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美 캘리포니아 “테슬라만 전기차 보조금 안 줘”…현대기아차 반사이익 누릴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폐지할 경우 캘리포니아가 주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테슬라 전기차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누릴지 관심이 쏠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면 캘리포니아가 과거에 시행했던 친환경차 환급 제도를 재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무공해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환급 제도를 운용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원해왔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는 IRA에 근거해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IRA에 규정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더라도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구매를 계속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뉴섬 주지사가 제안한 친환경차 환급 제도에 테슬라 전기차들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측은 블룸버그에 이같이 전하며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슬라 제외를 포함한 세부 사항은 주의회와 협의될 예정이며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조치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빠진 상황 속에서 테슬라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는 와중에 전기차 구매 장려책 대상자에 제외되면 더욱 치명적이다. 미국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은 도시 5개가 모두 캘리포니아에 있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반발했다. 이날 올라온 '뉴섬이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인센티브에서 테슬라를 제외하고 있다'는 엑스(옛 트위터)의 한 게시물에 머스크 CEO는 “이건 미친 짓이다"라며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를 제조하는 업체는 테슬라가 유일하다"는 답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딥워터 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이건 마치 테슬라 뺨을 때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 정규 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6% 급락한 338.59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선 1.38% 추가 하락했다. 반면 리비안 주가는 13.28% 급등했다. 실제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3분기까지 캘리포니아에 15만9619대의 순수전기차(BEV)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12.6%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63.0%에서 54.5%로 8.5%포인트 쪼그라들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캘리포니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BEV 판매량은 각각 1만6433대, 1만584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0.5%, 64.4%씩 성장했다. 또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5.6%로 확대해 테슬라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3위인 BMW(5.0%), 포드(4.4%), 메르세데스 벤츠(4.3%) 뒤를 이은 3.6%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9.2%에 이른다. 아울러 올 3분기까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BEV 모델에선 아이오닉5(1만1711대)가 모델Y(10만5693대), 모델3(3만7219대) 다음으로 3위를 기록했다. 한편, 뉴섬 주지사의 이날 계획은 머스크 CEO와의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머스크 CEO는 캘리포니아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파시스트'에 비유하는가 하면, 캘리포니아의 높은 세금을 비난하며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했다. 머스크는 또 올해 미국 대선 기간 막대한 선거자금을 지원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일등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시세, 정말 10만달러 넘나…美의회에 친가상화폐 의원 300명 ‘포진’

이달 초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 결과, 친(親)가상화폐 의원 약 300명이 미국 의회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경제 매체 CNBC는 2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로비 단체 '스탠드 위드 크립토'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가상화폐 업계가 입법 의제에서 전례 없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CNBC는 평가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이 만든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과 가상화폐 업계가 이번 선거 기간 총 2억4500만달러(약 3427억원)를 모금해 친가상화폐 후보를 지원했다. 가상화폐 업계가 이번 선거에서 친가상화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중 하나인 슈퍼팩 페어쉐이크는 후원한 후보 56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승리해 주요 의석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으로는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세러드 브라운(민주당) 상원의원에게 승리한 무명에 가까운 사업가 버니 모레노 공화당 상원의원 당선인이다. 브라운 의원은 가상화폐 기업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주장해온 반면 모레노 후보는 가상화폐를 적극 지지해왔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에서 가장 친가상화폐 의회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사는 의회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대거 자리하게 된다.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대표적이다. 재무장관에 지명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도 빼놓을 수 없는 가상화폐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 7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가 가상화폐를 수용한 것에 대해 매우 흥분했다"며 “가상화폐는 자유에 관한 것이며 가상화폐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 회장인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며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의 마음을 돌려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시가총액 3위 가상화폐 테더의 발행사인 테더의 대주주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캔터는 테더의 자산 1340억달러 중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가 비트코인을 담보로 고객에게 자금을 대출해주는 자사의 사업 계획과 관련해 테더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7월 비트코인을 담보로 고객에게 자금을 대출해주는 사업모델을 발표한 바 있다. 