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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당국, SVB처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구제 나서나…주가 폭락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해서도 미국 금융당국의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 지난달 붕괴한 SVB의 전철을 밟아 강제 매각 수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가는 40% 넘게 폭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관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상황이 더 악화했고, 민간 부문을 통한 구제도 더 이상 시간이 없는 것으로 당국이 판단했다고 전했다.앞서 CNBC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구제대책 가운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당국의 개입은 지난달 SVB가 갑작스러운 뱅크런(현금 대규모 인출) 사태로 부도위기에 처하자 FDIC가 파산관재인으로 임명된 것과 같은 흐름이다.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FDIC의 관리 체제하에 들어가면 강제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SVB의 경우 곧바로 폐쇄돼 FDIC가 들어왔고, 이후 매각 절차가 진행됐다.SVB의 기존 예금은 FDIC가 세운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이름의 새 법인으로 이전됐고, 보유 자산은 매각된 바 있다.이어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에 인수되면서 SVB는 간판을 내렸다. SVB의 모기업이었던 SVB파이낸셜그룹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FDIC의 파산 관재인 임명 가능성에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43% 급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FDIC가 관리 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보도가 나온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40%대 폭락해 2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10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SVB 사태 여파로 지난달 90% 가까이 폭락했고, 지난 24일 1분기 실적보고서 공개 후 연일 급락 장세를 이어가며 다시 80%가량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역대 처음 10억 달러 아래로 쪼그라들었다.극적으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은행이 나온다면 FDIC의 개입을 피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금융 당국도 앞서 다른 은행들에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끝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과 자산을 인수해 직접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은 대형 은행들에 채권과 그 밖의 다른 자산을 시세 이상의 가격에 인수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CNBC가 전날 보도한 바 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DIC와 미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리들은 다른 은행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퍼스트리퍼블릭 구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소폭 뛰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2.00p(0.80%) 오른 3만 4098.16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4.13p(0.83%) 오른 4169.4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4.35p(0.69%) 뛴 1만 2226.58로 마감했다. S&P500지수 내에선 에너지, 금융, 부동산, 자재(소재), 기술 관련주가 1% 이상 올랐다. 11개 업종 중에서 유틸리티와 임의소비재 관련주만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기업들 실적 발표 속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 등이 주목 받았다. 앞서 발표된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아마존은 주가가 4%가량 하락했다. 아마존 클라우드 웹서비스(AWS) 매출 증가율이 지난 분기 20%에서 하락한 16%로 나타나 전망 우려를 높였다. 반면 인텔 주가는 분기 역대 최악 순손실에도 4% 이상 올랐다. 업황이 바닥을 쳤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 대표적 주가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월에 S&P500지수를 9.7%p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S&P500 지수가 4200선을 넘어서면 매도에 나설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스냅 주가는 회사가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발표했다는 소식에 17% 하락했다. 핀터레스트는 2분기 매출 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가 15% 이상 하락했다. 엑손모빌은 1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태양광 기업 퍼스트솔라 주가도 예상치를 밑돈 실적 발표에 9% 이상 하락했다. 지금까지 나온 기업들 실적은 대부분 예상치를 웃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260개가량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80%가량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는 시장의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다. 전월치와도 같았다. 3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6% 올랐다. 월가 예상치였던 4.5%보다는 상승률이 조금 높았고, 전월치인 4.7% 상승보다는 조금 낮았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약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도 계절 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1.2% 올라 지난해 4분기 1.1% 상승을 웃돌았다. 고용 비용은 주요 인플레이션 원인 중 하나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3.5로 최종 집계돼 전월 62보다 개선됐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6%로 지난 3월의 3.6%에서 크게 올랐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전월의 2.9%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런 지표에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아울러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40% 이상 폭락했다. 