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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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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5% 찍고 뚝, 고점 찍었나…"침체온다" VS "6%도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4 10:29
Fed Chairman Speech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장중 5%를 넘은 후 하락 전환했다. 헤지펀드 왕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을 포함한 월가 거물급 인사들이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 국채금리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미 국채금리가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지만 일각에선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주요 저항선인 5%선을 다시 돌파한 후 19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터치하고 4.9%대로 다시 내려온 후 이날 5%를 재돌파했다. 또 30년물 금리는 이날 연 5.18%까지 오른 후 약 21bp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월가 주요 인사들이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 국채금리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애크먼 회장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채권 숏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며 "현재의 장기 금리 수준에서 숏 포지션을 유지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크먼 회장은 그동안 미 국채금리가 앞으로 더 뛸 것이란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에 이날 공매도 청산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8월 초 당시 엑스에 올린 글에서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빠른 시일 내 5.5%까지 오를 수 있다"며 헷지(위험회피) 등 차원에서 장기채를 공매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에서 한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유명 투자자 빌 그로스도 국채금리와 관련해 고점을 찍었다는 전망을 보탰다.

그로스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지방은행의 대학살과 오토론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미국 경제가 유의미하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4분기 침체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는 어제의 주문(mantra)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5년 3월에 만기하는 단기 지표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선물을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미 국채금리가 앞으로 더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씨티그룹은 투자노트를 통해 올 연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4.5%로 떨어지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는 ‘약세 시나리오’에는 10년물 금기라 5.1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프라빈 코라파티 최고 금리 전략가는 "국채금리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채권 소유와 관련해 현재의 수익률은 이미 주목받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비샬 칸두자는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좋은 진입 시점이라고 최근 블룸버그에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국채금리가 더 뛸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6%의 국채금리는 논외가 아니다"라며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은 구조적인 변화가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높은 재정 지출 경향 때문에 금리는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장기 중립금리와 기간 프리이엄 상승,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강등,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폐지 가능성 등을 국채금리 상승의 또 다른 요인들로 지목했다.

지금은 사라진 투자은행 뱅커스트러스트에서 일했던 앨런 로저스는 "6%나 7% 아래에서 투자를 위해 10년물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펀더멘털적으로 미 국채는 오랜 기간 동안 가격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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