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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기획 ③] 대한항공·KAI, K-무인기 개발 잰걸음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고도화된 전기·전자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기와 이에 따른 위협 방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무인 비행체의 미래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시장 성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대한항공은 첫 시장 진입 목표로 '사단급 정찰 무인기'를 꼽았다. 이후 사단 정찰용 무인기(KUS-FT) 체계 개발에 착수해 '전투용 적합 판정'과 국내 최초 무인기 감항성 인증을 동시에 취득했고, 2020년 초도 물량 양산과 군 전략화를 마쳤다. 현재는 기존 사단급 무인기의 발진 방식을 개선한 '리프트 앤 크루즈' 방식의 'KUS-VS'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하나의 무인기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수십, 수백 대의 무인기가 함께 움직이고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 군집 비행의 최신 기술 R&D에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RQ-101 송골매'의 후속 기종인 차기 군단급 무인 정찰기를 개발하고 있다. KAI는 해당 무인기에 전자 광학(EO)·적외선(IR) 센서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자동 이착륙 기능을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또 항법 장비 이중화와 확장성을 고려한 기체 설계, 지상·위성 중계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틸트 로터형·헬리콥터형 수직 이착륙 무인기 △전동 무인기용 연료 전지 동력 장치 개발 △유인기 무인화 실용 기술 △정밀 타격용 무인기 체계 선행 연구 △무인기용 표준 소프트웨어 솔루션·테스트 베드 개발 등의 선행 R&D를 진행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예멘 내전에서 무인기의 효율성은 전장에서 입증돼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곧 무인기에 의한 양적·질적 위협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이에 대응할 시스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에 착안해 레이다와 RF스캐너를 통해 획득한 융합 정보를 기반으로 전자 광학 카메라로 표적을 찾고, 재머로 무력화하는 '통합 안티 드론 솔루션'을 선보였다. 향후 AI 기반으로 자동 추적까지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시스템은 '통합 드론 감시·방어 시스템'의 광역화를 위해 표적 추적 정확도와 탐지 거리를 높이는 최첨단 능동 위상 배열 레이더(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기술을 연동하고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HD현대, ‘해가 지지 않는 조선소’ 전략 구사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고 HD현대는 필리핀 군함을 진수하며 해외 건조 체계 구축을 공언해 글로벌 조선 시장 내 국내 업계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오션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1억달러(약 13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방산 시장 본격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이곳은 '존스 법(Jones Act)'에 의거,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건조하는 곳이다. 필리 조선소는 미국 현지 건조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PC선)·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을 공급해오고 있다.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상 풍력 설치선·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송함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인 만큼 한화그룹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수주할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 만큼 중형급 유조선·컨테이너선 분야로 수주량을 늘려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나선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스마트십·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필리 조선소를 북미 지역 내 압도적인 기술·원가 경쟁력을 갖춘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화오션은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조선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3200톤급 필리핀 1번 초계함인 '미겔 말바르'의 진수식을 진행했다. 미겔 말바르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 속도 15노트(약 28km/h), 항속 거리는 4500해리(8330km)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이다. 이 함정에는 대함 미사일·수직 발사대, 능동형 전자 주사식 위상 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가 탑재된다. 미겔 말바르함은 시운전·마무리 의장 작업 등을 거쳐 필리핀 해군에 2025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기공식을 가진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은 올해 12월 진수돼 내년 중 인도된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다수의 함정을 확보하는 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초계함 2척(2021년)·원해 경비함(OPV) 6척(2022년) 등 함정 10척을 발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 건조 체계 구축 △기술 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필리핀·페루·호주·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필리핀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K-함정 수출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유럽행 일정 변경, 佛 티웨이 취항 승인 지연 탓…보상 방안 강구”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앞둔 대한항공이 특정 시간대 유럽 노선 운항 권리(슬롯) 양도에 따라 발생한 고객 불만 사항에 대해 보상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20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날 한 방송사의 '일정 변경' 일방 통보 보도와 관련해 “당사가 보유한 유럽 노선을 통해 고객의 여정에 불편이 없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항공 당국의 티웨이항공 운항 승인 등 필수 조치가 선결돼야 했는데, 당초 계획 대비 늦어져 빚어진 일"이라고 적극 해명하면서도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일정으로 협의해 조정하고 있으며 일정 변경에 따른 제반 비용을 보상하겠다"고 부연했다. 