장중에는 50% 이상 밀렸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FDIC가 이전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때와 같이 퍼스트 리퍼블릭 파산관재인으로 나선 뒤 은행 자산을 처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런 소식은 다음 주 예정된 연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미 금융 당국은 지난 3월 FOMC를 앞두고 금융권 위험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바 있다. 또 연준은 은행권 위험이 커지자 올해 최종 금리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이날 연준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해당 은행 경영진들 위험 관리 실패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중앙은행 감독 실패라는 내용의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기대하는 만큼 빠르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를 뒀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CNBC에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완화되고 있지만, 경로는 연준이 승리를 선언할 만큼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라로 어드바이저스의 리안 벨랑거 창립자는 CNBC에 연준이 경제 우려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시장 기대는 커지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날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연준이 5월에 금리를 0.25%p 인상할 변명거리가 돼 준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5월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가 79.1%, 금리 동결 가능성이 20.9%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5p(7.34%) 내린 15.78을 나타냈다. hg3to8@ekn.krAmazon Union Election 나스닥 시황판 위 아마존 로고.AP/연합뉴스

한국 보다 잘 사는 ‘이 나라’ 대졸신입 평균 연봉 1600...월급으론 135만원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근래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GNI)를 뛰어넘은 대만의 대학 졸업자 첫 월급이 평균 135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들은 지난해 12월 대졸 재직자 평균 초봉이 2021년보다 5000대만달러(약 22만원) 증가한 3만 1000대만달러(약 135만원)였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2022년도 초임 인원 임금’ 통계에 따른 결과다. 이 급여 수준은 대만 국민들 소득이 이미 한국을 추월한 것과 비교하면 특히 이례적이다. 한국은행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1인당 GNI는 3만 2661달러였다. 반면 대만 통계청이 공개한 지난해 대만 1인당 GNI는 3만 3565달러로 한국을 904달러 웃돌았다. 대만 여성들은 대학원 졸업 등 모든 학력을 포함한 전체 평균 초봉이 3만 2000대만달러였다. 이는 남성(3만 6000대만달러) 89.7%에 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인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과의 차이가 1000 대만달러(약 4만 3000원)에 불과했다. 초봉이 가장 많은 업종은 대졸의 경우 의약·위생학 전공자가 3만 8000 대만달러(약 165만원), 석사의 경우 정보통신·과학기술 분야 전공자가 6만 대만달러(약 261만원)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지난해 취직한 16만 9000여명 가운데 남성과 여성 비율이 46%, 54%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교육 수준은 대졸(73.2%), 대학원 졸업(16.4%), 고졸(7.3%), 전문대졸(2.7%), 중졸(0.4%)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취업 분야는 제조업(22.3%), 판매업(18%), 의료보건·사회복지업(11%), 과학기술업(8.5%), 식당·숙박업(7.8%), 교육업(7.2%) 등으로 조사됐다. 대만 언론은 지난해 대졸 취업자의 24.9%가 초봉을 지난해 최저임금인 2만 5250대만달러(약 109만원) 수준으로 받은 부분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만 노동부는 전날 행정원 회의에서 관광, 숙박, 물류 등 분야의 일자리 개선·고용 확대 방안‘을 위해 10억 대만달러(약 436억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보고했다. 노동부 측은 근로자의 취업 장려와 고용주 고용 보조, 산업 지도, 산업 훈련 등과 같은 조치를 1년간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hg3to8@ekn.krTAIWAN-GUATEMALA/ 차이잉원 대만 총통.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세계경제 최대 우려사항은?…"높은 인플레이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중앙은행 대부분이 금리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올해 최대의 경제적인 우려로 지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45개국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올해 경제전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며 올해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는 각국 정책결정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전면적인 경기침체를 피하거나 부분적인 침체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전망됐다.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개월 전 조사의 2.1%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2.8%보다는 낮다. 이와 함께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전망도 지난번 조사에 비해 상향 조정했다.조사 대상 45개국의 3분의 2 이상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치의 중간값이 상향 조정됐으며,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자신들의 예상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이어 응답자의 77.2%가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에서 가장 큰 위험으로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꼽았으며 22.7%만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융완화로 정책을 변화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올해 말까지 동결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금리 선물시장에서 반영되고 있는 ‘연준 피벗’(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과 대조적이다.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최대 리스크를 물은 데 대해 응답자의 53.4%가 끈질기게 지속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꼽았으며 46.6%가 금융위기라고 답했다.