 지금까지 지역냉난방 열요금 상한선을 지역난방공사 요금의 100% 혹은 110%로 정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한선을 98%까지 낮춘다. 내년에는 97%, 2027년까지는 95%로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2년 후에는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이 열요금을 지역난방공사 요금의 최대 95%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원가가 많이 들어갔다면 원가 관련 자료 증빙을 통해 기존처럼 지역난방공사의 최대 110%까지 요금을 받을 수 있다. 집단에너지사업편람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열생산량 기준으로 전체 지역냉난방 시장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서울에너지공사, GS파워 등 공기업이나 사기업이 나눠 먹는 구조다. 산업부는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기로 전기판매매출을 늘릴 점을 고려해 지역난방공사보다 열 요금을 더 낮추도록 상한 구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즉 지역냉난방 사업자들은 본래 열을 파는 사업자이나 열 생산 과정에서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설비를 다수 갖췄고 전기판매사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보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23년 기준 지역냉난방 사업자의 총 열생산랑중 열병합발전(CHP)가 차지하는 비율은 49.3%에 이른다. 나머지는 열생산량은 하수열, 소각열, 산업폐열 등 외부수열로 거의 채웠다.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을 집단에너지라고 일컫는다. 일부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의 불만이 예상된다. 이들은 집단에너지가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전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또한, 수요지 인근에 집단에너지 시설을 돌려 송전망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어 집단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아 한다고 주장한다. 집단에너지협회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을 지원하고 탄소배출권 확보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요금 상한선을 낮추는 정부 조치는 집단에너지를 지원한다는 정책과 역행한다.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국민에게 저렴한 열요금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집단에너지를 더욱 지원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처럼 지역난방공사의 요금보다 더 많이 받으려면 원가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불만이다. 원가는 사업상 기밀에 속하다는 이유다. 산업부도 이같은 업계 불만을 고려해 개정안에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의 용도외 사용금지를 고시에 반영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회 “민감국가 지정, 원전산업에 중대한 영향 없을 것”

국회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이 우리 원전시장이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의견을 내놔 주목된다. 다만 국회는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지정 사유를 정확하게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4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이슈분석을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이 △체코원전 수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실증 △전력설비 업계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중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회는 이 같이 평가한 근거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체코원전의 경우 현재 최종 계약 막바지 단계로, 큰 틀에서 협상을 마무리하고 세부 조율 단계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당초 체코원전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던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공사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 사이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올해 1월 양측이 합의함에 따라 우려했던 점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국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초래된 국정 혼란으로 인해 원래 목표했던 3월 계약이 4월 또는 5월로 연기될 가능성은 있으나, 민감국가 지정이 한국과 체코 간 원전 계약 성사 여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실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도 민감국가 지정에 따른 중대한 영향에서 피해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5~2036년 사이 필요한 신규 발전설비 중 680MW를 SMR 상용화 실증 1기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한수원·산업체가 공동으로 혁신형모듈원자로(i-SMR)를 개발 중이다. 민간에서도 SMR을 활용한 발전·열 생산 등의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SK·GS·두산 등 다수 국내 사업개발·제작·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이 미국 뉴캐슬,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 미국의 민간 SMR 설계 기업과 공동역량 확보 및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또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와 양자회의 및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등을 통한 다자협력을 통해 SMR 안전규제를 마련 중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다각도로 반영되면서 민감국가 지정에 따른 국내 원전산업에 대한 영향을 줄일 것으로 국회는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전력설비 분야의 높은 기술경쟁력도 민감국가 지정으로 인한 중대한 영향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망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전선 등 전력설비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민감국가 지정이 우리나라 전력설비 업계의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는데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측은 밝혔다. 민감국가 지정이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이루어진 데다, 미 에너지부 내 일부 관련 부서만 공유한 비공개 사안이라는 점도 그 자체로서 한국 산업에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회는 보고서를 통해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는 지정 사유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며 “국제 공동연구에 대한 보안 규정을 강화하고, 국제협력 및 리스크 대응을 위한 상시적인 부처 간 협업 체계 마련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독일,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속도 높인다…2050 넷제로 향한 숙제는?

