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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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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고 싶어서"…불황과 인플레에도 식지 않는 글로벌 ‘명품 열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8 11:22
LVMH-VUITTON/PRICES <YONHAP NO-1854> (REUTERS)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있는 고객들(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경기불황,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글로벌 명품 시장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더 받는 MZ세대들이 성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되면서 명품을 첫 구매하는 연령대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해 작년 글로벌 명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22% 급증한 3810억 달러(약 471조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명품 수요는 견고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추이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명품시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상황에 따라 3∼8%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품목별로 보면 핸드백 등 악세사리가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가죽제품 판매가 작년에 23∼25%로 급증했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또 신제품과 인기 제품들이 판매를 일부 견인했지만 각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판매 성장의 70%를 차지하는 등 실적 호조의 최대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샤넬의 클래식 스몰 플랩백 가방 가격이 코로나19 이전대비 60% 오른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1210억 달러(약 149조원)의 판매를 기록해 25% 성장을 달성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랐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1% 감소했다. 유럽의 경우 미국인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2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명품 소비로 봤을 땐 한국이 세계 1위라는 분석도 최근 제기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인의 지난해 명품 소비가 전년보다 24% 증가한 168억 달러(약 20조 8900억원)로 추산됐다.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를 지불했다는 의미로,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명품 소비를 위한 미국인과 중국인의 지난해 1인당 지출은 각각 280달러(약 34만원), 55달러(약 6만원)로 집계됐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또 MZ세대들이 지난해 명품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연령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 중에서 15세부터 명품 핸드백, 신발, 시계, 보석류, 의류, 화장품 등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첫 구입연령보다 3∼5세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두고 CNBC는 지난 몇 년 동안 유동성 증가 등으로 자산이 급증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소매업 컨설팅 업체인 제이 로저스 니펜의 얀 니펜 최고경영자(CEO)는 "달라진 것은 풍요로워진 미국 소비자들과 무엇이 멋진지를 소셜미디어들이 정의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를 늘리고 중고명품거래 홈페이지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판매 급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베인앤드컴퍼니는 글로벌 명품 시장은 갈수록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MZ세대·알파세대가 글로벌 명품 판매의 80%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며 명품 소비에 조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 2030년에는 Z세대·알파세대 만으로도 명품시장의 3분의 1을 차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이 본격 대중화됐던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니펜 CEO는 "Z세대 이전 세대들은 소비자들의 첫 명품 구입연령을 18∼20세로 낮췄으니 다음 단계로는 15∼17세가 타당했을 것"이라며 "이 연령대가 밑바닥일까? 아마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또 Web 3.0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 관련 기술들이 젊은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 티파니앤코,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명품기업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는 이날 유럽 기업 중 역대 처음으로 시가총액 4000억 유로(약 537조원)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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