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국제금값 떨어지나…최대 소비국 중국서 금 수요 ‘뚝’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경제회복 둔화에 직면한 중국에서 금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국제금값 시세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는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방역규제 등에 따른 억눌린 수요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에 힙입어 급증했던 중국인들의 금 구매량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기회복이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보도했다.실제 지난 5월 중국의 금·은 소매판매액은 266억위안(약 4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한 데 그쳤다. 이는 지난 3월(37%)과 4월(44%)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금 소비가 정점을 이미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세계에서 금 현물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국가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금을 사들였으며 총 매입량은 144톤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의 누적된 금 보유량은 2092톤에 달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중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재개된 것이기도 하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경기 불황 조짐이 보이거나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때 수요가 급증해 국제금값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금 현물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올해 금 가격을 온스당 2000달러 이상 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런 와중에 금 수요는 이달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현재 중국 상하이 거래소에서 금은 국제시세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등에서 거래되는 금값보다 더욱 저렴하다는 의미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국 금 시세는 국제 가격대비 온스당 44.2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었다. 중국 대형 금광업체 산둥황금의 장 슈는 "중국인들은 다양한 불확실성 속 현금을 쓰는 데 상당히 신중한 상황"이라며 "금값이 폭락하기 전까지 매입량이 다시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하락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 목표가격을 2075달러로 제시했다. 지정학적 갈등, 신흥국가들의 달러화 비중 축소,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등의 요인들이 금 시세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또 중국 증시, 부동산 시장 약세 등의 요인들이 중국 금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02%오른 1971.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골드바(사진=AFP/연합)

美는 ‘동결’, 유럽은 ‘인상’, 中·日은 ‘금융완화’…글로벌 중앙은행 ‘각자도생’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디커플링(탈동조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세계 화두로 떠올랐지만 최근들어 각국 경제 상황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해서다. 19일(현지시간) CNBC는 "매파적 동결에 이어 금리인상, 그리고 비둘기파적 기조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8회 연속 금리 인상이지만 ECB는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ECB는 7월에도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7월에도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쉬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던 호주와 캐나다도 최근 시장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재인상을 택했다. 아시아 주요국들은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과 매우 다른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나자 오히려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0개월 만에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각종 정책금리를 줄줄이 내렸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취임 직후인 4월 27∼28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전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추진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베트남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고 한국은행은 지난 2월, 4월, 5월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각자도생을 보이고 있는 배경엔 국가별 경제상황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9%대에서 지난 5월 4%대까지 내려갔지만 노동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로존은 지난 1분기부터 경기침체에 진입한 상태며 인플레이션 또한 ECB의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중국은 내수와 대외 수요가 모두 감소하는 등 경기회복이 정체됐고 일본은행은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금융완화 정책이 앞으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니크레딧의 에릭 닐슨 수석 경제 자문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해외의 상황으로 인해 형성되는 금융 여건 변화에 대한 고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중국, 10개월만 기준금리 인하…추가 부양책 나올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자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 폭은 시장 기대치를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당국이 올 하반기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거론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LPR 1년 만기는 연 3.55%, 5년 만기는 연 4.20%로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조정 이후 10개월 만에 낮춘 것이다. LPR은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 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사실상 인민은행이 개입한다. 1년 만기 LPR은 일반 대출금리, 5년 만기 LPR은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기준이다. 통상 1년 만기 LPR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와 연동된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앞서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각종 정책금리를 줄줄이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엔 기준금리의 ‘가늠자’로 꼽히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10개월 만에 내렸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앞서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방식으로 20억 위안(약 3550억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면서 적용 금리를 종전 2.00%에서 1.90%로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7일물 역RP 금리가 낮아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이처럼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서는 배경엔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중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2.7% 증가한 3조7803억 위안(약 676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10.6%) 이후 석 달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4월(18.4%) 대비 둔화됐다. 이는 로이터통신 예상치인 13.6%에 못 미치는 수치이기도 하다. 중국의 5월 산업생산 역시 전년 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또한 전망치(3.6%)에 못 미친 데다 3월(3.9%)과 4월(5.6%)에 비해 둔화된 수치다. 또한 16∼24세 청년실업률은 5월에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였던 전달에 비해서도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시장에서도 이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32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가 인민은행이 두 종류의 LPR 금리를 모두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하 폭이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당국이 LPR 5년 만기를 0.1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해왔다"고 밝혔다. 미즈호 은행의 켄 청 최고 아시아 외환 전략가는 "더 강력한 부양책을 원했던 일부에겐 0.1%포인트 인하가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에릭 주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식어가는 경제를 재충전시키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통화완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올 하반기엔 지급준비율(RRR)과 LPR 모두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중국 인민은행 중국 인민은행(사진=로이터/연합)

