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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융권, 2024년 ‘상생’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발표한 신년사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는 단연 상생이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함께 공존한다는 의미인 ‘이택상주(麗澤相注)’를 인용하며 "우리 사회와 이웃,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상생의 가치를 지켜 나가자"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러한 발언은 주요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들이 새해 조직개편에서 상생금융 전담 부서를 새로 꾸린 것과 일맥상통한다. 취약계층, 소상공인, 청년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정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에 화답하는 차원이다. 특히나 금융권은 올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 상생금융에 대한 주문이 끊이질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당국의 요구는 차치하고,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그간 금융사들이 정부의 요구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찾아 적극 손길을 내밀고, 다방면으로 지원 방안을 구상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작년처럼, 은행이 고금리 시대에 예대마진으로 과도한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상생금융을 확대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이, 금융권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고,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기초체력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금융사들이 지금을 넘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속 가능한 상생금융을 펼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이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연초부터 국내 금융권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특히 함영주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지난해 미국 내 자산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단 36시간 만에 파산하고,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167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과거 금융사들의 영광으로는 현재의 성공과 미래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국내 금융사들이 전 세계 금융그룹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더 많은 사회적 환원도 가능하다. 금융지주사들은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생존과 경쟁에 주력해야 할 때다.ys106@ekn.kr

[기자의 눈]

2012년 9월 26일 오전. 모 대형금융사 임원의 입에서 "당했다"는 외마디 비명이 나왔다. 웅진이 ‘워크아웃’ 대신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당시 웅진은 극동건설의 부실이 계열사 전체로 전이되면서 그룹이 존속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웅진은 ‘워크아웃’을 검토했으나 법무법인 태평양의 조언에 따라 기습적으로 ‘회생’을 신청했다. 과거 태평양은 웅진그룹에 왜 워크아웃 대신 회생 신청을 추천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극동건설만 포기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생계획안이 실행되면 필연적으로 대주주 무상감자와 같은 절차는 거치겠지만 금융채권 뿐만 아니라 상거래채권 등 모든 채권이 조정된다. 또 회생계획안이 실행되기 전까지 기존 주주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어 긴급한 사안도 처리할 수 있다.반면 워크아웃은 금융권의 채권자가 주체가 되어 신청한 기업을 공동관리한다. 금융권의 채권자들은 주채권은행을 설정하는데 산업은행이 맡는 경우가 상당하다. 산업은행은 국내에서 대기업 채권 회수 경험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역시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관리단은 경영권을 쥐고 그룹사를 움직이게 된다. 관리단은 금융채권의 조정은 있겠지만 회수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한다. 더욱이 금융채권만 조정 대상이다 보니 상거래채권, 우발부채 등은 조정하지 못해 관리단의 선택지는 좁다. 태영그룹은 △국내 유일 민영 지상파 방송사인 ‘SBS’ △국내 시공순위 16위의 부실건설사 ‘태영건설’ △매년 2000억원 이상 버는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 △골프장 5개, 워터파크 등을 보유한 종합 레저 기업 ‘블루원’ 등이 주요 계열사다. 이 중 핵심 계열사는 SBS다. 미디어는 본연의 실적 뿐만 아니라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상당하다. 대통령과의 소통부터 프로파간다도 가능하기에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청와대출입 1진 기자들이 대통령 순방 때 오너들의 ‘소원’을 전달하고 있는 건 이젠 공공연한 사실이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선택했다. 키를 관리단에 넘기며 확률적으로 SBS를 살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태영건설을 지키려다 그룹이 와해될 수도 있는 확률이 생겼다. 웅진은 회생 신청 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던 코웨이를 제외하고 다른 주요 계열사는 지켜냈다. 물론 평판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반면 태영은 평판은 살렸지만, 최악의 경우 핵심계열사인 SBS를 시장에 내놓아야 할 수 있다. 태영그룹에게 SBS는 자산이 아니라 추억이 될 수 있다. 태영그룹이 이번 어려움을 꼭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 하지만 "태영그룹 임원들은 전반적으로 안이하다"는 모 금융사 전 임원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기자의 눈] 규제 둘러싼 민·관 입장차, 언제쯤 줄어들까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자석의 빨간 부분으로 표시된 N극끼리는 가까워지려고 해도 척력으로 인해 거리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기업 관련 규제를 둘러싼 우리 정부와 경제계의 입장도 이와 같은 형국이다. 21대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고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토로하는 행사가 끊이지 않고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그마나 ‘노란봉투법’이 사실상 폐기 단계로 접어드는 것에 안도를 표하고 있다. 안그래도 선진국·경쟁국 보다 강한 노동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글로벌혁신특구에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도 다행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네거티브 방식은 ‘금지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허용한다’는 것으로 산업계에서 신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해외 혁신 클러스터와 협력하고 국제 공동 연구개발(R&D)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스타트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환경부·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 등 10개 정부부처 소관으로 도입 또는 개정된 기업 관련 규제는 5620건에 달한다. 국회에 제출된 규제혁신 법률 222건 중 통과된 건은 99건(44.5%)에 불과하다. 규제를 줄여달라는 현장의 목소리와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영국이 법인세 대폭 감면에 이어 두 세기 가량 이어진 상속세 폐지를 검토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대주주 할증시 세계 ‘원탑’ 상속세를 책정했음에도 관련 당국에서 미지근한 목소리만 나오는 실정이다. 조만간 ‘40살’을 맞게 되는 동일인 지정제도를 비롯한 ‘갈라파고스’ 규제들도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저격’한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뿐 아니라 외국인고용법 등 일명 ‘킬러규제’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만성적 인력난을 겪고 있는 업종의 고충이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산업경쟁력 저하로 경제 성장을 억제한다. 한국의 경우 40년 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업체들과 비교해 역차별 당하지 않고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22대 국회에는 잘 전달·반영되길 바란다. spero1225@ekn.kr나광호 나광호 산업부 기자

