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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하루 앞···경제계도 ‘시선 집중’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계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책 방향성이 여야 의석 수에 따라 사실상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3대 개혁', '밸류업 프로젝트'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가운데 진행되는 선거라 무게감이 상당하다. 8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각종 세금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재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속세 개편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논의가 대표적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며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대위원장은 지난달 말 유세에서 “1400만 개인 투자자의 힘이 되겠다. 금투세 폐지를 반드시 해내겠다"고 발언했다. 상속세 개편의 핵심은 과세 기준이 지나치게 징벌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대주주 할증 등을 포함해 최대 60%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기업 활동 자체가 힘들어지고 중소 업체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별세 이후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조세제도 개선과제 건의'를 통해 “지난 30년간 G7 국가는 상속세를 점진적으로 낮춘 반면 우리나라는 상속세를 높임에 따라 부의 해외이전, 편법적 탈세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과도한 상속세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투자를 유도하고 민간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세제를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투자자가 내는 세금이다. 시행 시기는 원래 지난해지만 여야 합의로 내년까지 연기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아예 폐지하고 다른 법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재계는 거대 야당이 탄생할 경우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각종 반(反) 기업 법안이 촘촘해지거나 부활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대표적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한국전력 눈덩이 적자 등도 민주당의 정책 실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야당이 또 '현금 살포' 등 포퓰리즘을 시행하면 고물가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밖에 법인세 인상, 기본소득 지급, 토지 공개념 도입 등 경제 상식을 역행하는 제도가 생길 수도 있다. 현장에서 개선 수순을 밟고 있는 민생법안들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차등지급, 대형마트 규제 완화 등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만일 야당이 '대승'할 경우 탈원전 정책 같은 정책 실패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과 정유사 등에 도입될 뻔 했던 '횡재세' 역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재추진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도 동력을 되찾을 수 있다. 수출 기업들은 여당이 대승할 경우 연구개발(R&D) 지원이나 각종 불합리한 규제 철폐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이 막대한 보조금을 뿌려 주력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생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일 발표한 '제22대 국회에 바라는 무역업계의 건의사항'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322개사 중 36.6%는 국회가 1순위로 다뤄야 하는 분야로 '정책금융'을 꼽았다. '기술·R&D(26.1%)', '규제(24.2%)', '노동(13.1%)'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경제계는 이번 총선이 현 정부 '3대 개혁' 추진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여당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연금·노동·교육 등을 발 빠르게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이에 대해 정치적 시각으로 접근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 국악사랑’ 무대에 오른다

우리 전통문화예술 지원에 앞장 서고 있는 크라운해태제과의 임직원들이 동아리활동으로 갈고 닦은 국악 기량을 기업고객들에게 펼쳐보인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사내 전통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임직원들이 펼치는 '제1회 크라운해태 한음공연'을 오는 11일 대전 예술의 전당 아트홀과 18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두 공연 모두 지역 고객들을 초청하는 고객감사 무료행사로 열린다. 공연 프로그램은 직원 40명으로 구성된 종묘제례일무 '보태평지무(희문)'를 시작으로 △가곡 평시조 '태산이 높다하되'와 남창가곡 '우편 봉황대상' △판소리 '인생백년'과 '사랑가' 떼창 △민요 '아리랑', '뱃노래' △영남 사물놀이를 차례로 선보이고, 종묘제례일무 '정대업지무(영관)'로 마무리된다. 또한, 크라운해태제과가 매주 일요일 개최하는 '영재한음(국악)회'에 출연하는 화동정재 예술단(향발무 아박무 합설), 춤빛무용단(진도북춤)도 찬조출연해 멋들어진 전통문화의 향연을 전한다. 이번 공연 무대에 오르는 크라운해태 출연자들은 사내에서 자율적으로 활동 중인 국악 동아리 소속 임직원 160명이다. 특히, 전문 국악인 못지 않은 열정으로 배우고 익혀 강사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은 직원들이 무대에 올라 전문공연 수준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라운해태 국악 동아리는 지난 2012년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8회 창신제' 무대에서 판소리 '사철가' 떼창 공연을 계기로 결성되기 시작해 이후 10여년 동안 전문강사의 강습을 받아 기량을 익혔고, 다양한 공연무대에도 올랐다. 현재 △종묘제례일무 (팔풍의 몸짓) △가곡(정가네) △판소리(판판세) △민요(민들래합창단) △사물놀이(꿈을 굽는 사물놀이) 등 5개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크라운해태는 동아리 활동 직원들이 주 1회 정도 일과시간에 진행하는 강습을 위해 각 분야의 최고 국악인을 전문강사로 지원하고, 악기와 의상 등 필요한 장비도 지원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회사 직원들이 일하는 틈틈이 배우고 즐겼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며, “고객들과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직접 즐길 수 있는 뜻 깊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복합위기 국면 지속···재계 ‘선택과 집중’ 조직개편 속도낸다

