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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칼럼] 북한의 전쟁위협 심각성과 핵 딜레마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 교수 새해 들어 북한 김정은의 전쟁 위협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북한의 공갈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지만, 최근의 양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북’망동’,‘무모한 위협’이라고 경고하고 만약의 도발에 ‘몇배로 응징’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지만 국제사회 여러 전문가는 최근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과연 북한이 한국을 무력 침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6·25 한국전쟁과 같은 전면적인 남침 가능성은 작다. 현재 북한군의 전투력이나 전쟁 준비 수준을 보면 장기적인 전면 재래식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났듯이 구소련 무기 위주로 무장한 북한군의 전투력은 생각보다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단기적·국지적 기습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 수준의 단발적인 기습 공격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 및 주변국에 대한 기습 핵 도발도 가능하다. 김정은이 정권의 종말을 각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에 쉽게 결심하기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그런데 북한은 승리하기 어려운 전면 전쟁 위협을 왜 이렇게 노골적으로 하는 걸까. 첫 번째는 오는 4월로 예정된 한국의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 한국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을 시도했다. 둘째, 무기와 탄약 지원을 계기로 개선된 러시아와의 관계가 김정은에 자신감을 주었을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현금과 첨단 무기체계, 최신 기술 등을 제공받게돼 한국과의 수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셋째, 올해 미국 대선에서 김정은에 우호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북한의 핵 보유 인정, 미국의 북한 체제 안전보장, 주한미군 철수 실현 등 북한의 염원을 달성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외부 위협 과장과 군사 대응을 빌미로 어려워진 북한 내부 상황 극복과 주민 결속을 위한 계산된 언동으로 봐야 한다. 우선 김정은 일가의 권력 다툼 가능성이다. 김정은의 부인인 이설주와 여동생인 김여정이 후계 문제로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김정은이 후계 체계를 서둘러 강화하고 있다는 판단도 있다. 다음으로는 최근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장도 있다. 여러 현실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과연 북한은 어떤 상황에서 한국과의 전쟁을 감행할 수 있을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력과 전쟁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수단이 됐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 하마스 이스라엘 공격 등 국제사회에 불법적인 군사 도발 행위가 확대되고 있다. 당연히 북한도 이에 고무되었을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하여 미국과 서방에 대한 본격적인 체제 대결을 시작하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북한은 한국과 전쟁이 손해나는 장사가 아닐 수 있다고 계산할 수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국은 미국 없이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는 최근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이 북한의 오판 가능성에 더 힘을 실어준다. 한국군이 선방하더라도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고 북한과 협상을 통한 평화나 항복까지 주장하는 한국의 반국가 세력이 국론을 분열시킨다면 북한의 한국 무력 적화통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 북한이 막말을 하고 노골적인 전쟁 위협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핵을 가졌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동북아 전쟁 발생 시 한국을 지원하지 못하고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 결의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면 한국은 결국 핵무장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동북아와 한반도의 미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김정은은 내심 자기에게 호의적인 트럼프의 대통령 복귀를 기대할 것이다. 한국도 이에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에 핵 보유 또는 보유 잠재력을 인정받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이상호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교수 이상호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교수