해당 보도에서 올 9월 유럽 지역에서의 신혼 여행을 앞뒀던 한 30대 직장인은 “일요일로 예정된 이탈리아 로마행 티켓을 예약해뒀는데, 대한항공 측이 일방적으로 출발 일정을 하루 미뤄 모든 일정이 하루씩 밀리거나 첫날 일정을 다 날리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슬롯 양도가 결정된 이상 불가피한 일이었다"면서도 “해외발 기업 결합 승인이 늦게 남에 따라 대 고객 안내 시점도 덩달아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의 경쟁 당국인 집행위원회(E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인천발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여객 노선 슬롯을 티웨이항공으로 넘겨주게 됐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은 로마 노선 운항편을 8월부터 주 7회에서 4회로, 10월 이후에는 3회로 줄인다. 바르셀로나 노선은 9월까지 주 4회 비행편을 투입하다 철수하고, 주 7회 다니던 프랑크푸르트 노선에는 10월 중 4회로, 11월 이후 3회로 재차 감편한다. 파리 노선 운항은 10월 중 주 7회에서 6회로 변경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12월 중 아시아나항공 M&A 마무리

대한항공이 통합 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고자 제반 과정을 거쳐온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에어인천을 낙점했다. 이로써 에어인천은 명실상부한 중견 화물 항공사로 급성장하고, 대한항공은 올해 말 약 4년에 걸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개최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업 인수 시 거래 확실성 △장기적 항공 화물 사업 경쟁성 유지·발전 성장 △역량있는 컨소시엄을 통한 자금 동원 능력 등을 종합 고려한 결과라는 것이 대한항공 측 공식 입장이다. 우선적인 매각 협상 대상자를 발표한 것인 만큼 구체적인 매각 대금 수준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4500억원에 가깝다는 것이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와 에어인천 측의 공통된 설명이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부채까지 포함하면 실제 인수에 드는 비용은 1조9000억원 가량 된다"고 했다. 2012년 설립된 에어인천은 국내 유일 항공 화물 전용 항공사다. 현재 최대 23톤(t)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보잉 737-800SF 4대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들을 모두 인수하면 747-400F·767-300F 등을 포함해 영업 기재가 총 15대로 늘어나게 된다. 중·대형 화물기를 넘겨받게 되면 에어인천의 아시아 노선 위주의 화물 사업은 미주·유럽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돼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대형 여객기 밸리 카고의 동남아 노선 수요 유실 부분은 소형 화물기 운항으로 보완하는 등 기재를 적절히 배치하고 운영해 보다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해지고, 물류 창고와 화물 청사 등의 인프라를 함께 이용해 운영 시너지 효과를 증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우협 선정은 역량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는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 내 선도적 역할을 강화하는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우협 선정은 기존 경쟁 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 화물 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면을 종합 고려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유연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를 위한 신주 인수 계약(SPA) 거래 종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계약 조건을 협의한 후 인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7월 중 매각 기본 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심사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AGM)에서 미국 정부를 거론하며 올 10월 말로 기업 결합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는 합병 승인 개념이 없어 연방법무부(DOJ)가 반 독점 소송을 걸지 않으면 성공인데, EC의 기준에 부합토록 성사시킬 것인 만큼 현 시점에서는 피소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본다"며 “12월 중순까지는 M&A에 관한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시아나 화물, 4500억에 에어인천行 가닥…FSC 통합 9부능선 넘는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4년 가까이 끌어온 대한항공에 의한 국적 대형 항공사(FSC) 통합 작업도 매듭을 짓게 될 전망이다. 14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높은 확률로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이변이 없다면 에어인천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결의할 것"이라며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장 마감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의 부채는 에어인천이 떠안지 않는 것으로 계산이 돼있는 만큼 매각가는 4500억원에서 5000억원 사이라는 설명이다. 이로써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가 노후기 대체 차원에서 최근 구매하기로 한 747-400F 화물기 등 11대를 인수하게 돼 15대를 보유한 중견 화물 전문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에어인천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는 컨소시엄 구성원인 △인화정공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향후 약 2~3주 간 추가 공동 실사 작업에 나선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의 전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을 거론했다. 실제 시장 내 통합 대한항공의 경쟁자로 활동이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적격 경쟁사 검증 과정도 예고했다. 이를 무사히 통과하면 대한항공 주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AGM)에서 “미국과 EU 경쟁 당국들이 요구한 모든 조건들을 이행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과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외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며 “10월 말까지 미국 연방법무부(DOJ)로부터 기업 결합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자도 찾은 만큼 DOJ의 반 독점 소송 제기만 없으면 깔끔한 일처리가 이뤄진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입장이다. 최근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DOJ의 기업 결합 심사 절차가 이뤄지고 있고, 추가 자료 제출 후 경쟁 제한성 해소 관련 조치에 관해 지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어프레미아에 여객 슬롯을 나눠준 점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진행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제반 절차를 마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선업계, 안정적 모멘텀 구축…선가·수주잔고·인력 수급 ‘양호’