전력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서온 독일이 이제 열에너지(난방·산업열) 부문의 탈탄소화라는 구조적 난제에 직면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온실가스 배출의 약 40%가 열에너지 사용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아직 전환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이에 지역난방 체계 개선, 재생열 활용, 수소 기반 기술 적용 등 보다 정교한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25-5호'에 따르면 독일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열에너지가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약 40%가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이다. 이는 전력 분야의 탈탄소화 진전과 대조적으로, 열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보고서는 특히 독일의 열에너지 탈탄소화가 지연되는 구조적 배경으로 △기존 열공급 인프라의 노후화 △산업 및 건물 부문의 분산 구조 △재생열 활용률의 낮은 수준 등을 지적한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가정용 난방에 천연가스를 주로 사용해 왔고 산업 부문에서도 고온 공정에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독일 정부는 '에너지 전환(Energiewende)' 전략의 일환으로 열부문 전환을 위한 3대 정책 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기존 보일러 시스템을 전기히트펌프나 바이오에너지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지역난방망을 저온 방식으로 고도화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또한 태양열·지열 등 재생에너지원을 난방열로 활용하는 기술 개발과 실증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수소 기반의 고온 열공급, 스마트 제어를 포함한 열망 최적화 기술, 그리고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 도입이 향후 열부문 탈탄소화의 핵심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기술이 아직은 상용화 초기 단계고 설비 투자 비용과 제도적 인센티브 부족이 확산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독일은 열부문에서의 탈탄소화가 전반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결정적 변수"라면서 “전력 위주 정책을 넘어서 난방, 산업 열, 건물 구조에 맞춘 맞춤형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윤석열 파면] 체코원전 수주·CF100 차질 빚나…기후에너지 정책 확 바뀔 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후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개편이 예상된다. 윤 정부가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던 원자력 발전 중심의 'CF100'(사용전력의 100%를 무탄소에너지로 조달)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체코원전 등 해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도 위태롭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파면의 효력은 선고 즉시 발생,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직위를 잃었다. 대통령 자리가 비워진 만큼 오는 6월 초 대통령 선거가 치뤄질 예정이다. 정권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교체되면 윤 정부서 추진해온 정책은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에서 원전과 수소를 추가한 CF100을 강조해왔다. 태양광과 풍력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RE100이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CF100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다면 RE100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권 교체 시 CF100이라는 단어가 정부 정책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외교력을 집중하며 총력전을 벌여왔던 체코 원전 수주전도 불확실성이 깊어졌다. 최근 본계약을 앞두고 실무 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었지만, 국내 정치 불안정 상황이 길어질 경우 계약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면서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정권이 바뀔 경우 체코 정부가 우리나라 정부의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전 산업계는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장기적인 정책 연속성과 대외 신뢰 회복을 위한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원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일관성 문제는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원전 최강국을 기치로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수정하며, 국내 원전 신규 건설과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계속운전)을 적극 추진해 왔다. 하지만 원전 계속운전과 같은 정책 기조 유지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 불안정이 원전과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정책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산업계와 정부 간 유기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2대 총선부터 '2040년 탈석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터라, 탈석탄이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석탄과 원전 대신 재생에너지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게 되는 것이다. 동해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도 계속 추진될지 미지수다. 지난해 6월 윤 전 대통령은 첫 번째 국정브리핑에서 직접 동해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동해에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월 6일 발표한 1차 시추 탐사 결과에서는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만 7개 유망구조 중 1개 구조 시추만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추가 시추를 계속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시추 한 번에 최소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어떤 정부가 출범하냐에 따라 계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립하는 과제는 다음 정부 몫으로 넘어갔다. 민주당에서 윤 정부의 NDC보다 더 강력한 목표를 제시한만큼 정권 교체 시 더욱 과감한 NDC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환경 정책 중에는 윤 정부서 추진한 14개 기후대응댐 사업에도 일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14개 중 총 9곳을 확정했는데 추가 5곳 확정을 위해 주민 설득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정감사 등에서 기후대응댐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제기를 한 만큼, 5곳 추가 확정을 위한 동력을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환경단체선 윤 대통령 탄핵을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력을 키울 계기로 보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윤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청정 산업·기술로 도약하는 목표와 실행을 통해 '기후악당'이란 오명을 벗고 '기후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성·이원희 기자 jjs@ekn.kr

