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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 방법은

미국의 전기차 등록대수가 2030년에 2700만 대, 2040년에는 92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덩달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9.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수가 2023년 현재 약 400만 대에서 2030년에 3500만대, 2040년에는 1억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매출액으로 계산하면 2023년 현재 70억 달러에서 2040년 1000억 달러로 연평균 15%씩 성장하는 셈이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 가운데서도 충전기 제조, 전기차 충전소 운영, 전기차 충전소 운영 플랫폼 그리고 전기차 충전기 설치 등 네 가지 시장은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 시장은 미국회사, 유럽회사, 중국 회사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 기업으로는 SK Signet이 이미 시장에서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를 대기업과 중소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을 하고 있다. 대기업으로는 LG, 롯데, 현대자동차 등이 전기차 충전기 제조 계열사들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대영 채비, Solu-M, EVAR, 웰바이오텍, 모던텍 등 중견·중소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 밀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 중에서 기존에 전기차 충전기만 가지고 미국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과 달리 전기차 충전소 운영 플랫폼을 전기차 충전기와 함께 병합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미국 시장을 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크게 AC 충전기와 DC충전기로 나뉜다. 미국 충전기 시장에서 AC충전기가 전체의 65~85%를 차지한다. DC충전기 시장 점유율은 15~35% 이다. 특히 미국은 공동주택보다는 단독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아 AC충전기 시장에서 단독주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AC충전기 시장은 다시 11kW 미만과 11∼22kW까지 AC충전기 시장으로 세분화된다. DC 충전기 시장은 25∼150kW 미만, 150W~400kW 미만, 400kW이상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150kW이상 시장은 다시 NEVI와 NON-NEVI 시장으로 나뉜다. 그래서 미국 시장을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이처럼 세분화된 미국 충전기 시장에서 해당 기업이 가장 강점이 있는 분야를 선정해 집중 공략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 시장은 각 주 별로 요구하는 전기 사업자 면허증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미국에 들어 와서 이 전기차 설치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 전기 사업자 면허증을 가지고 전기차 충전기 설치 사업을 하고 있는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 시장도 크게 AC 충전기 설치 시장과 DC 충전기 설치 시장으로 나뉜다. 최근 들어 전기차 충전기 설치 회사들이 미국내 공용 전기 충전소의 가장 큰 문제인 충전기 결함 및 유지 보수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 맞추어서 유지 보수 업무도 담당하는 형태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국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 회사들이 변화하는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강화하려면 미국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회사 중에서 설치 협력 회사들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기차 충전소 운영 사업 부문은 현재로서는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한국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 사업자는 한국의 전기차 보급률 대비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상태다. 환경부, 한국전력, 지방자치단체, 완성차업 체 등이 자체 충전소를 운영하며 파워큐브, KT, 지엔텔,에버온 등 주요 민간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소 시장에 10대 그룹 중에서 6개 기업이 진출을 하고 있다.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인한 출혈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벗어나 미국 시장 진출과 같은 선진 시장 개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전기차 충전소 운영 사업의 비중이 해가 갈수록 높아져서 2040년에는 전체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65%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 충전소 운영 사업의 초고속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소 운영 전문 기업으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에너리지 회사의 민선애 사장은 " 미국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막대한 지원금과 세제 혜택이 크고 운영 수익에서 충전 운영 수익 외에 Carbon credit trading수익까지 있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서부 시장에 최우선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했다. 이처럼 2024년 새해부터 한국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 사업자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려고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전기차 충전 운영 사업에 보다 많이 진출해 새로운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조셉 김 한미에너지협회 이사장

[EE칼럼] 중동발 공급망 위기, 철저히 대비해야