[기자의눈]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한국앤컴퍼니를 둘러싼 ‘형제의 난’이 결국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처음부터 크게 기울어진 싸움이긴 했다. 이미 40%가 넘는 지분을 가진 조 회장을 표 대결로 누르기란 쉽지 않았다. MBK는 공개매수 조건으로 남은 지분을 깡그리 모아오지 않는다면 1주도 사주지 않겠다고 나섰다. 처음부터 잃을 것이 없는 싸움을 건 것이다. 승리를 예상하긴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결국 조 회장이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쉬움도 짙게 남는 분쟁이었다. 누가 이기거나 지는 문제가 아니다. 회사를 경영하는 조 회장이 보여준 소극적인 리더십 때문이다.이번 이슈에서는 ‘공개매수’가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조 회장과 겨뤄볼 만한 지분율을 사전에 확보하기 힘들다 보니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보였다.그럼에도 분명 조 회장 측은 여유가 있던 상황이다. 이미 확보한 지분에 더해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도 힘을 보탰다. hy와 효성 등 우군도 속속 참전했다.유리한 상황에서 조 회장은 공개매수에 나선 MBK를 두고 "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막대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풀이하자면 MBK 측의 공개매수를 기대하고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발언이다. 오히려 공개매수에 나서거나 이를 기대하는 주주들에게 ‘우리 회사 주가는 공개매수가보다 높아질 테니 나를 믿고 지원해달라’고 해야 했다.그렇게 나설만한 명분도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경영권 분쟁이 터지기 전인 9월 말 기준 0.3에도 못 미쳤다. 엄청난 저평가 상황이다.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이를 고작 0.5에서 0.6으로 높인 수준에 불과했다. 만약 조 회장이 호기롭게 ‘감히 우리 회사 주식을 2만원에 넘기라고 하다니 실망스럽다’며 ‘내가 계속 경영해서 회사 주식을 10만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주주들이 기다린 건 그런 리더십이 아닐까.조 회장은 편도 많지만 적도 많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풀려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주주 입장에서 든든하다고 느끼기에는 어려운 리더다.이번 이슈로 조 회장은 압도적인 지분율을 가지고도 여전히 아버지의 도움과 다른 친척들의 도움이 없다면 불안하다는 이미지를 더했다. 한국앤컴퍼니를 둘러싼 ‘형제의 난’이 끝나지 않았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조 회장이 지분율 말고는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번 형제의 난을 리더십을 부각하는 기회로 삼는 건 어땠을까. 회사 부흥을 위해 자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논리를 강화하는 건 주주들의 불안한 투심도 달래고 향후 재판에서도 유리할 일이었을 텐데 말이다.khc@ekn.kr

