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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주의 경제읽기] 관세 폭풍 속 막판 타결…韓·美 협상의 득과 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미 관세협상이 30일 타결되었다. 25% 상호관세 부과시한이었던 8월 1일 을 겨우 이틀 앞두고 급박하게 결론이 내려졌다. 이미 일본, EU 등에 대한 15% 상호관세 부과가 확정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특별한 묘수는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최소한 일본, EU보다 못하지 않은 결과를 얻어 내는 것이 우리의 가장 시급한 목표였을 것이고, 미국 또한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된 내용을 우리에게 제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그 짧은 시간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내용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우리 협상팀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춰주기로 했고, 반도체나 의약품 등의 수출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우리나라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해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1,500억 달러는 미국과의 조선산업 분야 협력을 위한 투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 펀드가 미국이 원하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고 그 수익의 90%가 미국에 남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유재산권과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뜻은 아니리라 믿는다. 또한 우리나라는 1,000억 달러 상당의 천연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쌀과 소고기시장을 지켰다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농산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협상의 내용이 더 소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반도체·조선…'잃은 것'과 '얻은 기회' 전체적으로 보면, 2007년 4월 한미FTA 타결 이후 18년간 자유무역의 깃발 아래 미국 시장에서 마음껏 보폭을 넓혀 온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는 일본, EU 등 경쟁국들과 맨바닥에서 치열하게 경합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그간 무관세 혜택 아래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탁월한 가격경쟁력을 구가했던 우리 자동차 기업들이 2.5%의 핸디캡을 더 이상 얻지 못하게 된 점이 꽤나 뼈아프다. 하지만 반대로 새롭게 시장 기회가 열리는 부분도 있다. 조선산업의 경우 글로벌 마켓에서 늘 중국과 박터지는 경쟁을 해야 했고, 시장 점유율 확대가 과잉투자와 수익성 악화,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로 우리와 미국이 조선산업분야의 이해를 공유하게 된다면, 중국을 따돌리고 안정적인 시장기회를 선점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1,500억달러의 소위 마스가 투자펀드가 어떻게 설계되고 집행될지 큰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해 본다면,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많은 부분이 불확실하고, 각국의 손익 계산서 또한 앞으로의 이행 스케줄과 그 내용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예를 들어 각국의 대미 투자펀드 규모에 대해 들여다 보면, 2023년도 일본의 대미 투자 잔액은 7,833억달러에 달하나 우리 투자잔액은 그 10%에 불과하다. 연간 대미투자도 그 액수가 크게 늘었던 2023년 기준으로 66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4-5년간 3,500억달러의 투자를 이행하려면 매년 2023년의 10배 이상 미국에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이 기존 투자잔액을 제대로 운용한다면 자국경제에 큰 부담없이 용이하게 투자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우리는 생니를 뽑는 마음으로 악착같이 투자에 매달려야 할 판이다. 이런 투자가 미래 우리 경제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미국 마음대로 투자자금이 흘러가게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떻게든 보다 생산적이고 양국간 산업협력이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의 구체적 내용과 시간표를 설계해야 한다. 관세의 벽에 막혀 망연자실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줘야 한다. 투자·에너지 '천문학적 숫자, 실행의 난제는 없나 미국산 에너지 수입 또한 만만한 일은 아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는 전체 수입량의 12%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미국은 호주, 카타르, 말레이시아에 이은 제 4위 천연가스 공급국이다. 우리가 세계 3위의 천연가스 수입 대국이라고 하지만 연간 총천연가스 수입액은 대체로 500억달러선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산 에너지 1,000억달러를 사오려면 호주, 카타르, 말레이시아 등으로부터의 천연가스 도입을 크게 줄여야 하는데 건드리기 곤란한 장기도입계약 물량을 고려하면 이렇게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호주 등 지금의 대량 공급국들의 반응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기 시장을 뺏기는 이 나라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에 따라 전혀 엉뚱한 분야에서 우리 시장이 영향을 받을 위험이 적지 않다. 이번 협상에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미국에서 대량의 천연가스를 사 오려면 알래스카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코가 꿰일 우려도 적지 않다. 어차피 지 멋대로 협상을 끌고 왔던 미국이 “한국이 책임지고 투자해서 파 가라"고 배짱을 부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나? 구속력이 확보되지 않은 이번 합의의 불안정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어차피 기존에 우방국들과 맺었던 자유무역협정들을 싸그리 무시하고 새로운 관세 협정을 밀어붙인 미국의 입장에서 앞으로 더 무리한 요구를 한다 한들 더 이상 체면이 구겨질 일도 없다. 우리가 약속했던 것들이 이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혹은 새롭게 부각되는 미국의 이해관계에 맞추어서 또다시 고율관세라는 칼날을 우리 목에 들이댈 가능성은 적지 않다. 트럼프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내는 이상 우리는 언제까지고 미국의 '불공정 무역국가'일 수 밖에 없다. 우리 정부가 '협상은 이제 막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계속 정보를 모으고 흐름을 읽어가면서 대미교역의 상황을 개선시켜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불확실성을 이겨낼 후속 전략이 중요 사실 이번 합의에서 평가를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보다는 미국이다. 트럼프는 전 세계를 상대로 미국시장에 들어오려면 고율의 관세나 거액의 투자자금을 내놓아야 한다는 기괴한 '뉴노멀'을 제시했다. 앞으로 트럼프가 사라진다 해도 미국의 정책방향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관세를 통해 새롭게 확보되는 막대한 재정수입을 다른 것으로 바꾸려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정도의 정무적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미국의 차기 정부가 그 정도로 용기 있는 선택을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가 휘저어 놓은 이 흙탕물이 가라앉았을 때의 세계 경제질서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이 지난 100여년동안 쌓아 왔던 막대한 무형자산이 탈탈 털린 미래를 생각해 보면 딱 두 가지 키워드가 떠오른다. '미국이 보이지 않는 세계' 그리고 '각자도생'. 트럼프의 몽니를 피곤할 정도로 오랫동안 지켜 보면서, 천년제국 로마의 영광을 뒤로 한 채 두 아들에게 나라를 쪼개 주는 악수를 두어야 했던 늙은 황제 테오도시우스1세의 외로운 말로를 연상하는 것은 과연 지나친 비약일까? 박원주