세계 물류와 에너지 교역의 핵심 지역인 중동 아라비아반도 일대에서 미국, 영국 등 서방과 이란을 필두로 한 이슬람 세력이 잇따라 충돌하며 확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다 이제 간신히 회복하려는 세계 경제에 중동발 공급망 위기라는 돌발 악재가 터지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중동지역의 충돌이 전쟁 수준으로 번질 경우 2년 가까이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인 수에즈 운하와 이어진 홍해는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 물동량의 약 16%가 홍해를 지난다. 이 지역의 분쟁 확산으로 해로가 막혀 공급망이 망가지면 유가와 물류비 등이 상승해 간신히 잡히기 시작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 무역 의존도가 약 75%에 달하는 우리 경제의 핵심 공급망 길목 두 곳에서 전례 없이 동시에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서 산업계는 물론 정부도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특히 교역의 99%를 해운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연간 교역 물동량의 약 26%(2억6000만톤)가 이 지역 항로를 지난다. 공급망 대란의 전운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자동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타격이 우려 된다. 지난해 대(對)유럽연합(EU) 수출액은 683억달러(약 89조6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 6327억달러(약830조원)의 10.8%를 차지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기계와 배터리 소재 등으로 대부분 해운에 의존한다. 만약 이번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내 수입의 약 70%를 차지하는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며, 유럽으로 가는 반도체, 배터리 제품 등의 수출 가격 경쟁에 심한 타격이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사우디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효과로 확대된 기계. 철강 수출 등 늘어난 중동 수출에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 지중해를 향하는 홍해 항로는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책임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천연가스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는 에너지 동맥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번 사태로 당분간 독일 베를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원유 가격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세계 주요국들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중동 산유국 수입 비중을 늘려 왔다. 석유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 닷컴은 현재 배럴당 80달러를 밑도는 국제 유가가 오는 3월 말에는 11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의 대책이 중요한데 나름대로 발 빠른 대책을 갖추고 있어 다행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수출 비상 대책반을 열어 수출 물품 선적 동향과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도입 현황을 점검했는데 아직은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 불확실성 심화로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관 부처. 기관 간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시에 그 동안 쌓아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 중동 국가와의 협력 라인을 잘 관리하면서 원유 등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외교적 노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가 발표한 공급망 10대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 글로벌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모든 국가와 공급-소비 관계를 강화해 무기화의 유인을 떨어뜨릴 수 있는 국제적 공조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공급망 기본법을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해야 한다.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주문하며, 이번 중동 사태를 우리 경제의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E칼럼] 요동치는 글로벌 공급망, 정책 탄력성 높여야

지난 9일 제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많은 법률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보신탕 금지를 규정한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자원안보특별법’도 주목된다. 이 법은 석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수소, 핵심 광물, 신재생에너지 설비 소재·부품 등을 ‘핵심자원’으로 지정하고, 평상시에도 정부가 비축, 공급망 취약분석, 조기경보 시스템 운영 등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소재 부품 장비 산업법’ 개정과 ‘공급망 기본법’ 제정에 이어 ‘공급망 3법’이 완비됐다. 사실 90%가 넘는 우리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2년 째로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00일 넘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 수준을 높이고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북극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무산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수에즈즈운하와 연결되는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수송에도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 원유 주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과도 점차 불확실해 지고 있다. 석유 등 에너지와 함께 주요 원자재인 식량의 경우 아마존 지역 가뭄과 우크라이나 등 동구지역 식량의 홍해수송 여건의 변동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리튬 등 첨단산업용 희귀광물의 수급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공급부문 불확실성과 수급 애로에도 불구하고 올해 에너지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약보합세다. 수요부문의 불확실성이 공급부문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압도한다. 이를 반영하여 유가는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배럴당 70달러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분기 뿐 아니라 2022년 수준보다 10%정도 낮다. 유럽 가스가격도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곡물과 기초금속도 전반적 약보합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대 초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일시적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기력을 다한 셈이다. 수요나 공급여건 변동이 바로 가격변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천연자원 개발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천연자원 개발공급과정에서 소요되는 장기 투자 선행 기간과 높은 초기투자 압력에다 공급의 낮은 가격 탄력성에 연유한다. 만성화된 구조적 시장실패다. 에너지-자원시장 실패 사례는 석유가 가장 적당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석유 수급은 전반적으로 균형상태를 유지해 왔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브라질,가이아나에서의 원유 공급확대로 비롯된 수급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 협력체(OPEC+)의 생산 증가도 가능할 것 같다. OPEC+는 가격 안정을 위해 글로벌 공급량의 2%에 해당하는 하루 약 220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축했다. 