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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등돌리더니 우라늄 가격↑…원료보다 연료값 더 뛰었다

원자력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의 가격이 우라늄 광석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글로벌 원전 연료 공급망에 병목 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데이터 제공업체 UxC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농축 우라늄 가격은 최근 분리작업단위(SWU)당 176달러를 기록, 2022년 초 이후 3배 넘게 급등했다. SWU는 천연우라늄에서 원자력 발전용 원료로 쓸 수 있는 우라늄 동위원소(U-235)를 분리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시간 등을 표시하는 단위다. 같은 기간 우라늄 광석 가격은 두 배 올랐다. 세계 곳곳에서 원자력 발전이 다시 각광받으면서 우라늄 수요가 치솟기 시작했지만 미국 등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자 공급이 부족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러시아산 우라늄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 시행 이후 올해 7월까지 미국의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량은 31만3050㎏으로 지난해보다 30% 줄었다. 여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우라늄 등 전략 원자재의 수출 제한 가능성을 고려할 것을 최근 지시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글로벌 우라늄 변환 및 농축 능력을 장악하고 있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가 글로벌 우라늄 변환 능력과 농축 능력을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 44%로 집계됐다. 실제 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기체 상태의 중간 가공물인 육불화우라늄(UF6)의 가격은 현재 kg당 68달러로 2022년 초 대비 네 배 가량 치솟았다. UF6를 윈심분리기에 주집해 재가공하면 원전 연료에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다. 국제 원자력 통제 체제에 따라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는 한국의 경우 일정된 비율로 UF6를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에서 수입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국가별 농축 우라늄 수입 비중은 프랑스 36%, 러시아 34%, 영국 25%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UF6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라늄 변환 단계가 연료 공급망에서 가장 큰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원전 연료 가격이 치솟자 발전기업들의 수익성 또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UxC의 조나단 힌즈 최고경영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요인들로 인해 우라늄 변환과 농축 부분에서 훨씬 더 큰 공급 압박을 반영하고 있다"며 “우라늄(광석)만으로는 원전 연료 공급망에 대한 (전쟁 등의) 영향을 모두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서방 국가에서 농축 능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이다. 세계 2위 우라늄 업체인 카메코의 그랜트 이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기업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기존 시설들이 관리 및 유지보수에 있어 우라늄 변환 시장은 매우 빡빡하다"며 “서방 국가에서 우라늄 변환 시설 가동량을 최대한으로 끌러올리는 데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글로벌 원전 연료 업체인 프랑스의 오라노와 영국·독일·네덜란드의 유렌코는 농축 능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급까지 서방 지역에 새로운 시설을 구축하기로 약속한 곳은 없다고 FT는 전했다. 니콜라스 마에스 오라노 최고경영자는 오라노의 연간 매출이 50억 유로인데 농축 능력을 30% 높이기 위해 17억 유로가 필요하다고 이달초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신중히 오른 뉴욕증시, 불확실성 해소 소화 중?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모두 상승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29p(0.15%) 오른 4만 2124.6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02p(0.28%) 상승한 5718.5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5.95p(0.14%) 오른 1만 7974.27에 마쳤다. 전반적으로 보합권에서 좁게 등락하며 숨 고르기를 이어간 장세였다. 주요 주가지수는 지난 19일 뒤늦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빅 컷(50bp 금리인하)'를 반영한 뒤 이틀째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준이 금리인하 주기를 개시했고 향후 3% 중반 정도까지 기준금리가 내리는 것은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새로운 촉매제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간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주가를 밀어 올렸지만, 실제 인하가 시작되니 투자자들 기대감을 충족시킬 재료가 부족한 것이다. 9월 미국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악화했다. 다만 연준이 고용 냉각으로 금리인하에 나선다고 이미 밝힌 만큼, 업황 둔화도 연준 예상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15개월 만에 최저치였고, 전월치 47.9와 시장 예상치 48.6도 밑돌았다. 9월 서비스업 PMI는 55.4로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이 또한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서비스업 확장세가 꺾이면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주가에 더 공격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고용시장 완화가 연준 정책을 이끌었고 비농업 고용지표는 상대적으로 작은 변화만 있을 것으로 크게 베팅해 왔다"고 봤다. 