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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K이노·E&S 합병안 통과… 11월 100조 에너지기업 출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안건이 85.76% 찬성률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자산 100조원과 매출액 90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E&S와의 합병 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참석 주주 85.7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주총 출석률(의결권 위임 포함)은 62.76%다. 비상장사인 SK E&S도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승인했다. 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SK㈜ 36.2%, 국민연금 6.2% 등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양사의 합병에 반대한 것으로 파악되나 최대주주인 SK㈜를 비롯한 대다수 주주가 찬성하며 합병안이 통과됐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 간 합병안을 의결했다. 양사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1999년 분리된 이후 25년 만의 재결합하게 됐다. 합병 법인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 105조원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간 에너지기업 중 1위로 도약하게 된다. 국영 에너지기업을 포함하면 아태 지역 9위다. 양사의 매출액 합계가 상반기 43조5535억원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합병 법인의 연간 매출액도 9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영업이익도 2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 합병은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로 추진된다. 합병 시너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통합 시너지 추진단'도 설립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과 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돼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요구에 대응한 에너지 설루션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회사 관계자들은 이번 합병을 통해 수익 안정성이 높아지고 재무 건전성이 강화되는 등 안정적인 재무·손익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양사가 에너지 기업으로 시너지를 발휘해 더욱 규모가 큰 사업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진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공지능(AI)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양쪽 에너지 회사가 힘을 합해서 솔루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C, 생분해 소재 경쟁력 높인다…자회사 통합

SKC가 비즈니스 모델(BM)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생분해 소재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설비 증설에 이어 자회사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리비오는 지난 21일 SK티비엠지오스톤 흡수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대 0.0005179, 합병기일은 오는 10월8일이다.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다음달 4일 열릴 예정이다. 계열사 내 친환경 사업주체를 일원화하고 관리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적이다. 사업 성장 실행력을 높이고 안정성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리비오는 지난 4월 에코밴스에서 사명을 바꿨고, 베트남 하이퐁시에 연산 7만t급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페프탈레이트(PBAT)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양산 목표는 내년 3분기다. 농업전문업체 누보와 손잡고 PBAT를 활용한 비료 코팅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기존 플라스틱 수지 보다 친환경성이 높고 작물의 생육 속도를 보다 쉽게 조절하는 등 생산성도 향상시킬 수 있는 특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2021년 SKC와 일본 TBM이 합작해 만든 회사로 생분해 라이멕스 상업화를 추진해왔다. 삼화페인트공업과 '생분해 친환경 페인트 용기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도료 용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이퐁시에 3만6000t급 라이멕스 설비도 구축하고 있다. 일명 '썩는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생분해 라이멕스는 PBAT와 석회석을 결합한 신소재로, 일정 조건을 거치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SK리비오는 임시 주총에서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중동산 원유 의존도 여전히 70% 상회…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어렵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지역을 공습하는 등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국내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를 넘기 때문이다. 2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동에서 국내로 들어온 원유는 3억7371만2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72.3%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등 아메리카는 20.9%, 아시아는 4.3%, 아프리카는 1.6%로 나타났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2019년 70.2%에서 2020년 69.0%에서 이어 2021년 59.8%로 낮아졌다가 2022년 67.4%·지난해 71.9%를 기록하는 등 예년과 유사한 수치로 돌아왔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31.1%)·아랍에미리트(UAE, 14.5%)·이라크(9.5%)·쿠웨이트(7.6%)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주를 이뤘다. 2019년 OPEC을 탈퇴한 카타르도 5.8%에 달한다. 특히 UAE의 경우 8%대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섰고,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따른 단계적 관세 철폐의 영향으로 향후 수입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올해말 일몰 예정이었던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를 2027년 말까지로 또다시 연장하는 등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까지 원유 수입에 큰 지장이 있지는 않았으나, 인근 해협을 오가는 외국 민간 상선이 공격을 받았던 만큼 우리도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는 비중동산 원유 수입시 석유수입부과금 한도(L당 16원) 내에서 중동 대비 운송비 초과금을 환급하는 제도로, 호주·브라질·모잠비크·오만·에콰도르를 비롯한 국가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원유량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결국 중동산 비중이 70%를 다시금 넘어서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대러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미국산 원유 등 이를 대체하기 위한 물량이 반영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2019년 국내로 들어온 유럽산 원유는 375만3000배럴(0.4%)에서 2021년 3559만7000배럴(3.7%)로 늘어났다가, 지난해 495만6000배럴(0.5%)로 곤두박질쳤다. 