이들 산유국의 전략변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초반에는 하루 55만 배럴의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미국 등 선진국 여름휴가 수요증가 대처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가스의 경우 유럽의 온화한 겨울 기후 덕분에 저장용량이 약 90%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보다 훨씬 높다. 이에 따라 유럽 뿐 아니라 아시아 가스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이는 석탄발전의 가스발전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나아가 세계 석탄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두된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Shia Crescent of Power)’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아파 초승달은 시아파 비중이 높은 초승달 모양의 중동지역 국가를 뜻하는 것으로 레바논, 시리아, 바레인, 이라크, 이란, 아제르바이잔, 예멘, 아프가니스탄 서부 등이 해당한다. 그 맹주는 이란이다. 이들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중동 석유와 LNG 해상운송 루트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산유국 카르텔’ 형성이 가능하다. 이들 지역 위기는 유가 200달러 시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벌써 중국과 러시아는 이들과 연대를 통해 안정된 저가 에너지 수급과 국제연대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중국-러시아-이란을 연결하는 새로운 ‘공포의 악의 축’ 출현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다 최근 사우디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새로운 성장엔진 국가)에 가입했다. 최근 브릭스 회의에서 이집트, 이란,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를 신규 가입국으로 받았다. 이들은 달러화 기축 통화제도 혁신 등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BRICS는 우리나라,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신흥산업국(NICs)을 대신하는 새로운 세계 성장동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브릭스국가들과 관계를 현명하게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일 먼저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교역체계 효율화에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시장 상황의 극단적 변화수준을 단기·중기·장기 전략으로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과거와는 다른 극단적 변화가 갑자기 분출되고 일부는 뜬금 없이 사라진다.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여유가 부족할 수 있다. 에너지나 원자재 해외의존형 수출경제로 성장한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변화되는 여건에 대한 대응능력이 요구된다. 해외에서 자본과 지식을 도입해 성장한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사고체계와 미래비전 정립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많다. 에너지·자원부문이 대표적이다. 그 후과(後果)가 올해부터 표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개인 조급증이라면 좋겠다.최기련 아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명예교수

[EE칼럼] 脫 석유, 어려운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인 이븐 사우드는 젊은 시절 왕국의 전 재산을 낙타 안장에 싣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1932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건국하고, 미국 석유회사에 석유개발을 맡기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중동의 맹주로 자리잡았다. 22개 부족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혼인을 통해 왕국의 단결을 유지했다. 22명의 부인과의 사이에서 36남 13녀 등 모두 49명의 자녀를 뒀다. 장자 상속을 하면 한 부족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자신의 아들들이 전부 왕위에 오른 뒤에 손자들이 왕위에 올라야 한다는 형제 상속을 유언으로 남겼다. 이런 유언을 깬 것이 현재 사우디의 1인자 빈 살만 왕세자이다. 빈 살만은 왕세자에 오른 2017년에 왕자 11명과 전직 장·차관급 인사, 사업가 38명 등 500여 명 이상을 체포했다. 왕족들은 리츠칼튼 호텔, 그 외의 사람들은 메리어트 호텔에 감금되었다. 공식적인 이유는 부정부패, 횡령, 공권력 남용 등 다양했다. 경쟁자들을 숙청하고, 국가방위부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초대 국왕인 이븐 사우드 이래 가장 강력한 권한을 거머쥔 인물로 급부상했다. 숙청은 2019년 초까지 계속됐고 약 1070억 달러를 국고로 환수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빈 살만은 사우디 내에서는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미스터 에버리씽’(Mr. Everything)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빈 살만의 사우디는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체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2016년 10월 ‘비전 2030’ 정책을 발표하며 탈석유 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에 발표한 신도시 계획이 ‘네옴 프로젝트’이다. 사우디 최서단 시나이 반도 근처에 ‘네옴’이라는 최첨단의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라인(The Line), 트로제나(Trojena), 옥사곤(Oxagon) 등이 이 스마트도시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더 라인(The Line)은 170km에 걸쳐 500m 높이의 초대형 건물을 두 동을 200m 간격으로 건설해 연결하는 초거대 도시개발 사업이다. 트로제나(Trojena)는 네옴의 산악 지대에 야외 스키장, 호텔, 인공호수를 포함한 초대형 산악 관광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곳에서 2029년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릴 예정이다. 옥사곤(Oxagon)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인공섬 복합 산업단지로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소와 공장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국가 大개조 사업을 진행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탈석유 경제를 추구하기 위해서 역설적이게도 고유가와 지속적인 석유 판매가 필요한 셈이다. 사우디는 감산을 통해 고유가를 유지하려 하지만, 미국 셰일 오일이 감산 효과를 무력화하고 있다. 셰일 오일 덕분에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에서 최대 수출국이 됐다. 