하지만 “이런 가정은 잘못된 것일 수 있고 그럴 경우 변동성 로드맵은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연준 인사들은 이날 잇달아 공개 발언에 나서면서 향후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비둘기파로 여겨지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연준이 빅 컷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내 판단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에서 충분한 전진을 만들어 냈고 고용시장은 충분히 냉각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 정책금리는 여전히 제약적이고 중립금리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비둘기파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경제 연착륙을 위해 더 많은 금리인하가 내년에도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빅 컷을 단행했음에도 미국 금리가 여전히 20년래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경제 열기를 식히고자 할 때라면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겠지만, 경제 상황이 지금 같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성장을 자극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수준의 중립 금리가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앞으로 나아가면서는 데이터가 크게 바뀌지 않는 한 균형을 맞춰서 더 작은 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 가운데 권오성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 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최소 2015년 이후 가장 불확실했던 '연준의 날'(통화정책 결정)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통과했다"로 말했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보합권에서 대체로 움직인 가운데 테슬라는 4.93% 뛰었다. 이날 1세대 반도체 기업 인텔 주가는 3%대 넘게 올랐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던 인텔은 퀄컴에 인수를 제안하고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최대 50억달러 투자를 제안하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3% 가까이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마감 무렵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50bp 인하 확률과 25bp 인하 확률을 반반 수준으로 봤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와 기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약보합을 기록했다. 나머지 업종은 모두 강세를 보였고 에너지와 임의소비재, 부동산은 1% 넘게 올랐다. 유틸리티도 1% 가까이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6p(1.61%) 내린 15.89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과거와 다른 美 금리인하…‘수혜주 투자’ 복잡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하자 금리인하 수혜주를 모색하려는 트레이더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월가 트레이더들이 금리인하 수혜주에 베팅하는 데 있어서 과거 사례를 참조할 수 없는 독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하될 때 경제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그리고 배당성향이 강한 유틸리티 섹터의 주식들이 전통 수혜주로 떠오른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식어가거나 이미 침체에 빠졌을 때 연준이 경기부양 차원으로 금리를 낮추기 때문이다. 이에 기술주처럼 성장성이 높은 주식들은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스트라테가스 증권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네 차례의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투자자들은 S&P500 지수에 편입된 주식 중에서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섹터를 가장 많이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리가 처음으로 인하된 시점(1995년 7월 6일, 2001년 1월 3일, 2007년 9월 18일, 2019년 8월 1일)에서 6개월 동안 유틸리티 섹터가 평균 5.2% 올랐고 필수수소비재(4.2%), 헬스케어(3.6%)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기술 섹터가 평균 6.2% 하락하면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부동산(-3%), 임의소비재(-2.1%), 금융(-1.7%)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이 달라 이에 맞는 투자전략이 없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미국 노동시장은 냉각되고 있지만 소비 등은 여전히 견고한 데다 기업 실적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은 사상 최고치에 유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컷에 나선 것이다.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 안티모의 프랭크 몬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융여건이 상당히 완화된 상황 속에서 연준이 빅컷을 선택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라는 분명한 신호"라며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등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를 매수하는 전략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기엔 금융주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그린우드 캐피털 어소시에이츠의 월터 토드 회장은 “지불해야 할 예금이자가 줄어들어 예대차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PNC 파이낸셜 서비스 등을 주목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미국 주식 총괄은 금융주에 이어 경제 성장과 연관된 산업 섹터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연착륙 기대감 속에 금리가 인하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 확대에 따른 수혜주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라덴버그 탈만 자산관리의 필 블란카토 최고경영자(CEO)는 “행복한 소비자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금리인하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주택 시장이든 자동차 시장이든 연말 소비든 지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테그리티 자산관리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최대 쇼핑몰 운영업체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 부동산회사 프로로지스 등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헤지펀드들은 기술주, 미디어주, 통신주를 4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연준 금리인하 후 국제금값 2600달러 재돌파…시세 더 뛰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후 국제 금값이 온스 당 2600달러선을 재돌파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3% 상승한 온스 당 2620.63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19일 미 금리 인하 직후 처음으로 온스당 2600달러 선을 돌파한 뒤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상승 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금값 상승률은 27%로 2010년 이후 최고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인하 주기를 시작하면서 금의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상품으로, 통상 금리 인하 시에 주목받는다. 