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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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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안 먹히네…뚝뚝 떨어지는 중국 집값·대형주 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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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얼어붙은 부동산과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한 중국 당국의 각종 부양책에도 투자심리는 모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4일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전국 주택 평균 거래가격이 ㎡당 1만484위안(약 193만원)으로, 최고치였던 지난 4월 1만2469위안(약 229만원)보다 16%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9월 70대 주요 도시 가운데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오른 곳이 최근 4개월 중 가장 적었다. 이들 도시 가운데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오른 곳은 15곳에 그친 반면, 내린 곳은 54곳에 달했다.

방역 완화 직후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2월 64곳이 전월 대비 가격이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음을 확연히 보여준다.

가격이 내린 54곳 가운데 41곳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장쑤성 난징과 윈난성 쿤밍의 신규주택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존주택 상황은 더욱 나빠 70대 도시 가운데 전월보다 가격이 오른 곳은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 스자좡 등 4곳에 그쳤고, 57곳은 3개월 연속 내림세였다.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가 엄격했던 작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신규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25개였던 반면, 내린 곳은 44곳에 달해 더 많았다.

또 45곳의 기존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으며, 특히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다롄, 창춘, 무단장은 하락 폭이 4.3∼4.8%에 달했다.

허난성 정저우는 지난 8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15개의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지난 5월부터 내리기 시작해 9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1.3%, 5.2% 급락했다.

중국 당국은 투기 과열을 잡기 위해 2020년 엄격한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경제 침체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GDP의 25%를 차지하고, 중국인 재산의 80%에 달하는 부동산의 침체 장기화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자 작년 말부터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첫 납입금 비율과 주택담보 대출 금리 우대 혜택을 주는 생애 첫 주택 자격 요건을 이전에 집을 샀지만, 처분한 사람에게도 적용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더욱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놨고 일부 도시는 모든 규제를 해제했다.

그러나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더디고,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하면서 부동산발 경제 위기론까지 거론되면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전날 1.04% 하락한 3474.24로 장을 마감, 2019년 2월 21일(3442.71) 이후 종가 기준 처음으로 3500선 아래로 내려왔다.

현 주가 수준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과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던 지난해 10월 말보다도 더 낮은 것이다.

2019년 36.07%, 2020년 27.21% 올랐던 CSI 300지수는 2021년 5.2%, 2022년 21.63%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 10%가량 빠지며 3년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까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주식 거래세 인하, 신규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대주주의 주식 매도 제한 등의 조처를 내놨지만 투자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는 국유기업인 중양후이진투자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4대 시중은행 지분을 매입했지만, 매입 규모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 투자업체 라이언글로벌인베스터스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최근 증시 부양책에 대해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면서 "훨씬 일찍 더 강력히 대응했다면 시장이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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