초기 단계로 20억달러(2조8000억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는 대출 규모는 추후 100억달러(14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테더는 가상화폐 테더의 가치 고정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담보로 설정하고 있는데, 캔터 피츠제럴드가 해당 국채의 수탁업무를 담당하며 이미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업계와 각을 세워온 개리 겐슬러 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가상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 10만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25일 오후 2시 33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현재 9만8299.8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2일 9만9421.67달러까지 올랐지만 추가 상승이 제한되면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정부, 인텔에 반도체법 보조금 7000억원 깎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를 5억달러(약 6990억원) 이상 삭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의 투자 지연과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인텔의 보조금이 80억달러(약 1조2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약 11조9000억원) 직접 자금과 대출 110억달러(약 15조4천억원) 등 총 195억달러(약 22조2천억원)를 제공하기로 예비적 합의를 맺은 바 있다. 85억달러 보조금은 단일 회사 기준으로 최대 규모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인텔이 계획했던 오하이오주 소재 반도체 공장의 투자 지연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인텔은 내년 말로 예정됐던 오하이오주 공장 프로젝트 완성을 2020년대 말로 미룬 상태다. 한때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은 이제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는 등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경쟁사 퀄컴 등이 인텔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는 또 인텔의 기술 로드맵과 고객사 수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 등 경쟁사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지만 고객사들이 이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 2명은 또 인텔이 미 정부와 미군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데, 이러한 계약 규모도 보조금 축소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부 계약과 반도체법 보조금을 합하면 인텔에 대한 지원 규모가 100억달러(약 14조원)를 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개별 기업들과 반도체법 보조금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을 서두르고 있으며, 지난 15일에는 TSMC에 66억달러(약 9조3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확정하기도 했다. NYT는 인텔의 어려움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에 타격을 가해왔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인텔과의 예비적 합의 발표 당시 애리조나주를 방문해 인텔의 제조업 투자로 반도체 산업이 바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소식통들은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전했으며, 인텔과 미 상무부는 NYT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와 친분 쌓는 법?…WSJ “애플 팀 쿡처럼 하면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재계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트럼프 1기 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혜택을 누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쿡 CEO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독창적인 방식으로 백악관과 친분을 쌓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 재계에선 대관 업무를 전담하는 임원이나 로비스트를 통해 백악관과 소통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쿡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식사도 함께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9년 쿡 CEO와의 통화에 대해 “그래서 그가 정말 대단한 경영인이라는 것"이라며 “남들이 통화를 안 할 때 그는 전화를 걸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쿡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 특화된 '면담의 기술'도 개발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주제가 생각지도 못한 분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단순한 수치로 표현되는 하나의 주제에 최대한 집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애플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을 받은 것도 이 같은 쿡 CEO의 노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10%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이폰을 제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조립해 수입하는 아이폰에도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쿡 CEO는 직접 트럼프 당선인에게 관세가 미국 내 아이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부를 것이라면서 '삼성 같은 외국 경쟁사에만 유리할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아이폰을 포함한 전자제품을 제외했고, 관세도 강도를 낮췄다. 이후 쿡 CEO는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맥 프로' 조립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쿡 CEO와 함께 오스틴 공장을 방문하는 등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쿡 CEO는 올해 대선 전부터 트럼프 당선인에게 공을 들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쿡 CEO가 전화를 걸어 유럽연합(EU)이 애플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면서 “유럽이 미국 기업을 착취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애플과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미국 재계는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기 위해 발을 구르는 분위기다. 