재계 주요 기업들이 조직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성장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방식이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전세계적으로 전쟁·선거 리스크 등이 커진 만큼 이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연말 인사 시즌이 끝난지 3개월여가 지났을 뿐인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계열사간 사업 부문을 주고받는 '스몰딜'을 추진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지주사인 ㈜한화가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넘기고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에 양수하는 게 골자다. 이밖에 ㈜한화의 100% 자회사인 '한화모멘텀'을 물적분할로 신설해 이차전지 장비 사업 전문화를 꾀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사업군별 전문화를 통해 각 계열사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자체 사업인 글로벌 부문 고부가 소재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그룹은 장인화 회장 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3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13개 팀을 9개 팀으로 축소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지주사의 철강·수소사업팀과 사업회사인 포스코의 탄소중립전략실이 나눠 수행하던 탄소중립 전환 업무의 주요 기능은 지주사 전략기획총괄 산하에 신설되는 '탄소중립팀'으로 합쳤다. 아울러 그룹의 새 전략 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관련 사업 기능을 전략기획총괄 산하로 이관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 관리 담당'을 신설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를 통해 지주사 조직이 슬림해지고 컨트롤타워 기능이 강화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그룹 역시 지난 2월 '형제 경영'을 위해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조직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것이다. 기존 지주사는 조현준 회장이 그대로 맡고, 신설 지주사는 조현상 부회장이 대표를 맡게 된다. 효성그룹 측은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회사 분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달 29일 별세하면서 효성은 '형제 독립경영'과 이에 따른 계열 분리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최근 주총시즌을 전후로 나란히 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네이버는 현재 5개인 사내독립기업(CIC) 조직을 개편해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5개 CIC는 비즈(광고), 서치(검색), 포레스트(쇼핑), 글레이스(지역 정보), 커뮤니티다. 네이버는 또 최수연 대표 직속으로 '글로벌 경영', '프로덕트&테크', '임직원 성장'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했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 및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리기로 했다. 의사결정 단계와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직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은 수년 전부터 변화에 대비해왔다. AI, 첨단 반도체, 소프트웨어(SW), 바이오, 로봇 등 신사업 관련 인재를 적극 육성하고 관련 조직을 만들거나 확대하는 식이다. 이밖에 최근 리더십에 변화가 생긴 이마트, 삼성물산 등도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조직 슬림화를 공식화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정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가 이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복합위기'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유가를 비롯해 구리,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산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 등 여파로 물가가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큰 정책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인터뷰] 나무의사는 병든 나무·자연 고치는 ‘환경 치료사’

“과수원의 과일나무 등 개인 소유의 나무와 달리 공원 같은 공공장소에 심어진 나무는 병충해 진단과 처치에 반드시 '나무의사'의 진단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병충해 피해를 막고자 농약을 오남용하면서 사람과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삼성물산 그린스페이스솔루션팀 GSS서비스그룹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기원 '나무의사'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나무의사라는 직업의 업무와 역할을 쉽고도 명확하게 설명했다. 나무의사는 명칭 그대로 나무에 각종 문제가 생겼을 때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는 국가공인 자격증을 받은 전문가다. 일반적으로 나뭇잎 가장자리가 노란색으로 변하거나 잎이 쭈글쭈글해지는 병해부터 국내에서 심각성이 더해가는 소나무 재생충병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사람처럼 '병들고 아파할 때'에 예방주사를 놓을 시기를 진단하거나 방제약을 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가로수 교통사고 등의 외부 영향으로 상처를 입은 나무나 사전조치를 잘못해 구멍이 뻥 뚫리는 공동현상이 생긴 나무 등 외상을 입은 나무 위급환자들을 수술하는 업무도 해낸다. 나무 수술은 나무의사의 진단·처방에 따라 예방과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인 '수목처리기술자'와 함께 진행하며, 평상 시에는 일반적인 진단이나 처방의 업무 비중이 높다고 강기원 센터장은 말했다. 국내에서 나무의사 자격증을 따려면 △관련 석사학위 소지 △산업기사 자격증 획득 △5년 이상 실무 경력 보유의 조건 중 한 가지를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조건 해당자는 나무의사 양성기관에서 총 15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시험응시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나무의사 최종시험은 지식 수준을 평가하는 필기부터 실무에 필요한 수술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하기에 최종 합격률은 낮은 편이다. 강기원 센터장은 조경 전문 고등학교에 입학해 3년간 화예연구 장학생에 뽑힐 정도 우수한 성적과 나무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고교 졸업 뒤 1989년 삼성물산(당시 중앙개발)에 입사해 나무조경 관리업무를 맡아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면서도 학업을 지속해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직장 팀원들과 함께 일본유학도 다녀왔다. 강 센터장이 나무의사 자격증을 정식으로 취득한 건 국내에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된 2018년으로, 이 때 양성교육을 수료하고 시험을 통과해 정식 나무의사가 됐다. 강 센터장은 “현재 아파트 등 건물과 공원단지의 조경 및 관리를 주로 하고 있고, 서울 대치동의 양재천 조경도 삼성물산팀이 담당했다"고 최근 주업무를 소개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테마공원 에버랜드에서 기술력이나 노하우가 필요한 의뢰가 들어오면 왕진을 나간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물산에 근무 중인 나무의사는 강 센터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이며, 관리하는 수목 장소도 150~200여 곳에 이른다. 강 센터장은 “나무의사의 직업적 매력은 사무직 등 다른 직종과 달리 일하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자신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 나무를 살려냈을 때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런 장점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은퇴 뒤 자연에 관심을 갖고 나무의사를 꿈꾸는 50~60세 연령층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자격증을 딴 일부 나무의사는 나무병원 설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나무병원 설립 조건을 충족해 등록을 마친 사람만 개원해 진료업무를 볼 수 있어 일단 실무경력을 쌓기 위해 나무의사 취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 센터장은 들려줬다. 