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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동차 미래가 배터리면 건설은 모듈러다

증권시장에서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2차 전지) 열풍이 거세다. 동네 슈퍼 주인조차 배터리와 관련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LFP, NCM 등 키워드를 마치 ‘태정태세문단세’, ‘칼카나마알아철니’처럼 자동으로 읊을 정도니 대중적 인기를 실감케 한다. 하나의 산업이 마치 생활경제처럼 우리 삶을 깊숙이 파고들어 왔다. 전기차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이며, 핵심은 배터리이고, 배터리 기술은 양극재에 달렸으며, 이 기술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고라는 근거 있는 분석이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에서도 이같은 울림이 필요하다. 건설공법 중에는 모듈러공법이 있다. 모듈러는 현장에서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닌, 제조 및 운반을 통해 짓는 방식이다. 현재는 모듈러 주택, 공업화 주택, OSC(탈현장 건설), 레고처럼 쌓는 주택, 컨테이너 박스, 임시시설 등 정형화되지 않은 용어들로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어 이에 대한 국민인식 전환이 시급해 보였다. 그래서 모듈러를 배터리에 비교하는 무리수를 뒀다. 모듈러는 두 가지로 압축 설명할 수 있다. 생산성과 안전성이다. 현장 숙련공들이 점차 사라지고 젊은 인재들은 유입되지 않는다. 그 자리는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분양아파트 사전점검에 참여한 입주예정자들은 현장에 중국어가 들리면 ‘내 아파트 괜찮은가’ 불안해 할 정도로 인식이 좋지 않다. 모듈러는 공장조립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대량 생산과 노동자 숙련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또 건설현장은 안타깝게도 늘 사망사고가 따라다닌다. 얼마 전 SPC 성남공장 사망사고가 있어 큰 비난과 질책을 받았다. 사망자 수를 따질 것은 아니지만 건설현장에서는 매일 있는 일이며 대형건설사도 으레 발생한다. 비난과 질책이 응당 따르나 SPC 사망사고 때와 견줄 만큼 크게 다루지 않는다. 그만큼 건설산업은 태생적으로 사망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듈러는 고소작업 추락사고나, 악천후에서 자유로워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기업의 기술력 검증을 우선으로 보고 있고, 기업은 정부의 적극 발주를 원하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기로에 서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의 제조화’를 넘어서 ‘건설의 자동화’에 도래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인식 전환에 달려 있다. 모듈러는 흔히 100년 주택이라고 하는 ‘장수명주택’으로 가는 길이다. 장수명 주택은 벽식구조와 달리 리모델링에서 자유롭고, 층간소음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볼 만 하지 않은가. 기존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벽식구조나 최근 문제가 됐던 무량판 구조에 대해 알게 된 국민들이 모듈러에 대해서도 장단점을 대중적으로 비교해보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김준현

[기자의 눈] 넥스트 KT가 기대되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지난 4일 새벽 7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안다즈 서울강남을 찾았다. 이곳에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KT 대표 후보 숏리스트 최종면접을 진행한다는 정보를 입수해서다.면접 장소인 안다즈 호텔 지하 2층 스튜디오1은 이른 아침 시간에도 직원들이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그렇게 행사장 입구에서 대기한 지 2시간 가량이 흐르자, 위원들이 속속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가장 먼저 면접장에 들어선 후보는 차상균 서울대 교수였다. 면접장 입구로 향하는 차 교수에게 질문하기 위해 따라붙자, 직원들이 앞을 막아 섰다. 이후 행사장 한쪽에 가림막을 세우고 비상 출입구를 여는 등 직원들의 보안이 한층 강화돼 취재가 쉽지 않았다.그다음 심사는 최종 후보로 낙점된 김영섭 대표 내정자, 마지막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순으로 진행됐다.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박 전 부문장과는 인사를 나눴지만 아쉽게도 김영섭 KT 신임 대표 후보만 만나볼 수 없었다.다만 김 후보는 최종 후보로 낙점된 소감을 묻는 문자에 주주총회를 마친 후에 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최종 선임까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김영섭호’ 출범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도 김 후보를 KT 대표에 선임하는데 찬성표를 던졌다.이제 오는 30일 열리는 KT 임시주주총회에서 김 후보를 KT의 새 수장으로 결정하는 의결이 진행된다. 앞으로 일주일이면 장기간 지속된 KT의 경영 공백도 일단락되는 것이다. 김 후보자가 주총에서 대표로 공식 선임되면 임기는 2026년 3월 말까지로, 그는 2년 7개월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대표 부재가 길어진 만큼 김 후보의 어깨는 무겁다. 김 후보는 KT 내부 인사가 아닌 데다 경쟁사에 오래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에 KT 임직원들의 융합과 경영 정상화도 그에게 숙제로 남겨졌다. 그러나 김 후보는 최종 면접에서 KT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KT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앞서 구현모 전 KT 대표는 ‘디지코’를 키워드로 KT의 디지털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꾀했으며, 황창규 전 KT 대표는 ‘기가토피아’라는 경영전략을 내세웠다.김 후보는 기업 경영 경험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그만의 색깔로 물든 KT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sojin@ekn.kr윤소진 산업부 기자.

