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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0년 ‘깜깜이’ 尹 기록물…“3대 특검이 열람 가능”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3대 특검법이 5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지정기록물로 분류돼 최장 30년 동안 사실상 열람이 불가능했던 내란 및 국정농단 의혹 등 관련 대통령 기록물도 열람 기준이 완화되면서 수사에 활로가 열렸다. 국회가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한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와 관련된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법'에도 불구하고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열람·등사 등 자료수집이 가능해졌다. 관할 지방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한 경우에도 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혹은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한 경우에만 자료수집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법 처리로 대통령 기록물 접근 요건이 완화된 셈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 4일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 등 기록물 생산기관에서 1365만여 건의 '제20대 대통령기록물'을 이관받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1만여 건이 지정기록물로, 77건이 비밀기록물로 규정돼 15~30년 동안 사실상 열람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었다. 지정기록물 목록 역시 비공개 처리되면서 내란·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을 위기였다. 역대 정권에서 지정기록물 제목을 보면 통상 관련 내용 유추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목록을 비공개 처리한 것이 관례로 굳어진 탓이다. 대통령기록관도 이 같은 이유로 지정기록물 목록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특검법 가결로 대통령 기록물에 대한 접근 요건이 '국회의원 200명 이상의 동의'에서 '180인 이상의 동의'로 완화되면서 범여권 단독 표결만으로 기록물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권에서 벌어진 여러 의혹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짓밟은 내란 세력을 엄하게 단죄해서 다시는 이런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윤석열, 김건희를 정점으로 한 국정농단의 실체 역시 한 점 의혹도 없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젊은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과 부당한 수사 외압 의혹도 명백히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민주당 입법 드라이브…국힘 ‘내란 원죄·내분’에 속수무책

국민의힘이 '거여(巨與)'의 입법 공세에 속수 무책이다. 12.3 비상계엄을 동조, 또는 묵인했다는 '원죄'에 강경 대응할 명분을 잃었고, 대선 패배 후 당내 분란이 심해지면서 자체 동력도 상실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6.3 대선 승리를 계기로 이른바 3대 특검법안 등 숙원 법안들을 속속 통과시키고 있다. 그동안에도 과반수 의석을 활용해 법안을 통과시키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가로 막혔다. 국회에서 재의결하려면 200석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했지만 국민의힘이 똘똘 뭉쳐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6.3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이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선 패배의 후유증으로 내분이 가속화되면서 강경한 반대에 나설 동력이 사라졌다. 또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들이 대선 결과에 따라 여론의 탄력을 받아 대항할 뚜렷한 명분도 모자라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씨 등의 각종 비위 의혹,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고 관련 외압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3대 특검법은 사실상 이번 조기 대선을 초래한 배경이 된 사건들을 다룬 것으로 국민적 공감대가 높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군사 반란 등 11개 범죄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사망사건 사고 경위와 수사 방해 의혹 등을 다룬다. 검사징계법 개정안은 법무부 장관에게 검사 징계 청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해 명태균 연루 불법 여론조사 등 16가지에 대한 수사를 내용으로 한다. 윤 전 대통령 내외를 필두로 보수 진영 전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지난 5일 재발의한 상법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을 공산이 매우 크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과 '3% 룰' 뿐 아니라 전자투표 의무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단계적 확대 등을 담고 있다. 재계에서는 소송 남발,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을 비롯한 경영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꾸준히 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소액주주 보호,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에 대한 요구가 컸던 만큼 민주당에서도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주류에서 수적 우위를 앞세워 반대 당론은 유지했으나, 친한(한동훈 전 대표)계 의원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반대표를 던지며 내부 결집도 되지 않고 있다. 향후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거 거론되는 법안은 공직선거법·형사소송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다. 이들 개정안도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높여 반대했던 사안이지만, 지금처럼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지리멸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법관 증원은 사회적인 반발이 크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당론 정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공직선거법 개정의 경우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이 오는 18일 열리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재직 기간 중 형사재판을 중단하는 것도 민주당이 추진 중인 주요 법안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불법 대북 송금을 이유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8개월·벌금 2억5000만원·추징금 3억2595만원을 확정받았다. 이 대통령도 대북송금으로 별도 기소됐으며, 수원지법에서 1심 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해당 재판은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을 보고했는지 여부 등을 따져보는 것으로, 지난달 27일에 이어 다음달 22일 2차 공판 준비기일이 마련됐다. 