다만, 강 센터장은 “나무의사가 되기 위한 길은 굉장히 어려운 편"이라며 “현장업무 때 직접 땅을 파거나 나무에 올라가야 하는 등 힘든 일도 많으니 직무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지부터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나무의사가 다루는 분야가 병리·생리·해충·토양 등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요구하는데다 나무가 병에 걸려 완전히 죽기까지 약 20년의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살리기 위해서도 5년 가량의 긴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나무의사의 업무 난이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강기원 센터장은 “진짜 '현장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나무의사 자격증을 딴 이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해 이론과 실무 지식을 계속 쌓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과 같은 경제적 요소에 연연하기보다 건강한 자연환경을 만든다는 직업적 철학을 갖고 활동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저무는 재계 1·2세 시대…3·4세로 세대교체 가속화

지난 29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의 1·2세 시대가 저물고 3·4세 시대로의 교체가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세대교체'가 이미 수년째 재계의 키워드가 됐을 정도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재계 1·2세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이미 2017년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아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효성이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신설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를 맡기로 하면서 '형제 독립 경영' 체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른 그룹에서도 이미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의 경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인 2022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식 회장 직함을 달았다. 이미 그룹 총수로 경영 전반을 이끌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달고 '이재용의 삼성 시대' 문을 연 셈이다. 범현대가(家)에서는 1970년생인 정의선 회장이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며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명예회장은 1938년생으로, 2021년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2020년 7월 대장 게실염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한때 건강 이상설이 돌았으나 현재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도 82세로 고령이다. LG그룹은 2018년 5월 구본무 선대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LG가 4세인 구광모 회장 체제로 전환됐다.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남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2019년 12월 별세했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3남인 구자학 전 아워홈 대표이사 회장은 2022년에, 5남인 구자일 일양화학 명예회장은 작년 말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도 2020년 3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LG가와 '아름다운 이별'을 한 GS가에서는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손자인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2005년 3월 GS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5년간 그룹 성장 기반을 닦았으며, 12년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의 어른' 역할을 하다 작년 초 물러났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총괄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유통과 로봇 부문 신사업 등을 나눠 맡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9일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KBO리그 홈 복귀전이자 구단 홈 개막전이 열리는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91세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그룹 모태인 태영건설이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12월 경영에 다시 복귀했다. 윤 창업회장은 지난 29일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TY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회의를 주재하며 '정신 무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찬구(76)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도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지 6개월 만인 작년 11월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박찬구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인 형 박삼구(79)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9년 퇴진했다. 한편 1980년대생 오너가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42) HD현대 부회장은 작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CES 2024' 기조연설에 나서는 등 리더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허창수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45) 사장은 GS건설 대표이사를 맡았고,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42) 부사장은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 박세창(49) 금호건설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40)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주사를 포함한 그룹 주요 관계사 4곳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OCI 창업주 고(故) 이회림 회장의 손자인 이우일(43) 유니드 대표이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연합뉴스

‘재계 큰 별’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향년 89세

