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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2035년 500조원 규모 SMR 시장 공략 가속화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전(SMR) 제조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2027년 양산체제 구축으로 SMR 파운드리를 만든다는 목표다. 국내·외 사업 확대로 수주 목표(5년간 모듈 62기)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레이저클래딩을 비롯한 기술 개발로 제작 기간도 17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수의 SMR 설계 업체와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들 대부분이 2030~2032년 전력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설계업체는 내년부터 기자재 수주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기기를 일괄 생산할 수 있고, 창원 공장 안에 소재공장과 기자재공장이 통합된 덕분에 짧은 시간내 제작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 등은 지난해 8조50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SMR 시장이 2035년 400~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차량 전동화 등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무탄소 발전원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그러나 현재 제작 가능한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 프랑스 프라마톰, 일본 미쓰비츠 등 5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이 까다롭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용접하는 장비 및 특수 열 전달 튜브를 만드는 설비 등이 필요한 탓이다. 일종의 진입장벽이 형성된 셈이다. SMR은 300MWe 이하의 출력을 지닌 소형 원자로로, 증기발생기와 가압기 등이 하나의 모듈 안에 들어간다. 블록을 연결하는 모듈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특징에 힘입어 필요에 따른 구축이 가능하다. 기존 대형 원전 보다 건설비용은 높지만, 중대사고 위험성이 낮고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반경도 300m 수준으로 대형 원전(16㎞)의 5분의 1 수준이다. 부지 매입·송전망 건설 부담이 적어 대형 원전이 들어서기 힘든 곳에 조성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SMR 활용을 위한 행보를 취하는 등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SMR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엑스에너지를 비롯한 3개 기업에 5억달러(약 6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물 대신 기체 상태의 헬륨을 냉각제로 쓰는 4세대 노형을 개발하는 곳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앞서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물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경수로형 발전소를 만드는 회사로, SMR 모델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받았다. 루마니아 로파워가 도이세슈티 지역 내 폐쇄된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건설하는 462MW급 SMR에 77MW급 SMR 6기를 공급한다. EPC 계약은 이르면 내년말 이뤄질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프로젝트에 원자로 모듈을 제작·공급한다. 이와 관련해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외교부·에너지부 장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과 함께 창원공장에서 SMR 제작 역량을 확인했다. 지난해 시작된 한국형 혁신 SMR(i-SMR) 국책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원자로 냉각수에 붕산을 사용하지 않아 기기 내구성을 끌어올리고 방사성폐기물 발생량도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노형이다. 사고 발생시 전력 공급·운전원 조작 없이 자연력을 이용해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를 냉각, 안전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SMR의 경제성이 대형 원전을 하회하지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기술력이 축적되면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시장 개화 단계인만큼 상업가동 선두주자에게 수주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시세조종 의혹 ‘조사 장기화’ 우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시세조작' 의혹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시세조작과 관련한 세부 정황이 명확하지 않아 조사가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 12분 당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다. 당일 한때 장중 주가가 83만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에서는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2시간 만에 77만9000원까지 내려갔고 결국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당시 MBK·영풍은 주당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했고, 고려아연 경영진은 이에 맞서 이보다 훨씬 높은 89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었다. 고려아연 측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기록한 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고 관련 조사를 요청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프로그램 매매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패턴이 차트에서 계속 보였다"며 “특정 가격이 유지되면 갑자기 매도가 쏠려 가격이 더 내려가는 형태도 반복해 나타나 금융당국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관련 조사가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당일 고려아연을 최다 순매도한 시장 참여자는 개인으로 658억여원을 팔았다. 연기금 등이 150억원, 보험과 투신 회사가 각각 약 100억원을 매도했다. 금융투자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27억과 245억을 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BK·영풍과 고려아연 양측의 공개매수는 투자자마다 세금 등 이익 계산이 복잡하다"며 “각자 다른 셈법에 따라 매도·매수가 대거 몰린 셈인데, 여기서 비정상 거래를 찾아내는 것이 조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MBK·영풍은 14일 종료돈 공개매수로 5.34% 지분을 추가 확보해 회사 지분율을 38.47%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최 회장 및 우군 진영의 지분 33.99%를 상회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국감 화두로 떠오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두산·SK 합병 문제도 도마 위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분쟁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민철 두산그룹 재무담당 사장과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재무담당 부사장, 그리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채택했다. 