AI, 에너지 산업의 ‘양날의 검’…전력폭증과 탈탄소 기로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은 에너지 수요를 폭증시키는 위협 요인이 되는 동시에, 산업 전반의 효율성과 탈탄소화를 가속할 수 있는 잠재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25-5호'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발전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전력 소비 증가라는 도전 과제와 동시에 에너지 효율 개선이라는 기회를 병존시키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에너지 패러독스'로 정의하며, AI 기술의 확대가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전체 전력소비의 약 6070%는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AI가 작동하는 '모델 배포(deployment)' 단계에서 발생하며, AI 학습 단계에서도 약 2040%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는 2023년 대비 2030년까지 2.5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센터는 중소 도시 단위에 필적하는 수준의 전력을 요구하며, 전력망 부담과 지역 인프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AI는 역설적으로 산업현장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건물 냉난방 시스템, 제조공정, 물류 운영, 전력망 제어 등에서 AI 솔루션을 적용한 사례들은 최대 60%까지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버진미디어 O2는 AI 기반 냉각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해 냉각 전력사용을 15% 절감했고, 슈나이더 일렉트릭 인도 하이데라바드 공장은 AI·IoT 기술을 활용해 전력소비를 59%, 온실가스 배출을 61% 저감했다. 보고서는 AI의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불필요한 데이터를 정리하는 '다크 데이터' 관리 △고효율 반도체·냉각 시스템 도입 △AI 서버 입지 및 설계 전략 개선 △가상화 및 동적 전력관리 등의 기술·운영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다크 데이터는 전체 저장데이터의 60~75%를 차지하며, 이를 제거하거나 재활용하면 막대한 전력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는 전력망 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스마트 그리드 기반의 전력수요 조절 △저장시스템 운영 최적화 △정전 예방 등 다방면에서 기후 대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 통신사, 전력회사 등에서 AI를 활용한 운영 효율화로 수십 퍼센트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과 비용 절약 효과를 실현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AI의 성장과 에너지 시스템의 안정성 간 균형 확보가 시급하다"며 탄소중립 전력원 확보와 전력망 강화, 저장기술 투자, 국제 협력 기반의 기술 표준화가 함께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AI 인프라 확장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인기 없는 美 알래스카 LNG…트럼프, 관세로 강매 나서나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마케팅을 위해 아시아 순방에 나선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대만에서만 의향서를 체결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사실상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제성,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미국이 아시아 무역상대국을 상대로 관세 압박을 높일 경우 협상을 위해 마지못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미 협상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라서 한국, 일본, 대만이 뭉쳐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3일 로이터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대략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의 알래스카 LNG 마케팅을 위한 아시아 순방에서 사실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귀국했다. 알래스카주는 첫 방문지인 대만에서 공기업 CPC사와 알래스카 LNG 구매 및 사업 참여에 관한 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이후 방문지인 태국, 한국, 일본에서는 의향서조차 체결하지 못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에서 2번째로 LNG를 많이 수입하는 오사카가스의 마사타카 후지와라 사장은 “미국에서 갑자기 LNG를 더 많이 구매하라는 요청을 받더라도 즉시 구매할 여력이 없다"며 알래스카 LNG에 참여 계획이 없음을 설명했다.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는 대만 CPC사와의 의향서 체결 이후 그의 소셜미디어 X계정에 관련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태국 주미대사와 함께 찍은 사진만 올렸을 뿐 별다른 소식을 올리지 않았다. 이를 미뤄보면 한국, 일본, 태국에서는 의향서 체결 성과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던리비 주지사는 한국과 일본에서 최소 의향서 정도는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LNG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2,3위 국가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미국 트럼프 정부로부터 강력한 관세 압박을 받고 있기도 하다. 던리비 주지사는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알래스카 LNG 구매 및 프로젝트 참여는 미국 관세 협상과도 연결돼 있다"며 노골적으로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LNG 물량을 구매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알래스카 LNG에 참여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불확실한 경제성이다. 알래스카 LNG의 사업비는 440억달러(약 64조원)이다. 최대 난관인 1300km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북극의 추운 날씨로 인한 건설 어려움과 환경보호대책 등을 감안하면 사업비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두 번째는 LNG 수요 감소이다.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시기는 빨라야 2030년이고, 실 가동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 전 세계가 탄소감축에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도 탄소감축에 따라 뚜렷한 LNG 수요 감소세를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LNG 수입량은 지난해까지 계속 늘었으나 올해 1~2월에는 전년보다 14.2% 감소한 777만톤을 기록했다. 