트럼프發 관세전쟁 다시 시작…상호관세율 조정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각국에 대한 새로운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지금까지 한국 등 주요 교역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 결과를 반영해 기존에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조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일부 교역 파트너는 미국과 의미 있는 무역 및 안보 약속에 합의했거나 합의하기 직전에 있다"며 “이들은 행정명령 14257에 근거한 국가비상 사태를 선포하게 만든 무역장벽을 영구적으로 해결하려는 의향을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파트너들은 협상을 진행해왔음에도 무역 불균형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고 일부는 미국과 협상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행정명령 부속서에 명시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보면 한국은 15%로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에 첨음 발표한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5%였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영국(10%), 베트남(20%), 필리핀(19%), 일본(15%) 등도 앞서 합의된 관세율이 반영됐다. 한국 다음으로 무역협상이 타결된 태국과 캄보디아는 모두 19%가 적용됐고 최근 두 국가의 무력갈등을 중재한 말레이시아도 19%가 부과된다. 또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대만은 20%가 부과되고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예고한대로 25%의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스위스는 관세율은 무려 39%에 달한다. 다만 브라질의 경우 50%가 아닌 10%가 적혔다. 브라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이유로 전날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40% 추가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기존 상호관세 10%와 함께 총 50%를 적용받는다. 또 중국, 캐나다, 멕시코는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를 부과받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 행정명령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멕시코는 향후 90일간 현행대로 25%가 유지되는 반면 캐나다는 1일부터 관세율이 25%에서 35%로 인상된다. 이번 행정명령 부속서에 따르면 69개 경제주체 가운데 관세율 10%는 3개, 15%는 40개국, 15%를 넘는 관세율이 적용되는 경제주체는 26개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새로운 상호관세율 설정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교역국을 세 분류로 구분해 상호관세율이 새로 반영됐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은 10%가 적용되고 미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하거나 소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국가에겐 15% 수준이 적용되며 미타결 국가, 혹은 상당한 무역적자를 기록한 국가에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는 설명이다. 당국자는 이어 EU, 일본, 한국에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된 자동차 관세의 시행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행정명령에 따르면 기본관세의 경우 기존대로 10%가 적용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관세를 15~2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상호관세율이 향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미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조처가 행정명령 14257호에 근거한 국가비상 사태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추가 조처를 나에게 권장할 수 있다"며 “미 상무장관과 USTR는 해외 교역국이 비상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거나 미국을 상대로 보복에 나설 경우 나에게 추가 조처를 권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관세를 피하기 위해 환적한 제품의 경우 국가별 상호관세에 추가로 40% 관세를 더 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수입품 품목 코드(HTSUS)를 수정하라고 지시했으며 수정된 내용은 행정명령 서명부터 7일 이후에 수입된 제품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7일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압박에도 파월은 매파적 스탠스…9월 미 금리인하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통화정책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매파적인 기조를 고수하자 9월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졌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연준은 30일(현지시간)일 2일간 이어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올들어 다섯 번째 금리 동결이다. 이로써 한미 양국의 금리차는 2%포인트로 유지됐다. 이번 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였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위원회는 앞으로 입수할 데이터, 경제 전망의 변화, 리스크 균형 등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리 동결 기조를 고수했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선 간부급 인사들이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행사해 주목을 끌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은 노동시장이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연준 이사 두 명이 FOMC 회의에서 소수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이사 두 명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렇듯 연준 내부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완만하게 제한적'이라고 평가한 뒤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보다 다소 높다고 보이지만 현 수준이 실업을 늘릴 정도로 경제활동을 제약하지는 않는다고 본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특히 인플레이션 관리에 방점을 뒀다. 