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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반격 버티는 러시아…서방 군사지원 ‘고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열흘 가량 이어졌지만 러시아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맞서자 서방에서는 무기 지원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6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의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포탄과 탄약 등 재고 보충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를 각국의 방위산업계가 이를 뒤따라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불안감은 우크라이나 대반격 초반 서방에서 제공받은 독일제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2, 미국제 M2 브래들리 장갑차 여러대가 전선에서 파괴된 모습의 사진과 영상이 유포되면서 더욱 확산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됐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은 이번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산업계가 이번 전쟁 관련한 수요를 맞추기에 허덕이는 상황을 두고 군 지휘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머스 장관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배운 교훈은 바로 미국의 산업기반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일종의 경종"이라며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경우 냉전 종식 이후 여러해에 걸쳐 국방비 예산이 삭감돼왔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는 유럽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까지 군사력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만 해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같은 소형 대장갑 무기 정도가 건너갔다면, 지금은 각종 미사일과 주력전차는 물론 현대식 전투기인 F-16 조종법까지 익히는 수준으로 요구 목록이 방대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전쟁 수행능력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국방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보다 더 방산 기반에 손을 대고 있다"며 "가을철 반격으로 이런 상황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달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전망인 새로운 ‘국방생산 행동계획’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마련된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 행동계획과 관련해 "더 대규모의 공동 조달을 촉진하고, 나토 동맹국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이런 계획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응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국방 투자와 관련, 유럽 내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미 육군은 준비태세를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전투차량을 차출할 수 있지만, 전쟁에 국방력 상당 부분을 급히 투입한 유럽 동맹국들은 점점 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미국에서도 방산 역량을 높여 무기 공급 ‘병목현상’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의 법안이 야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모습이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사이에 장기적인 대결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으로서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야만 한다"고 말했다.UKRAINE RUSSIA CONFLICT 최전선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망가져버린 서방의 레오파르트2 탱크 및 M2 브래들리 장갑차(사진=EPA/연합)

美, 한국 환율관찰대상국 또 지정…중국 등 7개국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또 지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한국, 중국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정책 및 환율정책을 평가해 심층분석대상국 혹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왔다. 현재 기준은 ▲ 상품과 서비스 등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 중 8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이다. 이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이 되며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부터 2019년 상반기를 제외하고 매번 목록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12월까지 1년간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는 주요 교역상대국은 없다"고 말했다. 직전 보고서(지난해 11월)에서 심층분석국이었던 스위스는 이번에는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관찰 대상국에는 한국, 중국, 스위스에 더해 독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이 들어갔다. 한국은 3가지 기준 가운데 무역 흑자(370억 달러) 기준 1가지에만 해당됐으나 재무부 정책에 따라 관찰대상국으로 유지됐다. 재무부는 한번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면 일시적 상황 변화 가능성을 이유로 최소 두 번의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 직전 보고서에서는 대미 무역 흑자와 함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등 재무부의 2가지 기준에 해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상수지 흑자(1.8%)가 기준 이하로 내려갔다. 만약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도 1가지 기준만 해당하면 내년 상반기 보고서에서는 한국은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보고서에서 관찰 대상국이었던 일본은 2회 연속 1가지 기준만 충족하면서 이번 보고서에서는 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 한편 재무부는 무역촉진법과 별개로 종합무역법을 토대로 환율조작국 및 비(非) 조작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재무부는 이번에도 환율조작국에 해당하는 국가는 없었다고 밝혔다.달러, 환율, 원화 (사진=연합)