[기자의 눈]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찐부자가 입을 법한 ‘올드머니 룩’이 인기다. 집안 대대로 부를 쌓아온 귀족이나 모태 부자처럼 보이는 게 핵심이다. 중저가가 주를 이루는 신명품과 마찬가지로 타깃 고객은 20∼30세대지만 올드머니 룩은 고급 소재를 중시하는 특성상 최대 수천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브랜드도 많다. 올드머니 룩 트렌드에 불씨를 당겼다고 평가받는 미국 HBO사 드라마 ‘석세션’에 등장한 브랜드만 봐도 그렇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 피아나(Loro Piana)’가 대표 사례다. 이 브랜드 패딩 제품은 최대 1000~2000만원대 수준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인 ’브루넬로 쿠치넬리’ 티셔츠 한 장이 저렴해도 수십 만 원대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고급 소재가 특징인 만큼 비싼 가격임에도 로고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과시하지 않되 부자다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명품 소비 성향과 일맥상통하다는 업계 설명이다. 올드머니 룩은 부를 선망하는 패션 코드로 재벌의 ‘부자다움’ 그 자체를 추종하면서도 과시욕을 드러내지 않는 게 특징이다. 보이지 않는 부마저 추종하는 셈이다. 기존처럼 부를 동경하는 물질주의적 소비 경향은 여전한 동시에 과시욕을 드러내는 졸부 같은 소비 패턴에는 반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는 돈이 없다는 점이다. 평균 자산은 늘었으나 갈수록 자산 격차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트렌드를 좇으면 과소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5651만원이다. 이 가운데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 간 자산 격차를 보여주는 자산 5분위 배율은 35배에 이른다. 소득 역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20~30세대 내 상위 20%의 연간 소득은 1억2832만원으로 집계된 반면, 하위 20%의 연간 소득은 1968만원으로 6분의 1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해 입는 점에서 올드머니 룩이 패스트 패션(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한 패션)의 대항점에 놓여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소비자 차원에서 합리적 가격에 괜찮은 제품을 구매해 오래 입는 것과 무리해서 과소비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업계도 젊은 고객들의 구매력을 과대평가해 사치성 소비를 조장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inahohc@ekn.kr조하니 기자 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기자의 눈] 잼버리 파행에도 국회는 ‘잘되면 내 덕 못되면 남 탓’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남 탓 하는 모습을 비유한 말이다.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국회 여야의 오늘날 현주소이기도 하다. 여야는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회를 앞두고 지금까지 8개월간 다양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자 치열하게 임시회를 열었지만 지독하게 남 탓만 되풀이하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마약·부동산 등 여러 현안을 두고 핑퐁질을 반복하면서 ‘덮어두자’는 식의 정치권 관성은 결국 세계잼버리대회 파행이라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문제 해결을 제쳐두고 남 탓만 반복하던 정치권의 고질병으로 결국 국제 망신만 얻은 셈이다. 하필 잼버리 기간 동안 숨 막히는 폭염이 이어지는 등 불가피한 점도 있었지만 간척지인 새만금에 야영장을 마련했으니 그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형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미리 알았을 터다. 대회 개최 전부터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우려도 이미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 기간 중에도 ‘곰팡이 달걀’과 시중보다 비싼 ‘바가지 얼음컵’ 등 먹거리 문제에 수백명이 탈진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참가국들이 텐트를 접고 퇴영하기도 했다. 세계 행사인 만큼 준비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5년이 넘는 준비 기간, 5명의 공동위원장, 1000억원의 예산이 무색할 정도로 부실하게 진행됐다. 나름의 기지를 발휘해 전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으로 겨우 마무리했지만 스카우트 대원들이 떠난 자리에는 정쟁만 남았다. 공동위원장 5명에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3개 부처 장관이 선임됐다. 그러다 보니 관가에서는 책임이 분산돼 버렸다. 정계에서는 여야가 유치 시기와 개최 시기를 두고 다투고 있다. 여야는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던 문재인 전 정권 때 유치됐고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개최했다는 점에서 해결보다 정쟁에 힘을 쏟고 있다. 몇 년 전 풍경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을 마무리한 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치한 결실’, 더불어민주당은 ‘짧은 기간 준비를 잘한 덕’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과 상반되는 말이 있다. ‘반구제기(反求諸己)’다. 화살이 적중하지 않았을 때 본인에게서 원인을 찾는다는 뜻이다.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본인의 자세와 실력을 탓하는 자세다. 핑계댈 거리는 지천에 깔렸다.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서, 입고 나온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보기 싫은 사람을 마주쳐서 등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남 탓 하기는 쉽다. 하지만 한 나라의 정책을 좌우하는 사람들이라면 스스로를 먼저 살펴 문제점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채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오세영 기자수첩