최근 경영상 위기를 맞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켈리 오토보그 CEO는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해 관세와 통상 정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쿡 CEO의 기술을 따라 배우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에 트럼프 당선인과 알고 지내는 관계였거나,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기업 CEO가 아니라면 전화 통화도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보험사 애트나 CEO 출신인 론 윌리엄스는 CEO들이 장관급이나 의회 상임위를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는 “팀 쿡 정도 되는 CEO가 아니라면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을 최소한 서너번 만나서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만들어야 한다. 관계를 쌓아 나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부?…‘게임체인저’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주목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장기적으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용화가 성공되면 그동안 배터리 시장을 장악해왔던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기차 성능 개선으로 캐즘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의 또다른 원동력으로 꼽힌다. 2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유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CATL은 극한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방전될 수 있는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제조업체 나트론 에너지는 연간 24기가와트(GW)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가팩토리'를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에 설립하기도 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는 등 리튬이온 배터리와 동일하다. 충전 및 방전 과정에서 전극 사이를 이동하며 전기를 생성하는 역할을 리튬 이온 대신에 나트륨 이온이 하게 된다. 장점으로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주재료인 나트륨이 소금의 주성분으로 흔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또다른 주요 원재료인 철, 망간 등도 풍부한 만큼 제조원가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낮다. 또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저온에서도 성능 저하가 심하지 않다. 다만 전기차 주행거리와 직결된 에너지 밀도가 낮으며 무게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배 가까이 무겁다. 따라서 같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더 커져야 하며 무게도 많이 나갈 수밖에 없다. 전비 효율을 따질 수밖에 없는 전기차에선 큰 단점이다. 수명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짧다. BBC에 따르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8000~1만회 정도 충전할 수 있는 반면 나트륨 배터리의 경우 5000회 정도에 그친다. 양극재를 황, 음극재는 리튬을 사용하는 리튬황 배터리도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황은 석유 정제의 부산물로 저렴하고 구하기 쉬워 가격 경쟁력이 높고 가볍기 때문에 배터리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미국에선 매년 860만톤의 황을 생산한다. 에너지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우수하지만 수명이 매우 짧은 점이 단점이다. 그럼에도 업계가 리튬황 배터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고고도무인기, 미래항공모빌리티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년간 리튬황 배터리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라이텐은 리튬황 배터리 생산을 늘리기 위해 최근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유럽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의 미국 자회사 큐버그를 인수했다. 글로벌 업계가 앞다퉈 상용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함으로써 화재 위험성이 낮은 동시에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충전속도도 짧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미온적이였던 일본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기업들이 2020년대 후반에 전고체 배터리 출시를 위해 총력을 가하는 이유는 성공적인 상용화를 통해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위해서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비싸 전고체 배터리가 대세로 오르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고체 배터리처럼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속도 등의 장점을 가진 '실리콘 음극재'가 유망한 상용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달 초 보도했다. 국내 기업들도 음극재를 흑연 대신 실리콘으로 만드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흑연은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실리콘 음극재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도 거론된다. 패스트마켓의 배터리 원자재 애널리스트인 조르지 게오르기에브는 “특히 서방에서는 실리콘 음극재를 중국을 따라잡을 전랴적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생산비용이 비싼 데 이어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부피가 팽창해 장기 안정성이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유럽 한파에 치솟는 아시아 LNG 가격…“올들어 최고가”

동북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JKM 가격은 MMBtu당 15.075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JKM 가격이 이달초 13달러 중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약 3주만에 가격이 12% 가까이 오른 셈이다. 국내 LNG 현물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JKM 가격이 최근 급등한 배경엔 유럽에 이례적인 한파가 찾아온 데다 바람 또한 불지 않아 아시아 LNG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는 가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아시아 LNG 시장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에너지 물류업체 케이플러는 다음주 유럽지역에 인도될 LNG 물량은 주간 기준으로 봤을 때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LNG 가격이 치솟은 점도 아시아 국가들과 LNG 수입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유럽 벤치마크인 TTF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MBtu당 48.640달러를 기록, 이달에만 24% 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이처럼 JKM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자 인도, 중국 등 일부 수입국가들은 비용 등의 이유로 현물 LNG 구매를 중단하고 대체 연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유 역대급 공급과잉 온다던데 알고보니…국제유가 더 오를 전망?