[EE칼럼] 농축 우라늄 확보, 발등의 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새해 들어 2026년까지의 ‘세계 전력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IEA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이 2026년까지 연평균 3% 가까이 성장할 것이며, 2025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프랑스의 발전량이 증가하고 일본의 여러 원자력발전소들이 재가동되며 중국, 인도, 한국, 유럽을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 신규 원자로가 상업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2021년에 세운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또 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이 2023년에 비해서도 거의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에서 2026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29GW의 신규 원자력발전소가 추가로 가동될 예정인데,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의 신규 원자력 발전이 주요 성장 동력이 되고 있어 2026년에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할 것이라는 게 IEA의 예상이다. 주지하다시피 원자력 발전의 연료가 되는 광물은 우라늄이다.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우라늄 가격 역시 계속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 업체들의 생산 차질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라늄 가격이 더 뛸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에 공급되는 우라늄 가운데 43%를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우라늄 생산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카자톰프롬은 카자흐스탄의 최대 광산업체인데, 최근 시설 공사 지연과 황산(우라늄 추출에 사용되는 주요 재료)의 가용성 문제 등으로 내년까지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의 카메코(Cameco)나 프랑스의 오라노(Orano)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결국 공급이 수요를 못 받쳐주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최근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106달러 수준으로 지난 16년 만에 최고다. 앞으로의 가격 상승은 더 걱정이다. 씨티은행은 2025년에 파운드당 평균 11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제프리 증권도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07년 6월 가격인 파운드당 136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우라늄 가격이 오르는 것도 걱정이지만 더 큰 문제는 농축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핵연료는 자연 상태의 우라늄 그대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농축된 우라늄을 필요로 한다. 천연 우라늄 내 핵분열을 일으키는 동위원소인 U-235를 추출·분리한 뒤 연료용으로 적절한 수준이 되도록 그 비율을 높이는 과정을 ‘농축’이라고 하는데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은 U-235의 농도가 3~5% 정도인 저농축 우라늄이다. 그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이면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농축’이란 과정이 이렇듯 상업적 목적과 군사적 목적으로 모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핵 비확산의 관점에서 우라늄 농축은 엄격한 국제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민감한 기술로 취급 받아 왔다. 따라서 농축을 할 수 있는 사업체도 소수로 한정되어 있다. 현재 주요한 농축 우라늄 생산업체는 프랑스의 오라노,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 그리고 영국-독일-네덜란드의 유렌코(Urenco) 등 3곳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CNNC는 국내 시장 공급을 주로 하면서 수출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그 밖에 일본과 브라질에서는 국내 연료 사이클 기업들이 소량의 공급 능력을 관리하고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미 로사톰의 농축 능력이 서방의 오라노와 유렌코의 능력을 합친 것보다 크고, 중국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2025년이면 러시아와 중국의 농축 능력의 합이 서방을 훨씬 능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탈러시아산 가스 움직임이 가속화한 데 반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그러나 이미 다수의 국가들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은 농축 우라늄의 34% 가량을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전쟁 이후 러시아와 대립 구도를 선명히 하며 제재를 강화해 온 미국은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의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2022년 전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출의 42%는 미국으로 향했다. 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화석연료에 비해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에너지를 둘러싼 지정학 및 지경학적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원자력 발전 역시 연료 공급 측면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원자력 대국인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이 시급하다.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데스크 칼럼]

윤석열 대통령의 ‘어깨 톡톡’,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폴더 인사’.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각각 상대에 대한 친근감과 예의를 나타낸 장면이다.두 사람이 갈등 봉합을 위해 재난 현장까지 이용, 형제애를 보인 ‘브로맨스’란 비판도 뒤따랐다. 다른 한편으로 지금의 수직적 당정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단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아랫사람 대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 상사를 깍듯이 모시는 것처럼 보였다. 여권 권력의 양대 수레바퀴인 두 사람이 아직도 검찰 선·후배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였다.한 위원장이 지금 자리에 간 것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갑자기 김기현 당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고 비대위를 만들어 그 위원장에 ‘정치 초보자’를 앉힌 건 윤 대통령의 뜻이었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총선을 앞두고 당 공천에 입김을 불어넣어 권력을 강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명품백 의혹 등 각종 ‘리스크’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해결사 또는 소방수도 필요했다.하지만 현 직책으로 보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내각에 있을 때와 달리 상하 또는 주종 관계일 수 없다. 윤 대통령은 국가 통수권자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그런 자리에 오르게 만든 집권당의 대표 격이다. 대통령은 집권당 대표든 비대위원장이든 공식 지명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놓고 당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 게 윤 대통령이 늘상 말하는 법과 상식이다.가뜩이나 국민의힘 안팎에서 수직적 당정관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 여사 리스크’도 다가오는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우려하는 집권당으로선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벌써부터 대통령을 간판으로 총선 치르는 것을 꺼려하거나 대통령과 차별화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그런 예민한 정국 상황에서 두 사람의 처신은 신중했어야 했다. 한 위원장은 당이 영입할 때부터 ‘대통령 아바타’란 조롱까지 받지 않았나.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는 공적 관계에 있다. 공적 관계가 정상 작동되고 있다면 한 위원장이 "거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사퇴요구는 없었을 것이다.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 갈등과정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말을 봐도 두 사람의 공적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가장 아끼던 사람에게 바보처럼 뒤통수를 맞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후배였는데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선을 그었겠는가" 등등. 이 표현들이 사실이라면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대하는 게 아직도 20년 맺어온 선후배 사이의 사적 관계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갈등 봉합의 자리로 평가된 서천회동에서조차 그 갈등을 촉발한 두 사람 간 사적 관계 설정의 장면이 연출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윤 대통령의 이런 인식과 자세로는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를 후배나 부하로 보고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국민으로부터 더욱 멀어진다. 윤 대통령은 ‘미래권력’으로까지 불리는 한 위원장과 충돌로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총선에 가서 심판받기도 전에 레임 덕을 염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집권당이 총선에서 지면 온전히 대통령 책임이고 이기면 모두 한 위원장 덕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늦기 전에 당정관계의 리셋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자칫 하다간 권력 사유화 논란에 휩싸여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구동본