그는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겠지만 지속적일 수 있으며 이것은 평가되고 관리되어야 할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의무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잘 유지하면서 일회성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9월 금리인하와 관련해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금리인하를) 미리 결정하지 않으며, 9월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음으로써 인프렐이션을 '눈감아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6월 물가지표는 기업들이 관세와 관련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실제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자료에 따르면 가정용 가구 및 제품의 전월 대비 가격 상승률은 1.0%로, 5월(0.3%)에 비해 대폭 올랐다. 가전제품 가격도 1.9% 오르면서 5월(0.8%)보다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의류의 경우 가격 상승률이 4월과 5월 각각 0.2% 하락, 0.4% 하락을 보였지만 지난달엔 0.4%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관세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식어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7월 FOMC 이후 연준이 9월 회의까지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을 56.8%로 높여 반영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35%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OMC 회의가 마무리되기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분기 국내총생산(GDP)가 막 나왔다"며 “3%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고 썼다. 이어 파월 의장을 향해 “'투 레이트'는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일본·EU와 관세 15% 받았는데…코스피는 왜 하락하나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가 일본, 유럽연합(EU)처럼 15%로 인하되는 쪽으로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됐지만 코스피 지수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후 12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0.36% 하락한 3242.49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0.65% 오른 3275.78로 출발해 3288.26(1.04%)으로 순간 급등했다가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5240억원 순매도하고 있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138억원, 134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1.79%)가 장 초반 대비 낙폭을 키우고 있으며, 현대차(-4.48%), 기아(-6.61%) 등 자동차주도 하락폭을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2.04%), 삼성바이오로직스(-2.37%), KB금융(-1.95%), 셀트리온(-0.83%), 네이버(-0.21%), 신한지주(-1.6%) 등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체적으로 하락세다. 반면 SK하이닉스(2.85%),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4%), HD현대중공업(7.86%), 두산에너빌리티(0.16%), 한화오션(14.14%) 등은 오름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06% 내린 803.19다. 지수는 전장보다 0.32% 오른 806.21로 출발했지만 하락 전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카틀린 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노트를 내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되면서 한국에 대한 관세 리스크가 사라졌다"며 “한국은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수출 경쟁국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이는 배경엔 한국의 관세가 15%로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KB증권의 피터 김은 “이번 합의는 기대치에 부합하며 시장에선 이를 이미 반영하고 있었다"며 “아마도 투자자들은 일본보다 더 좋은 조건을 받지 못한 것에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숀 오 트레이더는 “일본이 미국과 15% 관세 협상을 타결하자 한국 또한 15% 관세가 반영됐다"며 “오늘 흐름은 차익실현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관세 소식은 증시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저가 매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 흐름도 큰 변동이 없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4% 오른 달러당 1393.4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에 대한 장기적인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아담 파라르 등은 “이번 합의는 한국 수출업체와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안도감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경제적 및 전략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日·EU처럼 15% 관세 받은 날…인도·브라질은 ‘관세 폭탄’

미국이 한국과 협상 시한 종료(8월 1일)를 이틀 앞두고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에 적용된 관세와 동일한 수준으로 한국은 대미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영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EU에 이어 7번째로 미국과 관세협상을 완료했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영국(상호관세 10%)을 제외하면 한국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국가 중 일본·EU와 동일하게 최저 관세율을 확보받은 것이다. 미국은 일본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지난 22일 합의했고, EU와는 지난 27일 30%에서 15%로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앞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이 각각 46%→20%, 32%→19%, 20%→19% 인하됐다. 여기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캄보디아, 태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나라와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태국과 캄보디아에 3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는 일본·EU와 마찬가지로 15%로 적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25% 관세를 지난 4월부터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엑스(X)를 통해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한국처럼 반도체·의약품에서 '가장 낮은 관세율'을 보장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까지 무역협상을 완료한 국가들은 모두 미국에 '양보'를 하면서 관세 인하를 얻어냈지만 한국, EU, 일본은 서로 비슷한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이 15%로 인하됐다. 