조선업계가 긍정적 업황을 활용한 실적 향상에 박차를 가한다. 정부의 지원 사격과 업계 자체적인 노력이 더해져 그간 생산현장의 발목을 잡던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PI)는 186.42로 집계됐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선가는 올해초 척당 2억6500만달러에서 2억6400만달러선으로 낮아졌다. 초대형 유조선(VLCC)도 1억3000만달러대로 올라선 뒤 머물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향후 설계 과정을 거쳐 도크를 채울 물량의 수익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의 다수는 2021년 하반기를 전후로 수주했고, 2021년 5월 선가지수가 136.14, 2022년 5월도 160.0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3900만CGT에 달하는 수주잔량을 토대로 고부가 선종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도 꾸준하게 펼 수 있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결 기준 매출 24조3225억원·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미 연간 수주목표 135억달러 중 84%에 가까운 달성률도 기록했다. HD현대삼호가 고효율 야드를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는 것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수출 및 미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 등 특수선 사업 실적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9조6961억원·영업이익 415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수주 등으로 올해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1분기 기준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은 39% 수준으로,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를 중심으로 해양 부문 실적도 끌어올리는 중이다. 한화오션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6407억원·2093억원이다. VLCC 2척 수주 및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수주로 LNG운반선 등에 편중됐던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무인 잠수정·수상정 개념설계 사업 수주에 이어 폴란드·캐나다향 잠수함 수출 등 특수선 성과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호주 오스탈 인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함정 MRO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도 벌이고 있다. 대한조선도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등 30척의 수주잔량(약 25억5000만달러)을 확보했다. 이는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만성적 인력난 완화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도 호재다. 이는 조선사들이 공정 만회비용의 소멸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와 내년 조선 빅3의 외국인 채용 규모가 1만900명(협력사 포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평균 급여가 전년 대비 8.6% 증가하는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도 인하되고 있다"며 “이를 후판값 협상에 반영하면 원가 절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안전·편리·즐거움’ 3대 핵심 가치 앞세운 이스타항공, 과거 영광 되찾는다

지난해 재운항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향해 비상하고 있다.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재운항을 개시한 이래 지난달까지 15개월 간 국내선 1만4649편, 국제선 4729편을 운항해 총 338만8922명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운항편수가 비교적 적은 것은 지난해 국내선 재취항 후 같은 해 9월부터 운항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준 △도쿄 96% △오사카 96% △후쿠오카 94.7% △대만 94.3% △방콕 93% 등 높은 탑승률을 보이고 있고, 올해 1분기에는 재운항 1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2020년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이스타항공은 최대 23대를 보유했던 이력이 있고, 2023년 1월 VIG 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인수한 이후 자본을 적극 투입해 2월 운항 증명(AOC)을 재취득했고 현재에 이른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수요가 넘쳐나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년 7대의 항공기를 도입하고 13개 노선에 취항했다. 올해도 5대 이상의 기재를 들여오고 12개 노선에 대한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의 기재는 보잉 737-800 6대, 차세대 고효율 신 기종 737-8 4대 등 총 10대이고, 국내 중단거리 영업 항공사들 중 평균 기령이 가장 낮다. 두 기종은 정비 호환성이 70%를 상회하는 만큼 각종 비용 절감이 가능해 원가 경쟁력 확보를 가능케 한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추구하는 3대 핵심 가치는 '안전 운항·고객 편리·고객의 즐거움'이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이 중 가장 강조하는 영역은 '안전'이다. 