3억 내고 타이태닉 보려다 ‘실종’…"잔여 산소 96시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1912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바닷속 잔해를 관람하는 잠수정이 대서양에서 실종됐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보스턴 해안경비대가 대서양에서 실종된 잠수정을 찾기 위한 구조 및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해안경비대는 이날 오전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 ‘타이탄’이 물에 들어간 지 약 1시간 45분 만에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실종된 잠수정에 5명이 타고 있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잠수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수색 지역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900마일(1448㎞) 떨어진 곳이다. 캐나다 해군과 민간 업체들도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실종자 중에는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탐험가 해미쉬 하딩(58)이 포함됐다. 하딩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민간 비행기 회사 ‘액션항공’ 회장으로, 지난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을 하기도 했다. 프랑스 국적의 잠수정 조종사 폴-앙리 나르젤렛과 오션게이트 익스펜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도 잠수정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된 잠수정은 보통 나흘 동안 쓸 수 있는 산소를 채운 뒤 잠수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70시간에서 96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항공기 2대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수색 지역이 멀어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선보이는 관광패키지는 대서양 약 4000m로 내려가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를 관람하는 것으로, 비용은 1인당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상품이다. 총 8일간 진행되는 심해 투어는 한번 잠수할 때마다 8시간가량이 소요되며 관광객들은 잠수정을 통해 해저 협곡과 난파선들을 둘러보게 된다. 거금을 지불해야 하고 상당한 수준의 위험 또한 감당해야 하지만 이러한 익스트림 관광상품은 새로운 경험을 갈망하는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럭셔리 컨시어지 서비스 업체 나이츠브리지서클의 피터 앤더슨은 "스릴을 쫓고 자랑거리를 찾기 위해 끝없이 여행의 경계를 넓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형적인 휴가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특별한 여행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장 비싸고 위험한 투어 가운데 하나는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내놓은 준궤도 우주비행 상품이다. 이 상품은 좌석당 45만달러(약 5억8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FILES-US-ACCIDENT-TOURISM 우즈홀해양연구소(WHOI)가 지난 2월 공개한 타이태닉호의 잔해(사진=AFP/연합)

진승호 KIC 사장 "올해는 플러스 수익률…사모신용 투자 늘릴 것"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1690억달러(약 216조원)를 운용하는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수익률이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올해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KIC는 또 수익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작년부터 대체자산 투자를 큰 폭으로 늘렸는데 진승호 KIC 사장은 2025년까지 이 비중을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진 사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모신용(프라이빗 크레딧)과 사모주식, 부동산, 헤지펀드 등 대체자산에 대한 KIC 투자비중이 지난해 22.8%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1년(17.5%) 대비 5.3%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2018년 16.4%였던 KIC의 대체자산 투자비중이 2019년(15.6%), 2020년(15.3%)로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2년 동안 급격히 늘어났다. 진 사장은 특히 사모신용을 유망 있는 분야로 지목하면서 이부분에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파산 여파로 은행들의 대출기준이 강화되자 사모신용이 기업들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월가에서 사모신용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며 "요즘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빌리거나 기업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발행과 투자은행들을 건너뛴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해외 연기금에서도 사모신용은 인기 있는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사모신용 시장 또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투자정보업체 프리퀸(Prequin)에 따르면 전 세계 사모신용 규모가 과거 2010년말 3000억달러(약 385조원)에서 지난해 9월 1조 5000억달러(약 1925조원)로 5배 가량 팽창했다. 프리퀸은 이러한 추이에 힘입어 사모신용 시장이 2027년까지 2조2000억달러(약 2824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KIC의 투자전략과 관련해 블룸버그는 "세계 기준금리가 급속도로 인상된 상황에서 펀드 매니저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인하는 몇 년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7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체자산을 제외한 KIC의 투자 성과와 관련해 진 사장은 지난 1분기 5.4%의 수익률을 냈고 이번 분기엔 7∼8%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KIC는 지난해 14% 가량의 손실을 내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진 사장은 또 주식을 포함한 전통자산에 대해선 진 사장은 글로벌 금리가 앞으로 떨어져야 증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까진 수익률이 높은 국채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가계 및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견고해 올 하반기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관련해 진 사장은 "중장기적 불확실성이 있다"며 중국을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순환적인 요인에 이어 인구통계의 변화와 부동산 문제 등을 포함한 구조적인 요인, 그리고 미중 디커플링을 포함한 대외적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투자에 대해선 KIC는 관심이 있다면서도 해외 기업들이 접근하기엔 쉬운 국가가 아니라고 진 사장은 전했다. 한편, KIC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싱가포르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KIC는 11월 인도 뭄바이에 해외 사무소를 새로 구축한다.2023-06-20_104124 블룸버그TV와 인터뷰 중인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블룸버그TV 캡쳐)