또 정치적·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포렉스닷컴의 애널리스트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피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하트네트는 채권과 금은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CIO 오피스 개리 두건 최고경영자(CEO)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재정 적자 우려가 커지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면 투자자들은 금을 더 살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UBS는 각각 내년 초와 내년 중반 온스 당 2700달러 돌파를 전망했고, 시티는 내년 중반 3000달러를 보고 있다. 금값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TD 증권의 상품 전략가인 대니얼 갈리는 “연준 금리인하와 관련한 금 매수 수요가 아직 남아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아시아에서 여전히 매수 중단 상태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는 '극단적 포지셔닝'(투자자들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림) 신호"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금값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자 중국과 인도에서 소매 수요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연준이 연말까지 남은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씩만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거론하며 금값 랠리가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피델리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도 현재 금융시장에는 경기침체에 걸맞은 수준의 금리 인하가 반영돼 있는데 만약 금리 전망이 달라지면 금값도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로이터통신이 전문가 1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6명이 연내 총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금융시장에선 0.75%포인트 인하를 상정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위클리 스마트]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대세’ 될까…삼성도 개발 한창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두 번 접는 형태의 이른바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 형태 제품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두 번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며 출시 시기를 엿보고 있다. 두께를 줄이면서도 사용성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2년 안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G', 안팎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S'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트리플 폴드 시장에서도 제조업체 간 대격돌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화웨이가 '메이트(Mate) XT'를 출시하면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의 상품화는 선두를 빼앗겼다. 메이트 XT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한 지 사흘 만에 선주문량 360만 건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공식 판매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19일에는 가격이 3배나 급등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제품을 쫙 펼쳤을 때 액정의 최대 크기는 10.2인치, 두께는 3.6㎜이며 태블릿 PC와 모양이 비슷하다. 세 겹으로 접었을 때 두께는 약 12㎜ 정도로 추정된다. 가격은 1만9999~2만3999 위안(약 377~453만원)으로 초고가 라인에 속한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샤오미도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으로부터 트리플 폴드 제품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며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025년 출시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2019년에 두 번 접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애플은 현재까지 이 형태 제품에 대한 별다른 개발이나 출시 준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트리플 폴드가 대세가 되려면 사용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트리플 폴드는 기술력 자랑과 새로운 폼팩터(형태) 개척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얼리어답터를 넘어 일반인 수요를 늘리려면 트리플 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즉 사용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더블폰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고성장세를 보이며 정체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지난 1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310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 준다. 화웨이는 이 기간 거대한 자국 시장을 무기로 점유율 35%를 기록해 줄곧 1위를 차지하던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제쳤는데, 트리플 폴드의 출시로 경쟁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각국 업체들은 트리플 폴드 외에도 장롱처럼 여닫을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폰, 화면이 옆으로 늘어나는 슬라이드 형태의 스마트폰, 돌돌 말 수 있는 형태의 롤러블 스마트폰 등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연합뉴스