올 상반기는 471만7000배럴(0.91%) 수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산 원유 비중은 10%대 초반에서 10%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국내 설비들이 중동 지역에서 나는 유종과 시너지를 내는 것도 언급된다. 앞서 미국이 이란에 제재를 가했을 때 우리나라가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과 논의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산 원유가 유럽산을 비롯한 경쟁자 보다 수송비 부담이 적다는 것도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업계·유관기관·전문가들과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민관이 꾸준히 신경쓰는 문제지만, 석유 수입의 상당 부분이 중동과의 장기계약으로 진행되는 까닭에 앞으로도 비중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인근 지역에 대한 외교·군사적 역량 강화 등의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10대그룹 지배구조보고서] ②‘ESG 전도사’ 최태원 회장 있는데도 SK그룹 지배구조 혁신은 미흡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은 올해부터 개정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제도 개선 사항과 G20·OECD 원칙 등 국내외 지배구조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에서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국내 10대그룹의 지배구조의 현황을 살펴봤다. SK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시작한 대기업그룹으로 꼽힌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0년대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이에 대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ESG가 사회적 화두로 자리매김한 것에 최 회장의 영향력을 부정하기 어렵다. 재계에서 최 회장이 'ESG 전도사'로 불리는 이유다. 다만 ESG 한축인 G(지배구조) 면에서는 SK그룹의 혁신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환경)과 S(사회)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G에서는 다른 10대 그룹에 비해서도 결점이 많다는 시각이다. 특히 SK그룹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확립과 기업·주주가치를 훼손한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탈자 방지 정책이 미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은 재생 에너지와 수소 산업으로 진출 등으로 친환경 경영에 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 8개 계열사는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친환경 켐페인이다. 탄소 배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성장 전략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의 탄소 배출 중심 사업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성장 동력을 혁신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 SK이노베이션 등은 해당 성장 전략을 진정성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부문에서도 SK그룹이 돋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더블 보텀 라인' 경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SK그룹은 고객, 주주, 사회 및 비즈니스 파트너로 이해관계자 범위를 확장하며, 함께 추구해야 할 이해관계자 행복을 '사회적 가치(SV)'로 개념화했다. SK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진화해 나가고 있다. SK 주요 관계사들이 2022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 총액이 전년 대비 1조6000억원(8.6%) 증가한 20조556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환경과 사회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해당 영역에서 총 1조9368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한 것으로 밝혔다. SK그룹의 사회 분야 제품·서비스 영역의 사회적 가치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1900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환경·사회 분야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다른 10대 그룹에 비해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 10대 그룹 계열사 중 최근 2년 동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한 79개 상장사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화그룹을 제외하면 SK그룹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주주 등 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지난 2019년부터는 자산 총액 1조원 이상, 올해부터는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한해 공개가 의무화됐다. SK그룹의 15개 상장 계열사가 지배구조핵심지표로 제시된 15개 질문에 대해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을 비율화하면 64.89%에 불과했다. 이는 10대 그룹 상장사의 평균치인 70.8%에 비해 5.91%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환경·사회 부문에서는 다른 10대 그룹에 비해서 최상위권이나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SK그룹 상장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EO가 주요 의사결정을 책임지고 결정하는 현재 기업 구조에서 자칫 사고 등으로 CEO가 업무를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승계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국내 10대 그룹 79개 상장 계열사 중 과반수가 넘는 56개사가 이 같은 승계 절차를 마련·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SK그룹 15개 상장 계열사 중에서는 SKC, 이노베이션, 하이닉스 3개사만 이행하는데 그쳤다. 기업·주주가치를 훼손한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탈자 방지 정책도 미비한 것으로 진단된다. 이는 국내 10대 그룹 79개 상장 계열사 중 64개사가 이행하고 있지만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5개사만 이행하는데 그쳤다. 특히 SK그룹 계열사는 지배구조핵심지표 이행에서도 편차가 큰 것이 눈에 띈다. SKC와 텔레콤의 준수율은 각각 86.67%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오사이언스와 오션플랜트의 준수율은 46.67%로 개별 회사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계열사 사이에서도 40%p 격차가 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도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다른 10대 그룹보다 특출나게 나은 점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 분사와 합병 등으로 쪼개고 합치는 일이 많아 지배구조 개선에만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석화업계, 고부가 첨단소재 앞세워 지속가능성 높인다