[기자의 눈] 에너지식민지 전쟁 중인데 우리끼리 서로 못믿어

과거의 식민지 전쟁이 총칼을 앞세운 무력 전쟁이라면 요즘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전쟁에 가깝다. 주권이 독립된 나라라도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면 나라 경제는 타국에 종속된다. 러시아가 마음 먹고 가스관을 틀어막으니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다.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우리나라는 살아남기 위해 발전소만큼은 국내산 기술로 만들겠다는 에너지 산업 육성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 업계, 정치권, 환경단체 등은 힘을 합쳐도 모자를 판에 산업 육성 과정에서 서로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지원과정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정치권과 환경단체들은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정부는 논란을 피하고자 정보를 숨기기에 급급하다. 지원을 받는 기업들은 괜한 논란에 얽히는 게 부담스러워한다. 일부 기업은 산업 육성으로 혜택을 보게 돼 있다. 기업이 본 혜택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니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이 추가로 부담할 몫이다. 정부가 에너지 안보를 지킨다는 명분이 있더라도 산업 육성에 모두가 군말 없이 따라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인 것이다. 산업 육성 정책 중에 태양광 탄소인증제, 풍력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수소발전 전력구매 입찰시장 국내산 가점 등이 있는데 모두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6월 열렸던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보자.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두고 업계에서 뒷얘기가 무성하다. 일부 국내산 수소연료전지가 수소발전 입찰시장에 대거 참여하게 됐는데 과한 혜택 아니냐는 이야기다. 낙찰가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비싸다면 과한 혜택이라는 꼬리표가 또 붙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평균낙찰가격이 기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의 수소연료전지 평균 거래 가격보다 약 10%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RPS 시장가격은 얼마인지 알 수 없다. RPS 시장 가격이 워낙 요동쳐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날 기준 RPS 시장의 현물시장으로 보면 수소연료전지 전력거래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약 300원(REC 가중치 1.9 반영)으로 계산된다. 산업부는 이보다 10% 낮은 kWh당 270원을 말하는 것일까. 그럼 일반적인 태양광 RPS 시장 현물시장 전력거래가격인 1kWh당 약 225원(REC 가중치 1.0 반영)보다 20%(45원) 비싸다. 수소연료전지가 RPS에서 워낙 비싼 전력거래가격을 받다 보니 10% 낮더라도 전력시장에서 그리 저렴하지 않을 수 있다. 가뜩이나 수소연료전지는 야당과 환경단체로부터 연료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고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고 지적받는 에너지원이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두고 한 소리 듣느니 정보를 미리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력을 구하는 게 에너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wonhee4544@ekn.kr이원희(증명사진)

[기자의 눈] 中企 근무환경이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청년노동자 주축의 노동조합 협의체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공동으로 ‘청년근로자-중소기업 공감소통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사장과 청년근로자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기업과 비교해 열악한 중소기업의 근로문화 개선을 위해 당사자들인 경영자와 청년직원들이 마주앉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경영환경 고충’을 이해시키려는 고용주와 ‘근로환경 개선’을 호소하는 근로자 사이에 얼마나 진솔한 얘기가 나올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자들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진행을 맡은 사회자와 중소기업 근로현황에 관해 주제발표를 한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모두 ‘이 자리가 다른 어떤 자리보다 부담이 크고 긴장되는 자리’라는 소감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행사는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새로고침 의장의 인사말과 중기연 연구위원의 발표를 끝으로 비공개로 바꿔버렸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비공개 방침은 새로고침과 사전에 합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동안 오해가 있거나 이해가 부족했던 점에 좀더 솔직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비공개하기로 했다. 