일본 LNG 수입량은 2015년 8851만톤에서 2024년 6589만톤으로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세 번째는 확실한 대안이 있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LNG의 가장 강점은 지정학 리스크가 큰 병목구간을 지나지 않고 아시아로 7~8일 안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 본토산 LNG는 파나마운하를 거쳐야 해 20일가량이 소요된다. 중동산 LNG는 30일가량이 소요되고, 이란과 맞닿은 호르무즈해협도 거쳐야 한다. 던리비 알래스카주지사가 중동산과 비교할 때 가장 강조하는 점이다. 그런데 알래스카 LNG의 강점을 똑같이 가진 대안이 나타났다. 캐나다이다. 캐나다는 모든 천연가스를 미국으로만 수출했는데, 올해 중반에 서부 해안에 첫 LNG 수출기지인 LNG캐나다를 준공할 예정이다. LNG캐나다는 알래스카 LNG보다 조금 더 긴 약 10일이면 아시아 공급이 가능하고, 역시 병목구간이 없다. 캐나다 정부는 아시아 수출을 목표로 연 1400만톤의 제1 LNG캐나다를 준공하고, 이어 같은 물량의 제2 LNG캐나다도 착수할 계획이며, 추가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LNG캐나다에는 한국가스공사(지분 5%)를 비롯해 중국 페트로차이나,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일본 미쓰비시, 영국 쉘이 참여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이를 대체할 대안도 확실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국가들은 특별히 참여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무역흑자국을 상대로 강력한 관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던리비 주지사의 말대로 알래스카 LNG가 관세 협상과 연결돼 있다면 한국, 일본은 경제성, 필요성이 없더라도 협상을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저의 개인 분석과 미국 인맥으로 알아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개발에 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1기 때도 개발 의지가 있었고, 2기 때는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트럼프 정부는 단순히 LNG사업만 보는 게 아니라 알래스카 전체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북극항로 패권 확보와 맞닿아 있다. 그 첫 출발이자 핵심을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어 “한국, 일본,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관세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3국은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알래스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서 협상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임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일본, 대만이 각기 미국과 상대하기는 힘들다. 3국이 뭉쳐서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사업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차기 정권에서도 사업이 이어진다는 연방정부의 개런티, 엑슨모빌 등 미국 에너지 기업의 참여, 강관 공급 등 참여국의 확실한 몫에 관한 약속이 필요하고,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참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2025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수상자 발표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2025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공모 결과 경북도청과 나주시청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달 14일까지 진행한 공모전의 응모작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심사위원회의 공정하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2025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은 기후변화로 인한 에너지 고비용 시대에 에너지취약계층의 건강과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ESG 및 나눔 문화기부 등으로 적극 실천하고,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에너지 나눔 문화를 실천한 기업 및 단체 등의 우수사례를 발굴해 알리고자 지난해 제정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입니다. 시상식은 오는 9일 14시 에너지경제신문사에서 진행됩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형산불 안심하긴 일러···건조 날씨에 전국 각지서 소규모 산불

건조한 봄철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국 각지 산림에서는 지금도 소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산불로 기록된 '경북 산불'을 제압했다고 안심하기는 이른 것이다. 3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 화성, 경남 진주·고성·거창·함양, 경북 영양, 전북 무주·완주, 대구 군위, 충북 영동, 충남 공주, 부산 사상 등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주불은 대부분 하루 안에 진압됐으나 계속되는 산불로 산림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경남 거창 북상면 갈계리 산 22에서 발생한 산불은 완진에 3시간 32분이 소요됐다. 산불 진화를 위해 진화헬기 15대, 진화차량 22대, 진화인력 275명이 투입됐다. 같은날 전북 무주 적상면 북창리 산 71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진압하는 데 2시간 22분이 걸렸다. 해당 산불로 인해 인근 요양원 주민 37명이 대피했다가 복귀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경남 진주 명석면 용산리 산 51-1 일원에서 지난 1일 발생한 산불은 진화에 1시간 24분이 걸렸다. 진주 산불은 예초기 작업 중 발생한 화재가 원인으로 추정됐다. 지난 2일 경남 함양 서하면 봉전리 1405-1 일원에서 발상한 산불은 차량 화재 비화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이들 산불이 발생한 원인 및 피해면적 등을 정확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까지 건조한 봄철 날씨가 계속되면 작은 산불이 경북산불처럼 대형산불로 번질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과 오는 5일 전국에서 비가 내리겠지만, 건조한 날씨를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남과 호남지역에서는 그리 많은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상청은 이번주 대기가 건조한 날이 많아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작은 불씨도 소홀히 할 경우 대형산불로 확산위험이 있으므로 불씨 관리에 철저를 기할 것을 당부드린다"며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산불이라도 산불원인 행위자는 산림보호법 제53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인터뷰]육동한 춘천시장, “탄소중립 실현은 선택이 아닌 필수…탄소중립 선도도시로의 도약”