[기자의 눈] 연이은 정치테러…민주주의 위협하는

새해부터 연이어 정치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괴한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현장에서 잡힌 만 15세 범인의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범인이 배 의원의 신원을 확인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을 보아 ‘정치 테러’가 자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대표에 이어 배 의원까지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한국 사회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극단적인 국내 정치 문화는 증오와 혐오를 넘어서 폭력으로까지 분출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거대 양당의 극단적인 정쟁과 그 부산물인 혐오정치가 기성세대 뿐 아니라 미성년자에게까지 번졌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 사건 발생 뒤에는 극단적인 진영 지지자들과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유튜버들이 ‘배후설’, ‘자작극’ 등 각종 음모론을 퍼뜨리면서 후폭풍까지 이어졌다. 이번에도 이 대표 피습 때 그랬던 것처럼 벌써부터 ‘배후설’ 등 억측과 가짜 뉴스가 나오고 있다.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우리 편은 선, 상대는 악으로 보는 여야의 적대적 대결 구도가 급기야 정치테러를 불러온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대의 민주주의의 실행자인 거대 양당 간의 대립은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같은 당 내에서도 친이재명(친명) 대 비이재명(비명), 친윤석열(친윤) 대 반윤(반윤석열) 등 생각이 다를 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악마화하며 스스로 민주주의를 부정해 온 정치인들의 ‘원죄’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민주주의는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며 만들어가는 정치질서다.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혐오하는 정치 문화가 이어진다면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편견과 혐오가 가득한 정치 문화가 칼날이 되어 민주주의를 찌른 것이다.이러한 비극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내 정치 양극화, 혐오 정치를 부추긴 정치권 내 자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4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인과 유권자의 만남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또 다른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유사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ysh@ekn.kr