바이든 "미중 관계 진전 이뤄져…올바른 방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샌타클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린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블링컨 장관)는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양국 관계 진전을 느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알다시피 진전이 이뤄졌다"며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과 통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간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안보 등을 두고 미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관계개선에 일부라도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카운터파트인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물론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잇따라 만나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이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후 한번도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양측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고위급 대화 등 소통 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지만 이를 위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평화적인 해결 방안의 중요성을 전달했고,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중국은 자국 권익을 해쳐선 안 된다면서 대만 문제에 대해선 타협이나 양보의 여지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또한 시 주석과의 만남에선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대만 관련 내용이 주요 안건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받는 등 블링컨 장관의 방중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했다며 "대통령은 블링컨이 귀국하면 상세히 브리핑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장-피에르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결과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며 특히 "시 주석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그는 "블링컨 장관은 오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든 다양한 이슈에 대해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게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경쟁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중국과의 협력 분야는 물론 우려 사항을 제기하기 위해 지속적인 외교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장-피에르 대변인은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향후 만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친강 외교부장의 방미에 미중 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만큼, 정상 간 만남 역시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베이징서 악수하는 시진핑과 블링컨(사진=AFP/연합)

엔비디아·메타·테슬라 주가 벌써 이렇게나...‘들어가도 될까’ 전망 애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올해 들어 대형 기술주들이 미국 뉴욕증시를 끌어올리면서 ‘랠리의 종착역’이 주목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술주들 질주가 결국 ‘닷컴 버블’처럼 붕괴할지, 아니면 더 오래가는 랠리가 될지를 놓고 투자자들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연초 대비 31% 치솟아 증시 전반을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5%)에 비해 두 배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간 변동률로 봐도 나스닥 지수는 최근 8주 연속 올라 지난 2019년 3월 이후 최장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스닥을 이끈 기술주 질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AI가 향후 우리 사회를 완전히 바꿀 잠재력을 가졌다는 견해로 인해 기술주 베팅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실제 챗 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엔비디아(192%), 메타플랫폼(134%), 테슬라(112%) 등 주요 기술주 가격을 올해 초 2∼3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기술주 랠리가 더 간다는 데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주에도 테슬라를 가장 많이 매수하는 등 기술주 비중을 높였다. 옵션시장에서도 테슬라, 엔비디아, AMD, 애플, 메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많다. 웨드부시증권의 선임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WSJ에 "이번 상승장이 1999년과 같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 기술주 급등장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핵심 변수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관련한 시장 평가에 ‘거품’은 없는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말 예상 보다 금리를 더 올리고 이것이 랠리 제약으로 이어질지 등이 꼽힌다. 기술주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은 특정 기술에 대한 과장된 선전과 희망이 이들 주가를 과도하게 밀어 올렸다고 본다. 모건스탠리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마이크 로웬가트는 "AI 붐은 기술주 섹터와 시장을 견인한 실제 요소"라면서도 "그러나 기술 혁신이 항상 지속가능한 사업과 수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직은 연준 통화긴축 기조가 유지되고 경기침체 우려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미국 금리인상이 거의 끝나간다는 관측은 그간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상승세를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연내 2회 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올해 들어 급등한 기술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나거나 연준 긴축 의지가 정말로 단호할 경우에는 ‘랠리 지속’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작년까지만 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말 한마디에 출렁거렸던 뉴욕증시는 FOMC 정례회의 다음날에도 큰 폭 올라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허틀캘러간의 투자 부책임자인 브래드 콩거는 "시장은 ‘당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연준의 추가 인상 의지를 믿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브스도 "연준이 두 번 더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농구를 잘 못하는 내가 NBA에서 뛸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hg3to8@ekn.krNVIDIA-SUPERCOMPUTING/ 미국 기술기업 엔비디아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전쟁 중 벨라루스 핵무기, 푸틴 ‘포스트 우크라이나’ 한 수일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에 정해진 기한이 없다고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반격 시작 뒤 전쟁이 ‘절정’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무기 총구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겨누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알렉세이 폴리슈크 러시아 외교부 독립국가연합(CIS) 2국장은 18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영토 내 러시아 전술 무기 배치 기간에 대해 양국의 협약은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이들 무기를 철수할 만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과 나토가 더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영토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를 결정한 것은 "주로 미국과 NATO의 공격적 정책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며 "물론 미국이 유럽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하고 그 기반 시설을 없앤다면 러시아는 선제적으로 벨라루스에 배치한 핵무기를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슈크 국장은 이어 "NATO는 여러 해 동안 파괴적인 ‘합동 핵 작전’을 벌여왔고,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하면서 우리의 안보 문제와 관련된 정당한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에 부득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합당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벨라루스에 배치한 핵무기 통제권을 러시아가 갖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배치가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모든 국제적 의무와 상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또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핵탄두와 달리 우리의 핵무기는 벨라루스 영토 내에서도 러시아의 방어 구역에서 가까운 곳에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푸틴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인사들은 이미 핵전쟁을 수시로 거론해왔다. 