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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선 가운 벗고 의대생은 휴학하고…환자만 애탄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이어 의대생들의 동맹(집단) 휴학이 본격화하는 등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의료계가 환자들에게 등을 돌리면서 환자들의 괴로움은 더 커지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3월초로 예약된 환자들의 진료도 미루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의 약 95%가 근무한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3.1%인 7813명이다. 전체 전공의의 3분의 2가 의료 현장을 떠난 것이다. 복지부가 현장점검에서 이탈을 확인해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린 전공의는 6112명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이미 715명에 명령을 내렸는데 여기에 더해 5397명에게 추가로 명령을 발령했다. 복지부는 이날 “자신들의 권리를 환자의 생명보다 우위에 두는 의사단체의 인식에 장탄식의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인의 기본 소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으로서, 이를 위협하는 어떠한 집단행동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의료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 “무엇이 팩트인지에 대해 소통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의대 증원폭) 2천명도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환자를 볼모로 해서 파업을 하는데, 이를(증원폭을) 줄이려고 협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전공의들의 '후배'인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집단행동도 세를 불리고 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27개 의대에서 7620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하루 전인 19일 기준으로 1133명이 휴학을 신청했는데, 신청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19일과 20일 이틀 누적으로는 8753명의 의대생이 휴학을 신청했다. 전국 의대생이 2만명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3.8%가 휴학계를 제출한 것이다.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주요 대형병원은 최소 30%에서 50%가량 수술을 줄이면서 전공의들의 이탈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외에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은 최소 30%에서 50%가량 수술을 줄이고, 교수를 응급과 야간 당직 근무에 배치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시작된 19일 전체 수술의 10%를 줄인 데 이어, 이들의 병원 이탈이 시작된 전날에는 30%까지 줄였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는 수술을 절반으로 줄였다. 대다수 전공의가 현장을 떠난 데 따라 정상적인 수술방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역시 수술을 30%가량 축소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달 뿐 아니라 다음달 초로 예정된 진료도 연기하고 있다. 이 병원은 진료과별로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가 불가해 일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환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부산대병원에서 시어머니가 유방암 1기를 진단받아 3월에 수술 예정인데, 의료 사태 때문에 무기한 연기됐다"며 “수술이 가능한 일반 병원으로 옮겨 하루빨리 수술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원주의 한 병원에서는 최근 입원 환자와 보호자에게 '의료파업으로 인해 응급상황 발생 시 상급병원 전원이 불가할 수 있어 사망, 건강 악화 등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들이 헛걸음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지역별로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낸 병원 리스트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생기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작년 위장고용·허위 육아휴직 등 고용보험 부정수급 218명 적발

지난해 위장 고용이나 허위 육아휴직 등으로 고용보험을 부정하게 타낸 수급자 218명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작년 고용보험 부정수급에 대한 기획조사를 통해 218명이 총 23억7000만원을 부정수급한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고용부는 추가 징수액을 포함해 44억1000만원의 반환을 명령했으며 사업주와 공모하거나 고액을 부정수급하는 등 범죄행위가 중대한 203명은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번 기획조사는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특별고용촉진장려금 등의 부정수급 사례에 대해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유형별로는 우선 위장 고용이나 거짓 퇴사 등으로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사람이 132명(부정수급액 12억1000만원)이었다. 충남 한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A씨와 B씨는 임금이 밀리자 “실업급여로 체불임금을 대체하자"는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권고사직을 당한 것처럼 위장하고 실업급여를 신청해 총 3200만원을 받았다. 전북의 C씨는 타인에게 명의를 빌려줘 실제 근무하지 않은 직장에 16개월간 일한 것처럼 위장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한 후 실업급여 수급요건을 갖추자 총 1700만원의 급여를 타냈다. 육아휴직 부정수급자는 모두 82명(9억7000만원)이 적발됐다. 경북의 한 사업주 D씨는 사촌동생을 위장 고용한 후 육아휴직 확인서를 거짓으로 제출해 2400만원을 부정수급하고 사촌동생의 대체인력으로 친누나까지 위장 고용해 친누나까지 거짓 육아휴직을 쓴다고 신고하고 급여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신규 고용한 사업주에게 주는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을 부정수급한 사업장 4곳(1억9000만원)도 확인됐다. 서울의 한 사업주는 자신의 형을 비롯한 8명을 장려금 지원 대상인 것처럼 속여 7700만원을 받았다. 고용부는 이번 기획조사를 통해 다수 확인된 위장고용, 허위 육아휴직 등 부정수급 사례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며 사업주 공모, 중개인(브로커) 개입 등 조직적인 부정수급 사례에 대해서는 제보 등을 통해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획조사와 별도로 실업급여 수급기간과 해외 체류기간, 대지급금 지급기간이 겹치는 부정수급 사례 등에 대해 상․하반기 2회에 걸쳐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조사를 포함해 작년 고용보험 부정수급 적발 규모는 총 526억원으로 전년(467억원) 대비 59억원 늘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공정위, 코로나 때 ‘적자 심야영업’ 강요한 이마트24에 과징금 1억4500만원 부과