'재계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눈을 감았다. 장남인 조현준 효성 회장 등 가족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건강이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당초 대학교수를 꿈꿨으나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부친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향후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섬사업 기반을 다졌다.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했다. 1982년에는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회장 취임 이후 35년간 그룹을 이끈 조 명예회장은 경영 혁신과 주력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며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생전에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하며 '기술 경영'을 펼쳐왔다.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2006년에는 이를 효성기술원으로 개편했다. 고인의 '기술 경영'은 효성의 대표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이 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효성은 현재 전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았다.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도 역임했다.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과의 우호 협력과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한일포럼상'을 수상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일포럼과 함께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개최를 처음 제안했고 한일 양국 간 비자 면제, 역사연구공동위원회 설치 등을 성사시켰다. 2009년에는 일본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욱일대수장'을 받기도 했다. 금탑산업훈장(1987년)과 서울국제포럼 선정 영산외교인상(2022년) 등 수상 이력도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간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영결식은 다음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그룹 ‘미래 준비’ AI 트랜스포메이션·글로벌 진출 확대로 성장 모색

롯데그룹이 전사적인 인공지능(AI) 도입으로 혁신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개최된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AI를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롯데는 AI 수용성을 높이고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외 사업장과 글로벌 소비자 타깃 상품 확대 등 세계 무대에서의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7일 최신 AI 트렌드 점검 및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2024 롯데 최고경영자(CEO) AI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AI+X는 커머스,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CEO가 먼저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자 기획했다. 콘퍼런스에서는 AI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과 CEO 역할을 비롯해 AI 도입 후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사례 등 다양한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AI 관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이들이 개발한 비즈니스 생성형 AI 서비스 아이멤버는 다양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업 내부 정보를 학습시켜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안전한 프라이빗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문서 번역 및 요약, 코드 생성, 홍보문구 작성 등의 AI 서비스도 지원한다. 또 회사 규정이나 경영 정보에 대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답변하는 대화형 서비스도 PC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아이멤버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업스테이지가 주최하는 한국어 '초거대 언어 모델' 리더보드 'Open Ko-LLM'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어 이해력과 추론, 상식 생성 능력 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춘 AI 조직을 신설했다. 기초소재사업팀은 대전 종합기술원에 'AI 솔루션팀'을 만들어 연구개발(R&D) 지식과 AI 융합을 통해 AI 연계 촉매,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에 나선다. 관련부서에서 담당해오던 AI 업무를 통합해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제품 물성을 개선, 촉매 특성 예측, 시뮬레이션 기반 반응기 설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첨단소재산업은 제품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망 등 사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식별하고, AI 기반의 해결책을 개발해 효율성 개선과 제품 품질 향상을 주도하기 위해 'AI 추진사무국'을 신설했다. 새로운 전담 조직을 통해 예측 설비유지보수, 최적 소재조합 시뮬레이션 등 현장에 필요한 AI기술을 도입해 스페셜티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또한 AI 전담조직을 출범하고 사업 곳곳에 AI를 도입하는 등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춰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 AI 전담조직인 'AGI TFT'를 구성했다. R&D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된 AGI TFT는 AI 업무 자동화, 스마트 AI 기술 확보, 신사업 AI 서비스 확대를 담당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본사에 AI시스템을 연계한 통합 영상관제 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했다. 안전상황센터는 건설 현장에 설치된 CCTV를 본사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사고 및 위험요소를 이중으로 감지하고, 사고 예방과 함께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롯데정보통신과 함께 개발한 '위험성평가 AI시스템'을 활용해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난이도가 높은 현장을 선별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롯데쇼핑은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서며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공식 개점했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의 이름을 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유통,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난 1월 21일 기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고 누적 방문객이 500만명을 넘어서면서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복합몰인 롯데쇼핑 에비뉴를 개점하는 등 일찌감치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선 롯데백화점은 향후 베트남에 1~2개의 프리미엄 쇼핑몰 출점을 검토하는 등 베트남을 교두보로 동남아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의 재단장을 완료하고 K-푸드 중심의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중 최초의 그로서리 혁신 점포로 식료품 매장의 면적을 기존대비 20% 이상 확대한 80%까지 늘리고 차별화 특화 매장을 구역별로 배치했다. 간다리아점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접목한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의 미래형 매장이다. 롯데마트는 간다리아점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해외 사업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리테일 시장을 선도하고 롯데마트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월31일 빼빼로 브랜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인도 현지 법인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의 하리아나 공장에 글로벌 시장 매출 2000억원에 육박하는 롯데 빼빼로의 현지 생산을 위해 21억루피(약 330억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내년 중반 본격 인도 현지 생산을 목표로 하리아나 공장 내 유휴공간을 확보해 오리지널 빼빼로, 크런키 빼빼로 등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현지의 식문화와 기후에 따른 취식 환경 등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내실 다지고 신사업 발굴” 재계 총수 ‘현장 경영’ 고삐