[기자의 눈] 전문성 갖춘 국토부 수장…박상우 장관 어깨가 무겁다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국토교통부 장관에 올랐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앞서 박 신임 장관은 지난 2005년 경기 군포시 산본 지역 아파트를 사면서 실거래가보다 1억여 원을 낮춰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울러 LH 사장을 퇴임한 후 설립한 회사, 피앤티글로벌이 LH 연구용역을 수주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의혹에도 박 신임 장관을 새로운 국토부 수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그가 부동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신임 장관은 국토부 기획조정실장, 주택토지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정부 밖에서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건설주택포럼 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LH 사장을 역임했다. 박 신임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서 국토부는 이명박 정부 당시 권도엽 장관(2011∼2013년) 이후 10년여 만에 내부 출신 장관을 맞이하게 됐다. 국토부는 윤석열 정부에선 원희룡, 문재인 정부에선 김현미 등 정치인 출신이 초대 장관을 맡아 부처를 지휘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서승환·유일호·강호인 등 경제학 교수 또는 행정 관료 출신이 맡았다. 주택공급난 우려와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전문가를 국토부 수장으로 앉히는 것에 대해 건설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10월 누계 전국 주택 인허가는 27만391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0% 줄었다. 누계 착공 실적은 14만1595가구로 전년 대비 57.2% 감소한 실정이다.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으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들의 줄도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1~11월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36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4건)보다 71.02% 늘었다. 무주택 국민의 숙원인 ‘집값 안정화’도 박 신임 장관에게는 중요한 숙제다. 현재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일반 국민들은 마음에 드는 아파트 구매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박 신임 장관이 공급에 방점을 두고 주거안정에 최선을 다하길 원하고 있다. 박 신임 장관은 이처럼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건설업계와 국민들은 국토부 관료 출신인 그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박 신임 장관이 자신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길 기대해 본다.54533_49596_5415

[기자의눈] 주식투자가 중고거래보다 쉬워선 안된다

하이드로리튬 주가가 연일 하락 중이다. 1만3000원 하던 주식은 반토막 수준인 7000원 수준까지 밀렸다. 그동안 많은 언론 매체에서 하이드로리튬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청구권 행사가 잇따르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이 회사는 전자공시에 1995년 1월 토목자재 부품 제조 및 판매, 시공,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08년 7월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매매가 개시됐다고 적었다. 그리고 2022년 10월 13일 리튬플러스에 인수됐다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182억원 중 134억원(73.7%)이 기타시공에서 발생했다. 리튬관련 사업에서 나온 매출은 전혀 없다.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인 지난 18일 하이드로리튬 주가는 8% 이상 상승했다. 당시 한 대형 포털 종목토론방에는 ‘전웅 하나님의 크리스마스 예비 선물’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전웅 하나님은 기다리면 보답해주신다. 오늘도 빨간불로 여러분들에게 보답 드렸다’라고 적었다. 전웅 씨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다. 하나의 종교가 된 거다. 하지만 대규모 오버행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전 대표를 욕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기라고 하거나,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많이 보였다. 주식이 대량으로 전환돼 상장이 이뤄지면 늘어나는 주식만큼 주가는 빠지기 마련이다. 이걸 주가가 희석된다고 말한다. 또 전환가 대비 현재 주가가 높다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긴다. 한 전업투자자는 해당 종목에 대해 "주식을 잘 아는 사람이 이 회사처럼 오버행 물량이 많은 걸 알면서도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를 일부러 끌어올린 게 아니고서야 주가가 올라간 건 이해가 어렵다"고 했다.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22일에도 1회차 BW의 신주인수권 행사 공시를 내놨다. 80만2056주 중 27만2395주가 오는 28일에, 내년 1월 18일에는 52만9661주가 상장된다. 문제는 1회자 BW 중 아직 전환되지 않은 행사가능 주식은 588만6803주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5%다. 1회차 CB도 아직 남은 물량이 989만7094주나 된다. 이 둘을 합치면 157만주가 전환 대기중이다. 25일 기준 전체 발행주식(3904만주)의 40%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폭락한 20일부터 22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3633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앞으로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을 중고거래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물건 고를 땐 여러 가지를 살피는데 주식 투자는 남의 말만 듣고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앞으로는 △물건에 하자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해당 제품이 현재 가격이 합당한지 알아보며 △해당 거래가 사기는 아닌지 주의하자는 거다. 이를 위해서는 종목 관련 뉴스와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어떤지, 매출 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또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나와 있다면 참고하면 좋다.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이나 월가의 영웅이라 불렸던 피터린치의 말을 곱씹어 봐야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이기는 투자’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을 공부하지 않고 주식을 산다는 것은 포커를 칠 때 패를 안 보고 돈을 거는 것과 같은 짓이다.’20220622151142887430 양성모 에너지경제 자본시장부 기자

