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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엑설런스 인 세이프티”…‘지휘통제실 새단장’ 대한항공, ‘안전’ 자신감 드러냈다

“안전 정책·목표, 항공 안전 위험도 관리, 항공 안전 보증, 항공 안전 증진. 이 4개의 축으로 이뤄진 안전 문화는 대한항공의 철학입니다."(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 23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운항 체계 소개' 행사를 개최해 '종합 통제 센터(OCC, Operations & Customer Center)'·정비 격납고·항공 의료 센터·객실 훈련 센터 등 자사 핵심 시설을 최초 공개했다. ◇OCC, '피로 쓰여진 역사' 반복 않겠다는 강한 의지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2년 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새로이 문을 연 OCC였다. 군 부대의 지휘통제실과 같은 이곳에는 운항 중인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들의 항적과 테러·재난·자연 재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OCC답게 위성 전화 시스템(SATCOM)도 설치해둬 운항 중인 항공기와 실시간 통신이 가능했다. 다수의 회선이 참여해 객실 내 불법 행위 등 각종 비정상 운항 요인 발생 시 지체 없이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현장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 대한항공 안전성에 믿음이 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양한 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운항 안전을 도모할 수 있어 OCC는 소통과 협력, 협업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OCC 중앙에는 '의사결정 존'이 있었고, 또 △운항 관리 센터(FCC) △정비 지원 센터(MCC) △탑재 관리 센터(LCC) △네트워크 운영 센터(NOC) 등 안전·고객 서비스 담당 조직으로 나뉘어 있었다. FCC는 항로·연료·탑재량·비행 시간 등 사전 계획에 입각한 운항 여부를 확인하며 운항 승무원에게 안전하고 가장 적절한 운항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MCC는 운항 중인 항공기에 정비 기술을 지원하고, 필요 시 해외 지점에 정비사도 파견한다. LCC는 승객 좌석·화물 탑재 위치를 결정하고 허용 범위 내 항공기 무게 중심을 관리한다. NOC는 기상 정보를 파악해 항공기와 운항·객실 승무원 스케줄을 운영하고, 비정상 상황이 생겨나면 전사 각 부문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는다. 대한항공의 운항 안전은 '피로 쓰여진 역사'다. 특히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 연속 발생한 보잉 747 폐기 처분 사고 이후 조양호 당시 대한항공 사장은 '절대 안전'이라는 핵심 가치 하에 200억원을 투입해 델타항공과 항공 안전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운항과 정비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최저 항공 보험 요율을 적용받을 정도로 '안전한 항공사' 이미지를 되찾는 데에 성공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출입 기자에게 자랑스레 OCC를 공개한 것은 지난날의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마친 후에도 흔들림 없는 안전 운항을 기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처럼 느껴졌다. ◇세계 최초 빌딩 내 격납고 품은 '항공 기지'형 복합 건물 두 번째로 가본 곳은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하늘색 지붕의 김포 정비 격납고였다. 서소문 사옥의 현장 지원 기능과 김포공항 곳곳에 퍼져있는 운항·객실·정비·지원 시설을 한데 모아 유기적으로 연결한 현장 중심의 경영 체제의 상징처럼 보였다. '항공 기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 했던 'ㄷ' 모양의 이 건물은 중심부에 초대형 격납고가 자리 잡고 있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복합 건물이다. 총 부지 6만6000평, 연면적 4만1200평으로 김포공항 전체 부지의 35분의 1에 해당하는 대단위 규모를 자랑한다. 대한항공은 1997년 5월 공항동 오퍼레이션 센터(OC)빌딩 내 대형 격납고를 포함한 축구장 2개 규모의 김포 정비 기지를 구축했다. 대한항공이 건물의 50%인 지하 1층과 지상 1~3층을 정비 공간으로 할애하는 건물 설계를 실행에 옮긴 것은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24시간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보잉 747 2대와 A330 항공기 1대, 또는 소형기 7대를 동시에 주기시켜 기체와 부품 정비 작업을 수행하고, 지하 1층에는 항공기 예비 자재 저장, 지상 1~2층에는 각종 수리 시설, 3층에는 엔지니어들의 공간을 집중 배치해 단시간에 인력과 물자를 격납고로 투입할 수 있다. 가상 항공기 정비 훈련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비롯해 텔레스코픽 플랫폼과 같은 첨단 기기 등 완벽한 정비 시스템도 갖췄다. 기종별로 상이하나, 이 덕분에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결항 없이 계획된 시각에 출발하는 정시 운항률은 작년 기준 99.17~99.84%를 기록했다. 전 세계 항공사 평균보다 1~2% 높은 수치다. 최근에는 항공기에서 수집한 각종 빅 데이터를 활용해 결함 발생 전 선제적으로 정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예지 정비 조직을 신설했다. ◇항공 의료 센터, 'FMS'서 지속 가능성 찾는다 항공사의 핵심 인력인 운항·객실 승무원들은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대한항공은 승무원 자원 관리(CRM)의 일종인 '피로 관리 제도(FMS)'에 입각해 지난해 항공의료센터를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의료 시설로 바꿨다. 이들을 위해 맞춤형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 의료 기관과 연계한 수면 다원 검사를 지원한다. 