춘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기후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탄소중립 실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춘천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탄소중립 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춘천시의탄소중립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육동한 시장은 '시민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 친환경 대중교통 확대, 스마트 그린도시 조성 , 통합바이오가스화 설치,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시민참여형 환경보호 사업 등을 통해 춘천을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춘천시가 만들어가는 탄소중립 도시의 미래 그리고 그 비전과 실천방안 등 육동한 시장이 구상하는 탄소중립 정책의 내용과 목표,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들어본다. 육동한 시장과의 일문일답 -춘천시 탄소중립 도시 조성을 위한 2050년까지 151만톤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했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춘천시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192만 톤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36%에 해당하는 69만 톤을 감축하고, 2040년까지 105톤을 감축한 후 2050년까지 151만톤 감축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건물, 수송, 농축산, 폐기물, 흡수원 등 핵심 5대 분야에서 23개의 세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춘천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탄소중립 녹생성장 기본조례'를 제정해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시민과 기업, 행정이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탄소중립은 세계적 흐름에 따라 반드시 실현해야 할 책무다. 기후위기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하고 시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춘천시는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수소복합지구 구축,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그리고 정원도시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원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춘천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또한 도시 내 녹지를 확대하는 정원도시 조성을 통해 도심 속 탄소흡수원을 강화하고 자연 기반 해결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성장이 국가 어젠다로 제시됐지만, 실질적인 탄소중립 전략 수립과 실행에는 미흡한점이 있었다. 한국은 당시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제라도 춘천시장으로서 지방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추진 중인 탄소중립 관련 주요 정책이나 사업, 그리고 탄소감축 활동의 성과를 꼽자면 ▲춘천시는 에너지, 교통, 폐기물 처리, 1회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업 중 하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이다. 동면 지내리 일원 81만 6000㎡ 부지에 수열에너지 기반의 데이터센터(240㎿ 규모)와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며, 2024년 착공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열에너지는 강이나 호수 등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물을 활용해 냉난방을 공급하는 기술로 전력 소비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비 절감과 친환경 스마트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 감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춘천시는 2050년까지 산업단지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과 재생에너지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관련 정책을 본격화했다. 2026년부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500MW를 산단과 지역에 공급해 탄소배출량 151만 t 감축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목표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2024 제1차 미래지역 에너지 생태계 활성화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활용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총 15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제2차 공모 신청을 완료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친환경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내면 학곡리에 조성 중인 수소교통복합기지는 202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형 수소차량 충천 인프라와 500K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를 포함할 예정이다. 친환경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올해까지 약 17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1013대와 수소차 79대를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2022년 공모사업에 선정된 공공열분해시설 사업을 2026년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또한 다회용기 활성화 사업으로 '춘천 E컵 지원사업'(30개 가맹점 확보, 7만5260개 일회용컵 대체)과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업'(4개소 운영, 378만9170개 다회용기 사용)을 실시하며 폐기물 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탄소배출권 관리에서도 성과를 냈다. 춘천시는 지난 2년간 배출권이 부족해 4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추가 구매하는 등 재정적 부담을 겪었다. 장기적인 감축 정책을 통해 올해 약 1만4000톤의 배출권을 확보했으며, 2449톤을 판매하고 1만 2444톤을 이월할 계획이다. 탄소배출권 확보는 단순한 재정 절감이 아니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필수적 조치로 평가된다.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친환경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실질적인 감축 방안을 추진하며 배출권 절감 효과를 극대화해 친환경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춘천시는 '호수정원 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154억원을 투입해 상중도 일대 청정 수변 생태자원을 활용한 호수 지방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탄소 흡수원 역할을 수행하며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춘천시는 지난해 한수원과 재생에너지 기반 자립형탄소중립 도시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는데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방안은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및 산업단지의 RE100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수원, 강원연구원 등과 협력해 재생에너지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단지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개편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한수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춘천시는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자립도시 조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춘천을 첨단 