한국은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4000억달러보다는 적지만, 한국이 애초 미측에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1000억달러보다는 상당 정도 늘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 달러 조성될 예정"이라며 2000억달러 펀드의 구체적 형태에 대해 “대출과 보증에 들어가는 돈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고, 직접투자의 비중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과 EU도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 최종 대미 투자규모가 각각 5500억달러(약 764조원), 6000억달러(약 833조원)로 불어났다. 그러나 일본 역시 5500억달러 중 1~2%가 출자 금액에 해당된다고 설명했고 EU는 투자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투자액을 집계해 강제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한국이 미국과 약속한 조건은 일본·EU와 비슷하다. 한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1000억달러(약 139조원)를 3년 반에 걸쳐 수입하기로 했고 EU도 향후 3년간 7500억달러(약 1040조원) 규모의 미국 에너지를 구입하기로 약속했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을 발표하지 않은 대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은 국가들에겐 '관세 폭탄'이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는 나다들에 15~20% 수준의 기본관세를 일괄적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8월 1일)까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목요일(31일) 성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멕시코, 대만 등은 아직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는데 타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 무역 협상가들은 대만을 레몬처럼 쥐어짜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미타결국인 호주의 경우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호주는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인 데다 최근 미국산 소고기에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됐음을 발표하기 전, 트루스소셜에 인도의 무역장벽과 러시아산 군사장비 및 에너지 구매 등을 지적하면서 “8월 1일부터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언급된 것들에 대해 벌칙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기본관세 10%에 추가로 40%를 더해 총 50%의 관세를 오는 6일부터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기업, 미국인의 표현 자유권, 미국 외교정책,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는 브라질 정부의 이례적이고 이상한 정책 및 조처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상호관세 연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8월 1일이 마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마감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상무 “韓 대미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이 차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무역협정을 타결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번 협상의 '키맨'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투자에 따른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오늘(30일) 우리는 또다른 역사적인 무역협상에 합의했다"며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하는 대로 투자하기 위한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고 90% 수익은 미국인들에게 간다"고 적었다. 이 수익 배분 비율은 미국이 일본과 합의한 것과 동일하다. 러트닉 장관은 또 “한국은 향후 3년 반에 걸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다른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한미 정상은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는 15%로 적용될 것"이라며 “그들은 의약품과 반도체에 있어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호관세는 8월 1일부터 25%가 부과될 예정이었고 자동차 관세는 지난 4월 3일부터 25%가 부과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다만 현재 부과 중인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와 앞으로 발효될 50% 구리 관세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한국과 무역협정…상호관세 15%·한미 정상회담”(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무역협정을 타결했다며 8월 1일부터 예고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는 미국이 운용하며 (투자처는) 대통령으로서 내가 택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한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나 다른 제품을 1000억달러(약 139조원)어치 사들이고 투자 목적을 위해 많은 거액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이 금액은 2주 뒤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때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에게 그의 선거 승리에 대해서도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미국과 무역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들은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적용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은 무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온 무역대표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에 대한 15% 관세율은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이룬 결과물로, 미국의 여섯 번째로 큰 무역 상대인 한국이 8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25%의 관세와 다른 새로운 징벌적 조처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대표단은 오후 4시30분께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정부 대표단은 오후 6시께 백악관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6시16분께 SNS에 글을 올려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기존에 예정돼 있던 구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만남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미국 정부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약속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선물 보따리'를 풀면서 상호관세율이 이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됐다. 