코로나19 시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편의점에 '적자 심야영업'을 강제한 이마트24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받게 됐다. 공정위는 이마트24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경고, 과징금 1억4500만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마트24 가맹점주인 A씨와 B씨는 지난 2020년 9월과 11월 코로나19 여파로 심야시간대 영업손실이 발생하자 가맹본부 측에 영업시간 단축을 서면으로 요구했다. 영업시간 단축 요청을 받은 이마트24 가맹본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지점에서 직전 3개월 동안 심야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영업시간 단축 요구는 불허했다. 해당 가맹점을 담당하는 영업직원이 점주의 영업 단축 요구가 타당한 검토 의견을 보냈음에도 이마트24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점주는 직전 3개월 동안 심야 영업 시간대에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가맹본부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할 수 있다. 가맹본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에 해당한다. 이마트24는 이후 지난 2021년 6월 공정위의 현장 조사가 진행되자 해당 2개 점포에 대한 영업시간 단축을 뒤늦게 허용했다. 아울러 이마트24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16개 점포의 양수도 과정에서 점포의 실운영자가 동일한 단순 명의변경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양수도의 경우와 동일하게 가맹금을 수취했다. 또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신세계포인트 제휴, 쓱페이(SSG PAY) 적립 등의 판촉 행사를 하면서 집행 내역을 법정 시한 이내에 가맹점사업자에 통보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같은 이마트24의 행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가맹본부가 심야시간대 영업적자를 보는 편의점에 대해 24시간 영업을 강요하는 행위는 법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향후 다수 가맹점주의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점주가 단순히 명의만 변경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비용 부담을 막고, 판촉행사 집행내역을 소상히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함으로써, 동일ㆍ유사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가맹본부의 경각심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 확인 시 엄중 조치하는 한편, 동일 위반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동종 업계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여 거래관행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측은 “서로 입장차이가 있었지만,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동일한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와 가맹점과의 상생·소통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100개 병원서 8816명 사직서 제출…결근은 7813명”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9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천여명의 약 95%가 근무한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3.1%인 7813명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현장점검에서 이탈이 확인된 6112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715명을 제외한 5397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복지부는 주요 수련병원 100곳 중 50곳에 직원을 파견해 현장을 점검하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김국일 복지부 비상대응반장은 업무복귀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보도에 대해 “업부복귀명령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고발과 행정처분 여부를 검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 센터에 신규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20일 오후 6시 기준 58건이었다. 주로 일방적인 진료예약 취소, 무기한 수술 연기 등의 내용이었다. 19일까지 피해 사례 34건을 합치면 92건으로 100건에 육박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료인들이 중증·응급 분야의 환자를 방치하면서까지 집단행동을 하는 사례는 없다"며 “아직 (면허 정지 등) 처분이 나간 것이 아니므로 지금 복귀하면 모든 것이 정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손홍민의 넓은 가슴으로 이강인을 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단 내부에서의 분열 논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탁구게이트'의 중심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영국에 있는 대표팀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토트넘)에게 찾아가 사과했고, 이를 받아들인 손흥민은 축구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는 말로 사과문을 시작했다. 