대기업 계열사 분할·합병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MBK·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공개매수 가격경쟁 과열과 국가기간산업 해외유출 우려 등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민철 두산그룹 재무담당 사장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이 철회돼 두산그룹 합병 건에 대한 질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정무위는 두산에너빌리티 또는 두산밥캣 대표를 증인으로 변경해 종합감사서 질의하기로 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액주주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그룹 이익만을 앞세우면서 불공정한 지배구조 재편을 하려는 것에 대해 검증 받고, 심판받는 일이 꼭 필요하다“며 "사건 당사자인 두산에너빌리티 또는 두산밥캣 대표가 종합국감에 출석해 진상을 얘기하고, 의원들이 책임을 묻는 것을 국민 앞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언대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 향후 중국 매각 여부를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여러 행태를 보면 신뢰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며 “공개매수가 인상 가능성 없다고 해놓고선 올리거나, 과거 기업 인수 당시에는 구조조정이 없다 하지만 여러 사례를 보면 (구조조정에 나선 사례가)있다"고 지적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ING생명,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례를 보면 싸게 사서 배당을 최대한 빼가고 최대 수익을 내 매각하는 사모펀드의 잘못된 특성을 보여주는데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세계 1위 제련 기술이 중국 등 다른 나라로 팔리면 심각한 국부 유출이 될 수 있고 포스코, 현대, LG 등 국내 다른 기업도 타격을 받아 국가 경제까지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에 문제가 없도록, 중국의 매각이나 기술의 해외 유출이나 생산 기반의 해외 이전 같은 일을 하지 않도록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저희는 이 거래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생각하기에 자본 시장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2021년 10월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이 물적분할된 이후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있었다. 2021년 30만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11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강 부사장은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이후 주가 하락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향후 주주가치 환원 정책을 마련해 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부사장은 “전기차 수요가 생각만큼 오르지 않아 주가가 주주님들 생각하는 것만큼 상승하지 못한 것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SK온 물적분할을 앞둔 만큼 그룹 차원 보상책이 있냐는 김남근 의원의 질문에 강 부사장은 “주가 부진과 관련해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주총에서도 상장 시 SK이노베이션 주식을 SK온 주식으로 교환하는 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고민했고, 앞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관련 질의도 나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K이노베이션은 두산과 달리 소액주주를 위한 나름의 배려가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 금감원장은 “구조조정으로 발생 가능한 이익들을 주주들에게 적절히 나눠주려는 의도가 있었느냐에 대한 설득의 문제였는데 두산 같은 경우 설득 부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고 SK는 일부 미진한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설득과 관련된 노력을 했기 때문에 다양한 이제 주주권 권유 행사 기관에서 (긍정적)평가를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2024 국감] MBK,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국감 소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불공정거래 우려가 나오면서 MBK 경영진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됐다. 최근 진행된 공개매수 관련 가격 경쟁 과열과 국가기간산업의 자본과 기술이 해외 유출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두산·SK그룹 재무담당 경영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기업그룹의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소액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이들에 대한 보호 방안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조치다. 17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공격적 인수합병(M&A)과 대기업 그룹 내부의 분할·합병 관련 사안이 큰 주목을 받았다. 정무위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동시에 김민철 두산그룹 재무담당 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 부사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광일 부회장은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에 대한 공격적 MA& 관련 우려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달 초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최근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17일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며 금감원에 진정을 제기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사를 요구한 부분은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 12분 당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다. 당일 한때 장중 주가가 83만 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에서는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2시간 만에 77만9000원까지 내려갔고 결국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그룹 지배구조와 소액주주 권익보호 문제도 국감의 중요 화두로 주목을 받았다. 우선 두산그룹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할한 이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구조개편을 추진했다. 