글로벌 경제는 지난달 내내 미국과 유럽 지역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휘청거렸으나 지금은 그런 우려가 진정국면에 들어간 상태다.캐나다 TD증권의 제임스 로시터 글로벌 매크로 전략담당 총괄은 "(금융) 위기에 대한 공포가 사그라지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오랫동안 예상돼 온 근원물가의 둔화가 현실화하지 못하자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우상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역대 최저수준의 실업률을 기록 중인 선진국 노동시장으로 인해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3.5%에서 연말까지 4.3%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평균 4.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과거 경기침체 당시와 비교하면 사상 최저 수준이다.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1%와 0.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중국도 올해 3.0%에서 내년에는 5.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사진=연합)

일본은행, 대규모 금융완화정책 유지키로…엔화 환율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급등한 것은 물론(엔화 가치 하락) 한국 원화에 비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이번 회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회의로, 시장에서는 대규모 금융완화와 국채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통제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여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0.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또 향후 금리전망에 대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기로 하고 인플레이션이 2%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YCC 정책 등을 포함한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1∼1년 반의 기간에 걸쳐 금융정책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은행은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를 0% 정도로 유도하되 금리 목표 변동 폭을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해 상한 없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기금리 목표 변동 폭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일본은행의 이날 발표로 엔화 환율은 급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8일 한국시간 오후 4시 14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5.84엔으로 치솟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엔/달러 환율은 133∼134엔대 범위에 유지되고 있었다. 한국 원화 환율에 비해서도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엔/원 환율은 전날까지만 해도 100엔당 1000원선을 웃돌면서 1년래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들어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현재는 100엔당 986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의 이러한 결정은 신임 총재가 금융완화 정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있어서 성급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가 앞으로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과 YCC는 앞으로도 지속돼 엔화에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존 브롬헤드 전략가는 "이번 결정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부합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136엔이 테스트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NY멜론의 아시아 거시경제 및 투자전략 총괄인 아닌다 미트라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다가오고 있음으로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을지가 테스트될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몇 주 안에 엔화 환율이 140엔까지 치솟아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기준금리만 91% 남미 대국, 은행 대출은 연 이자 140% 수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아르헨티나 기준금리가 27일(현지시간) 2002년 후 20년 만 최대 폭으로 올라 연 81%에서 91%가 됐다. 이에 아르헨티나 실효율이자율은 연 119.4%에서 141%로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일주일 전 3%p 인상 뒤 단행한 올해 3번째 인상으로, 무려 10%p를 한 번에 올린 것이다. 특히 중앙은행 이사회 결정은 단순 역대급 인상 폭만이 아니라 그 시기가 매우 짧았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주에 시작된 외환시장 패닉의 결과이자, 환율 방어적 성격이 짙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그러나 기준금리 91%마저 충분치 않아 보인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2023년 물가상승률이 최소 120%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불안감도 가중되기 때문이다. 엠피리아사의 후안 레안드로 파올리키 경제학자는 일간지 라나시온에 "경제 안정화 프로그램 없이 (경제위기)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외환 규제가 있건 없건 외환시장 패닉을 막을 수 있는 금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를 위해선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번 3%p 금리 인상이 너무 낮았고 역대급인 이번 10%p 인상 역시 외환시장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만큼 강력한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통화당국의 결정은 현지 통화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실질 수익을 지양하고, 통화 및 금융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기반에 두고 있다"며 이번 금리 인상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시장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고갈되는 외환보유고를 현 재정적자를 유지하면서 10월 대선까지 방어할 수 있을지도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취할 조치로는 강력한 금리인상, 중국산 제품 수입대급 위안화 결제, 국제통화기금(IMF)과 기 합의된 차관 상환 합의 조건 완화 재협상 등이 거론된다. hg3to8@ekn.krsky-1281701_1920 펄럭이는 아르헨티나 국기.