기후위기 완화를 위해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에 대해서 사우디는 지속적인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사우디 대표단 중 최소 14명이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직원과 이름이 일치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100개국이 넘는 국가들이 ‘석유, 가스, 석탄 사용의 단계적 퇴출(phase out)’을 합의문에 담기를 원했으나, 사우디의 적극적인 반대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져 가는 전환(transition away from fossil fuels)’이라는 어정쩡한 문구에 합의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협상 결과에 대해 "화석연료의 즉각적이고 점진적인 폐기 문제는 묻혔다"며, "사우디의 원유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유전 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남미 북동쪽에 있는 가이아나라는 인구 78만 명의 작은 나라에서는 해상에서 발견한 유전에서 원유 생산이 시작돼 국민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인구가 적다 보니 1인당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여서 전 국민에게 1인당 무려 5억 원 이상을 나눠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1859년 8월 석유에 미쳐 있던 드레이크 대령이 펜실베이니아 서부 협곡에서 석유를 발견했을 때 내지른 환호성은 석유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 후 석유는 평화시에나 전시에나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발휘했고,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국제적인 노력이 사우디를 포함한 산유국들 때문에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탈석유를 향한 여정이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지구가 파괴되기 전에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 방법을 인간이 터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고를 되새겨본다.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국제협력실장

[EE칼럼]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미세플라스틱 공해

최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국민 보건과 환경 관련 여러가지 문제점이 통해 수시로 부각되고 있다. 통상 1μm(100만분의 1m)~5mm의 플라스틱을 미세플라스틱이라고 일컫고, 1 um이하는 초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마모되거나 태양광 분해 등으로 잘게 부서지면서 만들어진다. 워낙 크기가 작아 하수처리시설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하천과 바다로 유입된다. 현재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171조 개에 달하고 총 중량이 230만톤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티클이 모여 태산이 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해 연안 마산만과 진해만의 퇴적물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측정한 결과 퇴적물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000년대를 기점으로 이전에 비해 급격하게 치솟았다. 마산만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2000년대 이전 5%에서 이후 15%로 3배, 진해만은 4%에서 10%로 2.5배 각각 증가했다. 이는 연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율(8%)을 웃도는 수치다. 이 보다 시중에 판매 중인 유명브랜드 생수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다수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지난 8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인기 생수 브랜드 3종을 분석한 결과 유명 생수 1병 안에 아주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평균 약 24만 개가 들어있었다. 해양이나 하천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이를 먹이로 오인한 물고기가 먹고, 다시 인간이 이 물고기를 먹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이 같은 먹이 사슬을 통한 인간의 섭취나 체내 흡수 외에도 일상적인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일회용 컵, 생수, 티백, 플라스틱 용기 등의 사용을 통한 섭취 경로와 함께 일반 식수 등을 통한 체내 유입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입이 호흡에 의한 경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아직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여러 실험이나 측정을 통해 그 유입의 가능성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팀은 2017년 6~10월 대류권인 해발 2877m의 공기를 1만㎥씩 채집해 분석한 결과 모든 공기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로써 미세플라스틱이 대류권을 떠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사례로 2022년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연구팀은 남극대륙 로스 빙붕 19곳에서 채취한 눈의 모든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채취한 눈이 녹은 물 1L당 미세 플라스틱이 평균 29개 발견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출처로 남극지역 과학 연구 기지를 지목했다. 하지만 모델링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무려 6000km 떨어진 곳에서 온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아냈다. 2010년에는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먼지, 바람에 실려 대기권을 다닌 경로와 산악 등반대가 사용하던 플라스틱 폐기물이 마모되면서 발생된 경로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서울과 부산의 연구원에서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는 데 2022년 1월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실내외 18곳의 공기를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평균 농도가 실내는 1㎥당 0.4개, 실외는 0.1개로 파악됐다. 크기는 실내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더 작았고, 성분은 대부분 폴리에틸렌(PE) 입자였다. 실내는 장난감과 포장재, 함성섬유 등에서 많이 배출됐고, 실외는 건축자재와 자동차, 음료수병 등에서 배출된 것으로 본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도 2021년 실내와 실외에 떠다니는 공기를 각각 포집해 20㎛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개수와 크기 분포, 종류 등을 분석한 바 있다. 연구결과, 살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1㎥당 0.45∼6.64개, 실외공기에서는 0.45∼5.16(평균 1.96±1.65)개로 분석됐다. 