내년 글로벌 원유시장에 예고된 역대급 공급과잉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으로 분석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공신력 있는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의 원유재고 예측치가 실제 집계된 수치를 크게 밑돌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이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달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100만배럴 이상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다음달 회의에서 감산을 중단할 경우 과잉공급될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IEA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내년 수요 증가폭은 하루 99만배럴에 불과하지만 미국, 브라질 등 비(非) OPEC+ 산유국에서만 하루 150만배럴의 원유가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OPEC+가 현행 감산을 앞으로 유지하더라도 내년 글로벌 공급이 수요를 하루 100만배럴 이상 초과할 것이란 게 IEA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 9월 글로벌 원유재고가 4750만배럴 급감한 것으로 집계, 올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원유재고가 3640만 감소한 27억9900만배럴로 나타났는데 이는 5년 평균치를 9530만배럴 밑도는 수치라고 IEA는 전했다. IEA는 또 글로벌 원유재고가 10월에도 감소,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이같은 원유재고의 감소세가 IEA 예상보다 훨씬 가팔랐다는 부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IEA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3분기 글로벌 원유재고가 하루 116만배럴 가량 줄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그러나 IEA가 당초 예상한 재고 감소량인 하루 38만배럴을 크게 웃돈 수치다. 잠정치와 예상치간 격차는 폴란드의 하루 원유 수요와 맞먹는 규모로, 3개월 기준으로 보면 약 7000만 배럴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글로벌 원유수요가 IEA의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IEA가 고수해왔던 '국제유가 약세론'에 힘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과잉 공급 리크스가 만연한 상황에서 수요공급 균형이 더 느슨해지면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불안 등에 따른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가가 하락 안정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IEA 측은 3분기 원유재고 잠정치와 예상치의 격차가 이같이 크게 벌어진 것과 관련해 재고 자료가 누락되거나 명확하지 않은 국가들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만큼 IEA는 실제 재고 감소 추이를 반영한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재고 감소에 따른) 실종된 배럴과 관련해 불일치한 수치가 나오고 있다"며 “IEA의 원유 수요 전망치가 상향 조정돼 수요공급 균형이 유가에 덜 약세적인 방향을 가리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닷컴은 “3분기 원유재고가 훨씬 더 가파른 속도로 감소된 것으로 확인되자 내년 (IEA가 예측한) 과잉공급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짚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엽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96% 상승한 배럴당 70.1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7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8일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 역시 전장 대비 1.95% 오른 배럴당 74.23달러에 마감했다. 이달 7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된 것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원유 수요 약화 우려가 가시지 않다는 이유로 유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러-우 전쟁의 양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유가가 그렇게 크게 반응하고 있진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 원유 수요 약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SIA자산운용의 콜린 치에시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러-우 사태가 “오늘처럼 짧은 폭발로 시장에 영향을 줘왔지만 지속되지는 않았다"면서 “2022년 전쟁이 시작됐을 때 유가는 100~12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공급 우려보다 약한 수요가 여전히 내게는 더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IEA가 향후 보고서를 통해 원유 수요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거나 과잉 공급분을 낮출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시세, 2시간 만에 9만7000달러…10만달러 가시화?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시세가 두 시간만에 9만7000달러선까지 급등하는 등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21일 오후 2시 42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51% 급등한 9만751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9만4000달러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오후 12시 이후 9만5000달러와 9만6000달러를 거침없이 돌파하더니 1시 55분께 9만7000달러선 마저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40% 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이날 시세가 급등한 배경엔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정권 인수팀은 백악관에 가상화폐 정책만 전담하는 자리를 신설할지에 대해 가상화폐 업계와 논의하기 시작했다. 백악관에 이런 전담직이 생길 경우 가상화폐 업계는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시세가 상승 기세를 타면서 '10만달러' 고지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IG 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모어 분석가는 “10만달러에 가까워지면서 남은 여정이 순조로울지는 모르겠지만 수요는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엔비디아 성장에 한계” vs “수요가 공급 초과”…AI 열풍 지속될까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향후 성장에 대한 의문도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AI 열풍'이 앞으로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350억8000만 달러(49조1190억원)의 매출과 0.81달러(1134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331억6000만 달러를 웃돌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0.75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속적인 AI 열풍 속에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고, 순이익은 193억 달러로 1년 전 92억4000만 달러보다 106% 급증했다. 