석유화학업계가 주요 수출국 자급률 상승 및 공급과잉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하며 '고부가 첨단소재' 카드로 정면돌파를 모색할 전망이다. 최근 이어진 중국 신·증설에 이어 미국의 아시아 공략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범용 제품 보다는 '스페셜티'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불가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에탄크래커(NCC) 설비들은 9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탄값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원가 부담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해상운임이 급등했음에도 아시아향 폴리에틸렌(PE) 수출량이 전년 대비 6% 가량 불어나는 등 아시아 지역에 포진한 납사크래커(NCC)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범용제품 공급과잉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소재에 주력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설비 가동률도 첨단소재가 기초소재 보다 양호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경우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사업부문 가동률이 2022년 81.4%에서 지난해 75.9%로 하락했다가 올 상반기 81.7%로 반등했다. 같은 기간 첨단소재는 58.7%에서 69.1%로 상승했다. 롯데케미칼도 PC 가동률이 93.2%에서 99.7%로 높아지는 동안 폴리에스터(PET)는 92.4%에서 51.3%로 낮아졌다. 최근 기초소재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점도 이같은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범용제품 비중 축소를 천명했고, 한화솔루션은 2분기 연속 첨단소재 부문만 흑자를 냈다. LG화학은 올 상반기 첨단소재 생산력 확대를 위해 2687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탄소나노튜브(CNT)의 경우 생산력을 내년까지 6100t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국 테네시주에 북미 최대 규모(연산 6만t)의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공장도 착공했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 투자금은 4조2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7월까지 청주공장에 1246억원을 들여 역삼투막 멤브레인(RO) 공장도 증설한다. 글로벌 수처리 시장 확대에 맞춰 5년 안에 현재 2000억원 상당인 관련 사업을 2배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총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들여 연산 50만t급 컴파운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생산력을 70만t로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기능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삼박엘에프티는 고부가합성수지(ABS)·폴리카보네이트(PC)·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을 앞세워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분야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패널용 필름 등으로 쓰이는 에틸렌초산비닐(EVA)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으로, 항공용 소재개발을 위한 연구장비도 갖추고 있다. 초고압케이블 절연소재와 해저케이블용 소재 등을 필두로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도 CNT 활용도 향상에 나섰다. 고무 합성소재로 사용할 뿐 아니라 전기차배터리 소재용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CNT는 인장강도가 철의 100배에 육박하지만, 무게는 절반 이하다. 배터리에서는 양극 도전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SK지오센트릭·LG화학을 비롯한 기업들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POE는 EVA 보다 발전효율과 수분차단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석유화학 수급이 좋지 않은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갈등에서 협력으로…10년 반목 끝에 효성家 ‘화합’

효성그룹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온 오너일가 내부의 갈등 해소와 함께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각자의 회사를 독립하면서, 이남 조현문 전전 부사장도 이를 돕는 모양새다. ◇효성그룹, 형제간 화해 무드에 지배구조 재편 20일 효성그룹의 각 계열사와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은 지난 3월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후 7월 1일 효성그룹은 기존의 지주사인 ㈜효성과 새롭게 설립된 HS효성,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공식 출범하기에 이른다. 이번 지배구조 재편에 대해 시장의 관심사는 조현문 전 부사장의 반대 여부였다.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였기 때문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그동안 아버지와 다른 형제들과 오랜 반목을 이어오던 상황이다. 지난 2011년 조현문 전 부사장이 그룹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주도하면서 내부 비리를 지적하면서 부터다. 이후 2014년에는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현준 회장과 주요 임원들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효성그룹 형제의 난'으로 불리며 한국 재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2017년에는 조현준 회장이 조현문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하는 등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효성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가족과 의절한 채 지내왔다. 심지어 2024년 3월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당시에도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가족 간의 골이 깊어만 갔다. 하지만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상황이 변했다. 조 명예회장은 유언을 통해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이라며 형제간 우애와 가족의 화합을 당부했다. 또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도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0%, 효성화학 1.26% 등의 상장사 지분을 남겼다. 오랜 갈등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화합을 바라는 조 명예회장의 마지막 뜻이다. ◇조현문은 복지재단 조현준·현상은 그룹 분할 부친의 유지는 형제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5일 조현문 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여기에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분을 활용한 경영권이나 지배구조 재편에의 영향력 등에는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이후 진행된 그룹의 재편에 조현문 전 부사장은 반대의사를 표하지 않았으며 이후 지난 14일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도 조현문 전 부사장의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조현문 전 부사장도 “가족 간 화해의 물꼬를 트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형제간 화해 무드 속에서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화되었다. 