이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반성했다. 특히 논란이 된 2023 카타르 아시아컵 요르단 전 전날 저녁 식사 시간에 탁구 경기를 한 것에 대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며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적었다. 다른 선배, 동료들에게도 하나하나 연락해 사과했다는 이강인은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또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팬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요르단과 준결승전 전날 식사 자리에서 일부 선수들과 별도로 탁구를 쳤다. 손흥민이 제지하려 했지만, 이강인은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둘은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손흥민이 멱살을 잡자, 이강인은 주먹을 휘둘러 하극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과를 받은 손흥민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나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이어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나는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좋은 사람과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도 내 행동이 잘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게 주장의 분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라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팀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대표팀 내분설'도 앞서서 진화했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를 계기로 더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공의 집단사직 이틀째…‘의료 공백’ 어쩌나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21일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남은 절반 전공의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비상진료대책에 매진하고 있다. 2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현재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이들 병원의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000명의 약 95%가 근무한다. 이들이 낸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가운데, 사직서 제출자의 25% 수준인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복지부는 이들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 등 10곳을 현장 점검한 결과 등을 더해 지금까지 총 831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주요 수련병원 100곳 중 50곳에 직원을 파견해 현장을 점검하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복지부가 19일 전국 22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리고, 사의를 표명했을 경우 업무개시명령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수련병원 대표 100여명은 전날 5시간가량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공의들은 회의 후 정확히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함구했지만, 조만간 입장을 내겠다고 했다. 병원에 따라 의사 인력의 약 50%까지 차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환자들은 불가피하게 '의료 공백'에 따른 피해를 떠안고 있다. 복지부의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129)에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는 운영 첫날인 19일 하루 총 103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피해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34건이었고, 25건은 수술 취소 사례였다. 사례 중에는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회사도 휴직했으나, 갑작스럽게 입원이 지연된 일도 있었다. 현장에서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응급·중증 수술을 중심으로 진행했으며 당장 21일부터는 수술 일정을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환자 곁으로 돌아가 주기 바란다"며 “여러분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정말로 해서는 안 된다"고 전공의들에게 호소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양극화 위험 신호…플렉스 인증-거지방 챌린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가격의 폭등이 자산가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 2022년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엄청난 보복 소비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2022년 외식은 오마카세를 즐기고, 주말 골프 라운딩과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과 프러포즈는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등 값비싼 소비를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자산가들의 재산을 불리는 사이 소위 '없는 사람'들은 금리 인상, 대출부담 등 경제상황이 상황이 나빠졌다. [영상스크립트 전문] 여러분은 자신이 부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가난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지난 1월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에 맞춰 발표한 '불평등 주식회사(Inequality Inc)'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3년 사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슈퍼리치'들의 자산이 두 배 넘게 