그러나 미 경제매체 CNBC는 “엔비디아 매출이 성장률이 지난 3개 분기 각각 122%, 262%, 265%로 나타나는 등 연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또 4분기 매출 전망치를 약 375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371억달러를 웃돌지만 가장 높게 예측된 전망치인 410억달러를 하회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엔비디아는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매출 전망치를 발표했다"며 “이는 엔비디아의 놀라운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퓨처럼 그룹의 다니엘 뉴먼 최고경영자는 “기업이 아무리 좋아도 전망치가 가장 높게 예측된 수치보다 낮으면 (엔비디아 주식) 매도 압박이 나올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아울러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308억 달러였으며 시장 예상치 288억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데이터 센터 매출에서 핵심 고객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차지한 비중이 50%로 전 분기인 45% 대비 늘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이 매출 비중이 줄어들기 원한다"며 “그래야 AI가 경제 전반에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급락했다가 1% 안팎으로 낙폭을 줄였지만 결국 2.5% 하락 마감했다.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디트릭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엄청난 실적 상승에 익숙해졌다"며 “이제 그런(엄청난) 성과를 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적 보고서도 여전히 매우 견조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긍정적인 전망을 피력하고 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최신 AI 칩인 블랙웰의 본격적인 생산 및 출하는 이번 4분기부터 시작하며, 내년에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주력 AI 칩인 H200의 매출도 이번 분기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블랙웰 칩 출하량이 내년에 증가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수십억 달러의 블랙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내년 몇 분기 동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젠슨 황 CEO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며 “블랙웰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100과 H200 칩 등) 호퍼에 대한 수요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랍다"며 “이번 분기(11월∼1월)에는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잠재적인 관세가 엔비디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새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는 새 정부와 지침을 지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모든 규제를 완전히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 매도 시작한 투자자들…‘트럼프 트레이드’ 식어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미 달러화가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달러 매도에 나서기 시작한 만큼 달러화가 이미 고점을 찍어 '트럼프 트레이드'가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시 15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106.51을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관세와 기업 감세 공약을 내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지난달부터 다시 부각되면서 10월에만 3.2% 올랐고 선거일 다음날인 6일부터 지금까지 3% 가량 추가로 상승한 상황이다. 지난 14일엔 최고 107.06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7선을 돌파했으나 하락 그 직후 전환했다. 전날엔 반등을 시도했지만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선거 결과에 힘입은 강세론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달러에 대한 매수·매도 양방향 흐름이 다시 늘기 시작했고 기술적 지표상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나타나자 달러 전망에 대한 신중론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앤토니 포스터 주요 10개국(G10) 현물 트레이딩 총괄은 “선거 이후 나타난 강달러 흐름이 확실히 더 불확실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지표상 달러가 과매도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JP모건체이스의 니라즈 아타블은 지난 15일부터 신흥국 환율 리스크 선호 지표에서 달러 매도 신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다른 주요국 통화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도 달러 약세의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지난 14일 달러당 1.0496유로까지 급락했지만 그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1.05달러선에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엔화와 비해서도 달러 강세가 크게 제한되는 모습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나고야에서 열린 경제단체 대상 강연에서 12월 회의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주지 않았음에도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8% 하락한 달러당 155엔을 보이고 있다. 엔호 환율은 지난 15일 달러당 156.74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와 과련, 포스터는 “유로 환율에 대한 투자 심리는 혼조돼 있다"며 “일부는 패리티(1달러=1유로) 붕괴를 거론하지만 나머지는 지금이 저점 매수 적기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 환율에 대해서도 매수·매도 양방향 흐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 의식한듯 헤지펀드들도 달러화가 유로화, 엔화, 역외 위안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란 베팅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타블은 “지난 한 주 동안 전 세계적으로 달러에 대한 순매도 움직임이 있었다"며 “자산운용사들은 달러에 대해 소폭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헤지펀드들의 매도로 상쇄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달러화가 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게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지연되면 달러 가치가 내년에 3%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달러화 가치가 올 연말까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내년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넥스의 헬렌 기븐 외환 트레이더는 “차기 행정부의 내수중심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과열되고 무역 정책은 달러에 상방 압박을 일부 가할 것"이라며 “정책들이 시행되지 않거나 실패하면 하락할 위험이 있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