WSJ “퀄컴, 인텔 인수 타진”…주가 3% 급등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최악의 위기에 빠진 인텔의 인수를 최근 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다만, 인텔이 퀄컴과 실제 인수 합병에 관한 논의를 했는지, 조건이 무엇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퀄컴의 인수 제안은 인텔이 실적 부진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때 PC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인텔은 경쟁력이 뒤처지며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칩 분야는 암(Arm)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고, 인공지능(AI) 칩의 기본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가 후발 주자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인텔의 핵심 사업인 CPU 부문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한 상태다. 인텔이 퀄컴의 인수 제안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이 같은 대규모 딜이 실제로 성사되기 위해서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고 WSJ은 전했다. 인수 제안 사실을 전한 소식통들도 이번 거래가 확실한 것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퀄컴이 부족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텔의 사업 영역의 부분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퀄컴과 인텔은 PC 및 노트북 칩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인텔이 칩을 자체 생산하는 것과 달리 퀄컴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퀄컴은 또 애플의 중요한 공급업체 중 하나로 스마트폰용 칩을 공급한다. 이날 현재 시가총액은 1880억 달러로, 933억 달러인 인텔의 두 배에 달한다. 인텔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월가의 전망치를 밑돌고 3분기 실적도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는 폭락해 최악의 위기에 맞딱드렸다. 이에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16일에는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 생산업체 알테라 지분 일부 매각, 유럽 등에서 추진 중인 공장 건설 보류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았다. 아울러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연장하고 AWS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용 맞춤형 칩을 생산하기로 수십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퀄컴과 인텔의 거래가 실제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CNBC 방송은 퀄컴과 인텔의 잠재적인 거래는 반독점 및 국가 보안 문제로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두 기업 모두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한때 중국 기업 인수를 시도하다 무산된 적이 있다. 또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인수도 과거 당국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2017년에는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에 나섰다가 미 당국에 의해 실패로 끝났고, 엔비디아는 2021년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의해 제소를 당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0.35달러까지 4% 가량 급락한 인텔 주가가 퀄컴 인수 소식에 22.48달러까지 급등했다. 그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3.31% 오른 21.8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가 고전‘ SK하닉·삼전에 단비 전망? “영업이익률, HBM>D램” [BI]

최근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업체가 주력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영업이익률이 5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소속 와카스기 마사히로와 오카노 다쿠미 애널리스트는 HBM 사업과 관련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자료 등을 인용해 HBM과 표준형 D램 1기가바이트(GB)당 평균 가격과 고정비용·가변비용을 뺀 영업이익을 추정했다. HBM은 10.6달러 가격과 5.60달러 영업이익, 표준형 D램은 가격 2.90달러, 영업이익은 1.0달러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즉, HBM 영업이익률이 53%로 표준형 D램(35%)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가격에서 가변비용을 빼는 방식으로 한계 이익률(marginal profit margin)을 구할 경우, HBM 한계이익률은 87%로 표준형 D램(80%)보다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HBM은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낮고 칩 구성이 더 복잡하지만 높은 판매 가격 덕분에 한계 이익률이 높을 수 있다고 평했다. 수율이 올라갈 경우 영업이익률도 올라갈 수 있지만, 반대로 낮은 수율 등에 따라 HBM 설비투자가 늘어날 경우 고정비용 비중 확대로 이익률은 줄어들 수 있다. 보고서는 수율이 10%p 증가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2∼3%p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HBM 고정비용이 표준형 D램 2.75배이고 수율은 70%라고 가정할 경우, 수율이 80%로 오르면 영업이익률은 53%에서 55%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차세대 HBM은 동일한 메모리 용량을 위해 3.0∼3.5배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고 고정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HBM 고정비용이 표준형 D램 3배가 될 경우 영업이익률은 50%로 떨어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보고서는 애초에 HBM의 영업이익이 매우 큰 만큼 가격이 10%가량 떨어지더라도 영업이익률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했다. 수율이 70%인 상황에서 판매가격이 10% 하락해 9.5달러가 되더라도 영업이익률은 53%에서 48%로 5%p가량 줄어드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가격이 30% 하락해도 영업이익은 여전히 3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수율 개선으로 판매가격 하락의 여파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만큼 10∼20% 가격 하락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봤다. 심지어 판매가격이 반토막 나도 HBM은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이날 보고서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부정적 보고서로 전날까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전한 가운데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기존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하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스마트폰·개인용컴퓨터(PC) 수요 감소에 따른 일반 D램 가격 하락과 HBM 공급 과잉을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공격적인 중국 기업들 투자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도 거론했다. 