머스크도 못 만난 시진핑, 게이츠에 "친구" 인삿말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방중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만나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고 환영했다. 16일 연합뉴스가 인용한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게이츠에게 "당신을 만나 매우 기쁘다. 우리는 3년 이상 못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게이츠에게 "중국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며 "당신은 중국의 개발 작업에 참여해 많은 좋은 일을 했고 우리의 오랜 친구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종종 중국과 미국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에 있다고 말한다"며 "중국은 언제나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걸었고 양국 국민 간 지속적인 우정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 국제 상황에서 우리는 두 나라와 국민에 유익하고 인류 전체에 유익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아울러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옛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시 주석에게 "이렇게 만날 기회를 갖게 돼 매우 영광이다"라며 "우리는 언제나 좋은 대화를 나눴고 오늘 논의할 중요한 의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년간 중국에 오지 못해 매우 실망했고 다시 오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게이츠가 시 주석에게 현 상황과 중국과의 미래 협력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게이츠가 "중국은 빈곤 완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끄는 큰 성취를 거뒀고 세계에 좋은 모범이 됐다"고 칭찬했다고 덧붙였다. 게이츠는 전날 중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 선도기관인 베이징 소재 글로벌의약품연구개발센터(GHDDI)에서 연설한 뒤 5년간 5000만 달러(약 635억원)를 GHDDI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게이츠는 시 주석으로부터 호감을 얻은 외국인으로 꼽힌다. 시 주석과 게이츠의 만남은 2015년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하이난성 보아오포럼에서 회동한 이후 8년 만이다. 게이츠는 2019년에도 중국을 찾았으나, 당시에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를 만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에이즈 예방 작업에 대해 논의했다. 2020년 초에는 시 주석이 중국의 코로나19와의 싸움에 500만 달러(약 64억원) 지원 등 도움을 약속한 게이츠와 빌&멀린다 재단에 감사의 서한을 보냈다. 시 주석이 기업인 같은 외국 민간 인사와 독대하는 것은 흔치 않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에 방중해 중국 부총리와 각료 3명, 상하이시 1인자와 회동하는 등 중국 정부의 뜨거운 관심과 환대를 받았지만, 시 주석과는 만나지 않았다. 시 주석과 게이츠의 만남은 오는 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이뤄졌다.COMBO-US-China-BillGates-development-globalhealth (사진=AFP/연합)

일본은행, 금융완화 유지 결정...엔화 환율 상승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또 다시 결정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지난 4월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우에다 총재는 취임 직후인 4월 27∼28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전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추진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앞서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금리 변동 폭을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해 상한 없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엔 장기금리 목표 변동 폭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일본은행의 이날 발표 이후 엔화 환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6일 한국시간 오후 4시 19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34엔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장중 7개월래 최고치인 달러당 141.50까지 치솟은 바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국 원화 환율에 비해서도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1.29원을 보이고 있다.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은 전날 100엔당 902원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일본은행이 7월부터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고 관측하는 세력이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 출신인 아다치 마사미치 UBS증권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인플레이션 또는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될 때 우에다 총재가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은행이 7월에 이같이 행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행은 또한 YCC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고 사전에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앞으로의 회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처럼 라이브(실시간)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의 무구루마 나오미 최고 채권전략가는 "일본은행이 (정책수정을) 시사하면 시장은 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우에다 총재는 마지막 시간까지 YCC 수정에 대해 말을 아낄 것"이라고 전했다.일본은행 건물(사진=로이터/연합)