[미국주식] ‘급등’ 뉴욕증시…메타·테슬라 모두 주가↑, 아마존도 시간外 상승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4.29p(1.57%) 오른 3만 3826.16으로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9.36p(1.96%) 뛴 4135.3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7.89p(2.43%) 상승한 1만 2142.24로 마감했다.다우지수와 S&P500지수 상승률은 지난 1월 6일 이후 최대, 나스닥 지수 상승률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S&P500지수에서는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특히 통신 관련주가 5% 이상 올라 상승을 주도했다. 임의소비재와 부동산, 기술 관련주도 2% 이상 올랐다.시장에서는 메타 실적 호조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경제 지표가 주목 받았다.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매출을 발표했다.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어 네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분기 순이익도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다 현 분기 가이던스 역시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이에 메타 주가는 14% 가량 폭등했고 기술 기업 전반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전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 실적 호조에 이어 메타 실적도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기술 기업 실적 우려가 안도감으로 돌아선 것이다.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예상보다 강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0.9%가량 하락했다.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드슨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0.4%가량 떨어졌다.컴캐스트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장 초반 큰 폭으로 오르다 0.5% 하락세로 마쳤다.아메리칸항공 주가는 1분기에 순익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주가는 예상보다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는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일라이릴리는 실적 혼조세를 보였으나 가이던스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3% 이상 올랐다.테슬라 주가는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전날 테슬라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다.모빌아이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16% 이상 폭락했다.며칠간 폭락세를 보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8%가량 반등했다. 은행은 구조조정 방안을 모색 중이나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다.이날은 장 마감 후 아마존과 인텔, 스냅이 실적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이 시각 시간외 거래에서 8% 이상 오르고 있다. 인텔 주가는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2% 이상 하락 중이다. 스냅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20%가량 하락 중이다.이날 발표된 성장률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다.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돼 전분기 2.6%와 시장 예상치인 2.0%를 밑돌았다.개인소비지출은 전분기 대비 3.7% 증가해 성장을 떠받쳤다. 그러나 민간투자가 12.5% 급감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반면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기 대비 4.2% 올라 4분기 3.7% 상승률보다 높아졌다.이는 1분기에 성장은 둔화하고, 물가 상승 압력은 높아졌다는 의미다.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만 6000명 감소한 2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집계 시장 예상치 24만 9000명을 밑도는 수준이다.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술기업들 실적이 전반적으로 실망스럽지 않다는 점이 주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CNBC에 "시장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을 숨죽여 기다려왔다"며 "전반적으로 이는 실망스럽지 않았으며, 이것은 바로 시장이 필요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마켓워치에 "미국 주식은 강한 실적과 경제가 점진적으로 둔화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낙관론에 반등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한두 번 더 금리를 올릴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가 87.4%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12.6%를 기록했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81p(9.61%) 내린 17.03을 나타냈다.hg3to8@ekn.kr뉴욕증권거래소 외관. AP/연합뉴스

킹달러 시대 저물었는데…한국 원화 환율은 고공행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내리막길을 걸어가고 있음에도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원 오른 133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엔 달러당 1342.9원까지 오르며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5.8% 올랐고, 연중 최저점인 지난 2월 2일(1220.3원) 대비로는 9.6%나 상승했다.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뱅크런 소식 이후 은행권 불안이 재점화한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주요 통화 중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주목받는다. 실제로 연합뉴스가 인용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27일 오후 3시 55분 기준 101.356으로, 지난 2월 2일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8일 105.883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미국의 은행권 불안 여파와 침체 우려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일본 엔/달러 환율의 경우 연말 대비, 2월 2일 대비 각각 2.04%, 3.79% 올랐다. 다만 엔화 환율의 경우 다음날까지 진행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선 기존 금융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경우 역외 위안/달러 환율이 연말 대비 거의 변동이 없고, 2월 2일 대비로는 2.83% 상승한 상태다.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고공행진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유로당 1.1095달러까지 오르면서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31개 주요 통화 중에서 한국 원화보다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한 통화는 아르헨티나 페소, 러시아 루블, 노르웨이 크로네,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 정도다. 2월 2일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아르헨티나 페소와 루블 둘뿐이다.이처럼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한 배경엔 기업들의 실적 악화, 한국의 수출 둔화 등의 요인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에서만 적자액이 4조 6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SK하이닉스는 1분기에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인 3조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클라우디오 피론 전략가는 원화 약세 배경 중 하나로 중국을 비롯한 대외 수출 부진을 꼽는 한편, 한중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이밖에 다음 달 한차례 정도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연내 0.25%포인트 정도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약세 요인으로 거론된다.