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민 ㈜한진 사장이 한진그룹 창립 80주년 기념 매체 간담회에서 출입 기자들에게 '비전 2045'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1945년 트럭 한 대로 시작해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일념으로 80년을 달려온 한진그룹이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향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23일 한진그룹은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소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매체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항공우주 및 미래 모빌리티 △인공 지능(AI) 기반 초자율 물류 기술 △지속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그룹 비전(VISION) 2045'가 선포됐다.
환영사에 나선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우리 한진그룹은 창업주 조중훈 초대 회장의 수송 보국 창업 이념을 바탕으로 지난 8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한 길만 걸어왔다"며 “오늘 이 자리는 한진그룹의 발자취를 다시 되돌아보고 100년 기업을 향한 다짐을 기자님들께 설명드리고자 마련했다"고 운을 뗐다.
조원태 회장 “고객 신뢰가 성장의 원동력… 10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 회장님의 수송보국 경영 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님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왔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빛나는 80년 역사는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한 임직원들이 있었다"며 감사를 표하는 한편, “고객의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는 한진그룹 성장의 원동력이었고, 수송의 본질이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임을 생각하며 국민 성원에 보답하고 고객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그간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이 전진해 온 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대한민국의 발걸음이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룹 비전 2045…“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
'그룹 비전 2045' 발표는 조현민 ㈜한진 사장이 맡았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은 지난해 자산 58조 원, 매출 31조 원, 영업이익 2조 5000억 원에 이르는 성과를 달성했고, 전 세계 4만여 명의 임직원이 함께 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숫자는 단순한 규모를 넘어 연결을 통해 전 세계인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한진그룹 모든 직원들의 헌신을 의미한다"며 “80년 전 조중훈 창업주의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출발한 한진그룹은 이제 다가올 100년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한진그룹이 선포한 새로운 그룹 비전은 'Moving the world to a better future(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이다. 한진그룹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 도약 △AI 기반 물류 기술 혁신 △지속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미래 모빌리티(UAM) 시장 선도 △디지털 전환(DX) 및 IT 역량 강화 △연관 사업 부가가치 창출 △인재 양성 및 ESG 경영 확대 등 7가지 미래 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대한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To be the world's most loved airline)'라는 비전 아래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이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이제 한 가족이 된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를 통해 여객 부문 글로벌 탑 7, 화물 부문 탑 5를 넘어 글로벌 탑 티어 항공사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종합 물류 기업 ㈜한진은 '글로벌 스마트 로지스틱스 솔루션' 비전에 입각해 AI 기반의 '초자율 물류 기술(Hyper-Autonomous Logi-Tech)' 혁신을 선도한다. '삶의 계획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 물류'와 '초연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북극 항로 상용화 참여·중요 직배송망 확장을 통해 새로운 물류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지금껏 축적해온 방위산업·무인기·우주 발사체 제작 기술력을 기반으로 항공 우주 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이와 관련, 도심 항공 교통(UAM) 시장을 선도하겠다고도 했다.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K-UAM 사업에 참여해 그룹의 운항 통제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주도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유·무인 탐사와 위성 물류, 우주 운송 산업까지 다가온 우주 경제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물류 전문 그룹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항공과 물류에 특화된 '토탈 스마트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수송 물류 경험을 만들어 가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또 항공·물류 핵심 역량을 관광·호텔·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영역과 유기적으로 연계한다. 고객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관광 서비스, 웰니스와 친환경 스마트 서비스를 결합한 차세대 호텔, 혁신적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부동산 개발 또한 예고했다.
조현민 사장은 “경영의 기본은 사람"이라며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고(故) 조양호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항공대·인하대 등 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물류 전문가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고효율 신형 항공기 도입과 지속 가능 항공유(SAF) 사용 확대, 전기·수소차 활용 등 탄소 배출 절감 노력을 통해 ESG 경영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신규 CI 공개·임직원 합창단 공연

▲한진그룹 신규 CI 심볼. 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진그룹 신규 CI. 사진=한진그룹 제공
이날 한진그룹은 헤리티지를 계승·발전시킨 신규 CI(Corporate Identity)도 공개했다. 새 로고는 한진그룹의 상징인 'H' 마크와 영문명 'HANJIN GROUP', 그리고 대한항공의 신규 CI 태극마크를 나란히 배치했다.
'H' 마크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미니멀한 분위기를 차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상승 곡선으로 유연성과 역동성을, 개방된 원형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열린 태도를 담았다. 또한 그룹 전용 서체 '한진그룹 산스(Hanjin Group Sans)'를 공통 적용해 계열사 간 시각적 연계를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가독성을 높였다.
비전 발표에 이어, 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을 포함한 한진그룹 연합 합창단 45명이 부른 'Bridge Over Troubled Water(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공연 영상이 상영됐다. 또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대전 한진 메가 허브·인천국제공항·미국 포틀랜드·오스트리아 비엔나·중국 시안 등 전 세계 20여 개 사업장 임직원들이 참여한 'You're my sunshine' 뮤직 비디오 특별 영상도 공개해 감동을 더했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 류경표 부회장은 2045년 그룹의 자산 규모와 매출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한항공과 한진이 새로운 분야에 계속 진입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투자도 하고 있다"며 “'매출 더블 업'을 이뤄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