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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피벗’에 마침내 동참한 한은…다음 금리인하는?

한국은행이 3년여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전환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번 인하가 '매파적 인하'라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한은이 언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낮췄다. 이는 2021년 8월 0.25%p 인상 이후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은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인하 속도와 관련해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며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인하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또 '3개월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고, 나머지 1명은 3.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공개했다. 지난 8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금통위 내부 여론 지형이 변화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다음달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대거 사라졌다"며 “내년 1월에 대한 인하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SK증권의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추가 인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 총재는 완화 사이클이 시작됐지만 속도에 대해 기대치를 조절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중반반까 금리 수준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금통위 전까지만 해도 내년 6월까지 두 차례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집값 상승과 대출 증가세가 우려사항으로 남아있어 금리인하 사이클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한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1분기에 인하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번 금리인하 이후 한은이 3개 분기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인하해 금리를 2.5%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박석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한은의 금리인하는 내수 부진에 대응하는 것보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는 것"이라며 “한은이 긴축된 통화정책을 75bp 가량 더 완화시킬 경우 내수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NG의 강민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인하 시기를 내년 3월로 예상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슬라, ‘4000만원 미만’ 로보택시 공개…“2026년 양산”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무인)택시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버뱅크에 있는 워너브러더스 영화촬영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사이버캡'(CyberCab)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스포츠카처럼 양쪽에 문이 하나씩만 달린 2도어로 디자인됐고, 내부에는 일반 차량과 같은 운전대(핸들)와 페달이 없는 구조였다. 머스크는 이날 행사가 시작된 직후 직접 이 차를 타고 촬영장 내 짧은 도로 구간을 차량이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행사장 무대 위로 올라왔다. 머스크는 “우리는 자율주행 교통수단으로 매우 최적화된 사이버캡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나는 시간 프레임에 대해 약간 낙관적인 경향이 있지만 2026년까지, 2027년 전에는 우리가 이것을 대량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전에 여러분은 모델 3과 모델 Y, 모델 S 등 우리가 만드는 모든 차량을 통해 로보택시를 경험할 것"이라며 “우리는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지역에서 (운전자의) 감독 없는 주행을 위한 허가를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자율주행 교통수단의 비용은 매우 낮아서 개인 맞춤형 대중교통처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버스의 평균 이용 가격은 1마일당 1달러 정도인 반면, 사이버캡의 운영 비용은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1마일당 20센트 정도가 되고 세금과 기타 모든 것을 포함한 가격은 1마일당 30센트 또는 40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당신이 (사이버캡을) 구매할 수도 있다"며 “(1대당) 가격이 3만달러(약 4천만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흥미로운 사업 모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누군가가 우버나 리프트 운전자라면 그들이 10∼20대의 차량을 관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우리가 가진 (자율주행) 해법이 AI(인공지능)와 시각(vision)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그래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이것은 차량 생산 비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자사의 로보택시에 비접촉식 무선 충전(inductive charging) 방식을 적용해 차체에 충전을 위한 플러그가 없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이날 행사장에 50대의 사이버캡 시제품과 완전자율주행 방식으로 운행되는 모델Y를 배치해 참가자들이 제한된 구역 내에서 시승해 보게 했다. 머스크는 이날 20인승 규모의 자율주행 전기 밴인 '로보밴' 콘셉트카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최신 버전도 선보였다. 그는 로보밴을 물품 운송용으로 사용하거나 단체 여행의 비용을 낮추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다면서 도시 내 많은 차량으로 인한 “고밀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옵티머스에 대해서는 “여러분은 자신만의 개인 로봇을 가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자동차보다 적은 2만∼3만달러(약 2천700∼4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는 이날 월가를 비롯해 시장에서 기대한 저가 전기차 모델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 로보택시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수익 전망도 밝히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투자회사 트리플디 트레이딩의 주식 트레이더인 데니스 딕은 “모든 것이 멋져 보이지만 타임라인 측면에서 보면 별로 그렇지 않다"며 “시장은 좀 더 확실한 타임라인을 원했다. 