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가 온실가스 배출권시장의 참여자를 늘리고 거래 편의성도 개선하며 금융시장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재 톤당 9000원대인 배출권가격이 올라가면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BAM은 유럽연합 지역으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전기, 시멘트 등 6개 품목에 대해 탄소세를 매기는 규제이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을 높인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4일부터 10월 14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2025년 2월 7일 시행되는 배출권거래법에서 위임한 배출권 거래시장 활성화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규정하고,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 받은 배출권 할당취소 규정 등을 보완했다. 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 범위를 기존의 할당대상업체, 시장조성자 및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서 집합투자업자(자산운용사), 은행 및 보험사, 기금관리자 등까지 확대했다. 향후에는 개인도 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장참여자의 배출권 거래 편의성도 대폭 개선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배출권거래중개회사는 시장참여자를 대신해 배출권의 거래, 거래신고, 계정등록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배출권거래중개회사가 갖춰야 할 구체적인 요건과 역할, 준수사항 등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시장참여자의 범위 확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배출권의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막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금융감독원의 협조를 받아 시장참여자의 배출권 거래 관련 업무와 재산 상황 등을 검사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했다. 또한 배출권 거래가격의 안정적 형성을 위해 시장안정화조치 기준 일부를 최신의 가격 상황을 더욱 유연하게 반영하는 기준으로 개정·보완한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시장참여자가 확대되면 기존의 할당대상업체 위주의 폐쇄적 시장에서 개방적 시장으로 개선돼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고 배출권 가격도 합리적으로 형성돼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요 언론,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 받아 온 느슨했던 배출권 할당 취소 규정도 정비한다. 현행 시행령에서는 기업의 배출량이 할당량의 50% 이하로 감소하는 경우에만 정부가 기업에 할당된 배출권을 취소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감축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배출량이 줄어들면 남는 배출권을 판매해 일종의 부당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할당 취소 배출량 기준을 할당량의 50%에서 15%로 상향해 정부의 배출권 할당 관리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노력없이도 잉여 배출권을 판매해 이익을 얻는 등 기업의 감축 노력을 저해할 수 있는 현행 규정을 개선했다. 다만, 할당 취소 규정 강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배출량 감소 정도에 따라 구간을 나누어 할당 취소량을 달리 정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시장을 금융시장처럼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만드는 게 최종 목표이다. 현재 국내 배출권 거래가격은 톤당 9700원이다. 이는 유럽연합의 6만~7만원대비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2026년부터 유럽연합이 자국지역으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탄소세를 매기는 CBAM을 시행하면 국내 관련 수출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현지에 낼 수 있다. 그 비용은 국내 배출권가격과 현지 가격과의 차액만큼이 발생한다. 따라서 국내 배출권가격이 올라가면 해외에 내는 비용이 그만큼 줄게 되고,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영석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배출권 할당 관리를 강화해 기업이 실질적으로 배출량을 감소토록 제도를 개선하고, 배출권 시장을 금융시장처럼 개방적이고 활성화된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며 “환경과 금융을 연계한 배출권 시장이 기업이 기후기술을 도입하는데 필요한 탄소가격의 적정한 신호를 제시하고, 나아가 새로운 탄소산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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