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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우주연구원 개원…‘K-스페이스 시대’ 선도

카이스트(KAIST·총장 이광형)가 30일 '우주연구원'을 개원하고 비전 선포식과 함께 특별강연 기념행사도 진행했다. 카이스트 우주연구원은 대한민국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우주 임무 및 융합·핵심 기술 연구를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 추진단을 발족해 본격적인 조직 구상에 나서 올해 4월 교내 정식 조직으로 설치된데 이어 만 2년만에 우주연구원 개원의 꿈을 이뤘다. '한계를 넘는 꿈의 실현'이라는 슬로건 아래 △최초를 지향하고 인류 삶의 지평을 넓히는 우주 분야 연구 수행 △글로벌 선도 대학 우주연구 집결체로서 우주 연구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도전적 우주 임무 실증 및 개척을 통한 국내 우주기술 혁신 및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 기여 △창의적 우주융합인재 양성으로 지속 가능한 국가 우주개발 지원 등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 운영에 들어간다. 카이스트는 우주연구원 개원을 위해 그동안 여러 부서로 분산돼 독립 운영 중이던 교내 우주 분야 연구조직을 통합·재편했고, 산하조직으로 '인공위성연구소'에 이어 △우주기술혁신인재양성센터 △우주핵심기술연구소 △우주융합기술연구소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핵심 산하조직인 인공위성연구소는 올해 4월 국내 최초 양산형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개발해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 실증을 위해 오는 2027년 위성 발사를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한화스페이스허브-KAIST 우주연구센터 △페리지-KAIST 로켓연구센터 △미래우주교육센터는 우주연구원 소속으로 재편된다.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은 “우리나라에 우주기술을 뿌리내리게 한 고(故) 최순달 박사의 타계 10주년이 되는 해에 '우리별'의 정신을 계승하고, 기존의 성과를 발전시켜 나갈 KAIST 우주연구원을 설립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광형 총장은 개원식에서 “카이스트 우주연구원은 우주 연구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 국가 우주개발을 이끄는 우주 연구 집결체로 자리할 것"이라며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어진 특별강연에서 권세진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KAIST 우주 탐사 여정과 비전'을, 우주연구원 부원장이자 초빙석학교수인 다니엘 제이 쉬어레스(Daniel J. Scheeres) 교수가 '소행성 탐사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화엔진·HD현대마린엔진, 中 컨선 수주 호황 수혜

중국 조선소들이 7000TEU 이상급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올해 발주 물량의 90% 이상을 수주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엔진 업체들도 중국향 판매 등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들이 수주한 컨선 물량 중 대부분은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 이중연료(D/F) 엔진이 적용될 예정이다. 환경규제 및 선사들의 ESG 역량 확대 니즈가 반영된 셈이다. 특히 MSC·머스크·CMA-CGM을 비롯한 메이저 기업들이 중국 발주 비중을 끌어올리는 중으로, 향후에는 탑10 아래에 있는 선사들도 동참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중연료 엔진은 2가지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모델로, 가격과 마진이 기존 제품 보다 높다. 그러나 중국 현지의 친환경 엔진 생산력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용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의 LNG 이중연료 인도 실적은 11척이 최대치지만, 내년 이후 100척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잡혀있다고 분석했다. 메탄올 이중연료는 실적이 없음에도 50척에 달하는 선박을 인도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다. 실제로 HD현대마린엔진은 중국 조선소들과 올 상반기 총 700억원 이상의 선박엔진 공급계약을 맺었고, 중국향 매출 비중이 35%에 육박했다. 수출 비중은 49.2%로 지난해(61.8%) 보다 낮아졌으나, 2022년(17.6%)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아졌다. 또한 현지 주요 고객에 선제적·집중적으로 대응하는 등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전 우호 조선소를 재확보하고, 새로운 고객을 창출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HD현대마린엔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216억원·348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1.2%, 94.4% 높은 수치다. 특히 이번달에만 중국 조선소들과 총 1300억원 이상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절반이 넘는다. 한화엔진은 세계 최초로 선박용 이중연료 저속엔진을 상용화했고, 친환경 엔진 생산 확대 및 신규모델 엔진의 선 제작 경험 확보로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시장에서도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21%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고, 올 상반기에는 뉴타임즈쉽빌딩을 비롯한 중국 조선소와 700억원 가량의 선박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3000억원이 넘는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증설·개보수·신제품 개발·IT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2022년과 지난해 4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집행됐고, 올 상반기에는 189억원이 투입됐다. 올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1300억원 상당의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한화엔진의 올해 예상 매출은 1조1473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4.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87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722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한화엔진은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 2024'에서 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과 참가해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 라인업 등도 소개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단기간에 급증하는 중국의 이중연료 컨선 인도 스케쥴을 고려하면 엔진업체가 향후 판가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이 각각 HSD엔진·STX중공업을 인수한 것은 2030년 15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선박 납기의 키포인트로 불리는 엔진 수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단독] 대한항공, K-UAM 관제 소프트웨어 ‘ACROSS’ 상표 시리즈 대거 등록