다만 이 대통령이 '검찰이 소설을 쓰고 있다'는 발언을 해왔고, 재판부도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들어 재판을 중지할 가능성도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재명 정부 출범] 공공의대, 의정 갈등 지피는 불씨되나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의정 갈등이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도 의대정원 증원 여부가 핵심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천·전북·전남을 비롯한 지역 내 공공의대, 경북에 일반의대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7일 정치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공약은 현장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여러차례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대증원을 비판해왔음에도 이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은 만큼 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투쟁'에 나섰던 인물로,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수립·추진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 단체와의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공공의대 신설 시 서남대 의대가 폐교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대통령 취임 직후 공공의대 설립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만큼 정부의 행보에 따라 서로 날을 세웠던 의료계와 국민의힘이 연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주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는 대신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한 것도 명분이 될 수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도 현장에서 반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건물과 시설을 마련해도 의대생들을 가르칠 인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논리다. 지방의대의 교육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가운데 전 정부 시절 떠난 전공의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은 것도 언급된다. 해외 사례도 언급되고 있다. 일본은 2006년 도서·산간 지역에서 9년간 의무 복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지역정원제를 실시했으나, 졸업 후 1~3년을 전후로 이탈률이 높았다. 특히 소도시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의 효과가 반감된 셈이다. 대만의 경우 정부가 학비를 대주는 대신 의무복무를 시키는 국립양명의대를 설립했지만, 학생 수가 충분하지 않아 1988년부터 일반 학생 입학이 허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면밀한 수요예측을 토대로 의사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솔루션을 마련하지 못하면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의대정원 증원 문제가 꾸준히 나오는 것에 대해 의료계에서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현장의 의견을 들으라'고 말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워라밸' 붕괴를 토로하면서 정원은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김문수 41.15% 득표…‘졌잘싸’가 당 쇄신 막나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41.15% 최종 득표율이 오히려 당 쇄신을 가로막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원과 대구·경북 등 동쪽 지역에서 사실상 '싹쓸이'에 가까운 결과를 낸 점이, 친윤계 중심의 기존 지도부가 당권을 계속 쥐고 가려는 구실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후보는 지난 3일 치러진 대선에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39.3% 득표가 예상됐다. 그러나 하루 뒤 최종 개표에서 총 1439만5639표를 얻어 41.15%의 득표율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대통령은 유권자 과반 이상의 표심은 얻지 못한 채 49.42%의 득표율을 얻었다. 김 전 후보는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에서 이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이를 두고 이번 득표율이 국민의힘 쇄신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국민의힘에 대해 “보수의 모습은 없고 전형적인 반(反)보수적 정치 선거 운동을 펼치는 모습에 참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진단한 뒤 “충격 받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대)를 득표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 때문에 오히려 쇄신이 더 어려워졌다고 본다"며 “41%를 얻었다는 사실로 인해 '우리가 뭉쳐서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김 후보가 이 대통령을 앞섰던 지역이 모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지역구였다는 점을 짚으며 “그 결과 친윤 의원들은 '버텨서 당권을 잡고 공천을 받아 계속 가면, 상대가 실수할 경우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게 기본 전략인데 친윤 지역들에서 (김 후보가) 승리하며 '그래, 버틸 체력이 있어'라는 걸 스스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결과) 자기 지역구가 다 지켜졌다는 것은 이대로 가면 된다는 얘기"라며 “당내 주류가 변할 이유가 없어졌는데, 국민들은 쇄신을 얘기하니 (앞으로 국민의힘은) 쇄신하는 척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4일 동아일보 유튜브 '정치를 부탁해'에 출연해 김 후보가 41.15% 득표율을 얻고 패배한 데 대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아니라 이길 수 있는 것을 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계엄 이후 우리 당 의원들 앞에서 (권 원내대표가) '우리 얼굴 두껍게 가자'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얼굴 두껍게 알량한 자리를 지키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변인은 “전당대회를 아예 하지 않고 '졌잘싸' 모드로 혁신형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며 “당규상 비대위원장을 임명하는 사람은 원내대표"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원내와 전국위원회를 장악한 친윤계가 전당대회 대신 외부 인사를 내세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부 인사를 영입해 일단 숨 고르기를 한 뒤, 상황이 안정된 시점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대표를 선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권 대표가 5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당내 갈등과 이견은 여전히 봉합되지 못한 상태다. 