현재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새롭게 설립된 HS효성은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맡아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ITX, FMK, 효성TNS 등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조현상 부회장이 조현준 회장이 보유한 HS효성 보통주와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교환해 HS효성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이로 인해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의 지분 31.96%(119만882주)를 보유하게 되었고, 조현준 회장의 HS효성 지분은 23.12%(86만1411주)로 감소했다. 분할에 따른 독립경영을 완성하기 위한 지분 정리다. 향후 재계에서는 효성그룹이 보다 완전한 독립 경영 체제 구축과 공익재단 설립, 추가적인 계열 분리 및 지분 정리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9월 말로 예정된 상속세 신고를 앞두고 형제간 추가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랜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어낸 형제들의 모습은 그동안 한국 재계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며 “갈등의 아이콘이던 효성그룹이 이제 한국 재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태광산업, 청화소다 글로벌 톱3 생산력 확보한다

태광산업이 청화소다(NaCN) 생산력을 글로벌 톱3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매출 기준 10% 미만인 정밀화학 사업 비중을 20%로 높이기 위해서다. 태광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을 들여 울산공장 증설을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통해 2027년 1월까지 13만2000t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말 기준 태광산업 자기자본의 3.72% 수준이다. 청화소다는 △금·은의 선광 △전기도금 △농약·의약 제조 원료로 쓰이는 것으로, 청산(HCN)과 가성소다(NaOH)를 원료로 합성된다. 태광산업은 1997년 아크릴로니트릴(AN)사업 착수와 함께 청화소다 생산을 시작했고 2009년 6만6000t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ISO 인증도 획득했다. 청화소다의 독성이 강한 탓에 생산·운송·저장·사용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AN 생산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하는 방식 대신 직접 원료 생산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시황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사업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증설은 사업 수익구조 개선과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아프리카·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지역사회 경제적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유가 반짝 오른다지만, 정제마진 꺽인 정유업계 ‘울상’

국내 정유사들의 올 2분기 성적표는 1분기 보다 좋지 않았다. 미국 휘발유 수요 부진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과 운송비 및 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이다. 해상운임 급등으로 유럽향 경유 수출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업황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지난달 정제마진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한 모양새다. 주차별로 봐도 점진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 지도자 암살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어진 하향 흐름은 끊어졌으나, 지난 4월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9달러 가량 낮은 상황이다.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4.7%에 머무는 등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탓이다. 오래된 자동차·가전제품을 새 것으로 바꿀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6월 중국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0% 증가에 그치고, 승용차 판매량은 2.7% 감소했다. 6월 원유 수입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부진은 글로벌 지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분기 글로벌 석유 소비량이 전년 대비 일일 71만배럴 늘어나는 등 2022년말 이후 가장 적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원유 재고도 4개월 연속 불어나면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많아졌다. 업계는 △드라이빙 시즌 진입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상회하는 글로벌 항공 수요 △냉방용 연료 사용 증가 △금리 인하 등에 따른 경기 활성화 등이 하반기 업황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멕시코 정제설비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언급된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올해 일일 108만배럴에 달하는 순증설이 이뤄질 것이라던 예상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큰 손'들의 행보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우선 중국의 경우 하반기 수출량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원유 처리량을 줄였음에도 산업 수요 부진으로 발생한 공급과잉을 외국에서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국 정제품 수출량은 1억9800만t으로 기존 쿼터의 60%를 소진했으나, 9월 중 3차로 1500만t 쿼터 할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 중국 수출량 증가는 정제마진 상단 제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유가격이 높아졌음에도 지난달 마진이 6월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오히려 경유는 낮아진 것도 정제마진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지난해 11월부터 자발적으로 줄였던 산유량을 늘리기로 한 것도 국제유가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 OPEC+는 현재 일일 586만배럴 규모의 감산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내년까지 정해진 물량(366만배럴)을 제외한 만큼을 오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일일 최대 220만배럴에 달하는 증가가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 확대 등으로 석유 수요 피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올 경우 미국발 공급과잉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경쟁력 높인다…생산력·친환경성↑