해당 보고서 여파로 전날 6.14% 급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2.81% 상승한 15만 7100원에 마쳤다. 인공지능(AI) 붐 속에 7월 중순 한때 24만원을 넘겼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후 AI 버블 우려와 글로벌 기술주 약세 속에 하향세를 그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종가 기준 7월 고점 대비 35%가량 낮은 수준이며,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비해 주가 회복세가 더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위기?…“HBM 영업이익률 50% 이상 달성 가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가 주력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영업이익률이 5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와카스기 마사히로와 오카노 다쿠미 애널리스트는 HBM 사업이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등의 이익 증가를 견인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자료 등을 인용해 HBM과 표준형 D램의 1기가바이트(GB)당 평균 가격이 각각 10.6달러와 2.90달러가량이며, 가격에서 고정비용·가변비용을 뺀 영업이익은 각각 5.60달러와 1.0달러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HBM의 영업이익률이 53%로 표준형 D램(35%)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가격에서 가변비용을 빼는 방식으로 한계 이익률(marginal profit margin)을 구할 경우, HBM의 한계이익률은 87%로 표준형 D램(80%)보다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HBM은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낮고 칩 구성이 더 복잡하지만 높은 판매 가격 덕분에 한계 이익률이 높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율이 올라갈 경우 영업이익률도 올라갈 수 있지만, 반대로 낮은 수율 등에 따라 HBM에 대한 설비투자가 늘어날 경우 고정비용 비중 확대로 이익률은 줄어들 수 있다. 보고서는 수율이 10%포인트 증가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2∼3%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HBM의 고정비용이 표준형 D램의 2.75배이고 수율은 70%라고 가정할 경우, 수율이 80%로 오르면 영업이익률은 53%에서 55%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차세대 HBM은 동일한 메모리 용량을 위해 3.0∼3.5배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고 고정비용도 늘어날 수 있는데, HBM의 고정비용이 표준형 D램의 3배가 될 경우 영업이익률은 50%로 떨어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보고서는 애초에 HBM의 영업이익이 매우 큰 만큼 가격이 10%가량 떨어지더라도 영업이익률의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율이 70%인 상황에서 판매가격이 10% 하락해 9.5달러가 되더라도 영업이익률은 53%에서 48%로 5%포인트가량 줄어드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가격이 30% 하락해도 영업이익은 여전히 3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수율 개선으로 판매가격 하락의 여파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만큼 10∼20% 가격 하락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면서, 심지어 판매가격이 반토막 나도 HBM은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이날 보고서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부정적 보고서로 전날까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전한 가운데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개인용컴퓨터(PC) 수요 감소에 따른 일반 D램 가격 하락과 HBM 공급 과잉을 이유로 들었고,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도 거론했다. 해당 보고서 여파로 전날 6.14% 급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2.81% 상승한 15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붐 속에 7월 중순 한때 24만원을 넘겼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후 AI 버블 우려와 글로벌 기술주 약세 속에 하향세를 그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종가 기준 7월 고점 대비 35%가량 낮은 수준이며,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비해 주가 회복세가 더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빅컷’ 나선 美 연준, 다음 금리 인하는?…월가 전망 제각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향후 금리인하 전망을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JP모건을 비롯해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주요 투자기관들의 전망을 소개하면서 전망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융시장의 초조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번 금리인하 폭을 두고 25bp(1bp=0.01%포인트)와 50bp 전망이 막판까지 박빙을 이룬 가운데 연준은 전날 기준금리 상단을 5.0%로 50bp 낮췄고 연내(11·12월) 50bp, 내년 100bp 정도의 추가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빅컷에 대해 심각한 경기 둔화보다는 노동시장 지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책 '재조정'(recalib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공격적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침체나 위기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빅컷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투표 결과 반대가 1명에 불과했지만 실제 논의 과정에서는 25bp 인하 견해와 경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내 70bp를 가격에 반영하는 등 전체적으로 연준 전망보다 금리가 더 공격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는 상황이다. 이번 빅컷을 정확히 예측한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월에도 빅컷을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11월 금리 인하 폭은 노동시장 상황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BofA는 연준이 연내 75bp, 내년에 125bp를 추가 인하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봤다. 