특히 운항 승무원의 정신 건강은 안전 운항과 직결되기 때문에 심리 상태·음주 등 생활 습관·인지 기능 등은 더욱 각별한 관리 대상이다. 기내 응급 환자 발생시를 대비해 숙련된 의사들로 구성된 '24시간 응급 의료 콜 시스템'도 상시 가동 중이다. 이들은 지난 2월 기내 '닥터 콜'이 불가하자 의료 조언을 해 한 네팔인 승객을 살려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속적인 여객 수요 증가에 대비해 기내 의료 기기를 개선하고, 응급 처치 방식을 보완하는 등 최선의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은 “비용 지출이 상당하지만 당사는 안전 운항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들을 직접 고용해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들의 의료 지원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전과 같은 객실 승무원 양성의 장, '객실 훈련 센터'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객실 훈련 센터였다. 대한항공 정보보안실은 기내 준법 지원 프로그램(IDRP, In-flight Disturbance Respons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사법경찰직무법 제7조·항공보안법 제22조에 의거, 사법경찰관리 지위를 부여받는 객실 승무원들은 안전 관리자로서 테이저 건 등을 이용해 기내 난동과 같은 불법 방해 행위에 대처하는 훈련도 받는다. 실감나는 기내 난동 상황극을 보고 나니 테이저 건 실사격 기회를 얻었고, 경고를 하며 쏴보니 흡사 안전 위협 요인을 제압하는 요원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상황 발생을 염두에 두고 보잉 747 등 현역 여객기 일부와 동일한 모형 시설을 완비해뒀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기종도 다양한 만큼 객실 승무원들은 정기적인 출입문 작동법 훈련을 받는다. 또 환자 발생 시 의료, 화재 진압, 비상 탈출 장비를 점검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익힌다. 이와 관련, 센터의 훈련 교관은 비상 착륙 상황을 상정해 “머리 숙여, 자세 낮춰, '벨트 풀어, 나와, 짐 버려!" 등 다소 위압적이고도 단호한 '탈출 명령어'를 사용해 정신이 번쩍 들면서도 승객들이 신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 프로다움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해줬다.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내릴 경우를 대비한 비상 착수 훈련용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도 있었다. 구명 조끼를 착용하고 아파트 2층 높이에서 비상 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도 보니 사고 발생 시 당황하지만 않으면 생존이 가능해보여 대한항공 안전 매뉴얼에 대한 신뢰가 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해운업계, 업황 회복 힘입어 실적 반등 가속화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반등하고 있다. 수급 상황이 유리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520.76으로 전주 대비 9.32% 오르는 등 6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는 중동 분쟁 장기화로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이 많아지면서 노선 내 선복 공급 부족 현상이 대두된 영향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최근 '컨테이너 시황 단기급등 원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유럽 주요 얼라이언스 루프가 9.6% 가량 부족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 114만TEU에 달하는 신규 선복량이 인도됐지만, 노선 유지를 위해 필요한 물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 10일 22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전년 대비 높아졌다. 지난달 상하이항 물동량(418만TEU)도 전년 동월 대비 4.2% 늘어나는 등 중국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노동절 연휴 동안 헌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이구환신' 행사를 진행한 결과 자동차·가전·가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8%, 7.9%,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3월 미국 주요 컨테이너 항구 수입 물동량도 전년 대비 18.7% 확대됐다. 이후에도 미국 내 수요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한해운이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152억원·영업이익 1267억원을 기록하면서 SM그룹 편입 후 1분기 최대 실적을 낸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2%, 영업이익은 111.7% 급증했다. 부정기선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신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도 투입했다. HMM은 매출 2조3299억원·영업이익 407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3% 늘어났다. HMM은 2021년 발주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올해 말까지 미주노선에 투입한다는 목표다. 양재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HMM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간운임계약이 지난해 대비 높은 수준에서 체결됐다는 논리다. 팬오션의 경우 매출 9755억원·영업이익 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벌크와 탱커부문을 앞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건화물 선대 확장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하반기 들어 LNG운반선도 합류한다. 