아마도 측정 크기를 줄이게 되면 좀 더 놀라운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세플라스틱이 동물성 플랑크톤부터 어류, 사람까지 먹이사슬에 따라 상위 포식자로 갈수록 그 농도가 증가하는 섭취를 통한 생물농축확대 (biomagnification) 현상에 더해 호흡기를 통한 체내 흡수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인데, 이 부분의 증가는 향후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확장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입은 인간 생활을 넘어 근본적으로 자연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그런 점에서 플라스틱의 사용과 관리에 대한 전 인류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생성과 이동 경로를 좀 더 명확히 하고, 대기질에서의 각종 자료를 공유하고,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별 농도별 인체 위해성에 대한 분석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생활 환경 개선, 생활 행동 방식의 전환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은 그저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 인류가 단합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시간도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EE칼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엿보기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본 원칙은 연속성과 실현 가능성이다. 지난 정부에서 정한 두 개의 장단기 목표 즉, 장기 목표인 ‘2050년 탄소중립’과 단기목표인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이어 받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에너지믹스는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폐기하고, 원전을 적정 비중으로 활용하는 복원전 정책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집권 직후 발표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 의지가 온전히 반영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늦은 감은 있으나 11차 계획이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에너지 계획으로 간주할 수 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핵심 내용은 전력 수요 전망 상향 조정, 신규원전을 포함한 원전 비중 확대,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조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몇 차례의 계획은 전력 수요 증가를 최대한 낮춰 전망하는 경향이 있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 수요 전망에 맞춰 공급 계획이 따라가는 구조다. 따라서 탄소중립과 탈원전 정책아래서 전력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 어쩔 수 없이 원전 이외의 유일한 무탄소 전원인 재생에너지를 비현실적으로 대폭 확대할 수밖에 없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바로 이런 모순을 피하려고 수요를 의도적으로 낮게 전망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전력 수요 실적치가 번번이 계획치를 넘어서는 일이 반복되면서 의심은 점차 사실화되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6년 전력 수요 전망치는 10차 계획보다 5GW 이상 많은 140GW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화 수요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요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중심이 될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필요한 추가 전력만 해도 10GW에 이른다는 전망을 고려할 때, 전력 수요의 상향 조정은 여전히 부족해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가장 큰 변화는 당연히 복원전이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석탄 발전을 줄이고, 이를 원전이나 재생에너지와 같은 무탄소 전원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석탄 발전은 거의 항상 가동되어야 하는 기저 전원이기 때문에 간헐성으로 말미암아 평균 이용률이 20% 내외밖에 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는 전원이 아니다. 석탄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무탄소 전원은 현실적으로 원전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전 비중의 확대는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탈원전 정책을 고수한 지난 정부에게는 거의 유일한 탄소중립 달성 수단이었다. 당연히 재생에너지 몰빵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선언한 2030년 ND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매년 재생에너지를 9GW 이상씩 급격히 늘려야 달성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0년 한해동안 설치된 재생에너지 5.3GW가 역대 최대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다. 더구나 최근 재생에너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주와 전남 지역에서 이따금 발생하는 수급 불안정에서 보듯이 에너지저장장치와 전력계통의 대규모 증설이 동반되지 않으면, 전국에 걸친 재생에너지발 수급 불안정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기존 목표 30%에서 20% 내외로 하향 조정해 실현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실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변 여건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바로 실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하거나, 신규원전 부지확보가 지연되거나, 전력계통이 충분히 확충되지 않으면 바로 공급 부족, 탄소중립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리적 전력 수요를 유도하는 전기가격 결정 체계를 비롯해 신규원전 부지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전력계통의 원활한 확충을 위한 특별법 마련과 같은 후속 조치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일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EE칼럼] 에너지 안보 위한 내부 효율성 재점검할 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불안과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자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원안보특별법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했다. 자원안보특별법은 해외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도입하는 법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수입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부적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지난해에 통과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이런 내부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장치이다. 