다만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소액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감원이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두 차례 정정을 요구하며 구조개편에 제동을 걸면서 두산그룹 측이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새로운 합병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8월 단행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역시 합병비율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논란이 일었던 사안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합병이 주주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합병 안건에 반대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실제 국감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국 밥캣을 로보틱스에 매각하면 되는데, 편법적 지배구조 개선방식을 통해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에게 피해주는 것"이라며 “결국 두산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 편법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원장은 “두산 관련해서는 의도 자체를 평가할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도 여러 의사결정 경위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부분이 많아 저희도 거듭 (증권신고서) 반려 요청을 했다"며 “이후에도 잘 살펴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분쟁 2R]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MBK·영풍 측이 주식 공개매수를 종료하면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에 아직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상대측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최 회장이 MBK·영풍 측의 이사회 진입 시도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또한 아직 공개매수도 진행하고 있기에 최 회장 측이 더욱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시장에서의 지분 확보라는 1라운드를 넘어 이사회 진입을 위한 주주총회 표 대결이라는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MBK영풍 측은 그들이 원하는 이사들이 고려아연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도록 선임 안건을 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최 회장이 1라운드에서 자사주 공개매수 카드를 꺼냈던 것처럼 새로운 방어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 회장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 최대 인원수'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정관 28조에는 '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한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경영권 분쟁의 영향을 받았던 영풍정밀이 정관 24조에 '이사는 3인 이상 12인 이내로 한다'고 최대 인원을 제한해 놓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 인원수를 13명으로 제한했다면 임기 만료까지 기간을 활용해 2026년 3월까지 대략 18개월 가량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존 고려아연 이사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에 5명, 2026년 3월에 8명으로 2년 동안 분산돼 MBK·영풍 입장에서 이사회 과반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을 단축하려면 MBK·영풍은 기존 이사를 중도 해임해야 한다. 그런데 이사의 중도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의결사항에 해당한다. 이는 출석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해야하기에 MBK·영풍이 이를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 인원수에 제한이 없으므로 MBK·영풍이 출석주주 과반 이상인 보통결의 통과 지분만 확보하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기존 이사 13명보다 많은 14명 이상의 이사를 추가로 신규 선임하면 과반수를 넘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 동안 고려아연 주주총회 출석주주 예상 참여율은 약 8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조건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MBK·영풍 측이 출석주주의 과반 이상 찬성표를 얻어 보통결의를 통과 시키려면 80%의 과반수인 40%가 넘는 지분만 확보하면 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지난 14일까지 진행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추가해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나게 됐다.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성공해 남은 유통 주식(약 15%)을 대부분 매입해 소각하게 된다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가 줄어든다. 이 경우 MBK·영풍 측의 지분율이 38.47%에서 48%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MBK·영풍 측이 확보한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나쁘지 않다. 최 회장에게 우호적인 국민연금(종전 7.83%)이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표 대결이 마냥 불리하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인 최 회장 본인의 임기가 2026년 3월까지로 아직 상당한 기간이 남았다는 점도 긍적적이다. MBK·영풍 측의 이사회 장악을 방어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 실행하기에 시간이 충분하다는 측면에서다. 이를 감안하면 최 회장은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 진행 상황을 확인해가면서 반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라운드에서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MBK·영풍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 등을 이끌어냈던 만큼 2라운드에서도 효과적인 방어책을 찾아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결과 영풍정밀을 MBK·영풍 측에 내주지 않은 것도 긍정적"이라며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가지고 방어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결과는 17일 공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가 종료됐다. 관건은 MBK와 영풍의 목표였던 7% 확보 여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고려아연·영풍정밀 지분 공개매수는 이날 15시30분 마감됐고, 청약 수량은 오는 17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맞선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는 23일 종료 예정이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 14.61% 매입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7% 이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우호지분을 합한 물량(33.99%)이 장형진 영풍 고문 등 MBK·영풍 측의 지분율(33.13%)과 맞먹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가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대차·㈜한화·LG화학을 비롯해 최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을 “최 회장의 지지세력이 아니라 고려아연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MBK·영풍의 공개매수 가격이 고려아연 제안(89만원) 보다 6만원 낮지만,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 및 투자자별 세금 부담 등을 들어 한자릿수 매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K 측은 “국내 기관(펀드 운용사)이 MBK·영풍 공개매수에 응하면 국내 기관의 거주자 개인 수익자의 경우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국내 기관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시 배당소득에 대해 최대 49.5%의 과세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7% 이상 추가 지분 확보시 MBK·영풍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최 회장 해임 등 이사진 교체에 나설 전망이다.