향후 업황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캐나다 철도 파업 연기 및 미국 항만 노사 갈등 완화 등을 이유로 추가적인 운임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과 환경규제 강화가 변수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국제 해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용적 5000t 이상급 선박에 적용된다. 3년 연속 D등급을 받는 등 탄소배출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선박은 '에너지효율 개선계획' 수립 및 C등급 획득 후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조선 인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얼마나 크게 나타날지 의문"이라면서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에어부산·에어서울, 영업이익률 20%대… 모기업 아시아나 ‘하드 캐리’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관계사와 자회사의 실적 덕에 연결 재무제표상 체면 치레를 할 수 있게 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에어부산의 매출은 2722억4200만원, 영업이익은 709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77%, 영업이익은 48.2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6.05%로 에어부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까지 에어부산은 기존에 보유해오던 기종 대비 운항 효율성이 높고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A321neo를 도입 하고 있으며, 그 결과 단거리 위주의 노선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있는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게 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 팬트 업 효과로 폭증했던 중단거리 여행 수요가 올해에도 꾸준히 이어졌다"며 “특히 엔저 현상 지속은 일본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자사의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김해공항과 인천공항에서 5개 일본 노선에 비행편을 투입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시장 점유율 우위를 지속하는 한편 여객 수입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6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에어서울도 1분기 매출 986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27%, 2.22%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7.99%를 기록했다. 보유 기재가 6대에 불과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최소 규모임에도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다. 호실적의 배경으로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본 주력 노선 사업에서 수익이 났고, 특히 1분기 항공권 가격 상승과 효율적인 기재 운용 덕을 봤다"며 “오는 7월 17일부터는 주 7회 일정으로 필리핀 보홀 노선에 신규 취항해 수익성 극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관계사와 자회사로 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2조88억원, 영업이익은 623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96% 늘었고 영업이익은 62.63% 줄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 1조633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31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사측은 2555억원에 달하는 감가상각비와 항공기 정비를 포함한 외주 수리 등 안전 투자 비용에 투입된 1383억원을 이유로 들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감가상각비가 572억원 가량 늘었다"며 “세부적으로는 비효율 기재 반납 스케줄 변경에 따른 내용 연수 단축으로 317억원 증가, 작년 4분기 신규 도입한 항공기에 대한 67억원 등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또한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탓에 1261억원 규모의 외화 환산 손실을 입어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과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 노선 수요 선점을 위해 좌석 공급을 늘리고, 고수익 부정기편 운영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5년 만의 신규 채용도 실시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사들, MRO 확대 속 국내 정비 면장 불신…국토부, 관련 제도 뜯어고쳐야”

항공업계가 다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기 정비·수리·분해 조립(MRO, Maintenance·Repair·Overhaul) 시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만큼 전문 지식이 필요하나, 현행 항공 정비사 자격 제도는 필요 이상으로 높은 기준을 제시해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항공경영학회는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소재 한국항공대학교에서 '항공 정비사 자격 제도 개선'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 특별 세션을 개최했다. 항공 MRO는 항공기 안전 운항과 성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작업을 포괄하고, 정비의 종류는 운항(작동 점검·교환)·기체(정기 검사·분해·수리)·엔진/부품(정기 검사·분해·수리)으로 세분화된다. 