"자금유출에 상장폐지까지"…‘대세’에서 ‘찬밥’으로 전락한 ESG 투자열풍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 몇 년 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대세로 각광받았던 ESG 투자 열풍이 급속도로 식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글로벌 우량기업들의 관심이 갈수록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에 따르면 ESG와 연관된 투자규모가 2022년 연초에 8조4000달러(약 1경691조원)로 집계됐다. ESG 관련 자산에 투자됐던 금액이 2020년 17조1000억달러(약 2경1764조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년새 자금이 절반가까이 빠져나간 것이다. 투자자들도 ESG 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RBND(이하 티커명) △REMG △RDMX △IVLC 등을 포함해 최소 4개 이상의 ESG와 연관된 소형 ETF(자산규모 5000만달러 미만)들이 올해 모두 청산돼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됐다고 지적했다. 살아남은 대형 ETF들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ETF인 △ESGU △SUSA △ICLN △QCLN △TAN △ESGV △ESGD 등 7개에서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된 유출액이 83억 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5일(현지시간) 종가기준 운영규모가 135억달러(약 17조 2354억원)에 육박해 ESG ETF를 대표하는 ESGU의 경우 올해 첫 5개월에만 72억달러(약 9조 1836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ESG 경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글로벌 기업들이 감소세를 보인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어닝콜(3월 15일∼6월 9일)에서 ESG란 단어를 언급한 S&P500 상장사는 74곳으로 집계, 2020년 2분기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23% 급감한 수치이기도 하며, 최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4분기(156곳)와 비교하면 ESG를 강조한 기업들이 반토막 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ESG 표준이 더욱 까다로운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ESG 평가체계가 여전히 정확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지속되고 있다. 웨싱턴 프리비컨 소속 기자인 아론 시바리움은 최근 트윗을 통해 "연간 8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담배가 어떻게 전기차보다 더 윤리적인 투자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ESG가 악마인 이유"라고 답변했다. 이는 ESG 성과를 측정해 순위를 매기는 지표에서 테슬라가 담배제조업체 필립모리스에 밀린 데 따른 지적이다. 실제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S&P500 ESG 지수에 재진입한 테슬라는 37점을 받았지만 필립모리스는 84점을 부여받았다. 이 지수는 ESG의 구성 요소인 환경, 사회적 책무, 거버넌스 등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장사별 순위를 매기고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이 지수에서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엔 글로벌 석유공룡 엑손모빌은 이 지수에 여전히 남아있어 ESG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이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일각에선 ESG가 투기를 위한 하나의 테마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팩트셋은 "흥미로운 점은 지난 1분기 ESG를 언급한 기업 수는 순차적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인공지능(AI)을 언급한 회사는 순차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짚었다. ESG에 대한 관심이 꺼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교롭게도 올해 글로벌 증시에선 AI가 새로운 테마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대표 수혜주인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에만 200% 가까이 폭등했다.(사진=로이터/연합)

러우 종전 뒤는...키신저 "우크라에 유리하면 푸틴 실각, 中 전쟁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 냉전 시기 미국 외교를 진두지휘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100)이 러시아·중국 등 신 냉전 세력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마무리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권할 것이라고 봤다.러시아가 군사 공격을 중단하고 평화 협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전쟁이 끝날 경우 푸틴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그는 푸틴 대통령에 "양가감정과 충족되지 못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도스토옙스키 유형의 인물"이라며 지도자로서 권력을 휘두르는 데 능숙하다고 평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관계에서는 이를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1990년대부터 교류해왔다고도 했다. 그는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 같은 주요 도시에 유럽의 군사력이 쉽게 도달하게 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으므로 (유럽의 팽창에)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반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가 유럽을 정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유럽과 세계는 더 안정될 것이지만, 러시아는 다른 국가들처럼 합의에 따라 유럽의 일부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해체되거나 울분에 찬 무기력 상태로 추락하는 상황"은 또 다른 긴장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시에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을 통해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과 관련해선 "현재 관계 추세로 보면 얼마간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것 같다"며 "현재의 관계 추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 대치 상황도 "벼랑 꼭대기에 있다"면서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또한 현재 양국 관계가 "각자의 가장 큰 위협이 상대국인, 즉 중국의 가장 큰 위협이 미국이고 반대로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독특한 상황"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내가 제안해온 종류의 대화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어" 양국 긴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두 초강대국 간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 "이기게 되더라도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을 지내며 냉전 시대 미국 외교를 이끈 인물이다. 그는 1971년 ‘극비리 방중’ 등 물밑 외교를 펼쳐 이듬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 방중을 성사시키고 1979년 미·중 수교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행정부를 떠난 이후에도 2011년 저서 ‘중국론(On China)’을 폈다.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전반적인 유럽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이 프랑스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봤다.