미 달러화(사진=연합)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 금융완화 유지할까…엔화 환율은 지지부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의는 지도부 교체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회의로, 대규모 금융완화와 국채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통제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우에다 총재의 전임자인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는 10년간 재임하면서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위해 초저금리와 대규모 금융완화를 고수했다. 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과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고 장기금리 왜곡 현상 등이 나타나면서 금융완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그럼에도 이번 회의에선 기존 금융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우에다 총재가 첫 회의에선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우에다 총재가 당장 방향을 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는 여전히 약하고 목표치인 2%대의 인플레이션 또한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융완화와 YCC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면서도 "과거의 금융정책과 물가 예측을 검증하는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아사히신문은 "일본은행은 1999년에 제로금리를 도입한 이후 다양한 금융완화 정책을 펼쳐 왔다"며 "우에다 총재는 당분간 금융완화와 일본 경제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우에다 총재도 지난 25일 국회에서 "현재의 YCC에 따른 금융완화를 지속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일단은 금융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핵심 변수는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깰 가능성이다. 블룸버그는 "우에다 총재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말을 믿어도 될지가 핵심 관건"이라며 "YCC 정책 변화는 서프라이즈로 다가왔기 때문에 일본은행을 완전히 신뢰하기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시장의 예상을 깨고 YCC를 조정해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 범위의 상단을 0.25%에서 0.5%로 높인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에다 총재의 첫 회의인 만큼 이달엔 서프라이즈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BNP파리바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첫 회의에서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는 시장과 정치권 모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 엔화 환율은 전날부터 달러당 133엔대 범위 내에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여름휴가 코앞인데"…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항공업계가 엔데믹을 계기로 운항 정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비행기 표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여객기가 부족하다보니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여행에 나서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탓이다. 여기에 항공업계의 인력난, 국제유가 상승세 등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이가 지속돼 휴가철 대목인 올 여름엔 항공권 가격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항공권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을 조명했다. 비행기 푯값은 계절적 요인, 구매 시기, 운항 시간 등에 따라 좌우되지만 2019년보다 높은 실정이다. 실제로 글로벌 데이터 제공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서울-싱가포르 노선은 2019년 1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가격이 139% 뛴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서울-방콕(+28%) △런던-뉴욕(+80%) △런던-두바이(+128%) △뉴욕-캔쿤(+191%) △로스앤젤레스-런던(+67%) 등의 국제선 항공권 가격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 푯값이 예전보다 비싼 원인은 여객기 수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제한 및 국경폐쇄로 최대 1만 6000대에 달하는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한 채 창고에 보관됐다. 이는 전 세계 상업용 운송량의 3분의 2 수준이다. 그 이후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전환되면서 항공사들이 운항 정상화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항공기는 아직도 빠른 속도로 여객노선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항공전문매체 심플 플라잉은 에어버스 A380 수준의 항공기 1대 투입을 위한 정비 등에 100시간이 소요되는데 항공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를 요구할 경우 그 과정이 상당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동시에 러시아 경제제재로 티타늄 등 필수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스피릿 항공, 인도의 인디고 항공 등의 항공사들은 부품이 부족해 새로 인도받은 여객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에어버스, 보잉 등이 생산을 크게 못 늘려 수용능력이 향후 2∼5년 동안 난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구인난도 심각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항공사들은 운항 정상화를 대비해 채용에 다시 나서고 있지만 해고된 직원들은 안정적인 업종으로 아예 눈을 돌린 상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인력을 새로 확보하고 이들을 유지시키기 위해 높은 급여를 제공하는데 이는 항공권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소비자들의 보복 심리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부킹닷컴이 성인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는 여행 일정을 세우는 데 있어서 비용 등에 더욱 관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킹닷컴의 마르코스 구에레로 이사는 "과거에 비해 비싸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여행과 관련된 지출에 가치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항공유 가격과 직결된 국제유가가 2019년 1월 대비 50% 넘게 오른 점,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등도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유럽연합(EU)은 항공분야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SAF가 일반 항공유에 비해 가격이 최대 5배 높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업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2조달러가 요구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위해 항공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이에 따라 오리어리 CEO는 이번 여름에 항공권 가격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며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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