보잉 747의 부품 수는 약 600만개로 자동차의 300배에 달한다. 이는 전기·전자·정유·신소재 등 1000종이 넘는 부품 산업과도 연계된다. 코로나19가 걷힘에 따라 글로벌 항공 교통과 운송량은 올해 중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외 항공사들은 신규 기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1005억달러(한화 약 136조4488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국내 항공 MRO 시장은 2016년 2조9000억원(민항기 1조9000억원, 군용기 1조원) 규모였으나 내년 중에는 4조3000억원(민항기 2조6000억원, 군용기 1조6600억원)으로 연 평균 5.1%씩 성장세를 기록해 2030년이면 5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최근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에서 새로운 엔진 정비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엔진 정비 능력이 기존 연간 100대였는데 장래에는 360대로 늘어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인천국제공항에는 '첨단 복합 항공 단지'가 조성돼 일자리 5000개와 향후 10년 간 10조원 수준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홍 국토교통부 항공자격팀장은 “국내 민항기 MRO의 해외 정비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업계에는 6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향후 3000여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 MRO는 초기 기계식을 넘어 정보 기술(IT)와 소프트웨어가 접목된 첨단 산업의 성격을 띤다. 아울러 근로자가 보유한 기술과 기능이 정비 성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노동 집약적 산업이기도 하다. 국내 항공 정비사 자격 증명 보유자는 지난해 말 기준 1만7459명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5년 이하 저경력 정비사는 948명으로 2022년보다 25.6% 늘었다. MRO 확대에 맞춰 정비사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지만 정작 국내 항공사들은 이들에 대한 채용에 소극적이다. 국내 항공 정비사 자격증과 체계를 신뢰하지 않아서다. 국토부 인가 MRO 전문 교육 기관(ATO)은 4년제 대학교와 2·3년제 전문대, 고등학교·항공사·직업 전문 학교·공군 등을 포함해 총 36개다. 그럼에도 전자·전기·계기 교육 과정이 부실하고 실제 자격 취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것이 국토부의 판단이다. 박 팀장은 “단순 수리공(repairman)이 아닌 전문화된 정비사·엔지니어·테크니션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강명수 한국항공경영학회장은 “항공 정비사 자격 제도 설계와 운용은 MRO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항공 정비사 자격 제도(부속서 1)는 모든 관련 자격증에 지식과 기술, 경험을 요한다. ATO별 역량 기반 훈련 등의 경험에 따라서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식과 기술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반면 국내 항공 정비사 자격 증명 제도는 최대 이륙 중량에 따라 정비 권한을 제한할 따름이고, 전자·전기·계기 등 각 영역별로는 명확히 나눠놓지 않았다. 오히려 실제 경험 없는 ATO 이수자에게는 자격을 부여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항공 정비사 자격증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 항공안전청(EASA)이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부족하고, 이를 취득하기 위한 커리큘럼과 실습 분야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국내에서 항공 정비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려면 2410시간의 이론·실습 교육 이력을 보유해야 한다. 이는 FAA가 제시하는 1900시간보다도 많다. 4년제 대학에서 항공기계공학 전공자도 현 제도에선 자격증 시험을 볼 수 없어 낙후된 교육 시스템과 교과목을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때문에 FAA와 EASA가 인정한 국내 훈련 기관을 육성하고, 외국 교육 기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단일 정비 면장 제도는 앞으로 인력 수급 불균형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국토부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항공 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만큼 MRO 작업도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어서 언어 교육도 중요하다. 김종복 한국항공대 기술교육원 부원장은 “FAA과 EASA는 정비 기록에 있어 로그북을 사용하고 커리큘럼 레벨도 1~3으로 구별하며, 영어 필기·구술 시험 성적을 요구한다"며 반면 국내 제도에는 그 어느 것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장 실습과 실무 중심의 레벨 1~3 커리큘럼 변화가 필요하고, 항공 정비사 경력 관리와 전산화를 위한 로그북 사용을 권장한다"며 “리페어멘 라이센스 사용 권한과 최대 이륙 중량 제한, 정비 한정 추가 등 항공 MRO 정비 산업에 필요한 자격 제도 변경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선산업 밸류체인 역량, 중국에 밀려…‘한국형 해양전략’ 필요