그는 영국이 유럽과 미국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며 "이는 영국이 미국과 같은 방향의 정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라 유럽과의 관계"라고 짚었다. 또 독일과 관련해서는 독일로 움직이는 유럽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이 직면한 난관이 ‘어떻게 하면 커지는 힘을 잘 발휘하고 동시에 이웃 국가를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느냐’라고 제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그러면서 유럽에서 "선도 국가는 모든 당사국 이해관계를 맞추는 데 있어 절제와 지혜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19세기 말 오토 폰 비스마르크 독일제국 초대 수상 사임 이후의 상황과 현재 독일이 유사하다고도 했다. 당시 독일제국은 통일에 따른 변화된 양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수십 년 뒤 두 차례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지금 독일도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그는 "우리는 지금의 현실을 바탕으로 유럽에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순간에 있다. 이는 현세대가 마주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hg3to8@ekn.kr美 외교 원로 헨리 키신저 100세 생일 모습.AFP/연합뉴스

"도로 위협 운전자, ‘피’로 갚게 하자" 이색 헌혈 입법 우루과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벌금 일부를 헌혈로 받자는 아이디어가 남미 우루과이 입법 절차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몬테비데오포털과 인포바에 등 현지 매체는 마티아스 바레토 몬테비데오 시의원의 최근 법안 발의 소식을 보도했다. 바레토 시의원은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벌금을 헌혈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보건당국 승인을 받은 공공 또는 민간 보건기관에서 헌혈을 택한 사람에 벌금을 감면하는 게 골자다. 만약 직접 헌혈하지 못하는 상황일 경우 제삼자 헌혈을 대안으로 허용하는 안도 포함된다. 바레토 시의원은 다만 제삼자 지원의 경우 1년에 한 차례로 제한하는 단서 조항을 달아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바레토 시의원은 입법 취지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국적으로 자발적인 헌혈자 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그는 몬테비데오포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소 하루에 약 450명의 자발적인 헌혈자가 있어야 하는데, 팬데믹 이후 이 숫자를 채우는 건 거의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며 "헌혈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한편 혈액 수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법안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바레토 시의원은 매년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질병 등으로 헌혈이 어려운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 벌금 회피를 위한 헌혈 부적격자의 헌혈 강행 가능성 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법안은 현재 법제위원회에 제출돼 있다. 위원회를 통과하면 본회의로 넘어가 논의·표결 과정을 거친다.hg3to8@ekn.kr헌혈 사진(기사내용과 무관)

푸틴 "곧 고갈"했지만 이스라엘은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날개 단 ‘50살 전차’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무기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권 무기 수요 증가에 50년 전 전차까지 수출 길을 모색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은 15일(현지시간) 당국이 이스라엘 주력 전차인 ‘메르카바’(전차를 뜻하는 히브리어)의 첫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이르 쿨라스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 국장은 이날 "메르카바 전차 판매를 위해 2개 국가와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협상 대상 국가명을 밝힐 수 없지만, 1개 국가는 유럽에 있다"고 말했다. 메르카바 전차는 1973년 4차 중동전쟁 격전지인 수에즈에서 이집트에 참패를 경험한 이스라엘이 해외기술을 도입해 이듬해 처음으로 개발한 무기다. 이스라엘군은 이 전차를 1979년에 처음으로 공식 도입했다. 첫 생산, 도입으로부터 ‘반세기’나 지난 전차도 전쟁 특수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무기 수출액 역시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114억달러(14조 5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125억달러(약 16조원) 무기를 팔아치운 것이다.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유럽의 전략 지정학적 변화가 이스라엘산 무기 수요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쿨라스 국장도 "유럽 국가들이 소련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나서 부족한 무기를 채워 넣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무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덕에 우리는 이전 세대의 전차인 메르카바를 비롯해 기존에 팔리지 않던 무기까지 판매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무기 수출액에서 유럽이 차지한 비중은 29% 정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30%)과 쌍벽을 이뤘다. 특히 무기 수출량을 늘리는 이스라엘 행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놓았던 재고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13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중 서방이 제공한 장비 최대 30%를 손실했다면서 서방이 "재고 고갈"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한국·이스라엘을 콕 집어 "그나마 재고가 남아있는 한국과 이스라엘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이스라엘과 한국이 올 들어 태도 변화를 보이는 점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됐다. hg3to8@ekn.krISRAEL-REMEMBRANCE 펄럭이는 이스라엘 국기 . AFP/연합뉴스

[선진국 데이터센터 현장을 가다] 법으로 세금 깎아주니 ‘깡촌’이 데이터센터 허브로