지식산업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강원연구원과 협력해 산업단지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개편하고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 16개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신규 조성 중인 산업단지(수열에너지클러스터, 기업혁신파크, 거두 일반산단)를 RE100 산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공모에 선정, 국비 14여억 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총 36억원의 에산을 투입해 주택·건물·공공시설 등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총 274개소에 태양광·태양열·지열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함으로써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동시에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긴다는 목표다. -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연구기관, 시민사회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과제이다. 효과적인 협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방안이 있다면 ▲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환경공단, 한국수자원공사 및 지역대학과 협력을 강화하며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그린산단 조성, 바이오가스화 시설 구축, 수열에너지클러스터 및 탄소제로 놀이터 조성 등 다각적 탄소 감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협력해 스마트 그린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이 사업은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을 구축 및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도입을 목표로 하며 2029년까지 후평산업단지를 거점으로 거두·퇴계·창촌농공단지 등 11개 산업단지를 연계해 추진한다. 또한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칠전동 하수처리장에 '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한 열병합 발전 및 수소 생산을 추진해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지난 20일 시는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면담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양강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너울숲공원 내에 2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 자재로 '탄소제로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다. 친환경 놀이공간으로 탄소중립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춘천시는 국가 및 강원도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과 연계해 '제1차 춘천시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지역 맞춤형 감축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산림청을 방문해 호수정원 조성과 정원산업박람회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 또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순환형 매립시설 정비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앞으로도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탄소중립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며 친환경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춘천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탄소중립을 추진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시민들의 인식변화를 꼽았는데 시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시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큰 과제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탄소중립지원센터에서는 연구사업과 정책 수립, 시민 인식 제고 활동을 통해 지역 중심의 탄소중립 이행을 선도하고 있다. 또 지난 2023년 4월 넷제로(Net-Zero)선포식에서 시민과 함께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종교, 정파, 단체, 연령 구분없이 한마음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시는 탄소중립 정책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일상행활에서 가장 가까운 문제,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활속에서 작은 실천이 쌓여야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원칙 아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함께 만들어가겠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일상 속 실천을 통한 변화를 유도하는 시민참여형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가정과 상가에서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을 절감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포인트제'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태양광·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유자 및 친환경자동차 소유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소양에너지페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또 시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버스 이용의 날'로 지정하고 시청 직원들이 솔선수범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친환경 교통문화 확산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을 비롯해 공유형 전기자전거 시스템 구축, 배터리 공유 스테이션 운영 및 도시의 탄소저감 활동 기록을 데이터허브 플랫폼에 기록해 교통혼잡 완화, 소음감소,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고 대중교통 수단도 단계적으로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탄소중립지원센터의 시민교육과 자원순환 캠페인을 확대해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책임 의식을 높이고, 폐기물 감축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춘천 시민들에게 탄소중립과 관련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육 시장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으로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소비 선택 등을 제안했다. 특히 탄소중립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이며,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책임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이며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탄소중립 도시 춘천을 완성하는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ess003@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