[김성우 칼럼] 갑진년 새해에 주목할 기후변화 이슈

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에 따르면 2023년은 지난 10만 년 동안 가장 더운 해로 관측됐다. 이러한 지구온도 상승은 유례 없는 폭염, 폭우, 산불 등 기상재해를 초래해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연구진은 2022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 GDP 손실액을 약 1940조원으로 추정했다. 돈의 문제만이 아니라 인류의 건강에 끼친 영향은 더 심각하다. 2023년 11월 미국 생명공학 회사 긴코 바이오웍스는 에볼라,코로나 등 기후변화로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 4종의 확산으로 사망자수가 2050년에는 2020년 대비 1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이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맞춰 발간된 ‘Global Risks Report 2024’에서 세계 각계 전문가들이 ‘2024년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위협’으로 ‘극심한 이상기후(extreme weather events)’를 1위로 꼽은 이유다. 초유의 기후위기에 올해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기후-통상 연계의 가시화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국제협력 기반이 더욱 약화된 상황에서 기후위기가 심해지자 기후변화 규범의 파편화가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기후대응과 통상정책을 연계시키기 시작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투자 때 보조금을 지급하고,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시작해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을 수입할 경우 관세에 탄소세를 추가로 부과하는데, 올해 이러한 기후-통상 연계의 경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둘째, 기후기술 투자의 가속화다. 기후기술은 청정에너지, 에너지효율, 자원재활용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2023년 507GW의 신규 설비가 추가돼 지난 20년 동안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기술 가격은 기후-통상 연계와도 맞물려 있다. 예컨대 IRA 보조금으로 그린수소의 기술가격이 약 50%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기술 개발 및 보급의 핵심 요건이 기술 가격이고 기술 스케일업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기후기술 투자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교역이 GDP의 85%를 차지하는 개방형 통상 국가인 한국은 기술 수출로 먹고 살기 때문에 민감한 이슈다. 셋째, 국제감축 준비의 본격화다. 한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총 2억9100만톤으로 이 가운ㄷ 12.9%인 3750만톤은 국제감축분이다. 국제감축사업이란 파리협정 제6조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얻기 위해 행하는 기술지원, 투자 및 구매 등의 사업으로 국내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추진하고 감축실적을 인정받아 국내로 이전 받는 메커니즘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올해 작년 대비 지원 예산을 2배 넘게 늘렸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무려 5배 넘게 늘려 잡았다. 이는 확보해야 하는 국제감축 양은 많은데 남은 시간은 부족해 다양한 기술과 자금을 보유한 기업의 참여를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그 준비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마지막으로 그린워싱 시비의 현실화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사태와 ESG 열풍이 겹쳐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친환경 홍보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기업의 친환경 주장을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2022년 영국 성인 16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1%가 기업의 친환경 홍보가 검·인증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이 주장하는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가 위장일 경우에 해당되는 ‘그린워싱’을 의심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자사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대기업 중 41.4%가 그린워싱으로 의심되는 게시물을 최근 1년간 한 건 이상 게재했다는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가 2023년 8월 말 공개됐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린워싱에 대해 보다 선명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개정, 2023년 9월부터 시행해 그린워싱 시비의 현실화를 예고했다. 기업들은 앞서 언급한 올해 기후변화 관련 이슈들의 전개 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모호한 정책에 대해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민간 실무 현황을 정확히 모르는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고객사 및 협력사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해이기 때문이다.김성우 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이슈&인사이트] 1기 신도시 재건축, 미래형 도시로 판 키우자