즉, 수요처와 분리된 에너지 생산 및 공급시설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을 줄이고 에너지시설을 국토에 골고루 분산시키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안덕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경제급전 원칙에 따라 발전계획을 수립·운영하는 것이 한전 적자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과 석탄발전 등 발전단가가 저렴한 발전원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너지 안보가 가장 시급한 현시점에서 적절한 상황판단이다.다른 모든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에너지 정책도 때를 잘 읽어야 한다. 여러 장기적 목표와 단기적 목표 그리고 이런저런 계획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와 순간을 넘겨야 하는 비상 상황에는 평상시의 상황(Business As Usual)을 과감히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 봐야한다.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제7차 전력수급계획 이후 지난 정부의 탈원전 및 탈석탄 정책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쇼크에 무방비로 당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즉, 원전과 석탄발전 등 기저전원이 71.6GW에서 60.6GW로 무려 11GW가 줄어들었는데 이 기저전원이 계획대로 있었다면 2022년 LNG 도입량을 800만톤 이상 줄일 수 있었고, 비싼 현물시장에서의 구매물량을 크게 아껴 전력공급 원가를 많이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현재 동해안의 기저전원을 수도권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현재 강릉안인, 북평화력, 삼척화력, 삼척그린, 한울, 신한울 등 동해안 지역 원전과 석탄발전 용량은 17GW이고, 이 구간의 선로용량은 22GW로 수자로는 여유 있어보인다. 하지만 송전선로 1개 루트가 고장날 때 대규모 정전 가능성을 막기 위해 절반만 사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 송전용량은 11.6GW에 불과하다. 어떤 전문가들은 실시간 출력제어나 수요관리로 송전용량을 상향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송전용량 상한을 산업부에 요청했으나 전력거래소와 한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을 못 내는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얘기가 들린다. 그런데 이런 논란이 기술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사고 시 책임을 지기 어려워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에서 어렵게 생산한 전력을 배달수단인 송전망을 제대로 건설하지 못해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은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답답하다. 그런데 이에 더하여 이 송전망의 운용이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비싼 돈을 들여 건설한 송전망의 반을 놀리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짚어야 한다. 객관성과 전문성이 더 요구된다면 해외 계통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서라도 꼭 검토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다. 책임소재와 업무분장을 따지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에너지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외에서 어렵게 구한 에너지 자원을 국내에서 제대로, 또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느냐의 문제이다. 나아가 이를 위한 인프라를 적기에 건설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느냐의 문제이다. 인프라 문제와 함께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시장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시장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산업구조와 거버넌스가 구축돼 있는지를 돌아볼 때다.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E칼럼]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허구성

요즘 한겨울이지만 유독 화창하고 청명한 날씨를 많이 경험한다. 과거의 겨울처럼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규칙적이진 않지만, 온화한 날씨도 자주 오고 있다. 그런데 날씨와 관련해서 이상한 현상이 있다. 매섭게 추운 날에는 청명해 눈이 부실정도로 햇빛이 강렬하고, 반대로 따뜻하다 싶으면 예외 없이 희뿌옇고 탁한 대기질,이른바 미세먼지를 동반한다. 이에 이의를 제기할 대한민국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겨울철 온화함은 반갑지만 미세먼지는 달갑지 않다. 미세먼지에 대한 폐해는 사망률에서 입증된다.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2만∼3만명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사망자(8000∼9000명)에 비해 3배 가량 높다. 온실가스 처럼 미래세대를 논할 것 없이 미세먼지는 현재 세대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발등의 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의 이런 불청객 미세먼지는 누구 탓일까. 케케묵은 질문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공장의 탓일까? 우리나라 공장들이 추운 날씨에는 일 안하고 굴뚝 막고 있다가, 따뜻한 날에만 일하지는 않을 것이란 건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다. 날씨와 관계없이 연중 일정한 가동률을 가정한다면, 가장 추운 날 볼 수 있는 청명한 날씨는 어떻게 설명될까. 미세먼지는 항상 심할때 서해최북단 백령도부터 시작된다. 발전소나 산업시설도 없는 그곳이 왜 그럴까. 외부요인이 아니라면 어떻게 TV에서 보는 미세먼지 예보가 그렇게 잘 맞는지. 기류의 흐름에 따르는 구름과 같이, 미세먼지의 ‘움직임’도 기상청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피부에 와 닿는 현실과는 달리 한ㆍ중ㆍ일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보고서(2019년 11월)에서는 2017년 기준 한국 3개 도시(서울, 대전, 부산) 연평균 농도에 대한 자체 기여율이 51%라고 돼 있다. 단 고농도 때는 국외영향이 80% 이상으로 급등한다. 좋을 때는 국내 요인과 국외,이른바 중국발 미세먼지의 요인이 반반이지만 심할 때는 중국의 영향이 대부분이란 사실로 호도하고 있다. 공기질이 좋을 때는 국내요인이 얼마가 되든 전혀 상관없다. 문제는 나쁠 때다. 이것이 팩트라 하더라도 이런식의 발표는 국민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그냥 우리 탓도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쁠 때는 국내 배출 규제 효과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국내 탓’에 치중한다. 공장의 가동시간을 변경하거나 가동율 조정하고, 공사장 인근 물 청소 강화를 통해 비산먼지 발생 억제에 초점을 맞춘다. 승용차 차량부제 운영과 에너지 사용 줄이기 등 국민행동요령을 실천하고 노후 경유차 등 해당지역 차량의 운행제한과 석탄발전 가동을 중단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공짜가 아니다. 