늘어났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3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총자산이 100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에 '70억원 이상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한 것과 비교해 부자들의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이는 팬데믹 기간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가격의 폭등이 자산가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22년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엄청난 보복 소비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실제로 2022년 외식은 오마카세를 즐기고, 주말 골프 라운딩과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과 프러포즈는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등 값비싼 소비를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자산가들의 재산을 불리는 사이 소위 '없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졌는데요. 옥스팜은 세계 인구의 60%가 넘는 “50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은 같은 기간 더 가난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마디로 팬데믹을 거친 부의 양극화는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기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자산 가격의 상승 뿐 아니라 기업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2022년 미국은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제동을 걸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고,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2022년 1월 1.25%에서 1년 만인 2023년 1월 3.5%로 급격하게 인상해 현재까지 유지 중인데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을 맞으며, 코로나19로 인해 가벼워진 서민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특히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자산가격 상승기 막바지에 뒤늦게 매수에 뛰어든 30대는 2020년 11월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 총 8만5020건 가운데 32.9%인 2만7984건을 거래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이 때문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동산 상승기에는 남들이 집으로 돈벌 때 나만 집 없어 벼락거지 되고, 나도 영끌해 집 샀더니 하락기와서 진짜 거지됐다'는 웃픈 사연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무지출 챌린지'와 카톡을 중심으로 참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거지방'은 이런 팍팍한 현실을 대변하는데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이런 절약 운동은 일주일 동안 최소한의 소비 활동 노력을 각자 SNS에 인증하고 주변으로부터 평가받아 절약효과를 높이는 일명 짠테크의 일종입니다. 예를 들어 짠테크를 실천하는 A씨가 친구에게 얻은 컵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을 냉장고에 얼려뒀다가 나중에 밥을 말아 먹는 걸 인증하는데요. 거지방 참여자들은 A씨에게 밥 말아 먹고 남은 국물은 어떻게 했느냐고 묻습니다. 남은 국물을 버렸다는 A씨의 대답에 참여자들로부터 국물을 버리는 사치를 부렸다며 부자는 이 방에서 나가라는 질타를 받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소비에 앞서 거지방 참여자들에게 허락을 받기도 하는데요. B씨가 마트에서 음료수를 사겠다고 단톡방에 글을 남기자 한 참여자가 “갈증을 음료수로 풀다니 마트 정수기 물을 드세요"라며 참으라는 이모티콘을 올립니다. 그럼 다른 참가자들이 이모티콘을 올린 참가자에게 돈 내고 이모티콘을 사다니 이런 식으로 지출 유도하지 말라며 이모티콘 대신 일명 '짤' 사진 파일을 올리는 식으로 서로의 소비 감시자가 되어 지출 최소화를 유도하는데요. 강압적이지 않고 놀이처럼 즐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무지출 챌린지'와 '거지방'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데요. 최근 미국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근검절약을 자랑하는 '생활비 관리 선언'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유명 코미디언 루커스 배틀(Lukas Battle)은 지난해 12월 30일 틱톡 영상에서 “진짜 부자들은 돈 쓰는 걸 싫어한다"며 “절약은 멋있는 일"이라고 밝혔는데요. “2024년에는 '생활비 관리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고 채 두 달이 못 되는 기간 동안 틱톡에서만 약 60만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코로나19 기간 풀린 유동성은 부자는 더욱 부자로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최근 2030세대로 분류되는 청년들은 현재 부모 세대에 비해 가난한 첫 번째 세대로 꼽힙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기성세대는 보유한 자산이 크게 상승했지만 MZ세대는 영끌해 투자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며 소득의 전부를 빚 갚는데 쓰거나 계층간 사다리가 끊어진 현실에서 월급만으로 부의 추월을 꿈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꼭 세대별로 나누지 않더라도 같은 세대 안에서도 부의 대물림을 바탕으로 한 부의 쏠림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빈곤 계층이 현재 상황을 벗어나기가 이전보다 더욱 어려워진 것도 현실인데요. 현실이 힘든데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고 결국 이러한 결과는 국민이 저출산과 노동의지 상실, 한탕주의에 빠지게 만들어 국가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정책 당국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정순한 기자 jsh@ekn.kr

‘불임모이’ 먹인 비둘기 개체수 55% 줄었다…“먹이금지 대신 불임모이 제공”