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기존 이사 해임은 어렵더라도 신규 이사 선임은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수 제한이 없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중단되지 않는다고 해도 향후 MBK와 영풍 측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려아연이 예정대로 베인캐피탈의 물량 2.5%를 제외한 나머지를 소각하면 MBK와 영풍의 의결권 비중이 높아진다는 이유다. 반면 매입 물량이 7%를 밑도는 경우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까지 의결권 확보를 위한 공방전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최 회장이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도 동맹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고려아연 지분 7% 가량 들고 있는 국민연금의 행보도 주목 받는다.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고려아연에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시중 유통물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최대 매입 물량을 20%로 늘렸다"며 “서로 다른 세금 적용을 고려해도 기관 투자자 전체 및 개인 투자자 대부분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MBK·영풍, 지분 헐값 인수 노린 것…공개매수는 거들 뿐”

고려아연이 지분 공개매수 종료를 하루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을 비판했다. 공개매수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MBK와 영풍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회사 발전과 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 입장과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오로지 자기주식 공개매수 방해에만 몰두하며 허위사실 수준의 재무적 위협과 재판에 대한 자의적인 전망만 강변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주당 66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시작하며 고려아연의 가치와 프리미엄이 충분히 반영돼 증액이 없을 것이라고 해놓고 75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83만원으로 증액한 점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은행과 증권사 등이 2조7000억원을 신용대출·담보대출로 제공한 것을 들어 재무적 건전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주당 89만원에 20%를 전량 매수하고 소각하는 경우에도 부채비율이 78%(연결기준 91%)에 머문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한 견조한 실적을 힘입어 신속하게 상환하겠다고 부연했다. 고려아연은 “법원이 이미 내린 가처분 결정 등 재판은 그 결과와 과정 모두 존중 받아야 한다"며 “심문 기일조차 지나지 않은 재판에 대해 그 결과를 일방적으로 예단하고, 승소 운운하며 마치 회사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주장을 유포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2차가처분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MBK와 영풍 측의 1차 가처분을 기각하고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허용했던 재판부라는 것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의 입장문에 따르면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1주만 청약 받아도 영풍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가져갈 수 있다"며 83만원으로 증액하며 최소 물량을 없앤 것을 이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같은 행보는 자본시장의 근간과 공개매수 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라며 “공개매수 제도가 대주주의 지분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엄중한 규제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공개매수를 통해 1주만 취득해도 대주주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수할 수 있다면 MBK가 굳이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 및 그 경영진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로 초래된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주주와 투자자들을 향해 “잘못된 주장에 현혹되지 마시고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해 회사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안 올린 MBK·영풍, 사법 리스크 자신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가격을 83만원에서 추가 인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분쟁 상대방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과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책임을 최 회장 측에 떠넘기고 그간 다소 불리했던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상대측의 법적 리스크를 부각시켜 지분 확보 싸움에서도 승리하겠다는 속내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3일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대해 “지난 9일 밝힌 입장에서 변화는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MBK는 “우리가 제시한 고려아연 주당 83만원은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최 회장 측은 11일 기존 83만원이었던 자사주 공개 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MBK·영풍 측이 최 회장과 동일한 가격으로 맞춰가기 위해 추가 인상을 고려했음에도 기존 가격을 고수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MBK·영풍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장 안팎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최 회장 측에 넘기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책임이 최 회장 측에 있다는 점을 지적해 그동안 다소 불리했던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이날 이 원장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MBK·영풍 측은 기존의 가격을 고수하면서 법정 다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보다는 사법 영역에서의 승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MBK·영풍은 2일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심문기일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이기 때문에 중지돼야 한다는 게 이번 가처분의 골자다. MBK-영풍은 지난달 13일에도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된 바 있는데, 이번 2차 가처분과는 별개의 건이다. 1차 가처분의 쟁점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자인 영풍과의 특별관계를 해소하고 별도의 주식 매수를 할 자격이 있느냐'였다면, 2차 가처분에서는 '고려아연이 시세보다 높은 주당 83만·89만원에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는 것이 배임인지' 여부를 따진다. 