[기자의 눈]

1금융권으로부터 시작된 ‘상생금융’ 동참 바람이 보험업권까지 불어온 결과 보험사들이 내년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3% 내리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손보사들은 최근 2.5%~3%의 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하안을 속속 발표했다. 내년 2월 중순 책임개시 계약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6~3.0%%, 이륜자동차 보험료 8.0~10.0% 수준의 보험료 인하가 예상된다. 더불어 매년 손실폭이 크게 나타나는 실손보험료의 인상은 최소한의 수인 1.5% 정도만 올리기로 했다. 이는 ‘이익이 났으니 나눠도 된다’는 논리가 힘을 받으며 시작됐다. 지난 11월 기준 보험사 손해율은 대부분 79% 수준을 가리키면서 자동차보험료를 통해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보험료에서 18%가량을 사업비로 쓰기 때문에 통상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보험사가 손실을 보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두고 ‘쥐어짜낸 결과’란 시선이 거둬지지 않는 것은 각종 압박에 의한 결과기 때문이다. 이달 금융당국은 업권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자리에서 상생금융에 보험업권이 참여할 것을 사실상 ‘대놓고’ 요구했다. 보험사는 정부가 꼬집은 이자장사에 대한 질타와도 거리가 멀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999년에서 2016년까지 1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7년 반짝 흑자로 돌아섰고, 이후 다시 3년 연속 적자를 가리켰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흑자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많지 않았던 환경 등이 반영된 결과다. 2020년까지 손보사의 차보험 적자액은 9조원에 이른다. 실손보험의 경우 대부분 적자를 기록 중으로 초과이익 이슈와도 무관하다.상생금융 상품으로 생보업권이 내놓은 저축보험과 관련해선 오히려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한화생명 디딤돌저축보험의 경우 청년층 고객이 5년 동안 월 75만원을 저축하면 500만원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그러나 학생이거나 사회초년생에 속할 경우 거액의 현금을 5년가량 묶어놓는 방식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업비가 낮게 설정된 탓에 설계사들도 적극적인 판매를 이어가지 않게 되면서 결론적으로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따른다. 보험사들은 출혈은 출혈대로 났음에도 정작 소비자들이 보험료 인하를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FRS17 착시효과가 걷히면 수입보험료는 오히려 줄어들게 돼 업권의 성장성이 사실상 한계에 직면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보험사는 압박에 못이겨 내놓은 상생방안으로 금전적 부담과 실효성이 없다는 눈총까지 모두 떠안게 됐다. 향후 치솟는 부담이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부작용까지 나타나진 않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pearl@ekn.kr

[기자의 눈] 지도부 눈치만 보는 초선…개혁 위한 목소리 내야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정치권에 갖가지 악재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초선 의원들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강하게 쇄신을 주장해야 할 초선들이 금배지를 달기 위해 여야를 불문하고 당 지도부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하면서 초선의원들의 집단행동에 역풍이 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초선 10여 명은 당소속 의원 전원이 모인 대화방에서 김 대표를 옹호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김 전 대표의 사퇴를 거론한 서병수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을 겨냥해 ‘내부 총질’, ‘자살 특공대’, ‘x맨’ 등이라는 원색적인 비판을 하며 몰아 세웠다.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1월에도 초선의원들은 ‘윤심’을 얻은 김 전 대표를 지원하며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초선 의원 50여 명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는 나경원 전 의원을 공격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이들은 현재 김 전 대표 사퇴 이후 침묵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권력 눈치보기 행동을 보이는 초선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에서는 이들을 총선 물갈이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당내 일부 친윤계 초선 의원들을 겨냥해 "이 참에 용산, 지도부 홍위병으로 분수 모르고 설치던 애들도 정리해라"라고 꼬집었다.이같은 사정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초선 의원이 전체 의원 수의 절반에 가까운 81명이나 되지만 큰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다수의 초선 의원들은 홍위병이라 불릴 만큼 지도부에 순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초선들은 신당 창당을 표명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류하는 호소문을 만들고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로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도 대표적인 사례다. 처럼회는 권력기관 개혁 문제를 공부하기 위해 출발한 모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탄에 주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인 ‘개혁의딸’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과거 국회에는 쇄신을 촉구하며 한국 정치를 이끌어 간 의원들이 있었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오늘날까지 ‘남원정’으로 회자되는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이, 민주당 계열에서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당 개혁을 주장하며 개혁과 쇄신의 바람을 일으켰다.하지만 지금의 정치권에는 개혁의 목소리는 없다. 오로지 22대 금배지를 받기 위한 기득권에 안주한 세력만 있을 뿐이다. 초선 의원들이 정치개혁의 주도권을 잡고 당의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되야 한다. 초선 의원들의 소신 정치가 없으면 우리 정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ysh@ekn.kr