효성티앤씨가 주력 제품 스판덱스의 수익성 향상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0년간 유지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도 수성한다는 목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826억원·영업이익 8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영업이익은 31.2% 증가했다. 섬유 부문은 매출 8218억원·영업이익 637억원을 달성했다. 스판덱스 및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PTMG는 스판덱스 등을 만드는 소재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7일 중국 닝샤법인에 112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하는 등 설비 증설을 진행 중이다. 앞서 958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중국 내 중소업체들이 2015년 22곳에서 지난해 11곳으로 줄어들고, 닝샤에서 증설 중인 공장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도 이같은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현지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상당 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공급된다는 점도 언급된다. 김도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까지 지속된 중국 외 지역 수요 개선세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의류 브랜드 재고가 낮은 레벨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가 중국 증설을 마치고 내년말 베트남 공장 생산력 확대를 계획 중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수요는 현지 물량으로 대응하고, 베트남에서 나오는 제품을 중국 외 지역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한국·중국·인도·베트남·튀르키예·브라질에 생산거점을 보유한 것도 강점이다. 권역별 상황에 대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물류비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총 1조원을 들여 베트남 남부에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공장도 짓는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함이다. 미국 제노와 손잡고 화석연료 기반의 일반 제품 대비 이산화탄소(CO2)를 9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기술도 접목한다. BDO는 PTMG의 원료 등에 쓰이는 화학소재로, 바이오 BDO는 사탕수수·옥수수를 비롯한 식물자원에서 나오는 당을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바리우붕따우성 공장에서 만든 바이오 BDO는 호치민 인근 동나이 공장에서 PTMG로 제조되고 동나이 스판덱스 공장을 거친다. 효성티앤씨는 2026년 상반기부터 연간 5만t 규모의 바이오 BDO를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풀가동 시기가 앞당겨졌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시장 개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저귀용 스판덱스 생산거점도 국내(구미)와 중국(자싱·주하이)에서 튀르키예와 인도로 확장한다. 생산력도 현재 7만3000t 수준에서 2026년 8만4000t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인도·유럽·중동·아프리카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을 활용하고, 물류비·관세 등 원가 절감으로 성과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티앤씨의 재고 부담(30일 이하)이 중국 업체들 20일 가량 보다 적고,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가도 높게 가져가고 있다"며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반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탄력 받는 밸류업]주주환원 직접 챙기는 재계 총수들···올들어 자사주 소각 2.6배

재계 총수들이 직접 계열사 주가를 챙기며 주주환원정책에 신경을 쏟고 있다. 올해 정부의 K-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되고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이에 발을 맞추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업그룹 계열사도 자본시장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주가를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에 올해 상반기 산업권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산업권에 따르면 최근 재계 총수와 대기업그룹 핵심 임원들이 직접 계열사 주가를 챙기고 부양을 지시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도 물밑에서 주가에 신경을 쓰는 재계 총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주환원정책을 직접 지시·언급하면서 주가 부양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모습을 외부로 노출하고 있다. 우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장 주가 부양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최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들에게 주주 및 시장 관계자들과 회사의 재무적 비전을 공유한 결과 주가를 부양하는 특유의 소통 방식을 '파이낸셜 스토리'라고 명명해 거듭 강조해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지난달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직접 시가총액 200조원 달성 등의 목표를 담은 미래 경영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장 회장의 발표 직후인 지난달 12일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세부적인 '기업가치 제고전략 방향'을 소개하면서 약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장 회장의 미래 경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아도 올해 2월 한 때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 1월 매입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그 중 50%를 소각하는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한 덕에 주가가 크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주주환원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덕에 단행된 조치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직후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만나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최대한 빨리 찾아 실행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를 통해 주가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밸류-업을 위해 수익성 극대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서 “2년째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그룹 시가총액이 정체된 것은 CJ그룹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가 부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재계 총수의 영향을 받아 자사주 소각 등 여러 주주환원정책을 단행하는 대기업 그룹 계열사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비금융사가 소각하거나 소각할 예정인 자사주 규모는 총 4조126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1조55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것에 비해 2.66배(2조5757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기업 중에서 SK와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삼성물산,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대 그룹 상장 계열사가 다수 눈에 띈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높이고, 자본금을 줄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하기에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포스코 등 최근 들어 주가에 신경을 쓰는 재계 총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배터리와 그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해야하는 상황이라 주주와 회사의 밸류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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