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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발 주가 급락에 승계 작업?… 재벌 3세 등 오너가 자사주 매입 활발

최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재벌 3세들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재벌 3세 등 오너가 인물이 주가가 급락한 틈을 포착해 23억원에 가까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정국 불안으로 주가 하락기가 이어진다면 이 같은 승계 작업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저녁 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재벌 3세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계엄 사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된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너가 인물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2억8484만원에 달한다. 오너가 인물 중 대다수는 최대주주 본인이 아니라 그들의 자녀나 손녀 등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박안식 대창단조 회장의 장남인 박권일 대표는 1억원 이상 자금을 투자해 자사주 2만5000주를 장내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2.19%에서 2.68%로 0.49%포인트(p) 늘렸다. 태원물산의 오너 3세인 남윤현 상무보도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합계 2만444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기간 지분율을 기존 0.96%에서 1.28%로 0.32%p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DSR제강의 오너 3세이자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로 활동했던 홍유경 본부장과 그 형제인 홍승현 본부장도 4~6일 동안 자사주를 각각 5923주와 1만1817주 매입했다. 이를 통해 홍승현 본부장은 4.08%에서 4.16%로 0.08%p, 홍유경 본부장은 2.16%에서 2.2%로 0.04%p 지분율을 늘렸다. 동성케미컬 오너 3세인 백진우 대표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동성케미컬 최대주주인 백정호 회장의 장남인 백 대표는 이 기간 2582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다소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재벌 3세는 언젠가 기업을 승계해야하는 상황에서 최근 정국 혼란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보유 현금을 활용해 바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2500.10포인트로 마감한 이후 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 4일부터 9일까지 나흘 연속 하락해 9일에는 2360.58포인트로 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10~11일 반등하면서 2442.51포인트까지 상승했으나 아직 계엄 사태 이전까지 회복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재벌 3~4세는 한정된 자금으로 최대한 많은 자사주를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승계를 할 수 있기에 회사의 주가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회사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는 식으로 승계 절차를 준비해나가는 사례가 다수 보인다. 재계에서는 정국 불안으로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재벌 3~4세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지만 한동안 주가 하락이 이어진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면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회사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 등 승계를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정국 불안으로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이들 뿐 아니라 대기업그룹에서도 승계 절차를 서두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합리화…“계획 대비 영업익 2배”

고려아연이 온산제련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합리화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연초 사업계획 대비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조업 프로세스 개선 △에너지효율 향상 △원가경쟁력 강화로 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고 11일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비용 및 제련수수료(TC) 하락에 따른 주원료비 상승으로 올해 매출 6조8282억원·영업이익 4078억원 수준의 사업계획을 설정한 바 있다. 직전 5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의 절반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정태웅 제련사업부문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현장직원을 아우르는 구성원들이 합심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울산에 거처를 마련하고 매주 2~3일은 온산제련소, 나머지는 서울 본사에서 현장과 본사의 소통을 이끌었다. 이제중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인원은 서울-온산제련소간 공정기술 회의를 통해 수익성 증대 및 기술력 고도화를 통한 조업 개선에 일조했다. 주요 생산품인 연(납) 생산량을 기존 연간 계획인 42만t 보다 3만t 높였고, 물류시스템 개선으로 관련 비용도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억제했다. 테마별 제조원가 관리활동 등도 추진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 덤핑 공세로 국내 철강업계가 흔들리고, 비철금속 시장도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내년 금속시장의 업황 전망이 밝지 못하다"며 “전 세계적인 공급망 내재화 및 급변하는 대외환경 변화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제련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의 경영성과를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은 단기간의 이익을 내려는 투기자본은 절대 해낼 수 없는 현 경영진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전사 임직원 모두가 상호 간에 쌓여온 오래된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 사업재편 없어도 에너빌리티·로보틱스 성장 모색