우리나라의 본격적 신도시 건설이 이루어진 것은 수도권 5개 신도시개발 이후이다. 1950년대의 토지구획정리사업이나, 1960~1970년대의 울산 등 공업도시 건설은 넓은 의미의 신도시로 볼 수 있으나, 신도시개발의 본격적 도입 시기는 1980년대 말 수도권 5개 신도시개발이다. 이러한 대규모 신도시가 개발된 배경은 주택공급 정책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주택공급 부족으로 부동산 문제가 심화되고 대도시 내부에 더 이상 개발할 대규모 토지가 없어 개발제한구역을 벗어나 주변 도시로 눈을 확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 사회적 현실의 해결방안으로 주택건설 200만호를 정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신도시건설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수도권 5개 신도시는 택지개발촉진법을 근거로 개발됐다. 택지개발촉진법은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80년에 만들어진 특별법으로 개발사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협의나 심의 과정을 생략하고, 공공이 직접 개발을 주도해 단기간에 계획적으로 개발사업을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토지소유자들을 재산권 행사를 제약했다. 단기간에 저렴한 주택을 효율적으로 공급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일정 시간이 경과된 이후 노후화로 인한 일시적인 대규모의 정비물량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주택용지를 빠르게 공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자족기능의 한계와 대규모 주택공급에 따른 대응정책이 마련돼야 한계점을 노출했다. 택지개발촉진법도 최근에 다양한 개정이 이뤄졌으나 노후된 신도시의 재정비를 위한 제도적인 수단이 병행돼야 하는 시점이다. 신도시의 건설을 위해서는 도시계획가는 물론이고 도시설계가, 건축가, 토목엔지니어, 도시와 관련된 전문가가 모두 동원돼 종합적으로 설계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새로운 도시모습을 예측하고 건설하는 종합예술인 것이다. 5개 신도시는 과거 어느 신도시나 택지개발사업지구보다 주거용지율이 낮게 책정됐고, 도시 환경수준의 제고를 위한 공공시설용지를 많이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상업용지가 과다하게 지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며, 도로용지율도 기존도시에 비해 다소 과다하게 계획됐다는 지적이 있다. 일반도시의 공업지역 등 자족용지의 비중이 3~5% 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수도권 5개 신도시의 자족적 토지이용은 부족하다. 자족성 확보를 위한 토지이용은 대부분 업무시설 유치를 위한 상업업무용지 계획으로 이뤄졌으나 초기 일자리와 연계된 대규모의 기능유치가 여의치 않아 많은 미분양토지를 발생시켰다. 상업용지 과다공급으로 인한 주상복합 용지의 변경과 학교수요의 변화에 따를 정책변경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단편적 정비정책에는 한계가 있으며 근본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가 신도시 모델로 삼았던 이 영국의 대규모 신도시 ‘밀턴케인즈’는 신도시개발 이후 일정 시점이지나 재정비 정책을 추진했다. 여기에서 핵심은 중심상업지역 정비정책을 우선순위로 설정한 점이다. 또 각종 도시 차원의 기반시설 노후화에 대비해 ‘밀턴케인즈공사’를 설립해 대규모 기반시설의 정비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민과 조합중심의 재건축이 이루어질 경우 신도시 전체와 생활권 차원에서 중요한 ‘공공기반시설’의 정비가 제외될 가능성이 높거나 주민 부담으로 가중될 우려가 높다. 이러한 공공기반시설은 별도의 정비정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하며,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이 절실한 부문이다. 최근 정부는 주택수요 해결의 주요 수단이었던 1기 신도시의 과거를 벗어나 미래지향적 재정비를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주민주도 재정비와 공공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지원정책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속한 절차와 각종 지원방안이 법안에 마련됐고, 지자체는 행정적 지원을 위해 신도시별로 마스터플래너(MP)지원단을 마련하고 각종 인허가의 간소화를 병행해 추진될 예정이다.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신도시별로 정비계획을 마련하는 등 신도시에 대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마련 중이다. 이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계획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용적률 상승으로 인한 경관적인 시뮬레이션과 경관계획에 대한 고려도 중요한 사항이다. 청년층 주거공급을 위한 역세권, 이주대책을 위한 지역 등 특별정비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용적률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경관적으로 다양한 대응정책을 마련해 바람직한 도시경관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정비과정에서 미래지향적인 친환경 에너지설계와 ‘탄소제로단지’적용 등 스마트한 단지설계도 요구된다.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설계와 적용으로 노후계획도시의 미래가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국제적인 모범사례가 되길 기대해 본다.이범현 성결대학교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 / 한국경관학회 부회장

[기자의 눈] 항공업계, 잘 나갈수록

엔데믹 이후 여행수요가 폭증하면서 항공사들이 거침없는 기세로 날아오르고 있다. 업계는 기단과 취항지를 늘리고 대대적인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실시해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항공기 운항 편수가 증가하면서 항공기 지연 및 사고 발생은 잦아지고 있다. 운항의 ‘질’보다 ‘양’을 우선시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한국공항공사가 발표한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의 항공기 지연 발생 건수가 총 10만225건(22%)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지연율 7.6%에서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크고 작은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16일 홋카이도 삿포로 신 치토세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766편 여객기와 홍콩 캐세이퍼시픽 여객기가 접촉했다.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승무원과 승객 등 289명이 타고 있었고 케세이퍼시픽 여객기는 승객들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로 인해 이륙까지 3시간 지연이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운행 중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조류가 부딪치는 현상이다. 엔진 손상이나 동체 파손을 일으킬 수 있다. 엔진에 불꽃이 튀고 굉음이 발생해 공항 소방대가 출동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물론 엔데믹 이후 운항편수가 증가하면서 사고 건수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 코로나19 전이었던 2019년 항공기 사고와 준사고는 3건과 6건으로 총 9건이었으나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각각 4건과 3건으로 총 7건이었다. 2건 감소했다. 2021년에는 2건과 1건으로 총 3건에 그쳤다.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만큼 안전사고도 그만큼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항공업계가 이를 알아채고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7개사 대표는 지난 19일에서야 부랴부랴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사고 원인을 항공사와 공유하고 항공종사자 안전의식 제고, 비상상황 대비 정기 훈련 등 재발 방지 방안 등이 거론됐다. 진작에 개최됐어야 할 자리다. 이제부터 중점을 둘 곳은 안전에 대한 투자다. 기재 노후화, 정비인력·부품 부족 등의 문제는 잘못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실어 나르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안전하냐’의 문제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항공업계가 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운항 안전에 대한 점검과 투자를 아껴선 안된다.김정인 산업부 기자 김정인 산업부 기자