비대위 존속 여부는 차기 당권 향배와 직결된 문제인데, 지난달 비대위원장에 오른 김용태 비대위원장만이 거취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을 향해 대선 패배에 따른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일부 쇄신 조치를 이행한 뒤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 전 후보가 '탄핵 정당'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득표율 40%를 넘기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친김(친김문수)계를 중심으로 당권 쟁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김 전 후보가 선대위 해단식에서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당의 과오를 짚고 쇄신을 강조한 것도 당대표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후보는 차기 당권 도전 여부를 두고 “당 대표에 아무 욕심이 없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대통령, 경제팀 참모 인선…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차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6일 임명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브리핑에서 이같은 경제 분야 1차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범 신임 정책실장은 기재부 1차관 외에도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이다. 코스닥 시장 육성방안,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기간산업안정자금 등 경제정책 입안 경험이 풍부해 가계·소상공인 활력 제고, 공정한 경제구조 실현 등 이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강 실장은 “경제정책 전반에 높은 이해력과 국제감각을 가졌다"며 “코로나19 당시 위기 대응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인사로,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집행에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경제수석의 명칭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변경하고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를 발탁했다. 하 수석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실물경제와 이론을 두루 거쳤고, 2019~2021년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에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강 실장은 “거시경제와 산업 정책에 해박한 학자로, 이 대통령의 공약 수립 과정에서 참여해 경제 성장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수석급으로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류 보좌관은 싱크탱크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거치고 한국재정학회 이사를 지낸 재정 분야 전문가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의 편성·운영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김을 강화하고, 추경 편성 등 적극적인 확장 재정을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경제 구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은 “기획재정부의 건전성 회복과 더불어 대통령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확보 등 재정 전반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할 인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사회수석에는 문진영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문 수석은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하던 시절부터 정책적으로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자로서 아동수당 도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신임 실장 및 수석들에게 “불황과의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강 실장은 전했다. 강 실장은 경제 회복과 실용 정부를 표방한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신속히 실천하고,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을 고려해 각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아울러 민정수석 등의 발표과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치권과 지지층 일각의 비토 여론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자체적인 검증도 하고 있고 여러 의견을 잘 듣고 있다"면서도 “그런 것들 때문에 늦어졌다기보다, 경제 및 정책과 관련된 것들을 먼저 발표할 필요성과 시급성에 따라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재명 정부 출범]첫 내각 하마평만…불편한 동거 얼마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과 동시에 새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을 발표하며 국정 운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번 인선은 '실용적 시장주의'와 '국민 통합'을 핵심 기조로 정책 실행력과 정무 감각을 겸비한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번 첫 내각 인선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을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김 의원은 풍부한 의정 경험과 민생 정책 역량을 갖춘 인물로,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대해 “김 의원은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민생 정책역량,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갖춘 인사로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5일 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국민의 은혜를 잊지 않고, 새 정부는 국민의 집단 지성을 하늘과 같이 받들겠다"며 지명 소감을 밝혔다. 첫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을 발탁했다. 강 의원은 대선 전략을 총괄한 전략가로 향후 국정 조력자로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대표적인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로 꼽히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의원(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경호처장은 황인권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기 때문에 신속한 내각 구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관급 인사를 우선 임명한 후 장관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제부총리와 국방부 장관은 조기 인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이호승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안도걸 민주당 의원, 김태년 민주당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구 전 실장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거친 '예산통'으로, 추가경정예산 등 정권 초반의 경제 과제를 주도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전 정책실장은 기재부 정책통으로 꼽힌다. 세제와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1차관을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경제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지냈다. 