조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모든 비즈니스에서 가치 판단의 최우선 순위는 안전이며, 이는 우리 회사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며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그 어떤 타협도 있어서는 안되며, 이와 관련해서는 한 치의 오점도 남기지 말겠다는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운항 재개에 맞춰 이스타항공은 통합 안전 관리 시스템(ESMS)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ESMS는 안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분석이 가능하고, 비행 스케줄 시스템·비행 분석 시스템(FOQA)·인적 자원 시스템(E-HR) 등 유관 시스템과 연계 사용해 운영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이처럼 항공 산업 안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1월에는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5월에는 운항 승무원 훈련 품질 향상을 위해 비행 훈련 장치(FTD) 2대를 도입했다. FTD는 항공기 엔진 고장·급변풍(윈드 시어)·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등 비행 중 발생 가능한 약 100여 개 이상의 가상 비정상 상황을 구현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FTD를 적극 활용해 운항 승무원의 비행 능력과 상황별 대처 능력을 제고해 양질의 조종사를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엔진 구동 역학에 대한 고도의 이해도를 요하는 정비사들을 대상으로도 훈련을 실시해 항공기 안전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과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구상 아래 업계 최초로 홈페이지 내에서 공항 내부·주차장 혼잡도 정보를 선보였고, 간편 항공권 결제 시스템 '스타 페이'를 도입했다. 항공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합리적인 가격의 항공권을 구매했을 경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첫 대규모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해 항공 운임 최대 99% 할인을 실시했고, 단기간 내 10만명에 가까운 신규 회원을 유치했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영업손실은 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1% 늘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꾸준히 재운항을 준비해와 작년부터 본격 운항을 다시 시작했고, 올해를 흑자 원년으로 만들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아픈 손가락’ HIC·왕산레저개발에 계속 투자?

대한항공이 미국 호텔을 운영하는 한진인터내셔널(HIC)과 인천 요트 계류장 사업을 영위하는 왕산레저개발에 끊임없는 자금 투입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 상태가 날로 나빠지고 있지만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자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호텔·오피스 복합 건축물인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조양호 선대 한진그룹 회장의 '마스터 피스'인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높이 335m, 총 73층으로 객실 889개를 갖춘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사무·상업·컨벤션 공간 7개층으로 이뤄져있다. 한진인터내셔널의 장부가액(자산)은 2004년도 대한항공 사업 보고서에 처음으로 등장했고, 168억31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장부가액은 2012년 795억9500만원, 2015년 3304억6600만원, 2019년 7561억47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자 2020년 말 218억7800만원으로 급락했고, 급기야 2021년 3월에는 대한항공이 BDO USA와 LLP 2개 미국 현지 회계 법인들의 자문을 받고 전액 손상차손 처리해 재무상 기업 가치가 '0'으로 나타났다. 이후 대한항공은 윌밍턴 트러스트·내셔널 어소시에이션과 2022년 9월 23일부터 2025년 9월 23일까지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해 4억달러 상당의 지급 보증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2월 20일에는 한진인터내셔널에 9343억44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3월 2일에는 7996억9904만원을 전액 상환해 대여금 총 잔액이 한 푼도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는 만기일이 도래해서 갚은 것일 뿐, 대한항공은 사실상 1346억4496억원을 추가로 빌려준 셈이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전폭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한진인터내셔널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1분기 말 0원에서 9507억6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역시 반짝 효과에 그쳤다. 장부가액이 지난해 3분기를 넘어 4분기말에 이르자 6839억6900만원으로 28.06%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윌셔 그랜드 센터 호텔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호텔 분석 회사 STR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5월 샌프란시스코 지역 객실당 수익(RevPAR)은 2019년 같은 달에 비해 30% 줄었다. 같은 캘리포니아 지역인 만큼 한진인터내셔널의 호텔 사업 역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호텔 산업의 내년 성장률도 의미 없는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하고,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의 또 다른 100% 자회사 왕산레저개발도 경영 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요트 계류장 '왕산마리나' 운영을 담당하는 이곳의 작년 영업손실은 64억7300여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47.77% 확대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2월 이사회를 열고 왕산레저개발 지분 전량 매각을 의결했다. 이후 그해 11월 말 칸서스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1300억원에 매각하고자 했으나 불발돼 4년 째 현상 유지만 하고 있다. 