정부와 조선업계가 수출길 확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한국형 해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2020년 88.0점이었던 국내 밸류체인 종합경쟁력은 2022년 86.4점으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88.9점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이 90점을 돌파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 운반선 경쟁력은 한국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생산력을 비롯한 분야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한 탓이다. 산업연구원은 유조선 건조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추월했고 벌크선의 우위도 공고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컨테이너선 분야 양국의 경쟁력도 동등한 수준이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다수의 군함을 건조하고, 선복량이 우리나라의 4배에 달하는 것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조선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인력을 비롯한 생산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까닭이다. 실제로 1~4월 전세계 누적수주 물량을 보면 중국이 929만CGT로 한국 보다 400만CGT 가량 많다. 지난달말 수주잔량도 중국은 6486만CGT로 한국(3910만CGT) 대비 40% 가까이 높다. 중국이 국영조선소그룹을 중심으로 설계회사·연구소·금융사·상사를 보유한 점도 언급된다.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토탈솔루션을 제공하고 선박금융을 비롯한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생산력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선소에서 외국인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조선해양미래혁신인재양성센터'도 오픈했다. 일본의 경우 기술 및 생산 경쟁력 부족으로 건조 역량을 끌어올리기 힘든 형편이다. 후발국은 친환경 기조 확산을 비롯한 '진입장벽'에 막혀 입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때문에 조선산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이 어려운 반면, 중국은 이같은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도 언급된다. 산업연구원이 조선·해운·국방금융을 망라하는 해양전략 수립을 촉구하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수소경제 본격화를 앞두고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등 초격차 기술의 상용화와 생산현장의 디지털 전환도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통해 건조 생산성과 선박 시운전 효율성 및 안전성을 높이고 운항 효율성을 높이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한화오션이 가상현실(VR) 도장 시뮬레이션 도입을 통해 근로자 숙련도 향상에 필요한 비용을 낮춘 것도 이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꼽힌다. 대중국 규제 등 진영간 블록화가 심화되는 상황을 활용하는 것도 솔루션으로 언급된다. 우방국 뿐 아니라 국내 선사들도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조선 발주가 다시금 본격화되는 등 업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기업이 정주여건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전문인력 양성 및 외국인 인력 수급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지원사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팬오션, 1Q 영업익 982억원…전년비 12.8%↓

팬오션은 올 1분기 매출 9755억원·영업이익 982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 비 2.1%, 영업이익은 12.8% 하락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1%, 영입이익은 42.9% 증가했다. 벌크선 부문 수익성 강화 및 컨테이너선 적자폭 축소를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둔 셈이다. 벌크선은 계절적 비수기를 대비해 수익성 위주의 대선 영업에 집중한 결과 물동량 감소에도 영업이익(533억원)이 20% 늘어났다. 컨테이너선 부문은 저운임 기조가 계속되고 있으나,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탱커 시황 상승세 및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익 증가 등도 힘을 보탰다. 팬오션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화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수익성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ESG 실천을 통해 '지속가능기업'의 위상을 확립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싱글벙글 항공업계…“여객 수요 늘며 실적 회복세 뚜렷”

일본과 동남아향 여객 수요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항공업계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은 3조8225억원, 영업이익은 4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61%, 5.07%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1.41%다. 여객사업본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1.75% 성장해 2조3421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국제선 2조2376억원, 국내선에선 1045억원을 거뒀다. 화물사업본부 매출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화물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99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5% 감소했다.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은 4838억원으로 2022년 1분기보다 30.86% 증가율을 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노선 공급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됐고, 일본·동남아 등 관광 수요 집중 노선에 적기에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수송량의 폭증에 따른 견조한 화물 수요의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부연했다. 