대한항공이 국토교통부 주관 사업인 한국형 도심 항공 교통(K-UAM) 관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가운데 관련 브랜드 등록을 마쳤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지난 7월 29일 '어크로스(ACROSS)'라는 이름의 K-UAM 소프트웨어 상표 8종을 특허청에 출원했고 지난달 22일 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ACROSS'는 'Air Control And Routing Orchestrated Skyway System'의 약어로, 우리말로는 '통합 항공 관제 및 경로 조정 시스템'을 의미한다. UAM 운영을 위해서는 기존의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통합 관제 시스템은 도심 환경에서 저고도로 운항하는 다수의 UAM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고도의 센서 네트워크와 통신 시스템을 활용하면 UAM의 위치·속도·비행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UAM 교통 관리는 기존의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과 원활하게 통합돼야 한다. ACROSS는 기존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을 넘어 자율 비행체와 유인 항공기가 공존하는 미래 항공 산업 환경을 위한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은 인공 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경로 최적화, 기상 조건에 따른 비행 안전성 예측, 지상 교통과의 연계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로 조정 시스템은 UAM이 정해진 항로를 이탈했을 경우 경고를 발부하고, 원래 경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장애물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지역(buffer zone) 설정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이와 관련해 등록된 상표는 △어크로스 플랜 컨트롤(ACROSS Plan Control) △어크로스 센티넬(ACROSS Sentinel) △어크로스 버추얼 트랙 제너레이터(ACROSS Virtual Track Generator) △어크로스 센타인13D(ACROSS Sentine13D) △어크로스 허브(ACROSS Hub) △어크로스 플래너(ACROSS Planner) △어크로스 밴티지(ACROSS Vantage) △어크로스 루트 컨트롤(ACROSS Route Control)이다. 해외 UAM 기체 개발 업체들도 자체 소프트웨어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협업 중인 미국의 조비(Joby)는 '엘리베이트OS'를, 이브 에어(Eve Air)는 '베터' 등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국토부 주관 K-UAM 과제 수행의 일환으로 운항 통제·교통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고, 실증과 기술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앞서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현대자동차·현대건설·KT와 UAM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현대차가 제작할 기체에는 대한항공의 운항 통제 기술인 ACROSS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의 성공적인 개발과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국내 UAM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CROSS 상표 등록은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 8종에 대한 지적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수출 등 향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제 막 시작해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현 단계에서는 논할 수 없다"면서도 “우선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자성 인천국제공항공사 차장(항공우주법 박사)은 “UAM은 신개념 폼팩터 항공기로, 도심 사이의 회랑을 자유로이 날아다녀 안전한 관제 솔루션이 필요한 만큼 항로 설정은 필수적"이라며 “대한항공의 ACROSS 소프트웨어 개발과 브랜드 등록은 본격 UAM 운송 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황호원 “항공 안전, 피로 쓰인 역사…‘저스트 컬처’ 구현 방안 모색해야”