오히려 올해 1월 7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한진인터내셔널과 왕산레저개발의 순손실은 지난해 각각 1042억1900만원, 71억8100만원으로 총 1114억원이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어 대한항공의 재무 역량을 갉아먹고 있는 만큼 매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칫 저가 매각은 배임으로도 이어질 소지가 있어 당분간 출혈은 부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적자 자회사와 원매자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도 맞지만 엄연히 당사 자산인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며 “헐값에 팔 수는 없으니 당사 자금 여력이 충분해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 조원태 “美 법무부發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 승인, 10월 말 예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이 화물 사업부 매각 이슈와 맞물려 10월로 밀릴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통합 작업도 다소 순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내달 중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 여객기 30대 구매 발주에 나서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내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AGM)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회장은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 연방법무부(DOJ)로부터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과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외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 당국들이 요구한 모든 조건들을 이행해왔다"고 부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기업 결합 심사 절차가 진행 중으로, 당사는 DOJ에 추가 자료 제출(Second Request) 후 경쟁 제한성 해소 관련 조치에 관해 지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DOJ는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현재 DOJ는 에어프레미아와 여객 노선 슬롯을 나눈 점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말 개최되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787 드림라이너'를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현재 보잉은 지난 1월 177명이 탑승한 737-맥스(MAX) 9 여객기에서 객실 내 모듈식 부품 '도어 플러그'가 뽑혀 나가는 사고와 관련해 미국 연방항공청(FAA) 조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AA가 787 드림라이너의 동체 부분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수천번의 운항 후 비행 중 분리될 수 있다는 내부 고발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이와 같은 안전성 문제를 의식한 듯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저는 그들을 믿는다"고도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와 A321네오(neo) 여객기 20대를 추가 주문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A321네오 기종 보유 대수는 50대로 늘렸고, 올 3월엔 한화 약 18조원을 들여 에어버스 중대형 항공기 A350-900·1000 총합 33대를 구매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ESG 경영에 입각해 노후 기종을 친환경 기종으로 교체함과 동시에 에어버스 여객기가 주력기인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대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에어버스 여객기를 대거 도입한 것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의 기업 결합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포석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이번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보잉 여객기 구매 가능성을 거론한 것 역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DOJ를 의식한 것이고, 소송을 제기해 인수·합병(M&A)이 없던 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종의 이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말을 아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발권 필요 마일리지, 9월 1일부 최대 2배↑”…소비자 불만↑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M&A) 작업 과정 중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특정 기종 한정 비즈니스 좌석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최대 2배 인상한다. 통합을 앞두고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옴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일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에 대한 서비스 공제 마일리지를 최대 2배 상향함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밝혔다. 이로써 3만5000마일에 갈 수 있던 한국-미주·유럽·대양주 노선은 7만마일을 써야 갈 수 있게 된다. 한국-서남아시아 노선은 기존 2만마일에서 3만마일로, 한국-동남아 노선은 1만5000마일에서 3만마일로 오른다. 1만1000마일에 탈 수 있던 한국-일본·중국·동북아 노선은 1만5000마일로 바뀐다. 이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은 A380 여객기에만 설치돼있어 현재까지는 해당 기종 비행편 발권 시에만 적용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다른 기종으로의 확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측이 미국 연방법무부(DOJ)발 대한항공과의 M&A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본격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것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마일리지 이연 수익은 유동 마일리지 수익 1604억9481만2000원을 포함, 총 9671억7896만4000원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2006.94%다. 항공기 리스 부채를 감안해도 '고도 비만'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이자 갚기에도 벅찬 상황인 만큼 부채로 인식되는 이연 수익을 얼른 털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마일리지 제휴 사용처도 늘리는 등 재무 개선을 위한 각종 노력을 강구해왔다. 9월 1일부터 전격 시행되는 마일리지 개편안도 이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이변이 없다면 새로운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한항공의 재무 쇼크를 덜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엄청난 개악"이라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네이버 항공 커뮤니티 '플라이터스'의 이용자들은 “그러잖아도 나빴는데,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있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보너스 항공권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으로 구경하기도 힘들어 좌석을 푸는지도 의문"이라며 “스타얼라이언스 공제율만이라도 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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