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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와 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
연합뉴스가 인용한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달 엔화의 실질실효환율 지수가 74.31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73.7과 거의 같은 수준이며 당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급등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수치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360엔으로 고정돼 있던 1970년 9월 이후 최저였다.
실질실효환율은 물가 변동과 무역량 등을 고려해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산출하며, 지수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1995년 4월에 가장 높았고,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닛케이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을 엔화 구매력 약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즈호 리서치&테크놀로지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5엔 전후인 추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4월 이후 2년간 한 세대의 부담이 18만 8000엔(약 170만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엔화 가치 하락(엔저)으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수출은 늘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국내의 부가 외국으로 유출되고, 또다시 엔저가 진행되기 쉬운 환경"이라고 짚었다.
실제 엔화 구매력이 저하되면서 수입물가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엔화 환율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던 2021년 말 대비 10% 올랐고 장바구니 물가도 높아지고 있다.
우유는 1년전에 비해 8% 올랐고 같은 기간 버터 가격 또한 10% 급등했다. 이탈리아산 파스타 가격 또한 28% 오르는 등 유럽산 수입품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이런 와중에 엔·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한때 달러당 147엔을 돌파하면서 10개월만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이날 오전 금 1g의 판매 가격이 1만50엔(약 9만원)으로 설정됐다.
금 1g의 판매 가격은 전날 처음으로 1만엔을 돌파했다. 일본에서 금값은 외국에서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금 가격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1g당 2000엔에 미치지 못했으나, 이후 오름세가 지속됐고 최근에는 엔저로 인해 상승세가 더욱 급격해졌다.
일본 정부는 전날 공개한 경제재정백서에서 "물가와 임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도 "내년도에도 임금과 물가 상승이라는 선순환을 실현해 사반세기 동안 이어진 디플레이션이라는 일본 경제의 질곡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