예컨데 한국전력 기후환경요금으로 사용량에 따라 세금처럼 부과되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석탄 발전 감축비용은 연간 1000억원에 달하고 이 비용은 결국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간다.그런데도 왜 실효성도 없는 국내 긴급 조치로, 국민들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나. 더 나아가 국내조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환경 경제학자로서의 정체성이 있는 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고 하겠지만, 환경경제학자는 정책을 연구할 때도 해당 조치가 문제해결에 적합한 ‘합목적적’인지, 목적 달성이 최소한의 비용을 들어 가능한지의 ‘비용효과성’을 판단하는 전문가다. 지금은 일부의 국내 미세먼지 줄이는데 드는 비용이 그 이익보다 훨씬 더 적다. 중국을 비난하기에 앞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자. 그동안 국내 요인 탓을 과장되게 인식케 한 정책방향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해결의 방향을 모호하게 만들어 여론을 분산시키고, 우리나라 규제기관의 역할을 불필요하게 확장했다. 일단 정부조직은 목표의 적합성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임무만 주어지면, 무제한으로 인원과 권한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머리를 내놓지 않고 돌진하는 수영선수와 같다고 할까.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책이 문제해결에 도움되는지 여부와, 투입된 공무원들의 인건비를 포함해 정책을 이행하는데 소요되는 예산과 비용, 정책으로 손해를 입는 자국 기업체와 국민들의 애로는 무시되고 만다.책임은 없는데, 권한만 주어지니 벌어지는 일이다. 자신들의 책임도 아닌데 상황 호전은 안되면, 마구잡이 권한과 예산만 팽창한다. 열심히 일하는 관련 부처와 공무원을 비난하는게 아니다. 첫째로, 현재의 비대한 권한에 어울리게 해외소재 공장들 문까지 무조건 닫고 오게 할 임무까지 주어져야 한다. 그게 안되므로 둘째로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해외발이라 부처입장에선 면책대상이라 판단되면, 책임범위에 맞게 권한도 재조정할 수 있다. 국내조치는 자학적인 수준이다.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지금처럼 허우헌날 공동연구니 컨퍼런스니 해서 중국 담당자들과 함께 사진이나 찍고 와야 하는 부처입장을 생각해보자. 얼마나 답답하겠는가.유종민 홍익대학교 교수/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학 겸임교수

[EE칼럼] ‘UAE 컨센서스’와 한국이 할 일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13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합의가 이뤄졌다. 무엇보다 참가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최종합의문 ‘UAE 합의(UAE Consensus)’다. 여기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 에너지효율 2배 향상 등 목표설정과 ‘탈화석연료 전환’ 등의 내용이 명시됐다.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위해 화석연료의 ‘단계적 축소(phase down)’를 가속화한다는 합의도 이뤄졌다.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Global Stocktake) 결과가 예정대로 제시된 점도 큰 성과다. 2016년 말 발효되고 2021년부터 적용된 파리협정은 가맹국들에 대해 5년마다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기초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GST다. 이번 첫 번째 GST 결과에 따르면 완화(mitigation)의 경우 각국이 파리협정 후 상향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는 불충분하며, 1.5도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60% 감축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로부터의 탈피, 메탄 등 이산화탄소 외의 온실가스 감축 등이 요구된다고 지적됐다. GST는 세계적 차원의 진척 상황을 평가하는 것으로, 개별국가의 목표설정이나 진척 상황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이번 GST 결과를 토대로 향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어떻게 수정할까 하는 것은 각국의 재량이며, 각국이 2025년까지 제출하는 갱신된 NDC(2035년 목표)에 이번 결과가 어느 정도 반영될지, 또한 1.5도에 부합하는 목표설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불투명하다. 적응(adaptation)과 관련해서는 개도국에 대한 자금지원, 재해방지 기술 공여 및 인재육성 등 다각적인 지원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기후변화에 강한 물과 식료 등의 공급망 구축, 건강 피해에 대한 대응 강화 등도 요구됐다. 한편 국제이니셔티브의 하나로서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22개국은 원자력발전 설비용량을 2050년까지 3배로 늘리는데도 합의했다. 이들 국가는 소형모듈형 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로 뿐만 아니라 수소나 합성연료 생산 등과 같이 탈 탄소화를 위해 산업 부문에서 원자력을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원자로 개발 및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등 주요 5개국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제 원자력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해 42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이들 국가는 정부 주도 투자를 통해 향후 3년간 우라늄 농축 및 전환 용량을 강화하고 러시아의 영향에서 벗어나 탄력적인 국제 우라늄 공급 시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COP28 성과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다. 석탄화력발전의 삭감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고, 석유에 대해서도 산유국의 영향력이 작용해 합의문 문구에서 명시적인 언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손실과 손해(loss & damage) 기금의 신설은 결정됐으나 기금 출연 규모는 약 8억달러에 그쳤고, 적응이나 완화에 관한 개도국 지금지원에 대해서도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COP28의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도 많은 과제를 안았다. 먼저 온실가스 감축 노력 배가와 함께 NDC 목표 상향을 위한 에너지믹스 재정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7억2700만톤을 정점으로 2022년에 6억 5500만톤으로 줄었다. 하지만 2030년 목표(2018년 대비 40% 감축)인 4억3660만톤으로 배출량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2035년 감축 목표가 더욱 상향되면 목표 달성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여 배출원단위(GDP 당 배출량)를 낮추면서 탄소배출계수가 낮은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배출원단위는 1993년에 GDP 10억원당 663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에는 357톤까지 낮아졌다. 