두산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사업구조 재편이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 등으로 무산된 가운데, 두산 측은 성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1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대형 원전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와 폴란드 등에서 10기 이상의 수주를 추진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체코 원전의 경우 계엄 사태로 안개가 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체코 정부가 프랑스 전력공사(EDF) 보다 두산에너빌리티·한국수력원자력 등 '팀 코리아'의 원전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급 원전 2기를 짓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24조원에 달한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당시 한국을 찾은 현지 정부 관계자는 정해진 예산과 기간으로 발전소 건설이 가능한지가 중요 포인트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으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2035년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을 위한 설비투자 등은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3분기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2876억원 규모다. 이를 모두 경쟁력 강화에 쏟지 못한다 해도 기존 수주목표(5년간 모듈 62기)에 맞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산밥캣으로부터 연간 약 750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도 들어온다. 가스터빈의 경우 2038년까지 발전용 제품 누적 수주 100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8년 서비스 부문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북미 자회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충북 영동군을 필두로 국내 양수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양수발전은 심야·잉여전력으로 하부댐에 있는 물을 상부로 끌어올렸다가 필요시 내려보내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화재 위험성이 낮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따르면 2038년까지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 필요한 양수발전 용량은 5.7GW에 달한다. 양수발전소 9기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주되는 계약은 조단위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핵심기자재를 공급하고, 발전공기업·중소기업과 10MW급 발전기 국산화에 나서는 등 해상풍력 포트폴리오도 다진다는 전략이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밥캣의 자금력을 활용해 성장성을 높이는 구상이 무위로 돌아간 아쉬운 점이 크다. 그러나 올 3분기까지 협동로봇 암을 만드는 수원공장에서 1229대를 생산하는 등 지난해 1352대 뿐 아니라 2022년 1580대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71.82%에서 지난해 61.45%로 낮아졌던 가동률이 올해는 74.48%로 회복된 덕분이다. 수원에서는 제2공장 신설과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2026년까지 연간 생산력을 1만100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내년 3억6000만달러(약 515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한국은 전세계 협동로봇 판매량 4위 시장이다. 두산로보틱스는 3년 안에 고객 편의성을 높인 2세대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등과 손잡고 협동로봇을 활용한 전기차 자동 충전 솔루션도 개발 중으로, 메가MGC커피에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도 공급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북미·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자동화율을 높이는 등 생산성 향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3분기말 현금성 자산도 2846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에서 언급하던 시너지 창출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면서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노동력 부족 및 인건비 상승으로 촉진되는 로봇 수요를 공략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철강업계, 연말 실적 반등 난항…제품값 약보합세

국내 철강사들의 겨울이 날씨 만큼이나 추울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중국 내 철강재 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제품값 반등이 이뤄지지 않을 만큼 수요가 부진한 탓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KIET)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업종별 12월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철강은 78로 제조업 평균(96)을 크게 하회했다. 11월에 100을 넘었다가 다시 하락 전환한 것도 특징이다. 이 지수는 기준치(100)를 중심으로 200에 가까워질수록 전월 대비 업황이 좋을 것으로 본 전문가가 많고, 반대로 0에 수렴할수록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는 의미다. 이같은 흐름은 제품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철근 유통가격 하락을 비롯한 요소가 작용한 셈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열연 유통가가 t당 82만원으로 전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열연 수입유통가(75만원, -1.3%) △철근 유통가(71만5000원, -0.7%) △후판 유통가(91만원, -1.1%) 등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저가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는 것도 문제다. 한국철강협회는 올 1~10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104만t에 달했다고 밝혔다. 선재 수입량도 62만t 규모로 이미 2020년 연간 물량과 맞먹는다. 중국 철강사들의 감산 가능성이 낮은 것도 제품값 약보합세를 점치게 만드는 이유다. 김윤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서베이 가동률이 11월8일 82.3%에서 지난 6일 81.5%로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 유통 재고는 906만t 규모로 2020년 이후 최저치다.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 신고를 비롯한 전방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것도 업황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공장 셧다운을 단행하는 등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이조차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KIET의 설문조사에서도 철강 내수 전망치가 기준치 이상이었던 적은 여러차례지만, 내수 현황 지수가 최근 19개월간 기준치를 넘은 것은 지난해 9월(108) 한 번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도 89에 머물렀다. 12월 전망치는 67로 매우 좋지 않다. 업계는 지난달 중국 철강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0.6포인트까지 낮아졌으나, 겨울철 비수기를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지난달 주택 시장이 회복되는 등 수요가 촉진될 수 있는 요소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 내 생산 확대로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내년 수출액이 올해 대비 5.0%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일본 수요 개선과 원자재값 반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0%p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만 내수는 건설경기 부진, 조선·자동차용 판재류 수요 둔화 등에 발목이 잡히며 전년 대비 2% 가량 줄어든 4650만t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에서 대미 수출쿼터(할당량) 축소가 이뤄지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신흥국 생산량 확대 등으로 글로벌 공급과잉도 지속되는 만큼 고부가 제품 연구개발(R&D) 지원을 비롯한 솔루션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철회…두산 지배구조 개편 무산