사후공개 역시 공개 후 오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중기중앙회가 의미 부여를 했던 첫 행사인데다 대화 내용이 민감한 만큼 공개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하지만, ‘토크콘서트’라는 행사명을 붙여놓고 미공개 전환에 대화내용 사후 공개마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오히려 이같은 비공개 운영이 중소기업계가 숨겨야 할 정도로 열악한 근로문화 상황을 자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중소기업들이 힘들다는 사실은 국민들도 다 안다. 그럼에도 대기업에 상생을 촉구하는 중소기업들이 반대로 내부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상생 노력을 기피한다면 중소기업의 인력난 등 고질적 문제는 탈출구가 없을 것이다. 중기중앙회가 어렵게 청년노동자단체와 첫 대화의 물꼬를 튼 점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왕이면 일반국민에게 중소기업계가 애쓰고 있음을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 kch0054@ekn.kr김철훈 기자 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기자의 눈] 새내기주 뻥튀기 언제까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형성되는 등 열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상장 첫날 주가 널뛰기에 기업가치 뻥튀기 논란은 끊임이 없다.시장은 주식 상장첫날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이후 ‘따따블’ 가능성에만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실상은 처참하다. ‘따따상’이 가능해진 지난 6월 26일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30%가 공모가 대비 낮은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상장 당일 200%를 돌파했던 종목들은 공모가 수준으로 내려 앉는 중이기도 하다. 시큐센은 상장 첫날 915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현재 공모가(3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장 첫날 대비 60% 이상 하락한 셈이다. 문제는 상장 첫날 기대감이 커지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마구잡이 매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관의 공모 물량을 개인 단타족들이 모조리 떠안게 된 상황이 안타까울 지경이다.공모가 자체도 수요예측에 따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주가 널뛰기를 부추기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과도한 기업가치 상향으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재차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최근 증시는 공모 시장 과열과 테마주 투자 등으로 어수선하다. ‘묻지마 투자’, ‘공모주 투자주의보’와 같은 말은 현 장세에는 먹히지 않는 지적일 것이다. 개인투자자과 기관 모두 공모가 거품, 공모주 과열 등에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손실에 대한 책임도 투자자들의 몫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국은 공모주 시장 활성화와 건전한 질서를 위해 ‘업무 규정 시행 세칙’을 개정했다. 개정 당시의 핵심을 잊지 말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국내 증시가 투기판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할 때다.

[기자의 눈] 이커머스, 빛 좋은 개살구 안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빛 좋은 개살구.’ 겉보기엔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지만, 실제 맛은 형편없는 개살구란 말로 흔히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빗대어 쓴다. 이같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이 무리없이 적용될 수 있는 산업이 있다. 바로 이커머스업계다. 종전까지 이커머스기업들은 외형 성장에만 집중해도 문제가 없었다. 시장 진입 초기엔 수요 선점을 위해 제품 출시와 영업망 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이커머스라는 큰 장(場)이 선 다음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기업들은 외형에 걸맞는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맞닿뜨린다. 이를 입증하고 돌파하는 수단의 하나가 IPO(기업공개)다. 특히, ‘로켓배송’의 쿠팡이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다른 이커머스기업들도 너도나도 상장을 꿈꿨다. ‘마켓컬리’의 ㈜컬리를 비롯해 SSG닷컴·11번가 등도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 수혜를 입어 기업가치가 상승했던 이커머스업계가 엔데믹 일상회복 뒤 성장률 둔화, 증시 침체 등 악재로 가치하락에 직면하자 줄줄이 상장 연기로 돌아섰다. 그렇다고 상장 연기를 단순히 시장 요인만으로 탓할 수 없다. 상장이 무산된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적자 누적의 ‘수익성 악화’가 깔려 있다. 사실 국내 이커머스기업 대부분은 수익성이 나쁘다. 기업에게 ‘수익(흑자)’은 금과옥조다. 하물며 투자 유치를 위한 IPO를 준비하는 이커머스기업에게 수익 개선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 수익성이 안 나오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없다"면서 "올해는 적자 줄이기에 집중해 내년에 흑자를 달성하는게 목표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매출도 키워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쿠팡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최대 매출(분기 기준)과 영업이익도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쿠팡의 흑자전환 행보는 분명 이커머스업계에 ‘긍정의 타산지석’이지만, 모두 ‘쿠팡 닮은꼴’이 될 순 없다.