나는 주주로서 상당히 실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그린수소 투자는 멍청한 짓”…일침 날린 세계 3대 사모펀드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그린수소' 투자와 관련해 “멍청한(stupid) 짓"이라고 비판해 주목받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KKR의 에마누엘 라가리그 기후 부문 글로벌 공동총괄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블룸버그NEF 서밋 행사에 참석해 “공급 마인드를 너무 많이 적용해 투자하면 결국 멍청한 짓을 하게 된다"며 “사람들은 수요 대신 공급에만 집중을 해왔는데 그 결과 그린수소 산업 전반이 완전히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수요를 염두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공급 확대만 집중한 결과 그린수소 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가리그는 이어 “(그린수소 관련) 거품이 터져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기에 궁극의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비용이 높은 데 이어 생산 효율성 또한 낮아 투자 차원에서 접근성이 어렵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그린수소에 대한 수요 위축으로 귀결돼 글로벌 개발업체들이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사례가 최근들어 잇따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호주 에너지 1위 기업인 오리진에너지는 호주 헌터 밸리에서 그린수소 허브 구축 계획을 지난 3일 중단했다. 프랭크 칼라브리아 오리진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수소가 미래 에너지믹스를 차지할 것으로 믿지만 수소 시장이 예상보다 느리게 발전하고 있으며 극복해야 할 리스크, 비용, 기술발전 등은 여전하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미국의 하이 스토르 에너지가 새계 최대 전해조 생산기업인 노르웨이의 넬에 발주한 1기가와트(GW) 규모의 전해조 주문을 취소했다. 빅오일(거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셸의 경우 지난달 24일 노르웨이에서 추진했던 블루수소 프로젝트를 취소했고 또다른 석유공룡인 에퀴노르는 노르웨이와 독일을 연결하는 수소 파이프라인 구축 계획을 지난달 20일 철회했다. 수소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업체인 오스테드는 스웨덴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프로젝트를 지난 8월 15일 철회했고 글로벌 광산기업 포테스큐는 2030년까지 연간 150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7월 17일 보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지난 8일 발표한 논문을 통해 그린수소의 비용은 알려진 것보다 더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그린수소 생산비용은 1kg당 3~7달러에 달하는데 이 비용이 2030년엔 현재 대비 절반으로 줄고 2050년엔 네 배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수소의 저장과 운송 비용이 최종 가격의 33~50% 가량 차지하고 있어 생산단가가 하락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연구진의 지적이다. 록사나 샤피 하버드대 연구원은 “생산비용이 예측대로 감소하더라도 저장과 운송 비용으로 인해 그린수소는 다양한 섹터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비용이 앞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2050년 그린수소 수요가 기존 전망대비 10~25%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NEF의 케시 가오 애널리스트는 “수소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프로젝트들이 진행돼야 수요가 증가해 비용이 줄어들 수 있는데 수소에 대해선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9월 CPI 발표, 2.4%↑…나스닥 선물 하락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2.4%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나스닥 선물을 포함한 뉴욕증시 선물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 또한 0.2% 상승해 전망치(0.1%)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9월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3%, 0.3% 오르면서 시장 전문가 예상치(3.2%·0.2%)를 모두 웃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9월 CPI는 향후 미국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와중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견조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연준이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과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을 두고 공방이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것이 의사록을 통해 드러났다. 9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하락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0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2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07%, S&P 500 선물은 -0.17%, 나스닥 선물은 -0.21% 등을 기록,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하락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中인민은행, 증시 부양책 발표…95조원 규모 스와프 플랫폼 개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증권, 펀드, 보험회사 스와프 퍼실리티'(SFISF)를 설립하기로 했다. 10일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이 플랫폼 개설에 따라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편입 주식과 기타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인민은행의 국채, 어음 등 우량 유동성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 초기 운영 규모는 5000억위안(약 95조원)으로, 상황에 따라 규모는 확대된다.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자격을 갖춘 증권사와 펀드, 보험사로부터 관련 신청을 받는다. 앞서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난달 24일 3대 금융수장 합동 기자회견에서 “금융회사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금융회사들이 주식 매입 자금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증시에 힘을 보태기 위한 조치라고 짚었다.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이후 급등세를 타던 중국 증시는 지난 8일 중국 거시경제 주무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경기 회복 대책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전날 7%대 폭락세를 나타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법무부 ‘구글 해체’ 현실화되나…투자자들 “불가능”

미국 당국이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을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법무부는 전날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를 완화하기 위해 사업 일부를 매각하도록 워싱턴DC 연방법원 재판부에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 8월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전문가들은 법무부가 실제 조치에 나서면 구글의 주요 수익 엔진이 약해지고 인공지능(AI) 분야 발전이 지연될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가뜩이나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 광고 시장 등에서 오픈AI 등 신생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며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마크 슈무리크는 “구글이 지금 가장 원치 않는 것은 규제 기관에 한 손이 묶인 채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해체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정보기술(IT) 업계 협회인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설립자인 애덤 코바세비치는 “법무부가 마구잡이식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시작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라고 말했다. AJ벨의 투자 이사인 러스 몰드는 “구글 독점 관련 위험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투자자들은 강제 해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의 위험에 대해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더그 안무스는 “법무부 구상이 대체로 예상과 일치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며 다음 달 20일 나올 최종안은 꽤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CNBC가 전했다. 