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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상승 속도 느려진다는데…연준 매파 "금리 5.25% 넘어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연준 내 매파적 인사들은 여전히 시장 예상보다 높은 금리인상을 예고해 기준금리가 올 연말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준은 18일(현지시간)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공개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비자 판매 가격이 완만하거나 보통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그 속도는 직전보다 느려졌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이번 베이지북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9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베이지북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래 물가 상승이 향후 1년간 더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보다 6.5% 올라 1년여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다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 요소로 꼽히는 고용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만하거나 보통 정도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연준은 밝혔다.보고서는 "많은 기업이 상품 및 서비스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직원 해고를 꺼리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계속 과열된 가운데 임금 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12개 연은 중 5개 연은만이 임금 상승 압력이 다소 둔화됐다고 보고했다.향후 몇 달간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도 보고서에 담겼다. 뉴욕 연은은 관할 구역 내 제조업 활동이 특히 빠르게 위축됐다고 전했다.베이지북과 별도로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12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1% 감소해 시장 전망치(-0.9%)를 밑돌았다.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고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졌다는 보고서와 지표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연준 내 대표적인 강경파들은 통화긴축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2월 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촉구하면서 연말 기준금리를 5.25∼5.5%로 예상했다.이는 최근 다수의 다른 연은 총재들이 내달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견해로, 연준이 지난달 내놓은 연말 금리 전망(5.0∼5.25%)도 상회한 것이다.불러드 총재는 "우리는 물가 완화 과정이 확실히 자리를 잡고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긴축하기를 원한다"며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를 반기면서도 최종금리가 기존 예상치인 5.0∼5.25%보다는 "약간 더 높아야 한다"며 불러드 총재와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메스터 총재는 "우리는 아직 5%를 넘지도, 5%에 이르지도 못했다"며 "너무 적게 긴축하는 것에서 오는 리스크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반면 중도파로 분류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델라웨어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시절은 끝났다"면서 "앞으로 0.25%포인트의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맞섰다.한편,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 이후 5일간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FOMC 대면 회의 참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이 그때까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됐던 과거처럼 화상으로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미국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일부 인사들은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美 연준 청사 모습.(사진=로이터/연합)

‘코로나19 확진’ 파월 美 연준의장…FOMC 정례회의 문제 없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파월 의장이 이날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여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물론 몇 차례의 부스터샷을 접종한 상태다.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 의장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조만간 열리는 연준의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여서 주목을 받는다. 연준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 논의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 이후 5일간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FOMC 대면 회의 참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이 그때까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됐던 과거처럼 화상으로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USA-FED/CONDITIONS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뉴욕증시, 금리 매파가 또 눌렀다…마이크로소프트·코인베이스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매파적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 발언에 하락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3.89p(1.81%) 내린 3만 3296.96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11p(1.56%) 밀린 3928.86으로, 나스닥지수는 138.10p(1.24%) 내린 1만 957.01로 마감했다. S&P500지수 내에선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산업, 금융, 에너지 관련주가 1% 이상 하락해 약세를 주도했다. 개별 종목 중 유나이티드항공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약 1만 명 직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2% 가까이 하락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일본에서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장중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결국 7% 이상 하락했다. 