기재부 2차관 출신인 안 의원은 민주당 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관료 출신 전·현직 의원 중 한 명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정책통'으로, 정무·실무 감각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민주당 안규백·김병주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안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안보통'으로, 국방부 문민화를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김 의원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대장 출신으로, 군사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에는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조현 전 외교부 차관이 입길에 오른다. 김 전 본부장은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외교·통상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조 차관은 외교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 면에서 강점을 갖는 평가된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비법조인 출신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인물로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보건복지 분야에서의 의정 활동 경험이 풍부한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는 지방자치 및 행정 분야에서의 경험을 갖춘 이해식 민주당 의원과, 의정 활동을 통해 행정 분야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쌓은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무덤·깡통 대통령실”…민주당 ‘사전 초토화 작전’ 맹공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이 무덤 같다"고 토로한 지 하루 만에, 전 정부 인사 조처로 자리를 비웠던 대통령실 직원들이 대부분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대부분 업무에 복귀해 조금씩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며 “강훈식 비서실장은 오는 8일 대통령실 직원 조회를 통해 업무와 관련한 사항들에 대해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전날 국무총리 등 첫 인선 발표를 위한 브리핑에서 “지금 용산 사무실로 왔는데 꼭 무덤 같다"며 “아무것도 없다. 필기구를 제공하는 직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컴퓨터도, 프린터도 없다. 황당무계하다"며 “행정의 연속성이 필요한데 마치 전쟁 지역 처럼 아무것도 없어서 새롭게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 정부 대통령실에서 일했던 공무원 전원의 복귀를 명령했다. 이와 맞물려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밝힌 20대 여성이 촬영한 청사 내부 브이로그 영상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이 여성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40일 전부터 '회사 없어지기'라는 제목의 일상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게시했다. 영상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장면과 함께, “서랍을 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발언 등이 담겼다. 가장 논란이 된 영상은 '회사 없어지기 D-18' 편으로, 이 여성은 대통령실 앞에서 손을 흔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모습과 함께 “오늘도 회사를 가서 뭘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서랍을 비우래서 청소를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직원들에게 향후 수사를 대비해 증거 인멸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인사들은 맹공을 퍼부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취임 첫 날 대통령실에 인수인계 할 직원들도 남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지시를 내린 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이 행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즉각 가동해야 할 새 정부의 출범을 명백하게 방해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전 초토화 작전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아주 불리할 때 적에게만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은 내란으로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키더니 물러날 때도 이렇게 초토화시키는 것이냐"며 “도대체 이런 정권 역사상 있었느냐. 너무 분노스럽다. 정진석 비서실장과 수석 등을 철저히 조사해서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내란과 국정농단에 대한 증거 인멸이라고 생각한다"며 “즉각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까지 무책임한 것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국정이 방치됐을까 하는 걱정을 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젓가락 발언’ 이준석, 의원직 제명 청원 국회 회부

6·3 조기 대선 3차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부위와 성폭력 행위 묘사 발언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제명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국회에 회부됐다. 지난 4일 국회전자청원에 게시된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5일 성립 요건(5만 명 이상)을 넘겼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8만6000여명이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청원은 관련 법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에 넘겨져 정식 심사 절차에 돌입한다. 다만 소관 상임위는 아직까지 확정되지는 않았다. 청원인은 “이 의원은 모든 주권자 시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하는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해당 발화는 여성의 신체를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은 토론회 전에도 여성과 소수자를 끊임없이 '시민'과 '비시민'의 이분법적 구도 안에서 왜곡하는 행태를 보이며 차별과 선동 정치에 앞장서왔다"며 “발언 이후에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크게 저해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 제46조 1항과 국회법 제155조 16항을 근거로 “법률을 위반한 이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진보진영 5당 의원 21명은 지난 30일 이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이 의원은 같은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유신독재의 출발을 알리는 서곡"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한편, 현직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제명하기 위해선 헌법 제64조 3항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 사퇴…리더십 교체 둘러싼 내홍 지속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3 조기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비상대책위원들도 자리를 내려놓는 등 국민의힘 지도부 교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 체제 유지 등 향후 당의 행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권 원내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는 정말 중도와 보수가 화합하고, 쇄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발언했다. 