[EE칼럼] 글로벌 메탄 감축 움직임에 선제대응 해야

2021년 글래스고 기후당사국총회(COP26)에서 한국을 비롯한 119개국은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이겠다는 내용의 ‘글로벌 메탄 서약(GMP)’을 했다. 이어 2022년 이집트에서 열린 COP27 기간 중 ‘탈탄소의 날’에는 유엔환경계획(UNEP) 국제메탄배출관측소(IMEO)에서 인공위성 기반의 메탄 경보·대응 시스템(MARS)을 공개했다. MARS는 지리분석, AI 및 위성 영상에 대한 과학기반 데이터에 기반해 전 세계의 메탄 누출을 찾아내겠다는 것으로 이 정보는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규모도 추정해 책임을 물을 회사·정부를 판별, 기후행동을 촉구할 것이라고 UNEP는 밝혔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COP27 개최 전 성명을 통해 "메탄은 CO2보다 대기에 머무르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메탄 배출 감축은 기후대응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메탄은 지구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보다 28배나 큰 온실가스지만 대기 중 체류 기간은 약 10년으로 체류기간이 100~300년인 이산화탄소에 비해 매우 짧다. MARS는 지난해 베터버전을 실시해 120개 이상의 대규모 메탄 발생지를 찾아내고 해당 기업과 정부에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석유와 가스 부분의 메탄 배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COP28에서는 세계 주요 50개 석유·가스 기업이 석유&가스 탈탄소화 헌장(ODGC)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80% 이상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GMP 이행 강화를 위해 미국, EU, 일본을 포함한 13개 천연가스 수출입국은 천연가스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객관적인 측정체계 마련을 위한 국제 메탄 측정 표준화 협의체(MMRV)를 출범한 것이다. 그간 국제표준이 부족해 메탄 감축 계획이 어려움을 겪었기에 발빠르게 합의됐다. 이는 곧 메탄 관리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하도록 권고 예정이다. 공급망 전반에 걸쳐 감시와 보고를 하는 것이기에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화석연료 수입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해야 한다. IEA는 전 세계 석유·가스 산업에서 2022년 순이익의 2%인 750억달러만 지출해도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기후위기가 가속화함에 따라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탈탄소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MARS 뿐 아니라 미국의 환경단체 환경보전기금(EDF)은 기업과 협력해 제작한 MethaneSAT 위성을 올해 초 발사해 높은 정밀도로 석유·가스 인프라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 데이터 역시 공개돼 산업계, 투자자, 규제 기관 등으로 하여금 배출원인 해결을 촉구할 계획인데,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에 대한 공개 세미나도 상반기에 개최된다고 한다. 기후변화센터도 위성 데이터가 가진 시각적인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시민들의 인식을 높일 계획이다. 위성기술을 활용해 메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의 측정과 정확도를 높이려는 대응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도 30년 이전에 온실가스 관측 초소형 위성 개발해 5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는 UNEP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성관측을 통한 하향식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국이 투명하고, 검증가능하며, 일관된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는 글로벌의 움직임이 작용한 결과다. 각국 정부 역시 관련 정책 발표로 후속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석유·가스부문 메탄 감축 규제 강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배출 1톤당 900달러,2025년 1200달러,2026년 1500달러의 요금을 부과하는 규칙을 추진 중이다. EU 역시 석유·가스 회사는 시설과 장비의 누출 감지와 수리를 위해 정기검사를 의무화했고 2027년 1월부터 화석연료에 대한 신규 수입 계약은 EU 생산자와 동일하게 수출업체도 모니터링, 보고, 검증 의무를 적용할 계획이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 예고에 해당 기업들은 서둘러 준비하고 대응해왔다. 글로벌 메탄 감축 역시 그런 움직임이다. 그리고 위성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의 정확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수입을 하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메탄 감축 협력에 합의하고, 다자간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듯이, 우리 가스공사를 비롯해 화석연료 수입사들도 늦지 않게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멤버들 간에 논의되는 정보를 취득해 준비해야 한다. 글로벌의 메탄 감축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만큼 정부의 관심과 기업들에 대한 시의적절한 지원도 필요하다.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기자의 눈]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언제쯤 악순환 끊어질까?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각종 부동산시장 관련 수치들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며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기대가 나왔다. 그런데 일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 거의 모든 수치가 하락하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서 긍정적인 신호는 찾아볼 수 없다. 일례로 지난달 서울 주택 전세거래량은 6년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 또한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매매 및 전세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자 신고가 거래 또한 자취를 감췄다. 이달 전국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율은 3.9%에 그치면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고스란히 주택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하락하며 전주에 이어 8주 연속 내려갔으며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4일 하락 전환한 뒤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이라고 평가받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를 포함한 모든 지역은 최근 하락 전환을 면치 못했다. 분양시장 상황 또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상반기 흥행이 이어졌던 분양시장은 원자재 가격, 인건비, 금융비용 변동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크게 인상되며 분양가가 시세를 앞지르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더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미분양 증가, 고금리 등은 건설업계를 낭떠러지로 밀고 있다. 한해 문을 닫는 종합건설사의 숫자는 2021년과 2022년도 각각 1736곳, 1901곳에서 지난해 2347곳으로 대폭 증가했다. 건설업계의 이같은 불황은 가구·건자재·이사·도배·공인중개 등 관련 업계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문 닫는 업체들이 속출해 지난해 폐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총 1만5817곳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다. 더 큰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기 전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1·10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눈에 띌 만한 효과는 없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경기 회복의 큰 걸림돌이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소규모 영세 업체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가장 확실한 업종이기도 하다. 좀 더 적극적이고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증명사진