[기자의 눈] 中·日서 맥 못 추는 현대차,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유럽과 북미, 인도 등에서 들려온 현대자동차그룹의 활약 스토리는 눈부시다. 현대차그룹에 있어 2023년은 ‘역대 최다판매’, ‘올해의 차’ 등 믿기 힘든 성과를 달성했던 한 해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는 늘 함께하듯 굴욕을 남긴 시장도 있었다.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에서의 스토리는 ‘생존기’에 가까울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대차 중국 판매(도매 기준)는 5만6000대로 전년대비 33.8% 감소했다. 현대차는 유럽, 한국, 북미 인도, 중남미 등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중국과 러시아에선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기아는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 현대차는 연간 판매량 100만대, 기아는 60만대 이상을 줄곧 유지하며 시장 입지를 다졌다. 2016년 현대차·기아는 중국에서 178만여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3년 뒤인 2019년엔 90만대를 판매해 반토막이 났고 지난해엔 34만9000대까지 줄었다. 버티다 못한 현대차·기아는 현지 공장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극심한 판매부진에 빠져 다섯 개에 달했던 중국 공장을 두 개로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 중국공장 가동률은 30%를 밑돌고 있다. 또 중국 내 판매 모델을 기존 13종에서 8종으로 줄였다. 기아 중국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는 두 번씩이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현대차는 결국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중국 브랜드 수탁생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의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518대(승용차 기준)를 판매했다. 지난해 등록된 전체 수입차 24만758대에서 점유율은 0.21%에 불과하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1~11월 누적 판매량은 4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1대)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실적 부진을 겪고 2009년 8년 만에 현지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13년 만인 지난해 2월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 무공해 차량(ZEV)을 내세워 다시 일본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9월엔 경차 선호 특성을 고려해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EV를 투입시켰다.이처럼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했던 현대차·기아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동북아시아가 전기차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래의 동아줄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성과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일곱 번 도전한 끝에 롤드컵 우승을 거머쥔 ‘데프트’ 김혁규의 스토리가 내년 현대차·기아로 옮겨오길 바란다. kji01@ekn.kr김정인 산업부 기자

[기자의 눈] ‘진퇴양난’ 서울 부동산시장…이대로 괜찮은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서울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며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언론을 가득 채웠다.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값 및 각종 부동산 관련 수치들은 수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향후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이 지난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상황이며 내년 전망 또한 어둡기만 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내려가면서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또한 전월 대비 0.08% 떨어지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실거래가 지수가 내렸다는 것은 최근 직전 거래가 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하락 거래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수치를 반증하듯 서울 곳곳에서는 ‘억대’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으며,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2021년 최고가 대비 30% 이상 떨어진 아파트 단지들도 어렵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거래량 또한 급감했다.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13건으로 지난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하고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는 등 각종 관련 수치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어두운 미래를 가리키고 있다. 개인적으로 만약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집값 상승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지며 제 2의 ‘거래절벽’ 사태가 올 것이고, 일부 전문가들이 말하는 2차 하락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금리 등 근본적인 불안 요소가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 또한 이와 동시에 수요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앞서 정부가 1·3대책을 통해 한 차례 부동산 시장 위기를 극복했듯이, 내년에도 집 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릴 수 있는 묘수를 고안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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