동물단체가 비둘기에 먹이주기를 금지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법률'에 대해 “비둘기 아사 법안"이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단체는 먹이 금지를 무조건적으로 금지시키는 것보다는 개체수 조절을 위한 '불임 먹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과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모임은 2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대신에 '불임먹이' 급여를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비둘기 불임모이가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언급하며 “외국의 성공 사례와 같이 불임 먹이 급여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20년 전부터 비둘기에게 불임 먹이가 포함된 사료를 급여함으로써, 개체수를 줄이고 관리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인의 경우 불임 모이를 통해 55% 개체수 감소에 성공했고, 미국의 '세인트 폴' 시에서도 비둘기 불임 사료 제공을 통해 개체수를 50%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낭독 후 자유 발언을 진행했다. 이지현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모임 대표는 자유 발언에서 “우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행사들을 위해 외국에서 비둘기를 수입해 도시에 풀었다. 서울시청 옥상에서는 비둘기를 키우기까지 해서 날렸다"면서 “야생이 아닌 외국에서 데려다 도시에 풀어놓은 개체인데 돌아갈 야생이 어디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스페인 등에서는 20년 전부터 비둘기 불임 사료를 연구하고 시행했다"며 “그만큼 오랜 시간 사용되고 효과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불임모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1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의회는 비둘기들에게 피임약을 먹이기로 의회 차원에서 결정해 55% 이상 개체 수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캐나다는 지난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이 법안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것은 단지 동물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이 세상을 어떻게 버텨나갈 것인지와 관련된 문제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타자를 끊임 없이 구분하고 그 속에서 공존과 공생, 교류 이런 것들을 배제하고 있다"며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자유 발언 이후 “비둘기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를 즉각 철회하라", “비둘기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불임 모이를 즉각 제공하라" 등의 구호를 주먹을 쥐며 외쳤다. 구호 제창 후 비둘기 탈을 쓰고 '먹이 금지'라고 쓰여있는 팻말을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앞서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본회의는 유해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야생생물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전공의 절반 병원 떠났다…수술·진료 지연·취소에 환자들 분통

“환자는 죽을지 살지 몰라 걱정인데 그런 환자를 볼모로 잡아 의사와 정부가 힘겨루기 한다니 정말 화 난다"(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암병동 입원 환자 가족 김모씨)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및 업무 중단으로 의료차질 또는 공백이 현실하면서 전국 곳곳 일선 병원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각 병원별로 환자 수술 또는 진료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의사와 당국에 대한 분통 및 성토가 쏟아졌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이들 병원의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000명의 약 95%가 근무한다. 사직서 제출자의 25% 수준인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근무지 이탈자는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고, 나머지 병원에서는 이탈자가 없거나 소수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각 병원은 이들이 낸 사직서를 수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가 10개 수련병원 현장을 점검한 결과 총 1091명(19일 오후 10시 기준)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757명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응급·당직 체계의 핵심인 전공의들의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한꺼번에 떠나자 의료현장 곳곳에서 환자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는 전날 오후 6시 현재 총 34건이었다. 사례들 가운데 수술 취소는 25건, 진료 예약 취소는 4건, 진료 거절은 3건, 입원 지연은 2건이었다. 센터에 신고되지 않은 피해 사례를 포함하면 수술 취소 사례 등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둥이 출산을 앞두고 제왕절개 수술 연기를 통보받았다는 사연, 오래 기다린 부모님의 목디스크 수술이 무기한 연기돼 당황스럽다는 보호자의 성토, 당장 분만을 앞두고 출산 시 무통 주사가 불가능하다는 통지를 받았다는 임신부 등 피해 사례가 신고됐다. 일부 진료과에서 외래 진료 가능 요일과 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은 수술에 대해 환자 측에 연락해 일정을 연기하면서 수술 일정이 일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래 및 응급실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와 가족이 애를 태웠다. 당장 수술이 급하지 않은 입원 환자들은 퇴원·전원되기도 했다. 일부 입원 및 외례 환자들은 이날 회진이나 진료에서 특별한 의료 차질을 겪지 않았다는 반응도 내놓았다. 그러나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의료공백의 피해를 걱정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이날 출근하지 않은 전공의 728명에 대해 새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이미 명령을 내린 103명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업무개시명령 대상은 총 831명으로 늘었다. 