일본과 EU는 상호관세율을 15%(기존 일본 25%, EU 30%)로 인하받는 대가로 대미투자와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했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원) 규모의 투자퍼드를 약속했고 EU는 6000억달러(약 831조원)의 추가 투자와 7500억달러(약 1040조원)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한미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자동차관세도 15%로 인하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오전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며 “또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에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과 협의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합의 결과 조성될 3500억 달러 규모 펀드와 관련해서는 “한미 조선협력 펀드 1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 분야 외에도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 달러 조성될 예정"이라며 “우리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진출에 관심 있는 우리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15%로 인하되지만 철강 및 알루미늄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한국과 무역협상 타결…상호관세 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무역협정을 타결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는 미국이 운용하며 (투자처는) 대통령으로서 내가 택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한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나 다른 제품을 1000억달러어치 사들이고 투자 목적을 위해 많은 거액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이 금액은 2주 뒤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때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의 당선을 축한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미국과 무역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들은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적용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은 무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온 무역대표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한미 무역협상의 주요 쟁점이었던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행정부도 지켜본다”…중국, 10월에 4중전회 개최

중국 공산당이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인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전회·中全會)를 오는 10월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 내년부터 시작할 15차 5개년 계획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앙정치국이 이날 회의를 마치고 오는 10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했다. 4중전회 주요 의제는 제15차 5개년 계획 제정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중앙정치국은 밝혔다. 중국은 올해로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마무리한다. 15차 5개년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핵심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관세전쟁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개최돼 주목을 받는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관리자들은 15차 5개년 계획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차 5개년 계획 초안 작성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에는 시 주석이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중장기 경제 정책인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후속판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역시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노리고 있다. 이를 의식하듯,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제조업 경제에서 벗어나 소비자 경제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을 권장했다"고 CNBC에 말했다. 중국 정부 또한 내수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했으나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 대내적으로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내수 침체 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돼왔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경제 성적표에서 내수 회복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 수출 물량이 앞당겨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5.3%를 기록했으나, 6월 소매 판매는 4.8% 증가에 그쳐 전월(6.4%)보다 낮았고 시장 전망치(5.4%)도 밑도는 등 내수 회복은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중앙정치국은 “15차 5개년규획 시기는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적 실현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전면적으로 힘을 쓰는 관건적 시기"라면서 “우리나라(중국)의 발전 환경은 심각·복잡한 변화를 겪고 있고,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도전이 병존하며, 불확실하고 예측 어려운 요인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격렬한 국제 경쟁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획득하고, 중국식 현대화 전체 국면에 관한 전략적 임무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공산당은 5년 단위로 매년 한 번 이상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총 7회 소집한다. 중국공산당은 작년 7월 15∼18일 '경제 방향타'로 불리는 3중전회를 개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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