‘데이터센터’가 산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에너지업계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대형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수도권에 과밀화된 전력 소비를 분산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효율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게 목적이다. 데이터센터 4∼5개는 원자력발전소 1개 생산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생산 발전소 인근에 전력 소모가 맡은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규모 송전망을 구축하지 않고도 전력 소비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자급과 송전제약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에너지 배분 방식을 개선할 방안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함께 시급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의 생산지와 소비지의 불일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생산은 발전시설이 해안 지역에 집중돼 있는 반면 소비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에너지경제신문은 26일 창간 34주년을 맞아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우리 기업·국민들의 이해도를 증진시키기 위해 ‘데이터센터 지역 유치, 선진국 사례로 답을 찾다’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해저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각국 정부의 데이터센터 지역 유치 인센티브 등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아가 에너지 수요 분산 등 전력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조명하는 게 목적이다. 영국, 일본, 미국 등 데이터센터 선진국을 찾아 현장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모았다. [편집자주] [에너지경제신문=시애틀(미국) 정희순 기자] 미국 시애틀 도심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50분. 차량을 이용해 광활한 숲과 울창한 산을 지나 워싱턴주를 동쪽으로 가로질러 달리다보면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조용한 시골마을 위냇치(Wenatchee)에 도착한다.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와인 농장들 사이, 콜럼비아(Columbia) 강을 끼고 있는 대초원의 한복판에는 거대한 데이터센터 빌딩이 여러 채 들어서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데이터센터는 시애틀에 기반을 둔 글로벌 데이터센터기업 사베이(Sabey)의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colocation)인 ‘SDC 콜럼비아(Columbia)’다. 사베이그룹에 따르면 SDC 콜럼비아는 130에이커(약 52만6000㎡) 이상의 면적에 걸쳐 최대 9개의 건물로 구성된 데이터센터 허브다. 포도 생산에 적합한 이곳의 기후가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도 일조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DC 콜럼비아에서 남동쪽으로 30마일(약 48km) 떨어진 퀸시(Quincy)에도 데이터센터 허브 SDC 퀸시가 있는데, 이곳들은 서로 일종의 ‘자매’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사베이그룹에 따르면 워싱턴주 중부의 전기요금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3.9센트로, 미국을 통틀어 가장 낮게 책정돼 있다. 전기는 더글라스 카운티 공공사업구역(Douglas County Public Utility District)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력으로 공급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인구 4만의 ‘깡촌’ 마을…알고 보면 데이터센터 허브 이들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그랜트 카운티(Grant County)와 더글라스 카운티(Douglas County)는 워싱턴주에서 가장 개발이 덜 이루어진 농촌 지역이다. 미국 센서스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그랜트 카운티의 인구는 약 10만명, 더글라스 카운티의 인구는 4만4000명 정도다. 우리나라는 강원도 고성군에 약 5만명 정도가 산다. 더글라스와 그랜트 카운티는 겉보기엔 대초원의 조용한 마을이지만, 알고 보면 워싱턴주 그 어떤 시골보다 디지털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사베이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줄줄이 이곳에 투자를 진행해서다. 인구 4만의 ‘깡촌’을 글로벌 데이터센터들이 눈여겨본 이유는 미국 워싱턴주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세금 인센티브’ 제도 때문이다. 워싱턴주는 농촌 지역 데이터센터에 대한 판매세(Sales Tax)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펼쳐왔다. 워싱턴기술산업협회(WTIA)에 따르면 워싱턴주는 이 정책으로 총 6개의 시골 카운티에 15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그 결과 워싱턴주의 농촌 지역은 데이터센터 투자의 중심지로 재탄생했다. ◇ 농촌에 양질 일자리 공급…결과적으론 주 정부 세수도 늘어 시골에 데이터센터 허브가 줄줄이 들어서면서 농촌 경제도 활기를 찾았다.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건설 인력이 투입되면서 단기적인 일자리가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운영을 위한 일자리도 생겨났다. WTIA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매년 약 5300건에 달하는 건설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연간 약 6억9000만달러(약 8837억원)에 달하는 연평균생산(average annual output)을 창출해냈다. 건설 작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과 혜택은 연간 3억7000만달러(약 4740억원)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유의미한 결과를 미쳤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인력 증가에 따른 경제적 성과는 연간 약 1억5800만달러(약 2024억원)로 추산된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상시 일자리는 약 760개가 생겨났고, 근로자들이 받는 연간 임금과 혜택은 7000만달러(897억원) 정도다. 데이터센터 유인 정책은 결과적으로 세수도 늘리는 역할을 했다.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워싱턴주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 관할 구역에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억3400만달러(약 4286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이중 워싱턴주 세입이 2억3850만달러(약 3060억원)이며, 지방세 세입이 9540만달러(1224억원) 정도다. 특히 그랜트 카운티의 경우 전체 재산세 세입에서 데이터센터를 통한 재산세 세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이후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서 데이터센터 유치전…워싱턴주는 인센티브 제도 확장워싱턴주의 데이터센터 판매세 면제 정책이 하나의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내면서, 미국 내 다른 주들도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현재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기업에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주는 약 30여 곳 정도다. 