모더나 주가는 회사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한 임상실험에서 상당한 예방 효과를 거뒀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주가는 개장 전 미국 생산자물가가 크게 하락하고 소매판매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연준 긴축 우려가 완화돼 상승 출발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0.1% 하락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이다. 또 전달 기록한 0.2% 상승에서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으로 하락률은 2020년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2월 PPI는 비 계절조정 기준 전년 동기 대비로는 6.2% 올랐다. 시장 예상치인 6.8% 상승보다 둔화한 수치다. 전월 수정치인 7.3% 상승보다는 1.1%p 낮아졌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도 전달 수준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다.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조정 기준 전월보다 1.1% 줄었다. 이는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시장 예상치인 1.0%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이 지표는 미국 경제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를 보여준다. 미국 12월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0.7% 줄어들었다. 시장 예상치인 0.1% 감소보다 큰 폭 감소다. 미국 산업생산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1.3% 줄었다. 전달 수치도 0.6% 감소에서 1.1% 감소로 하향 수정됐다.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가 발표된 직후 미국 국채금리는 빠르게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7bp 이상 내린 3.37% 수준까지 떨어졌다. 2년물 국채금리도 12bp가량 하락한 4.08% 근방에서 움직였다.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경신했다. 2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은 편이다.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지금까지 33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67% 기업이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연준은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전에 비해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역 연방준비은행들이 대체로 앞으로 수개월간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런 경기 평가는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0.50%p 금리 인상을 주장하면서 차익실현 매물도 출회됐다. 그는 연준 내 대표 매파 인사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올해 최종 금리 예상치를 5.25%~5.5%로 제시했다. 그간 시장은 연준이 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기존 0.50%p에서 0.25%p로 낮춰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불러드 총재는 그동안 2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해 판단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인상해야 한다며 0.50%p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의도한 대로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했다. 다만 그럼에도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며 5%~5.25%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생산자물가 지표가 발표된 이후 미국 2월 금리 인상 전망치를 기존 0.50%p에서 0.25%p로 바꿨다. 미 금리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2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을 장초반 97% 이상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불러드 총재 발언이 나온 후 91% 수준까지 낮췄다. 하지만 마감 시점에서 수치는 좀 더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재택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그러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봤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침체 가능성은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샘 밀레트 픽스드인컴 부문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에 이번 지표는 좋은 소식"이라며 "수요가 둔화하고 연말로 갈수록 생산자 물가가 완화되는 것은 연준의 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로열런던자산운용의 트레버 그리섬 멀티에셋 담당 대표는 저널에 "시장은 다가오는 침체를 거의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작년의 금리 주도 약세장과 올해 실적주도 약세장 사이에 일종의 공백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둔화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더라도 몇 달간 기업의 수익을 압박하고 주식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오는 2월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가 95.3%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8p(5.06%) 오른 20.34를 나타냈다. hg3to8@ekn.krMICROSOFT-LAYOFFS/ 뉴욕에 위치한 마이크로스프트 익스페리언스 센터.로이터/연합뉴스

솔레다르 점령 주장 러시아, 병력 2026년까지 추가에 푸틴 경제 자신감도...전쟁 장기화 압박?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광산도시 솔레다르를 점령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1년간 지속된 병력 소모에도 오히려 2026년까지 총 병력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경제 상태에도 자신감을 내비치는 상황이다. 타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도네츠크 지역 친러시아 괴뢰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1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DPR 영토에서 솔레다르를 해방했다"고 밝혔다. 이에 DPR 수반인 데니스 푸실린은 이날 뉴스채널 ‘로시야 24’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추가 진격과 관련해 솔레다르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군이 아직 그렇게 빨리 진격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는 현재 위치를 공고히 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군의 산발적 반격을 격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솔레다르는 남쪽 바흐무트와 북쪽 시베르스크를 잇는 주요 방어선 중간에 위치한 지역이다. 