복지부는 이날 50개 병원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해 근무지에 나타나지 않은 전공의에 사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는 경우 면허 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다만 병원별 전공의 이탈 현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박 차관은 비상진료대첵에 대해서도 “군병원, 공공병원 등도 대응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필요하다면 2단계 비상진료대책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 여러분께서는 환자 곁으로 돌아가 주시길 바란다"며 “여러분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정말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수본은 이날 제12차 회의를 열어 의사집단행동에 대비한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고 각 의료기관에서 유연한 인력관리 등을 통해 필수진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하기로 했다. 권역·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의 응급의료 행위, 응급의료 전문의 진찰료 수가(酬價) 등도 인상한다. '입원환자 비상진료 정책지원금'도 신설해 전공의를 대신해 입원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에게 추가로 보상한다. '권역외상센터' 인력·시설·장비는 응급실의 비외상 진료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입원전담 전문의 업무 범위도 확대해 당초 허용된 병동이 아닌 다른 병동 입원환자까지 진료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인턴이 필수 진료과에서 수련 중 응급실·중환자실에 투입되더라도 해당 기간을 필수 진료과 수련으로 인정하는 등 수련 이수 기준도 완화한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암환자가 퇴원”…의료대란에 환자들 ‘분통’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서울 시내 대형병원 곳곳에서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각 병원 전공의가 근무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곳곳에서 수술과 입원이 연기되고, 퇴원은 앞당겨지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현재 의료원 전공의 사직 관련으로 진료 지연 및 많은 혼선이 예상됩니다. 특수 처치 및 검사가 불가한 경우 진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집단사직에 앞서 수술 일정을 조절했고, 과별 상황에 맞춰 추가 조정하고 있다. 안과 등은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외래 진료를 대폭 줄였다. 이미 환자들에게도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 진료를 재예약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세브란스병원 내부적으로는 전공의 이탈로 향후 수술 일정을 50% 정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성모병원 등과 함께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병원으로 꼽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응급·중증 수술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당장 21일부터는 수술 일정을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오는 26일 수술 예정이었다는 한 갑상선암 환자는 수술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암 수술 전부터 취소라니, 암 환자는 암을 키우라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다른 '빅5' 병원도 환자의 중증도나 응급도를 고려해 입원과 수술 일정을 조절하고 있다. 각 병원은 수술이 연기·축소된 데 따라 신규 환자의 입원도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일부 진료과는 환자들의 퇴원을 다소 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환자들의 불안은 극심하다. 지방에 거주하는 한 보호자는 “어머니가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아 서울시내 '빅5' 병원에서 수술 일정을 잡기 위한 검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당장 검사도 못 받게 생겼다"며 무기한 연기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한 암 환자의 보호자는 퇴원 수속을 밟고 있다고 했다. 이 보호자는 “파업 때문에 정상적 진료가 힘들어 인근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하고, 다음 달 다시 입원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암을 진단받아 수술을 잡아야 환자는 물론이고, 암 의심 소견을 받고 병원에 추가 검사를 예약한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검사가 남아있는 만큼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이 속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미 병원 현장이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곳에서 일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6개월간 수술을 기다린 환자들의 수술 예약이 취소된 사례도 나왔다고 한다. 의료연대는 “신규 입원환자를 받지 않고 환자의 퇴원 일정을 앞당기는 등 환자들의 입원을 제한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한 병동은 '재원 환자 0명'으로 병상을 비운 상태라고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통해 환자 불편 사례를 취합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접수된 34건 중 수술 취소는 25건, 진료 예약 취소는 4건, 진료 거절은 3건, 입원 지연은 2건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신고 사례 중에는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휴직까지 했으나, 입원이 지연된 경우도 있다. 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빈 자리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전공의 업무공백을 교수들이 채우고 있어 벌써부터 피로도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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