이에 워싱턴주 의회는 지난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금 면제 정책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주택법 1846(HOUSE BILL 1846)은 농촌지역 데이터센터에 대한 현행 매출 및 사용세 면제를 확대 및 연장하고, 인구 80만 명 이상의 카운티 데이터센터에 대한 매출 및 사용세 면제 프로그램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싱턴주 의회는 법안에 대해 "데이터센터가 워싱턴의 활기찬 디지털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에 필수적인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의 초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또 데이터센터 산업이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주 간의 경쟁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골 카운티 데이터 센터 투자가 주 전체의 경제와 경쟁력을 위해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번 법안을 통해 데이터센터 기술 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를 장려하고자 한다. 추가 데이터센터 시설의 개발을 통해 워싱턴 전역의 지역 경제 개발, 지방 세수 증가, 건설 및 무역 일자리를 장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jung@ekn.kr미국 워싱턴주 더글라스 카운티(Douglas County)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사베이(Sabey)그룹의 사베이 데이터센터 콜로케이션(SDC) 컬럼비아 캠퍼스 전경. (사진=정희순 기자)미국 워싱턴주 더글라스 카운티(Douglas County)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사베이(Sabey)그룹의 사베이 데이터센터 콜로케이션(SDC) 컬럼비아 캠퍼스 전경. (사진자료=사베이그룹)

[미국주식] 역시 ‘땡큐 연준’...마이크로소프트 등 주가↑, 뉴욕증시 강세장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8.73p(1.26%) 오른 3만 4408.06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25p(1.22%) 뛴 4425.8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6.34p(1.15%) 오른 1만 3782.82로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연속 올라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S&P500지수는 2021년 11월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전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나온 금리 동결 결정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각종 경제 지표를 소화했다. 연준은 지난 10회 금리 인상 이후 6월 들어 첫 금리 동결에 나섰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가 추가 인상되고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위원들 연말 금리 전망치는 5.6%로 현재보다 0.5%p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회의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7월에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금리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7월 인상 가능성은 동결이 33.0%, 0.25%p가 67.0%에 달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경우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금리 수준까지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도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정책금리를 0.25%p 인상하며 8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7월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 일시 중단과 달리 계속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3% 증가한 686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0.2% 감소를 웃돌았다. 미국 소매판매는 전달 0.4% 늘어난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5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0.2% 감소해 시장이 예상한 보합 수준보다 부진했다. 전달에는 0.5% 증가한 이후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5월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0.6% 내려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수치는 시장 예상치인 0.5% 하락보다 낮은 수준으로 전달 0.3% 상승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6만 2000명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시장이 예상한 24만 5000명보다 많았다. S&P500지수 내에선 헬스, 통신, 산업, 기술, 금융, 유틸리티, 에너지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상승하며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3%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회사가 6450만달러어치 전환사채를 되살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0.6% 상승했다. 타깃 주가는 배당금을 상향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도미노피자 주가는 스티펠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6% 이상 올랐다. 전날 기업공개(IPO) 이후 첫 거래에 나선 미국 레스토랑 업체 카바 주가는 98%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주 강세에 이어 경기 민감주나 가치주 상승이 가세하면 지수가 더 위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폴룬스키 베이틀 그린의 마티 그린 대표는 "이번 정책 결정은 연준이 금리 인상 단계에서 조정 단계로 전환했음을 시사하지만, 연준이 필요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했다. 세튜이티의 딜런 크레머 공동투자책임자는 "가치주와 경기 민감주가 성장주와 기술주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이번 모멘텀은 시장을 더 위로 끌어올리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IG 노스 아메리카의 JJ 카나한 최고경영자(CEO)는 자산 매니저들이 수익률을 촉진하기 위해 "투자를 적게 해왔던 자산 매니저들이 분기 말로 갈수록 주식을 더 많이 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2p(4.47%) 오른 14.50을 기록했다. hg3to8@ekn.krFILES-US-GAMES-MERGER-MICROSOFT-ACTIVISION-ANTITRUST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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