도네츠크 공략을 위한 길목으로서 바흐무트를 포위할 수 있는 교두보까지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수개월째 계속된 바흐무트 공략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대신 공세를 집중하면서 최근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러시아 국방부는 솔레다르 점령을 발표했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전히 솔레다르와 다른 동부 지역에서 전투가 진행 중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러시아가 이곳을 차지할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패퇴를 거듭한 끝에 처음으로 거둔 의미 있는 전과가 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는 거듭된 패퇴에도 병력을 추가로 늘리기로 하는 등 ‘여력’을 확충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군 고위 지도부와 회의를 갖고 병력 규모 확대 관련 대통령의 결정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방부는 현재 115만명 수준 병력 규모를 150만명으로 확대하는 계획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에는 무기 공급과 관련 기반시설 건설이 수반된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 8월 개정한 대통령령에 따라 올해부터 징집병과 계약병을 합친 군 병력 규모를 기존 101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늘린 바 있다. 이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력 뿐 아니라 ‘경제 여력’까지 자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고위 경제관료들과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 경제는 대부분 전문가의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지난해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2.5%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뿐만 아니라 일부 국내 전문가들도 10~15%, 일부는 20%까지 감소를 예상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전체로는 2.5% 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지난해 자국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 대비 86% 증가한 2274억 달러(약 281조 6000여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인해 경제 침체를 겪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전쟁 초기 예상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전 직후 다수 전문가는 서방 제재에 따라 지난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을 -7~-10% 정도로 전망했다. 그러나 가을 이후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런 선방 원인으론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정책에 따른 석유·가스 가격 급등과 러시아 금융당국 성공적 대처 등이 거론된다. hg3to8@ekn.krRussia's President Putin meets with Novosibirsk Region Governor Travnikov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가격 내리니 잘 팔리네"…테슬라, 중국에서 판매량 76%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 인하 이후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이 1만 2654대로, 작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가격 인하 후 사흘 만에 중국 내 구매 주문이 3만 대를 넘어섰다"며 "모델Y의 출고 주기가 1∼4주에서 2∼5주로 늘었다"고 보도했으며, 주문이 가격 인상 전보다 4∼5배 늘었다는 뉴스도 나왔다. 테슬라의 한 관계자는 중국 홍성신문에 "가격 인하 후 주문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문이 모두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1000위안(약 18만 원)의 계약금을 내면 계약할 수 있으며 취소하면 환불하지 않는다"며 "60일 이내 추가 가격 인하나 할인 이벤트를 하면 현재 가격을 보장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탄산리튬 가격이 반등해 테슬라가 인하한 가격을 춘제 이후에도 계속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언제 다시 가격을 올릴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가격 인하 이후 테슬라 매장마다 차량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주문량도 급증한 반면, 다른 브랜드의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판매장은 한산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지난 16일 여러 브랜드의 신에너지차 판매장이 입점해있는 쓰촨성 청두의 한 상가의 경우 테슬라 매장은 저녁 늦게까지 방문객과 구매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테슬라 매장의 한 직원은 "가격 인하 이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시승조차 할 수 없었다"며 "오후 10시 영업을 종료하는데 자정이 넘어서야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테슬라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25만 위안(약 4600만 원) 이하의 신차를 구매하려 했는데 때마침 테슬라가 가격을 내려 가성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 6일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각각 22만 9900위안(약 4200만 원)과 25만 9900위안(4700만 원)으로 종전보다 6∼13.5% 인하했다. 모델 Y의 경우 미국 판매가보다 43% 저렴한 수준이다. 앞서 테슬라는 작년 9월부터 차량 구매 시 1만 위안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10월에는 판매 가격을 최고 9% 내린 바 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중국에서 하락하는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토종 비야디(比亞迪·BYD)에 판매율 1위 자리를 내줬고, 작년 12월에는 중국 생산 신차의 인도가 전달과 전년 동기보다 각각 44%, 21% 감소했다. 테슬라 가격 인하에 따라 중국 토종 신에너지차 브랜드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데다 중국 당국이 2009년부터 시행한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을 작년 말로 중단, 전통 내연기관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판매 가격대가 겹치는 샤오펑은 17일 G3i와 P5, P7 등 주력 차량 가격을 종전보다 2만~3만6000 위안(약 365만∼657만 원) 인하한 25만 위안 이하로 조정했다. 샤오펑은 지난 1일 품질 보증 기간을 늘리고, 차량 구매 시 최고 3만 위안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춘제 맞이 할인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싸이리스(Seres)는 지난 13일 모델Y와 가격대가 비슷한 SUV 전기차 모델 ‘아이토(AITo)’ M5와 M7 가격을 각각 25만 9800위안(약 4700만 원), 28만 9800위안(약 5300만 원)으로 10%가량 인하했다. 종전보다 M5는 2만 8800위안, M7은 3만 위안 내린 것이다. 링파오도 이달 말까지 구매할 경우 1만 위안을 할인하고, 최고 1만2000위안의 할부금 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28일까지 차량 구매 대금을 납부한 뒤 오는 5월까지 차량을 인도한 고객에게는 최고 3만 위안의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BELGIUM BRUSSELS MOTOR SHOW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 인하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사진은 2023 브뤼셀 유러피안 모터쇼에 전시 중인 테슬라 모델Y(사진=EPA/연합)

