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동해심해가스전의 대왕고래 구조를 시추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 사진=한국석유공사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이 자칫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석유공사가 투자유치 입찰을 통해 해외 메이저인 B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정부가 마지막 단계인 광권계약을 계속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선정이 늦어질 수록 해당 사업과 우리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BP는 물론 다른 메이저들까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한국석유공사가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유치 입찰에서 영국계 석유메이저인 B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최종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조광권 양도에 대한 인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저광물자원 개발법 제6조를 보면 조광권자가 이를 양도할 시에는 산업통상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돼 있다. 본 조광권자인 석유공사가 이를 BP에 양도하기 위해선 산업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장관이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자원업계에선 아리송하다는 표정이다. 정권 초기만 해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의 추가 시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 기조대로라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벌써 끝났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 장관의 기조가 살짝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과 중복돼서 진행되던 국감에서 석유공사와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앞서 약간의 불미스런 이슈가 있었다. 산업부가 최종 인가도 내주지 않았던 지난 20일 다수의 언론 매체들이 석유공사의 투자유치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BP가 선정됐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 소식을 접한 김 장관은 언짢은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김 장관은 24일 국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산업부는 바보 같다.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길래 피감기관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직원들에게) 엄중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달이 다된 지금까지 김 장관은 인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슈에는 김 장관의 오해 측면이 있다. 석유공사가 언론플레이로 기사를 낸게 아니라 국감에서 의원 질의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의 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국감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자료요구 질의에서 “1차 이어 2차 탐사시추 국제공모에 복수의 메이저 업체가 입찰했다고 알려졌다. (석유공사가) 지난 주에 심사를 완료해서 우선협상대상업체가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미 BP가 유력한 후보로 알려져 있던 상황에서, 이 의원이 선정이 완료됐다고 발언을 함으로써 언론에는 BP가 선정됐다는 식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위를 산업부 담당자들도 알고 있었지만, 전날까지 한미 관세협상을 위해 미국에 있었던 김 장관은 귀국 뒤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국감에 출석했고 여당의원으로부터 이 같은 문제를 지적받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게 됐다.
문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늦어질 수록 BP를 비롯해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에 관심을 보이던 메이저업체들이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자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3월에 시작해 9월에 마감됐다. 이 기간동안 BP를 비롯한 여러 메이저들이 인력과 돈과 시간을 투자해 동해심해가스전 탐사자료와 1차시추 결과를 분석했다. 그런데 정부가 별다른 이유없이 최종 선정을 늦추게 되면, 이번 정부는 추가 시추에 별로 관심이 없구나라는 시그널을 주는 꼴이 된다. 안그래도 리스크가 큰 사업인데, 정부까지 관심이 없다고 하면 투자자로서는 참여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발을 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P는 세계 최대 석유 메이저 중 한 곳이다. 특히 심해 유가스전 개발에 특출한 실력을 갖고 있다. BP가 탐사 및 시추자료를 바탕으로 투자입찰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동해심해가스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최근 BP는 브라질 심해광구 탐사에 착수하는 등 여전히 활발히 석유가스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와 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석유, 가스량을 나타내는 자주개발률은 전체 수입량의 11%에 불과하다. 우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일본의 석유, 가스 자주개발률은 2021년 40.1%이고 이를 2030년까지 6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국 영토 내에 유가스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스라엘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유대교 국가인 이스라엘은 이슬람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어 에너지 수입에 상당히 취약하다. 그런데 2013년 많은 양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타미르 가스전 개발에 성공하면서 에너지 독립을 성취했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에너지 공급망을 철저히 방어하면서 결국 전쟁 승리까지 얻어냈다.
산업부는 석유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 풍향계] KB손해보험,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 ‘AA’ 획득 外](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20.42c36b54cdbf4b8db08a47cef94872c2_T1.jpg)


![[여전사 풍향계] 삼성카드, ‘디 아이디 퍼스트’ 출시…프리미엄 영역 할인 外](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20.f32aa6e8e5d74c59983aa4e4da224ff5_T1.jpg)





![[EE칼럼] 다시 생각해 보는 지속가능발전](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40311.590fec4dfad44888bdce3ed1a0b5760a_T1.jpg)
![[EE칼럼] 기후변화협약의 정치와 과학](http://www.ekn.kr/mnt/thum/202511/news-a.v1.20240528.6d092154a8d54c28b1ca3c6f0f09a5ab_T1.jpg)

![[이슈&인사이트] 건설안전을 뒤틀리게 할 건설안전특별법안 재고해야](http://www.ekn.kr/mnt/thum/202511/news-a.v1.20240729.c8f45b397be644c2acafb093d3ca8740_T1.jpg)
![[데스크 칼럼] ‘깐부 동맹’이 열어야 할 구조개혁의 문](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16.d11a19261b0c49eb97aefc4b006b8d2c_T1.jpeg)
![[기자의 눈] 부동산대책, 실수요자 배려해야 효과 본다](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20.710f4e5ba3f5454d85edc37966c891f6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