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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의 시행을 5개월 여 앞둔 가운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곧바로 직원 채용과 서비스 제공의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비정규직 고용 지형부터 손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고객 서비스 위축이 예상된다는 게 주된 반대 이유 중 하나다. 법적 방어 조치로 인한 은행권의 변화가 결국 고객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권은 고객 서비스 최전선인 콜센터부터 대출 상환 업무를 제외하는 등 이전보다 간단한 업무만 진행할 수 있도록 손 본 상태다. 대부분이 외주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작동이 어려운 고령층 고객은 축소된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하는 불편을 겪게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은행권은 노조가 강해지면 파업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고객 불편이 확대될 것이란 주장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의 한쪽 편에선 서비스 축소 가능성에 더 크게 직결되는 '주 4.5일제'를 두고 도입 촉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직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4.5일제 도입을 통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 4.5일제를 반대하는 쪽에선 은행권이 제도 시행 후 소비자 피해가 커질 것이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주4.5일제가 제도화되면 상시적·구조적으로 고객의 서비스 이용 시간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철저하게 은행 입장에서 노동권 강화가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은 반대하고, 근로환경 개선은 내부 이익에 직결되기에 4.5일제는 찬성하는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어느쪽이든 소비자는 이 과정에서 힘없이 순응하는 존재일 뿐이다. 둘 다 서비스 축소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두 사안에 모두 '고객'이 등장하면서 은행권이 이해관계에 따라 고객편의를 앞세우기도 하고 뒤로 미루기도 하는 편의적 태도로 비쳐질 수 있다. 은행권이 명분에 따라 일관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면 '고객 우려'라는 방패는 원칙이 아니라 필요할 때 꺼내는 편의적 명분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은행권은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로 인해 정책비용 등 “정부에 더 내놓을 돈이 없다"며 울상이다. 그러나 근로 시간 단축은 성장동력 약화와 직결될 수밖에 없기에 이 역시 명분이 상충된다. 이득에 따라 내세우는 무기에 진정성이 없다면 합리적인 주장일지라도 공감을 사기 어렵다. 연일 '소비자 편의 보호'를 외치기보다 일관적인 태도와 이유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이유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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