"흩어지면 멸망한다"…올해 다보스포럼 키워드는 ‘다중위기’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개막한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는 ‘다중위기’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시사주간지 타임 등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단어는 ‘다중위기’(polycrisis)라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중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부터 기후 변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인플레이션 충격,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민주주의 체제 등 전 세계에서 각종 위기가 동시다발적이고 중복돼 일어나는 현재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다보스포럼도 행사에 앞서 발표한 ‘세계위험보고서 2023’에서 "세계가 다중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다중위기가 무력 충돌 등 파국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합위기’로도 불리는 이 용어는 프랑스 철학자 에드가 모랭이 1990년대에 처음 소개한 개념이다. 이후 2016년 장클로드 융커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시리아 난민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당시 EU가 직면한 여러 위기를 표현하며 다중위기를 언급했고, 경제사학자인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지난해 칼럼 등에서 언급하면서 널리 회자됐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투즈 교수는 타임에 "우리가 지금 다루는 갖가지 다른 유형의 충격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다중위기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끔찍한 조식 뷔페와도 비슷하다"라며 "정상적 상황이라면 같이 어우러지지 않는 성분들이 섞여서 소화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광범위한 협력과 다자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함께 멸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각국 정상들은 이번 행사에 대거 불참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올해 행사에는 각국 정상 52명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은 빠졌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인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뿐이다. 이와 관련해 타임은 다보스포럼이 세계 지도자들에게 ‘유독성’(toxic)의 자리가 됐다는 한 참석자의 발언을 전했다. 고물가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각국 정상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세계 지도자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자국민들에게 달갑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다보스포럼의 핵심인 세계화의 후퇴로 행사 자체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라나 포루하를 인용해 "다보스포럼의 적실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 다국적 기업 공급망이 자국 위주로 재편되는 등 지난 반세기 국제사회를 지탱해온 세계화 흐름이 ‘지역화’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참석자들은 정계보다 많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분위기는 침울하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급성장하다 긴축과 정리해고로 방향전환을 하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좀 더 가라앉은 분위기다. 다만,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할만한 이유를 들어 경제가 장기침체까지는 가지 않고 연착륙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는 WSJ에 연준의 조치를 이전보다 덜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이 향후 수개월 안에 심각한 재정위기를 경험할 가능성은 적다고 WSJ에 말했다. 서머스는 경제성장이 둔화하지만 역성장하지는 않는 연착륙까지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원칙적으로는 경제 상황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터라 이전보다 연착륙 가능성이 더 그럴듯해 보인다"고 말했다.SWITZERLAND-POLITICS-ECONOMY-SUMMIT-DAVOS 세계경제포럼(WEF) 로고.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개막한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다중위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AFP/연합)

일본은행, 대규모 금융완화 유지…엔달러 환율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엔달러 환율이 급등했다(엔화가치 하락).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일본은행은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금리 변동 폭을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해 상한 없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등을 의식해 취한 조치로 사실상 장기 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고 시장은 평가했다.이번 회의에서도 장기금리 변동 폭 조정 등 금융완화 정책이 달라질지 주목됐으나 일본은행은 유지를 결정했다.이로 인해 엔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28엔대에 머물렀던 환율이 금융완화 정책이 유지됐다는 결정 이후 131엔대까치 치솟았다.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2% 넘게 떨어진 것이며 미 달러화가 지난해 6월 이후 최강세를 보였다고 CNBC는 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앞서 지난 4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기존처럼 금융완화를 지속해 국내 경기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하지만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한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오는 4월 만료되는 가운데 금융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라 전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일본은행의 변동허용 폭 0.5%를 넘었다.결제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전날까지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은 17조 1374억 엔(약 165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은행이 향후 열리는 회의에서도 금융정책이 유지될 경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엔대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 노무라증권의 유지로 고토 외환 전략총괄은 이날 엔달러 환율이 급등한 원인이 반사적인 반응이라며 "이번의 실망감에도 향후 2~3개월에 걸쳐 환율이 달러당 125엔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기존 전망치(2.0%)에서 0.1%포인트 내렸다.2023회계연도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1.7%로, 2024년도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1.1%로 각각 하향 수정했다.또 2022회계연도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상승률 전망치는 3.0%로 3개월 전에 발표한 기존 전망치(2.9%)보다 0.1%포인트 상향 수정했다.이는 일본은행이 정한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을 고려한 것이다.2023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1.6%를 유지했으며 2024회계연도는 기존 1.6%에서 1.8%로 0.2%포인트 끌어올렸다.일본은행 건물(사진=로이터/연합)