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자사의 강점을 활용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로 수익 증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pr9028@ekn.kr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기자의 눈] 이제야 타 봤다, 쏘카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얼마 전 급히 차를 쓸 일이 생겼는데 차키를 친구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난처한 적이 있었다. 퍼뜩 떠오른 건 카셰어링 앱 ‘쏘카’였다. 쏘카 앱을 켜고 근처 쏘카존에서 당장 빌릴 수 있는 차량을 검색했다. 마침 도보 2분 거리에 쏘카존이 있었고, 난생처음 쏘카를 타보게 됐다. 쏘카 애용자들이 들으면 비웃을 수도 있겠으나, 쏘카 첫 경험은 정말 놀라웠다. 10년 넘게 오너드라이버로 살면서 새차를 몰아볼 일이 없었으니, 이 경험담을 풀어놓으면 누군가는 촌스럽다 할 수도 있겠다. 앱을 통한 간단한 차량 예약에 누군가와 대면할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 언제든 새차를 몰아볼 수 있는 기회까지. 쏘카를 타고 온 걸 본 부모님은 ‘언제 말도없이 차를 바꿨냐’며 신기해하셨다. 고백하자면 20대 때 처음 뽑은 차를 10년 넘게 몰면서 ‘새차 뽑기’는 올해 목표 중 하나였다. 갑작스레 높아진 금리에 감히 차를 뽑을 엄두를 못 내다가, 이번에 쏘카를 경험하면서 아예 생각을 바꾸게 됐다. 새차를 뽑기보다는 필요할 때 빌려 타기로 한 것이다. 물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마다 차량 이용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이 방법이 정답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소 출퇴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어쩌다 한번 자차를 이용하는 내 경우엔 그랬다. 쏘카가 지난 5월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가용 소지자의 열 중 아홉은 하루에 2시간도 채 자차를 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1.4%는 카셰어링이 경제적 이익과 환경문제 개선, 교통체증, 주차 문제 등을 해소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일각에선 이 조사를 진행한 주체가 쏘카 자신이라는 점에서 편향적인 결과 아니겠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내 경우엔 이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최근 법률과 숙박, 부동산과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플랫폼산업과 전통산업 간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부디 이번에는 정치권이 ‘혁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우리 모빌리티 혁신 사(史)엔 ‘타다금지법’이라는 아픈 전례가 있지 않은가. hsjung@ekn.kr정희순 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기자의 눈] 실체 없는 테마주 ‘투자 주의보’

"초전도체에 비하면 2차전지는 양호했다." 최근 만난 지인이 일명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찍자 "이게 주식이냐, 코인이지"라며 한 말이다. 2차전지주는 초전도체 테마주 폭등에 비하면 너무나도 정상 범주에 속한다는 거다. 요즘 주식 시장은 테마주로 조용할 날이 없다. 2차전지주 광풍에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순위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요동치는가하면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부상하면서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종목들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기도 한다. 사실 테마주 쏠림 현상은 최근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테마주의 대표격이라고 볼 수 있는 정치 테마주는 선거철만 되면 특정 정치인과 고향이 같다거나 성(姓)이 같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정치 테마주처럼 2차전지 테마 종목들도 당장 사업 실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시총에 비해 영업이익이 터무니없이 적은 경우도 다반사다. 초전도체 테마주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논문을 공개한 이후 초전도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종목들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 가운데 실제 초전도체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기업은 찾기 어렵다. 투자자들 중에는 해당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 실제로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하는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분위기에 휩쓸려 단타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제다. 이들의 투자 기준이 기업의 가치보다는 수익률에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기업은 초전도체 테마주 중 초전도체 사업과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 기업 대표는 지난 주말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하자 "우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을 주장하는 연구기관과 어떠한 연구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테마주에 투자하기 위해 빚투족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18조원대로 내려갔던 국내 신용융자거래 규모는 지난달 20조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합산 거래대금도 27조원을 넘어섰다. 수익을 얻기 위한 주식 투자가 옳지 않다는 게 아니다. 다만 기업의 정보도 모른 채 수익률에만 과도하게 매몰돼 ‘묻지마 투자’를 하는 방식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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