재계 총수들이 '현장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내실을 다지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차원이다.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하는가 하면 핵심 계열사 역량 강화를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찾았다. 그는 공장의 생산 역량, 사업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전체 시설을 둘러봤다. 지난 1월29일 준공한 청주 신공장은 롯데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물류이송로봇(AMR), 인라인 컨베이어 벨트라인 등 자동화시스템이 도입돼 생산능력이 연간 약 2만기까지 확대됐다. 신 회장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 안정성 등 품질을 기반해 국내를 넘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신성장 테마로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를 꼽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방문을 기점으로 '100일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 취임 후 100일이 되는 오는 6월28일까지 직원들과 호흡하고 생산시설을 점검하겠다는 게 장 회장의 생각이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의 33% 수준인 500만t을 처리하는 핵심 공장이다. 장 회장은 고로 개수가 진행 중인 2제선공장에 들러 현안을 살펴보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 곳곳에서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지난 26일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을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연초부터 국내외를 누비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수원디지털시티를 찾아 TV 사업장 분위기를 살폈다. 2024년형 신제품이 나오고 경쟁사와 기술 대결이 치열해지는 와중의 현장 행보다. 지난달 16일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새해 첫 해외 출장 역시 지난달 이뤄졌다. 이 회장은 설 연휴 기간 말레이시아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브라질로 날아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면담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수소, 전기차 등 미래 사업 분야 현지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을 찾아 그룹사 부스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전세계 곳곳을 돌며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수혜'가 기대되는 SK하이닉스 같은 핵심 계열사 경영 전략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를 주재하는 식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 한 곳에서만 연봉 약 25억원을 수령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비공식 일정으로 주요 계열사를 찾아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파하고 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 참석했다.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역시 올해 들어 'CES 2024'와 다보스 포럼 현장을 방문해 존재감을 발산했다. 올해 CES 행사장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1월10일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가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2019년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다녀간 이후 5년만이다. 이 회장은 같은 달 12일에도 서울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소통햇다. 그는 주요 부서를 돌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창업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씨가 미국에서 의료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는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Integral Health)의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민정씨는 대학에서 자본시장과 인수합병(M&A), 투자분석 등을 공부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하기도 했다. 전역 이후 중국 투자회사인 '홍이투자(Hony Capital)'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가 2022년 초 휴직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행동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스코, 저출산 문제 해소 모색…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 운영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저출산 문제가 사회 전반에 걸쳐 우려를 자아내는 가운데 포스코가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광양 지역에서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사업주가 참여사업장 근로자를 위해 운영하는 시설이다. 전체 정원 중 협력사 자녀 비중을 50% 수준으로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포스코는 포항·광야에 위치한 88개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본사 인근에 있는 '포스코 동촌어린이집'은 2층 높이의 실내 정원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면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내정원에는 열대과일 식물이 심어졌다. 오픈형 도서관과 런닝트랙도 갖췄다. 2022년부터는 원어민 영어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광양제철소 주택단지에 들어선 '포스코 금당어린이집'은 고내식 철강재 '포스맥' 외장재를 사용했고, 나무를 활용한 숲속 놀이터와 계절별 이벤트가 가능한 옥상놀이터 등을 보유했다. 반응형 디지털 모션월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환경도 꾸렸다. 남향으로 배치된 보육실은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창을 설치했다. 포스코는 앞서 서울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그룹사·협력사·입주사 자녀들이 이용 가능한 제2어린이집을 새단장했다. 직원들의 육아·업무 병행을 돕기 위해 2020년 7월부터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협력사 직원 자녀들의 유치원-대학교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기 위한 기금 조성도 매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사가 협력사의 경쟁력과 직원의 행복이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협력사들과 공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사례가 대·중소기업 갈등의 고리를 뚫고 상생의 해법을 보여주는 롤모델로서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 동참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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