최근 각종 항공 안전 사고가 빈발하는 가운데 '항공 안전 확립을 위한 안전 문화 조성'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항공은 한국항공대학교가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2024 항공 안전 문화 포럼'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산·학·관 교류 활성화로 항공 안전 문화를 개선하고 공정 문화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게 행사의 취지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산·학·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안전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유일 항공우주 종합 대학인 한국항공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1부 발표자로 나선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은 “그간 숱한 사고와 희생을 통해 발전해온 항공 안전은 피로 쓰여진 역사"라고 운을 뗐다. 황 대학원장은 “휴먼 에러가 항공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기존 단순 매뉴얼 습득을 중심으로 한 교육·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소통이 탑 다운 방식으로만 진행된다면 현장에서 생겨나는 중요한 힌트를 놓칠 가능성이 많다"며 “현장에서의 생생한 위험 정보를 자유로이 나누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고 설파했다. 이어 '저스트 컬처' 원칙을 소개하며 '안전'과 '책임'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처벌보다는 안전 문화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대학원장은 “대한항공은 오래 전부터 '저스트 컬처 위원회'를 운영 중이나 이는 항공사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토부를 비롯해 모두가 관심을 갖고 다뤄야 할 중차대한 주제"라며 “저스트 컬쳐의 현실적 구현 방안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이후 박소현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 주무관이 '우리나라의 안전 문화와 보고 문화', 장여진 국토부 항공운항과 사무관이 '우리나라 안전 관리 시스템(SMS) 발전 방안', 이장룡 한국항공대 교수가 '항공 안전과 안전 문화 매커니즘', 샤프프리트 소니 미국 연방항공청(FAA) 수석 기술 고문이 '안전 리더십-항공 안전 문화 강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2부에서는 베넷 월시 대한항공 전무가 '항공 안전 문화 사례'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 이어 제이슨 라고그나 델타항공 상무가 '델타항공 안전 리더십과 안전 문화', 김도근 대한항공 상무가 '대한항공 공정문화위원회 운영 현황', 최명순 티웨이항공 기장이 '오픈 커뮤니케이션', 마이클 반 도렌 하와이안항공 과장이 '세이프티 쿨레아나'와 공정 문화', 헬레나 커닝햄 델타항공 기장이 '안전 문화와 필수 노동 관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3부에서는 최연철 한서대학교 교수가 '항공 안전 문화 개선 방향'을 소개했다. 뒤이어 나인기 한국항공대 교수는 'SMS와 회복 탄력성(BCMS)-기회와 도전', 문봉섭 한서대 교수는 '항공사 안전 문화의 22년의 변화', 조미숙 대한항공 부장은 '규정 준수를 넘어선 안전 개선에 대한 의지', 마크 밀러 엠브리 리들대학교 교수는 '사전적 인적 요소 데이터 기반 SMS와 미래 항공 안전 문화', 안주연 대한항공 사무장은 '항공 안전을 위한 공정 문화의 구현'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인호 유인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패널로 참여했고, 유종석 대한항공 최고 안전 책임자(CSO, 부사장)은 폐회사를 맡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항공 안전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안전한 항공 안전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 문화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안전 관리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며 “공고한 안전 문화를 구축해 글로벌 항공업계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한 국내 11개 항공사 대표들은 현장에서 '항공 안전 문화 리더십 헌장'에 서명했다. 헌장은 △항공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긍정적인 안전 문화 확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리더십의 안전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한다 △안전 문화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이를 위해 모든 항공 종사자들이 정당하고 공정한 대우를 받고 용인되는 행위와 용인되지 않는 행위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한다 △안전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할 수 있는 신뢰의 환경을 조성해 처벌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안전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성 있게 대처하고, 안전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등 총 5개 결의문으로 구성돼있다. 한편 이 포럼은 국토부·대한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델타항공·에어버스·보잉이 후원했고, 현장에는 업계 주요 관계자 230여명이 자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30여명, ASML 코리아로 무더기 이직

국내 항공기 정비사들이 반도체 업계로 이직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최근 3년 동안 아시아나항공에서 ASML 코리아로 30여명의 엔지니어가 대거 옮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업계의 연봉이나 처우 수준이 항공업계 대비 월등히 높고, 관련 장비들의 추가 도입이 예정돼있어 항공 정비사들의 이직 행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국내 항공사 소속 정비사들 중 상당수가 ASML 코리아를 위시한 반도체 업계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이직한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해제 전인 2021~2022년 사이이다. 현재는 반도체 업계의 채용 인원이 줄어 이직 열풍이 다소 사그라들었지만 항공업계에서 해당 분야로의 인력 유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보잉 787·737-800·737-900이나 에어버스 A330·A321 네오 등 현행 항공기들은 과거와는 달리 다량의 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다.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 EUV(Extra Ultra Violet)는 노광(포토) 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장비다. 항공 정비사들은 자신들의 본업과 EUV를 다루는 방식이 80% 가량 일치해 매뉴얼을 참고하면 금새 반도체 장비에 관한 업무를 익힐 수 있다고 말한다. 실례로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노정훈 DS 부문 프로는 항공 기관·기체 정비 기능사 자격증 2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항공 정비를 배운 덕분에 재료의 특성과 유체역학적인 부분과 정비를 위해 사용되는 수많은 공구들의 이름과 특징, 사용법에 대해 익숙했다"며 “그래서 자동차나 각종 기계, 장비를 배우는데에 습득이 빠르고 작동 원리나 내부 구조에 대한 이해가 빨라졌다"고 했다. 통상 항공 정비사들은 온몸에 기름때를 묻혀가며 작업을 해나간다. 그러나 오염에 민감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클린 룸에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비교적 쾌적하다는 점도 이직 러시의 이유 중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A씨는 “EUV와 에어버스 항공기의 전자 장비에 관한 매뉴얼의 내용이 흡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ASML 코리아가 항공 정비사들을 선호해 회사 동료 30여명이 줄지어 옮겨갔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기준 항공 정비사 대비 ASML 코리아 CS 엔지니어의 급여가 2000만~3000만원 가량 많고, 초봉은 6500만원 대 1억원으로 처우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3일 근무 후 3일 휴식해 근로·복지 조건이 우수하다는 후문이다. A씨는 “반도체 업계가 선호하는 항공 정비사의 조건으로는 40세 이하 대리·과장급인 젊은 인력이고, 떠난 사람들 중 돌아온 경우는 단 한 명도 본 적 없다"며 “고령 근로자들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그림의 떡'"이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 근로자들은 회사가 한국산업은행의 관리 체제에 묶여 수년 째 임금이 동결됐고, 8년 째 추가 채용도 이뤄지지 않아 항공 정비사 정원 1600여명 중 300~400명이 부족한 상태라는 게 현업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한 2019년까지 꾸준히 정비사 채용을 진행했지만 이후 3년 이상 지속된 팬데믹 기간 중에는 당사를 포함한 항공업계의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며 “이는 채권단 관리 체제와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이어 “엔데믹 전환과 사업량 회복 시기에 맞춰 정비사 채용을 매년 진행해오고 있다"며 “계획에 따른 채용과 인력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항공 정비사 정원 대비 인력은 부족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내 항공 정비사들의 반도체 업계행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EUV를 지속적으로 들여올 계획인 만큼 이에 따라 유지·보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해서다. ASML 코리아는 네덜란드 소재 모회사 ASML이 생산한 노광 장비가 국내에 반입되면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고객사 인근에 사무실과 CS(Customer Support) 엔지니어들을 배치한다. 김기홍 한국항공대학교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반도체 노광 장비 도입량이 더욱 늘어나면 항공 정비사들의 탈출은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내 중형 조선사, 세계 시장점유율↑…탱커·가스선 힘냈다