이번 대선의 패배 원인으로 당 안팎에서 불거진 갈등 구도와 부족했던 외연 확장이 지목된 만큼 개선 방안을 제시한 셈이다. 특히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을 지는 행태, 분열을 보인 부분,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그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기는 자해적인 정치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서울시청광장 피날레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연설을 한 것과 달리 정작 전국 유세현장에 나타난 국민의힘 의원·당협위원장이 적었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하철역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선거운동원을 찾기 어려웠던 것도 당 차원에서 협조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당론을 모으지 못한 책임을 친한(한동훈 전 대표)계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친한계가 지도부 총 사퇴를 촉구해왔고, 이날 임이자·최형두·최보윤·김상훈 비대위원이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한계의 대표격인 조경태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 사퇴 선언과 함께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 일정을 검토해야 한다"며 “7~8월 안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이 우리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피력했다. 한지아 의원도 새 원내대표 체제에서 전당대회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측에서는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빠르게 거취를 정하는 등 당의 화합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는 명분을 앞세워 당권 유지에 나설 수 있다. 유력주자로 꼽히는 인물 중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를 제외하면 주류 진영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이들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순리'라는 입장이다. 전당대회를 준비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김 비대위원장도 의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적 없다"며 “개혁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는 부분을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비상계엄과 일명 '강제 후보교체'에 반대하면서 당내외 혼란도 막으려고 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정치적 책임을 물을 부분이 적다는 점도 언급된다. 민주당이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대 특검법'과 검사징계법을 빠르게 통과시키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내부총질'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당권을 둘러싼 진영간 '줄다리기'가 표면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황태순 시사평론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친한계를 중심으로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재명 정부 출범] 李 취임 이틀째 첫 국무회의 주재…오전 ‘경제’-오후 ‘안전’ 행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틀째인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는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연달아 주재하며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돌입했다.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와 '안전'임을 드러내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했다. 이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직후 청사로 들어가면서도 “예예, 전데요" “언제 다시 시작한다고요?"라며 분주하게 전화통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7시 30분 취임 첫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태스크포스(TF) 회의를 소집해 오후 9시50분까지 경기·민생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집무를 마친 뒤 인천 계양구 사저로 복귀하지 않고 대통령실이 마련한 안가(안전가옥)에서 묵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과 배석자 전원이 자리한 국무회의실에 남색 정장에 적갈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차림으로 입장했다. 푸른색은 더불어민주당, 붉은색은 국민의힘의 상징색으로 통합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국무회의에는 이 대통령이 첫날 임명을 단행한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과 함께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웃으며) 좀 어색하죠?"라고 운을 뗐다. 이에 다소 얼어붙은 분위기가 풀어지자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 매우 어색할 수도 있고 그러긴 하지만, 우리 국민에게 위임 받은 일을 하는 거니까 어쨌든 공직에 있는 그 기간만큼은 각자 해야 될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내각을 '내란 공범'으로 지목한 바 있으나, 이 대통령은 경제 회복 등 시급한 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대통령과 통화하며 국무위원 전원 사임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 대통령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사표만 수리하고 나머지는 반려했다. 이 대통령은 “저로서도 아직 체제 정비가 명확하게 되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도 우리 국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을 하신다"며 “저는 최대한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첫 국무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3시간 넘게 이어졌다. 회의가 길어지면서 이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위원들은 '김밥 한 줄'과 '물 한 잔'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며 대선 기간 제시한 공약 관련 사안에 대한 검토와 업무 현황 파악을 지시했다. 이외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방안을 비롯해 시급한 경제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오후 2시부터는 지방정부를 포함한 실무 책임자급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열어 국가 안전 시스템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녹색이 아닌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을 선택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05년 도입된 노란색 민방위복을 녹색으로 교체하며 세금 낭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여름철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주문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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