시티그룹도 11월 50bp와 12월 25bp 등 연내 75bp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내년 25bp씩 여러 차례 추가 인하를 거쳐 최종 금리 상단이 3.2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은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금리가 25bp씩 연속적으로 더 오래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이를 통해 금리 상단을 최종적으로 3.5%에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연준이 연내 2차례 및 내년 상반기 4차례 등 내년 중반까지 25bp씩 연속적으로 내릴 것으로 봤다. 바클리는 연내 25bp씩 2차례 추가 인하에 이어 내년에 3차례 더 25bp씩을 내려 최종 금리 상단이 3.75%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내년 3월까지 25bp씩 인하한 뒤 다음부터는 분기별 인하를 통해 내년 말까지 금리 상단을 3.5%로 내릴 것으로 평가했다. TD증권도 연내 25bp씩 2차례 추가 인하에 이어 내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25bp씩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웰스파고는 시장 불확실성이 역사적 수준이라면서 한 해 동안 연착륙 시 150bp, 경착륙 시 350bp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칼라일그룹의 제이슨 토머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4.5% 금리 수준이 '뉴노멀'이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역시 인플레이션 때문에 연준이 예상만큼 금리를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빅컷’에도 세계는 각자도생…유럽·中 ‘신중’, 일본은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통화 완화 기조의 시작을 알렸지만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각국의 인플레이션이나 노동 시장 등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0.5%포인트 인하로 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한 데 이어 연내 두 차례 회의에서 총 0.7%포인트를 더 인하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다음 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연 5%로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 빅컷 영향으로 BOE가 예상보다 이르게 이달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BOE는 서두르지 않았다. BOE는 미국보다 먼저 8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 11월에 또 한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인플레이션이 미국만큼 식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8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5.6%로, 7월(5.2%)보다 높았고 시장 전문가 전망치 5.5%도 웃돌았다. 또 영국은 임금 인상률은 5%가 넘고 실업률은 하락하는 등 미국과는 노동시장 분위기가 다르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낮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므로 우리는 너무 빨리 또는 너무 크게 (금리를)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과 9월 0.25%포인트씩 금리인하에 나선 유럽중앙은행(ECB)도 상황은 비슷하다. ECB는 연내 1~2회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파 성향의 ECB 정책위원인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정책을 계속 완화할 여지가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완화한다는 전제로서만 그렇다고 말했다. 유럽과 영국이 먼저 통화 완화에 나섰지만 이제는 미국이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 양상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16년 만에 최고인 4.5%로 동결하면서 올해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TD 증권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 책임자인 제임스 로시터는 “물가에서 고용 위험으로 초점 이동이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욱 크게 벌어졌다"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빠르게 사라졌지만 유럽에선 아직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3.85%로, 일반 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1년물 LPR를 3.3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빅컷 이후 중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깬 것이다. 인민은행이 이달엔 금리를 동결하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싱자오펑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 중국 전략가는 로이터에 “금리 인하가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대규모 부양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4분기 한 번에 대폭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신흥국에 이어 캐나다와 스위스는 오히려 미국보다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6월 이후 세 차례나 금리를 내렸고 스위스 중앙은행은 연준 빅컷 영향으로 다음 주에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체코는 25일 0.25%포인트 인하가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체코 중앙은행이 올해 3회를 포함해서 내년 말까지 총 1.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과 브라질 등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준 결정 몇시간 후에 0.25%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만장일치로 이번 결정을 내리며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브라질 헤알화는 최대 1.2% 상승했다. 이는 칠레, 페루, 멕시코, 콜롬비아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이 경제 성장세를 되살리기 위해 최근 몇 주간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서 벗어난 일본은행의 경우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직전인 7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올해 안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지난 12일 강연에서 경제·물가 동향이 일본은행 전망에 부합할 경우 기준금리를 “적어도 1% 정도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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