이는 서방 개입 억제를 위해 ‘최악 시나리오’를 거듭 위협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폴리슈크 국장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미국·나토에도 ‘무기한 배치’를 위협한 것이다.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해서도 ‘포석’을 깔아둔 바 있다. 그는 "만약 미국에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더라면 평화로운 사태 해결 방안을 따를 수 있었을 것임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 행정부와 대화 준비가 돼 있으나 현재는 거의 접촉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전쟁이 양측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인 가운데, 종전 협상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달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터에서 가능한 한 많이 전진해 협상 테이블에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앉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hg3to8@ekn.krFlag raising ceremony in St Petersburg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역전 전황까진 어려우면 종전 어떻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당장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빼앗긴 영토를 전부 탈환하는 ‘완승’ 기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향후 작전 전술 재평가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반격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SW는 일부 전문가 및 매체들의 분석이 최근 ISW 자체적으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대반격 상황을 관찰한 결과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 방위군 정보센터 수장인 마고 그로스버그 대령은 지난 16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대반격 현황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7일간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7일 초반 공세에 어려움을 겪은 우크라이나군 사령부가 전술 재평가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며칠간 대부분 진격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예상보다 강한 러시아 방어에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반격 진전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다. 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소 4곳 전선에서 대반격 작전을 지속하면서 제한된 영토를 탈환했다. 다만 ISW는 "작전 중단은 주요 공격 수행의 일반적인 특징이며, 중단이 우크라이나 대반격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대반격에 주요 병력을 투입하지 않는 등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하지 않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미샤 그레니 오스트리아 인문과학연구소 소장 역시 이날 더타임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불투명한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양국 교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면서 장기 소모전이 지속되면 서방에는 패배처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은 안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호하는 선택지가 종전과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레니 소장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승리 선언까지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서방 지원에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 목표는 러시아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달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터에서 가능한 한 많이 전진해 협상 테이블에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앉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에 싸늘해지는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반 크레스테프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은 "푸틴의 전략은 분명하다"며 "서방이 인내심을 잃을 것이며 모든 상황이 미국 대선과 함께 바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교착 상황에 몰리면 점령지 내 러시아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하고 푸틴 정권을 흔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레니 소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명백한 책략이 남부전선에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대반격에서 남부 점령지 일부를 빼앗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로를 차단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작년에 강행한 것처럼 나중에 케르치 해협을 가로질러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까지 파괴하면 고립 작전은 성공한다. 그레니 소장은 "크림반도는 러시아 민간인들의 감정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지역"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크림반도에 대한 장악력을 잃으면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g3to8@ekn.krUKRAINE RUSSIA CONFLICT 우크라이나군 군인 모습.EPA/연합뉴스

블링컨 만난 시진핑…"국가간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9일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이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국가주석 3연임 임기를 시작한 이후 만난 미국 정부 최고위 인사다. 이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관영 중앙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 간의 교류는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한다"며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 안정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이 18∼19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잇달아 긴 시간 솔직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중국 측은 우리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이번 협의에서 양국 정상이 (작년 11월) 발리에서의 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이행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일부 구체적인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고 합의를 달성했다면서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은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 블링컨 장관 일행, 다른 한쪽에 왕이 위원과 친강 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상태에서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형태로 회동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타국 외교장관과 일대일로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는 2018년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과도 만났지만, 그때보다 미중 관계가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난 것은 그 자체로 대미 관계 개선 의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과의 회동에서 관계 개선과 미중 충돌 방지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수개월 안에 시 주석과 만날 희망을 거론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한다는 뜻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 데 이어 이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다.CHINA-USA/BLINKEN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연합)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