법무부의 구글 해체 검토를 두고 일부 언론에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FT는 사설에서 구글 해체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규모를 겨냥하는 대신 진입장벽을 높게 유지하고 지배력을 강화하는 능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이 기본으로 들어가도록 할 수 있는 힘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 이번 조치를 실행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제재 방안이 내년 8월이 돼야 최종 결정될 수도 있고, 항소를 할 경우 몇 년이 더 추가될 수도 있는데 그동안 시장 상황은 이미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2000년 분할 명령을 받았다가 결정이 뒤집혔는데 그 사이에 어차피 혁신에 실패하며 영향력이 약해졌다. FT는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실행하면 미국의 기술 산업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가 '미디엄 테크'(중견 기술기업)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BC의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구글의 사업이 소비자, 기업, 미국 전체에 이롭다"며 “구글 조사는 잘못된 방향이고 무의미하며 반미적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美연준, 9월 ‘빅컷·스몰컷’ 두고 공방…11월 금리 동결되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과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을 두고 공방이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했다고 언급했으며, 소수(a few) 다른 위원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75~5.00%로 종전 대비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당시 회의에서 투표권을 보유한 연준 인사 중 미셸 보먼 이사 1명만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빅컷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 회의장에선 보먼 이사 외에 0.25%포인트 인하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한 위원들이 복수로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연준 의사록은 연준 이사와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구성된 19명의 FOMC 구성원 중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외에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구성원들의 발언도 함께 수록한다.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한 위원들은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의사록은 또 “소수(a few)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첫 인하의 폭보다도 전반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가 통화정책의 제한 정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반면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을 근거로 앞선 7월 회의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하는 게 타당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9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25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은 4.1%로 떨어졌다. 내년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뉴욕대 행사에서 “너무 일찍, 너무 많이 완화하는 것과 너무 늦게, 너무 적게 완화하는 것 모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현재 19.7%의 가능성으로 반영되고 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0.0%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WGBI 편입에 성공한 배경은?…“채권시장 개혁”

한국국채의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확정된 가운데 외신은 채권시장 개혁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한국이 지수 편입으로 수백억 달러 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개월간 공식 캠페인을 벌이고 금융시장 인프라를 점검해왔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지수 편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거래 마감 시간을 다음 날 오전 2시로 연장하고 외국인들이 국채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들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말 WGBI 편입에 대해 “여건은 다 갖춰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이날 한국의 WGBI 편입을 결정했으며,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1월 실제 지수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GBI는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지수로, 지수 편입을 통해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 자금이 국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사 BNY멜론의 밥 새비지는 “WGBI 변경은 언제 어디서 발생하든 자금 흐름에 중요하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얼마 동안 보류돼 있었고 시기적으로 불확실했다. 그런 만큼 한국의 지수 편입은 중요하며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봤다. 이번 WGBI 편입은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과 국내 채권업계 예상을 깬 결과라는 평가도 나올 걸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WGBI 편입이 1년 정도 미뤄질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다른 투자은행 바클리도 내년 편입을 예상했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국제예탁결제기구(ISCD)인 유로클리어 이용 가능성과 관련해 진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인도의 FTSE 신흥시장 국채지수 편입도 결정됐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전으로 러시아가 주요 채권지수에서 제외된 뒤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인 인도를 편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유가 80달러·국채금리 4% 돌파에…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락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7일(현지시간) 1% 안팎의 하락률로 마감했다. 강력한 고용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미 국채금리는 4%를 넘었다. 