[이슈&인사이트] 對美·對中 수출

지난해 12월 미국이 중국을 넘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으로 다시 부상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 어느 나라가 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113억달러로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 됐다. 월간 기준으로 미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국에 오른 것은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이다. 대 미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데 비해 대 중 수출은 줄어들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도 낮아지며 대 중국 의존도가 약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에 비해 19.9% 줄어든 1248억4000만달러로,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2022년 22.8%에서 지난해 19.7%로 줄었다. 반면 대 미 수출은 1157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4% 늘어 대미 수출 비중이 18.3%까지 확대됐다. 대중-대미 수출 비중은 1.4% 포인트로 좁혀졌다. 대중 수출의 감소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반도체를 비롯한 중간재 수출 부진의 영향이다. 이에 비해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와 대비 수출비중 확대는 자동차, 기계, 이차전지의 수출 호조세에 힘입었다. 미국이 20여년만에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자리를 꿰차면서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어서는 현상이 일시적인지,아아니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일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대미 수출액의 2배를 웃돌았다. 홍콩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포함하면 무려 3배에 달했을 정도로 중국의존도가 높았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럽게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초과하게 됐을까. 단순히 볼 때 대중 수출이 급감한 데 비해 대미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 감소 요인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대중국 투자 감소, 중국산 원자재 및 중간재의 한국산 대체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단기적으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반도체 수출의 급감이라 할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은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1위 품목일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중국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물량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출액 자체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중국(홍콩 우회 수출 포함) 반도체 수출액(MTI3 기준)은 2022년 715억달러에서 지난해 542억 달러로 급감하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반도체 가격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10월 저점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대중국 수출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이어서 대중국 수출은 다시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대 중국 무역수지도 흑자로 다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증가는 우리나라 기업의 대미 투자 증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와 전기차 및 배터리 부문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상당한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 한국계 기업들이 반도체와 전기차 및 배터리 부문의 중간재를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유관 부문 보조금이 10년 정도 예정되어 있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관련 부분의 중간재 수출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미국 대선에서 어느 진영의 후보가 당선되느냐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수입 통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실제로 수입통제가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는 어부지리로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를 대체할 기회를 갖게 된다. 현 시점에서 어느 나라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 될 것인가를 논하기에는 상당히 변수가 많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앞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대미 투자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어느 나라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냐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처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대응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나아가 어느 시장에 더 집중하느냐 하는 논쟁보다는 양대 시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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