오는 12일 예정됐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임시 주주총회가 취소됐다. 비상계엄 선포 등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대량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거래종결 가능성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임시주총 소집을 철회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번 주총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이관하는 분할합병 등 두산그룹의 사업·지배구조 개편이 목적이었다. 두산그룹은 앞서 핵심사업을 △두산에너빌리티 중심의 '클린에너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등의 '스마트 머신' △㈜두산을 비롯한 기업이 맡고 있는 '반도체 및 첨단소재' 3대 부문으로 선정하고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9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종가 기준)는 1만7380원으로, 엿새 만에 17.8% 하락하면서 분할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품 개발과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두산이 금융당국과 견해차를 드러내면서까지 추진했던 합병을 접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4차 주주서한을 통해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전력기기 3사 “올해 보다 내년, 내년 보다 내후년 더 기대”

고성능 제품 수요·마진 확대에 힘입어 전력기기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슈퍼사이클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관련 총 영업이익은 1조2000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4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처음 시현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지고, 2026년에도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발달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려는 행보가 가속화되고, 전기차 보급도 확대되면서 전력 수요가 불어나면서 인프라 투자가 촉진되는 덕분이다. 국내 기업들이 송·배전용 수출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린 것도 이같은 흐름을 활용한 셈이다. 업계는 북미·유럽·중동향 수주가 이어지고 2022년말을 전후로 확보한 물량이 매출로 반영되면서 당초 제시한 매출 및 수주 가이던스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선별수주를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수익성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7조2000억원,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도 7조3000억원 규모다. LS일렉트릭 전력부문도 3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충분한 일감을 토대로 높은 가동률을 보이는 점도 언급된다. 미국·중국 등 HD현대일렉트릭의 국내외 공장들의 가동률은 전분기에 이어 95%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와 인도 등에 위치한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공장 가동률도 같은 기간 94.99%에서 96.17%로 높아졌다. 청주와 부산 소재 LS일렉트릭의 전력 부문 공장도 80%대 중반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생산력 확대로 인한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2026년~2027년)까지 일감을 과도하게 쌓아놓을 이유가 없다는 반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초고압변압기를 비롯한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는 만큼 향후에 체결할 계약의 수익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배전용 중저압 변압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반면, 송전용 초고압변압기는 기술 장벽 등으로 인해 리드 타임이 통상 기간(약 2년) 보다 2배 가까이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2022년 3억8407만달러였던 초고압변압기 수출액이 지난해 6억8341만달러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9억3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스웨덴 전력회사와 662억원 규모의 415킬로볼트(kV)급 초고압변압기 5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지 시장에 첫 진출했다. 효성중공업도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에 영국에서 진행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400kV급 초고압변압기 등을 공급한다. 이를 포함해 북부 유럽을 중심으로 400kV 변압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것도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의 인프라 수준이 낮다고 비판했고, 1기 시절에도 전력망 안정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또한 △강력한 리쇼어링 정책 등에 따른 자국 내 설비 투자 확대 △낮은 현지 자급률 △초고관세 등 중국기업에 대한 견제 강화 강화를 비롯한 요소도 수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 내에서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고조되고 있으나,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향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일렉트릭, 국내 전력기기 업계 최초 ‘10억불 수출의 탑’ 수상