국제유가 또한 이날에도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부담감이 주가를 짓눌렀다. 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8.51포인트(0.94%) 하락한 41,954.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13포인트(0.96%) 밀린 5,695.94,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13.95포인트(1.18%) 밀린 17,923.90에 장을 마쳤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촉발된 유가 급등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불안감을 자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2.76달러(3.71%) 급등한 배럴당 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상승률은 13.16%에 달했다. 5거래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대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88달러(3.69%) 튀어 오른 배럴당 80.93달러에 마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며 시작된 가자 전쟁이 이날도 1년을 채운 가운데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은 오히려 격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이스라엘에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해선 안 된다고 권고했지만, 이스라엘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장 중에는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 증시는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우려가 되살아나며 미국 국채금리가 연일 오르는 점도 증시에 악재다. 이날 국채시장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상승해 4.03% 선에서 거래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확인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국채금리가 튀면 주식을 줄이고 고금리 채권을 담아두려는(lock-in)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라일리웰쓰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가장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는 두 가지는 국채금리의 반등이고 에너지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두 가지 모두 투자자들이 '호전되기 전에 더 나빠질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거대 기술기업들도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애플이 2% 넘게 떨어졌고 아마존과 테슬라는 3%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만 2.24% 오르며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애플은 제프리스 파이낸셜이 아이폰 16시리즈의 초기 수요가 예상보다 낮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여파가 작용했다. 아마존은 웰스파고가 성장세 둔화 및 월마트의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투자등급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구글플레이 스토어 외에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라고 법원이 판결하면서 2.4% 하락했다. 어도비도 4% 가까이 떨어지고 퀄컴도 하락하는 등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 화이자는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10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9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서프라이즈'를 시장에 안겼고 유가 급등으로 물가 불안도 확산되면서 11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는 전망은 증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14.0%로 반영됐다. 25bp 인하 확률은 86.0%로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동결 확률의 등장 자체가 기존 시장의 계산과 다른 흐름이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투자 노트에서 “거시 전략 헤지펀드가 미국 주식에 대해 총 순매수 포지션을 계속 축소하는 한 미국 주식은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변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고 적어도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에는 그런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유틸리티가 2.3%로 최대 낙폭을 그린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임의소비재가 2% 가까이 급락했다. 필수소비재와 금융도 1% 넘게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43포인트(17.86%) 오른 22.64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100달러 간다’ 전망에…투자자들 유가 상승 베팅 크게 늘려

중동직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자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베팅이 크게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개월 선물에 대한 하락 베팅(풋옵션) 대비 상승 베팅(콜옵션) 비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치솟던 2022년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지난주 원유 선물 가격은 1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는데 옵션 시장에서의 열기는 더 뜨거웠던 셈이다. 헤지펀드나 원자재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9월 중순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대부분 예측했다. 중국을 필두로 여러 국가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석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및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 회원국들도 공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어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격화되면서 시장 상황은 급반전했다. 지금은 유가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옵션 물량을 사려고 아우성이다. 글로벌 금융기업 옵티버의 오일 옵션 책임자 아누라그 마헤쉬와리는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도 많이 늘었다"면서 “내재 변동성은 작년 10월의 최고치도 넘어섰는데, 변동성 확대가 잠재적으로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트레이더들은 브렌트유가 12월에 100달러 이상 갈 수 있다는 콜옵션도 많이 매수했다. 지난 3일의 경우 전체 상승 베팅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동 원유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WTI 선물은 지난 주중에 11%까지 급등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막으려 한다고 밝히면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칼리 가너 디칼리 트레이딩 설립자는 “본질적으로 시장이 유가 상승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으며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시장에서는 내 투자종목만 손해를 본다는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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