"보여주고 싶어서"…불황과 인플레에도 식지 않는 글로벌 ‘명품 열풍’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경기불황,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글로벌 명품 시장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더 받는 MZ세대들이 성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되면서 명품을 첫 구매하는 연령대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해 작년 글로벌 명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22% 급증한 3810억 달러(약 471조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명품 수요는 견고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추이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명품시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상황에 따라 3∼8%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품목별로 보면 핸드백 등 악세사리가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가죽제품 판매가 작년에 23∼25%로 급증했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또 신제품과 인기 제품들이 판매를 일부 견인했지만 각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판매 성장의 70%를 차지하는 등 실적 호조의 최대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샤넬의 클래식 스몰 플랩백 가방 가격이 코로나19 이전대비 60% 오른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1210억 달러(약 149조원)의 판매를 기록해 25% 성장을 달성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랐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1% 감소했다. 유럽의 경우 미국인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2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명품 소비로 봤을 땐 한국이 세계 1위라는 분석도 최근 제기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인의 지난해 명품 소비가 전년보다 24% 증가한 168억 달러(약 20조 8900억원)로 추산됐다.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를 지불했다는 의미로,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명품 소비를 위한 미국인과 중국인의 지난해 1인당 지출은 각각 280달러(약 34만원), 55달러(약 6만원)로 집계됐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또 MZ세대들이 지난해 명품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연령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 중에서 15세부터 명품 핸드백, 신발, 시계, 보석류, 의류, 화장품 등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첫 구입연령보다 3∼5세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두고 CNBC는 지난 몇 년 동안 유동성 증가 등으로 자산이 급증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소매업 컨설팅 업체인 제이 로저스 니펜의 얀 니펜 최고경영자(CEO)는 "달라진 것은 풍요로워진 미국 소비자들과 무엇이 멋진지를 소셜미디어들이 정의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를 늘리고 중고명품거래 홈페이지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판매 급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베인앤드컴퍼니는 글로벌 명품 시장은 갈수록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MZ세대·알파세대가 글로벌 명품 판매의 80%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며 명품 소비에 조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 2030년에는 Z세대·알파세대 만으로도 명품시장의 3분의 1을 차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이 본격 대중화됐던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니펜 CEO는 "Z세대 이전 세대들은 소비자들의 첫 명품 구입연령을 18∼20세로 낮췄으니 다음 단계로는 15∼17세가 타당했을 것"이라며 "이 연령대가 밑바닥일까? 아마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또 Web 3.0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 관련 기술들이 젊은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 티파니앤코,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명품기업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는 이날 유럽 기업 중 역대 처음으로 시가총액 4000억 유로(약 537조원)를 돌파했다.LVMH-VUITTON/PRICES (REUTERS)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있는 고객들(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연초 바람 탄 뉴욕증시, 오늘은 혼조…테슬라·엔비디아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연휴 후 첫 거래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1.76p(1.14%) 하락한 3만 3910.85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12p(0.20%) 내린 3990.97로, 나스닥지수는 15.96p(0.14%) 오른 1만 1095.11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장중 4000을 웃돌았으나 2거래일 연속 4000 돌파 마감에 실패했다.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4% 가까이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6%가량, 다우지수는 2.30% 올랐다. 전날 미국 증시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을 맞아 휴장했다. 이날은 주 초반 기업들 실적 소식을 소화하는 모습이다. S&P500지수 내에선 기술, 에너지, 부동산 관련주가 오르고, 자재(소재), 통신, 산업, 금융 관련주가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가격 인하 이후 미국에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7%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미국 반도체 관련 보고서에서 엔비디아를 최선호주(top pick)로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상승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 중인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20% 가까이 올랐다.