배출원단위를 더 낮추기 위해 산업, 수송, 건물 등의 분야에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화(electrisification)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 전원믹스의 탈 탄소화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2018년 36.9%에서 2022년 32.7%로 크게 낮아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원자력 발전량이 늘면서 배출비중이 떨어졌다. 하지만 전력 부문은 여전히 국내 핵심 배출 부문으로 감축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무탄소에너지 발전 확대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여도를 더 높여야 한다. 주요국들이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원전 설비용량을 확대하자는 데 합의한 만큼 우리도 원전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의 계속운전과 이용률 향상, 신규 설비 건설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균형을 이루도록하고 수소·암모니아, CCUS(탄소 포집·이용·저장) 등 여타 무탄소에너지와의 적절한 조합도 필요하다. 국내 노력과 별도로 국제적인 차원에서 기후변동에 취약한 개도국에 대한 자금 지원, 재해 방지 기술 공여, 인재육성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온기운 에교협 공동대표

[EE칼럼] 한국만 비껴간 태양광 혁명

필자는 지난해 2월 에너지경제신문에 ‘태양광 300GW 시대’ 칼럼을 썼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2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를 근거로 2023년 전 세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용량을 2022년 대비 20% 성장한 320GW로 예상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제 앞자리 숫자를 ‘4’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2023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분야는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재생에너지 혁명, 특히 태양광 메가 붐은 지속됐다. BloombergNEF에 따르면 풍력 발전의 경우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 공급망 압박이라는 어려움 속에 2022년보다 약 18% 성장한 100GW가 신규 설치될 것으로 예측된 데 비해 태양광 발전은 413GW로 64%가 성장할 것으로 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전용 원자로 정보 시스템(PRIS)의 지난해 12월 접속기준으로 전 세계에 가동 중인 원자로가 412기이고 용량은 370.17GW인 점을 감안하면 태양광이 얼마나 많은 용량을 한해에 설치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의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국가에너지청(NEA)에서 매달 20일 전후로 전월까지의 발전설비 용량 통계를 발표하는 데 매달 발표 때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까지의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이 165GW에 달한다. 이는 2023년 중국 국가 목표치(100GW)를 11개월만에 65% 초과 달성한 것이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22년 설치 용량(86.1GW)의 192%에 해당한다. 중국은 매년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엄청난 용량의 발전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역시 11월까지의 신규 발전설비 용량은 우리나라 12월 기준 전체 발전설비용량(144GW)의 두 배가 넘는 289GW 달한다. 이 가운데 태양광이 165GW로 절반이 넘는 57%에 달하고 풍력 47.5GW(16.4%), 화력 46.4GW(16.1%), 수력 7.8GW(2.7%), 핵 발전 1.2GW(0.4%) 순이다. 신규 발전설비 용량 중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1년 30%에서 2022년 46%, 2023년에는 5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연합(EU)은 2022년 40GW에서 지난해 40% 증가한 55.9GW, 미국은 21GW에서 55% 증가한 33.0GW, 독일은 7.4GW에서 90% 증가한 14.1GW, 이탈리아는 2.5GW에서 96% 증가한 4.9GW 설치가 예상된다. 반면 2020년 4.7GW에 달했던 우리나라 태양광 신규설치 용량은 2021년 4.4GW, 2022년 3.0GW에 지난해는 2.7GW로 3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된다. 위도상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2022년 발전량도 우리나라의 93%(한국 620TWh, 독일 577TWh) 정도인 독일의 경우 태양광 신규설치에 가속도가 붙었다. 2021년 5.3GW에서 2022년 7.4GW, 2023년 14.1GW가 예상되며 불과 2년만에 2021년 대비 266%에 해당하는 용량을 신규로 설치하게 된다. 2014년부터 2020까지 8년 동안은 연평균 약 3GW(한국 2.4GW)를 설치했고 2022년과 2023년 2년은 이전 8년간의 평균의 3배가 넘는 연평균 10.7GW(한국 2.9GW)를 설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독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2010년 10%, 2013년 20% 돌파한데 이어 2023년에는 33.2%에 이를 것이다. 우리나라와의 태양광 신규 설치용량 차이를 비교해 보면 2021년까지는 1GW 미만이던 것이 2022년 4.4GW, 2023년 11.3GW로 크게 벌어지게 된다. SolarPowerEurope의 최근 보고서에서는 1GW에서 1TW로 증가하는데 22년이 걸렸지만 이후 2TW까지는 3년, 3TW까지는 2년이 걸리고 그후에는 매년 평균 1TW 이상이 설치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2021년 대비 2022년 발전량 증가율을 보면 태양광 24%, 풍력 16%, 석탄 1%, 수력 2%, 바이오 1%, 핵 ?5%였는데 역시 2023년 이후 태양광의 증가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중립 로드맵의 시나리오에서 요구량을 충족하는 발전원은 태양광이 유일하다고 밝히는 등 태양광 혁명은 현재 진행중이다. 우리나라는 G20 및 OECD 회원국이자 세계 13위 경제 규모를 가졌다. 세계 10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 전력생산량은 독일, 프랑스보다 많아 세계 8위지만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 점유율은 OECD 꼴찌다. 석탄발전 비중은 아프리카 평균보다 높고 태양광·풍력 발전 점유율은 나미비아, 모로코, 케냐의 절반 이하다.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점유율 또한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비교 국가의 역시 절반 이하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미래 세대와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은 외면한 채 2030 재생에너지 목표를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30.2%에서 21.6%로 낮췄고 2024년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예산을 39.5% 줄였다. 기후변화 위기 앞에 글로벌 경제 질서와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고, 재생에너지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전 세계가 태양광에 풀 악셀을 밟고 있지만 태양광 혁명은 아쉽게도 우리나라를 비껴가고 있다.황민수 한국전기통신기술연구조합 전문위원/ 에너지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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