HD현대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국내 전력기기 업계 최초로 '1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5일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올 6월30일까지 12억451만달러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까지 북미 및 중동 시장에서 지난해 연간 시장 매출 대비 각각 113.2%, 98.1%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월 미국 앨라바마 생산법인 증설을 마치고 노후 전력망 교체 및 데이터센터 시설 투자 증가로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는 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와 821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최대 전력 수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 시장에 진출하는 등 유럽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부회장은 “주력 시장 내 매출 확대와 더불어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힘써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해외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해 국가대표 전력 기자재 기업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중국, 미국향 흑연 수출 통제 강화…국내 배터리사 원료 수급 우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 과정에서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간접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원료인 흑연이 최종적으로 미국에 수출되는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사안에 따라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추가 제재에 반발해 첨단 산업에 활용되는 자국의 광물 자원 수출 제한 카드를 내놨다. 먼저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광학장비 등 제조에 쓰이는 희소금속의 대미 수출을 금지했다. 아울러 흑연은 수출 제한은 아니지만 수출 허가를 할 때 더 엄격하게 최종 사용자와 용도를 검증하겠다는 입자이다. 수출 허가 신청이 들어올 때 사안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더 적극적으로 수출 금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흑연은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재료다. 중국이 천연·인조 흑연에 걸쳐 세계 음극재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향후 실제로 특정 수출을 불허하는 사례가 나오게 되면 대체 도입선을 찾기 쉽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대부분 중국 기업들에서 음극재를 조달하고, 부분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에서 구매한다. 또한 '탈중국'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구축을 주도하는 포스코퓨처엠도 인조흑연과 달리 천연흑연 제품 원료는 아직 거의 전량 중국 협력사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그룹의 탈중국 음극재 공급망은 아프리카산 흑연 도입·가공 체계가 완결되는 202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어서 그전까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중국산 흑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2022년 기준 한국은 2억4100만달러 상당의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수입했다. 이 중 93.7%를 중국에서 들여올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세계 이차전지 산업 전반에서 중국 흑연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적으로 군사 전용 우려를 명분 삼아 미국 기업이 최종 목적지인 일부 흑연 제품 수출을 금지할 경우 공급망 불안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이 특정 미국 기업을 찍어 흑연 수출은 금지할 경우 이 기업을 최종 고객사로 둔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제조한 이차전지를 수출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정부는 한국 산업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대미 흑연 수출 통제 강화가 트럼프 신정부 이후 미중 관계의 향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업계와 긴밀한 소통 속에서 동향을 주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배터리산업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간담회를 갖고 중국의 이번 수출 통제 강화 조치 내용을 진단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갈륨, 게르마늄 등 희소금속의 수출 통제가 국내에 끼치는 영향은 흑연과 비교해서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의 경우 업계는 대체 가스를 사용하고 있고, 수입처 다변화도 캐나다 등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륨의 경우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 등으로 사용되는 만큼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또 국내 비축분도 그간 꾸준히 늘려 현재 정부는 기존의 40일치 대비 크게 늘어난 100일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중국이 향후 실제 제도를 어떻게 운용할지 예의주시하면서 업계와 소통해 면밀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부사장 승진 △세아항공방산소재 성창모 ◇상무 승진 △세아제강 최영준 △세아베스틸 김동혁 △세아특수강 서태복 △세아특수강 이종탁 ◇이사 승진 △세아제강 박춘섭 △세아베스틸지주 신완철 △세아베스틸지주 전남철 △세아베스틸 김영환 △세아창원특수강 이영생 △세아창원특수강 김대연 △세아씨엠 허성화 ◇선임 △세아씨엠 대표이사 조진호 △동아스틸 대표이사 최영준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내달 23일 임시 주총 확정…경영권 분쟁 승패 가린다

고려아연이 내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표 대결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서임시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연합이 청구했던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는 '임시주총 소집의 건'과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 등 2가지 안건이 논의됐다. 이번 임시주총 표 대결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가운데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드러나게 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영업일 기준 열흘 남짓 남은 만큼,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해 최윤범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포인트 넘게 벌린 것으로 관측된다. 영풍·MBK·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 우호 세력 지분을 더한 최윤범 회장 측은 약 34%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해외 기관 등의 제3 주주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임시주총에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역할과 가치를 강조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발전과 수익률 증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 등도 설명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 미래 성장 전략 등을 주주들에게 소상히 알려 주주와 경영진, 임직원이 고려아연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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