연료비는 1조1682억원으로 16.30%, 인건비·감가상각비·공항·화객비는 2조2182억원으로 24.87% 늘어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업량 증가에 따른 각종 영업 비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나타냈다"며 “당기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1분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30% 늘어난 179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일본 노선 호조세와 동계 동남아 노선 수요 호황에 1분기 매출이 20% 가량 늘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제주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5392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13.90%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1분기 실적은 중 일본·중화권·괌·사이판 등 견고한 중·단거리 여행 수요와 효율적인 기재 운용 전략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진에어는 보잉 777 4대, 737 24대로 가장 적은 수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985억원으로 역대 분기 사상은 물론, LCC 업계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매출은 4303억원, 영업이익률은 22.89%다. 티웨이항공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30억원, 753억원이다. 실적 발표가 완료된 상장 항공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8.95%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률은 17.79%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는 대량 인력 채용과 사업량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각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에서의 수익성 회복 지연이 예상됨에도 긍정적인 2분기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주 노선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이고, 유럽 성수기 진입으로 실적 호조를 기대할 수 있다"며 “연료 효율이 우수한 신기재 지속 도입과 가동률 제고 등 원가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티웨이항공 측은 “매 분기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도록 내실을 다지고 동시에 전 세계로의 노선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효성 지분 2.64% 인수…5대 주주로 올라서

대한항공은 효성그룹 지주 회사 ㈜효성의 지분 중 자사주 55만6930주(2.64%) 인수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총 거래 금액은 331억8164만2000원이고, 거래는 내달 11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공동 협력 사업 모색과 시너지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차원에서 ㈜효성의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도 “전략적 협업 강화에 따른 거래"라고 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21.94%), 조현상 부회장(21.42%), 조석래 명예 회장(10.14%), 국민연금공단(5.62%)에 이어 5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분 투자로 효성그룹 계열사들의 기술 경쟁력과 용역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무인기 동체를 개발 중이고, 이에 적용될 탄소 복합 소재 원재료와 관련해 효성복합소재와 손잡았다. 향후 양산이 본격화 될 경우 탄소복합소재 소요량은 확대될 전망이다. 또 효성ITX는 대한항공과 자회사 진에어 콜 센터에 상담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사업량 증대에 따른 전문 콜 센터 용역 인력과 인공지능(AI) 등 최신 상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품질 제고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J대한통운, 1Q 영업익 1094억원…전년비 10.4%↑

CJ대한통운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9214억원·영업이익 1094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영업이익은 10.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54억원으로 같은 기간 14.5% 확대됐다. 택배·이커머스사업은 매출 9370억원·영업이익 5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8.5% 늘어났다. 해외직구 및 패션·뷰티 등 물량 확대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셀러 고객 유치 효과가 반영됐다. 신규 풀필먼트센터 관련 초기 비용 영향이 있었으나, 고수익 고객 중심 물량 성장과 배송 네트워크 효율화로 수익성도 개선됐다. CL사업은 매출 6968억원·영업이익 413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8% 증가했다. 고객 맞춤형 물류 컨설팅 수주와 자동화·데이터 관리 기반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가 이같은 성과로 이어졌다. 글로벌사업은 포워딩 특화물류 확대에 힘입어 1조763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3.9% 성장한 수치다. 건설부문의 매출은 2113억원으로 16.4% 확대됐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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