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헨이 알리바바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에도 뉴욕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로블록스 주가는 12월 일일 활동 사용자 수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11% 이상 올랐다. 개장 전 발표 된 은행들 기업 실적은 엇갈렸다. 골드만삭스는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순이익을 발표해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반면 모건스탠리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6% 가까이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은 3.32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5.48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모건스탠리 4분기 조정 주당 순이익은 1.3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25달러를 웃돌았다. 지난주 발표된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분기 순익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웰스파고와 씨티는 예상치를 밑도는 순이익을 발표한 바 있다.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S&P500지수 상장 기업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시행하는 월간 펀드매니저 1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순(net) 39%가 미국 주식에 ‘비중축소’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2005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신흥시장과 유럽 주식에는 순 26%, 순 10% 투자자가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해 이전보다 해당 주식 선호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과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최종금리가 주목 받고 있다. 연준이 오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90% 이상으로 점쳐진다. 또 대체로 6월 회의까지 기준금리를 4.75%~5.00%까지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행사에서 모든 사람이 경제에 참여하는 포괄적 경제는 필요한 이들을 도울 뿐만 아니라 경제를 더 광범위하게 촉진한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주에는 2월 FOMC를 앞두고 다음 날 나오는 12월 소매판매와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통해 경기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 제조업 활동은 악화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전월보다 21.7p 하락한 -32.9를 기록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지수가 마이너스대면 경기가 위축세임을 시사한다. 이번 수치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11.2 이후 2개월 연속 위축세로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실적발표 기간에서 올해 전망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CNBC에 "올해 랠리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저급 주식(low quality)이나 매도 비중이 높았던 주식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만 방어주에 비해 경기민감주에서도 강한 움직임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런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 재포지션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윌슨은 "사실 (이런 랠리는) 강력한 변화지만, 약세장은 끝나기 전에 모두를 속이는 방법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며 여전히 시장은 약세장에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부흐빈더 수석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4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 중으로 아마도 좋은 소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둔화 인플레로 인한 계속되는 마진 압박, 부정적 통화 여파 등으로 순이익은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다"라며 "늘 그렇듯이 가이던스가 더 중요하다. 핵심은 올해 실적을 둘러싼 비관론이 도를 넘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미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93.2%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3p(0.67%) 내린 19.36을 나타냈다. hg3to8@ekn.krTESLA-AUTOPILOT/VIDEO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경고…"올해 연준 금리인하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필립 힐데브랜드 블랙록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올해 (통화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본다"며 "시장이 바라보는 금리인하 가능성은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껏해야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보게 될 것이지만 이마저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을 휩쓴 인플레이션이 최고점을 찍은 후 빠른 속도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은 목표치인 2%대로 끌어내리고 기대 인플레 또한 다시 오르지 않게 할 것이란 설명이다. 힐데브랜드 부회장은 또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이 어떻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지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선 실물경제에 타격을 입혀야 한다"며 "이는 어쩔 수 없는 경기침체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가격 안정화는 경기침체가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2월과 3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릴 확률을 각각 90.6%, 77.8%로 반영하고 있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3월에 4.75∼5.00%까지 오르게 된다. 또 올 연말에 기준금리가 4.50∼4.75% 또는 그 밑으로 인하될 가능성은 79%에 달했으며 4.75∼5%에 유지되거나 이보다 더 오를 확률은 20.9%로 반영되고 있다.블랙록 로고(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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