마지막으로 업계에서는 MBK·영풍이 14일 공개매수 종료일 상대방인 최 회장 측의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부각시켜 지분도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가처분 결과가 MBK·영풍의 손을 들어준다면 기존 주주들은 고려아연에 주식을 매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14일 종료되는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려 한다는 시각이다. MBK·영풍 측은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되는데, 그 대가로 회사가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MBK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로 2030년 부채비율 245% 전망”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부담으로 부채비율이 2030년에 2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MBK는 12일 보도자료에서 “고려아연이 앞으로 6년 동안 연 1조2천억원의 현금을 창출해도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이자, 배당금, 시설·트로이카 드라이브(미래산업) 투자 등으로 인해 2030년 부채비율이 244.7%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K는 “고려아연 측이 연평균 1조2000억원의 현금 창출력을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 후 2030년이면 부채비율이 다시 20%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현실성이 결여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MBK의 예측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 차입금(2조7000억원)에 대한 원금 상환 및 이자와 최근 5년의 평균 연 배당금과 법인세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6년 동안의 누적 현금 창출액은 7369억원이다. 반면 본업(비철 제련업) 및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관련한 투자 계획 금액인 15조2000억원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의 부채 조달 필요액은 14조4631억원에 이른다고 MBK는 전했다. 즉 부채 조달 필요액이 실제 누적 현금 창출액을 크게 웃돌아 2030년까지 부채비율이 대폭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MBK는 “6년 만에 부채비율을 20%대로 낮추려면 본업 및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한 투자를 중단하고 현금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오로지 자사주 공개매수 차입금만 갚아야 한다"며 “최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36.5%다. MBK는 자사가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해 단기간 과도한 수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외부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MBK는 “우리가 단독으로 고려아연 지분 최대 25%를 보유하면 이후 MBK만 별도로 자산매각과 차입을 통해 고려아연에서 특별배당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종전 배당률 기조를 유지하며 회사 이익 성장으로 주당 배당액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MBK는 고려아연 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회사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오는 14일까지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 현 경영 주체인 최윤범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하고 있으며 지난 11일 매수가를 주당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했다. 고려아연의 11일 종가는 79만4000원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종합]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에 3조7000억원 투입···금감원 경고 불구 승부수

고려아연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11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함께 진행하는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8%에서 약 20%로 확대했다. 동시에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계열사 영풍정밀 주식 매수가를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및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일제히 올린 것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공개매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11일 고려아연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공시에서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했다. 아울러 매수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약 17.5%인 362만3075주에서 약 20%인 414만657주로 확대했다. 이는 고려아연 편에서 전체 주식의 약 2.5%(51만7582주)를 매수하는 베인캐피털의 물량까지 더한 수치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약 3조6852억원으로 늘어났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공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의결 사항은 시장 상황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과 최대 매입 물량을 확대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유통 물량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가 주가가 66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지난 2일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 방침을 밝히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다시 매수가를 83만원으로 올렸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 날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최 회장 등이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승부처로 꼽힌다. 이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을 최소 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풍정밀 주가가 2만원 이상으로 뛰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26일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고,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앞세워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25%)를 3만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이에 영풍·MBK 연합도 공개매수가를 3만원으로 올린 상태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 회장 측이 지분 35.4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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