국내 기업들이 탱커과 가스선 등 최근 업황이 좋은 선종을 중심으로 글로벌 중형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중형선박 발주량은 1302만CGT(656척)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한국의 수주량은 124만CGT(54척)로 같은 기간 27.8% 증가했다. 이 중 HD현대미포는 99만CGT(43척)로 32.2%, 중형조선사(25만CGT·11척)의 경우 12.8% 늘어났다. 중형탱커(89만CGT·38척)가 18.6%, 중형액화천연가스(LPG)운반선도 28만CGT(14척)로 28.4% 확대된 덕분이다. 자동차전용선(PCC) 수주량도 6만CGT(2척)로 214.3% 급증했다. 수주 점유율은 7.3%에서 9.5%로 높아졌다. HD현대미포는 5.7%에서 7.6%, 다른 기업들의 점유율 총합도 1.7%에서 1.9%로 확대됐다. 상반기말 수주잔량은 219만CGT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대비 0.8% 줄어든 것으로, 건조량 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탱커의 경우 전통적으로 중형 조선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벌크선의 발주량을 넘어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운송거리가 길어진 데 따른 수혜를 입은 셈이다. 신조선가도 최근 113~115K(LR2)급 선박이 75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6개월간 모든 선형에 걸쳐 신조선가가 7% 이상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증가율은 발주 증가율(약 40%)을 하회했다. 인력난 장기화가 영업활동 제한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중형 LPG운반선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중으로, 2021년 7월 7000만달러 수준이었던 60KCuM급 선박의 신조선가가 올해 들어 9000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최근에는 사실상 전량을 HD현대미포가 수주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시아 소재 선사와 총 3899억원의 건조계약을 체결한 4척이 포함된다. 다른 기업들은 탱커 위주로 영업성과를 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HD현대미포는 올 2분기 영업이익 174억원으로 7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2019~2021년 2조원을 밑돌던 연매출이 지난해 4조원을 넘어 올해 4조4000억원에 달하고, 3년간 이어진 연간 적자도 마감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중형 컨테이너선 수주가 부재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선조선의 워크아웃으로 수주전에 뛰어드는 '선수'가 HD현대미포만 남았을 뿐 아니라 선박 대형화 흐름 등의 영향으로 3000TEU 이하급 선박의 발주가 없었던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량도 2척에 머물렀다. 중형벌크선 역시 발주량이 368만CGT(210척)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축소된 점을 고려해도 국내 기업들이 부진한 선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수치로 보면 상황이 괜찮으나, HD현대미포의 비중이 80%에 육박한다"며 “다양한 기업·선종의 국내 건조를 통한 생태계 강화를 위해서는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원활하게 하고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첨단 무인기 개발 선도

과거 운용 인력이 필수 였던 병기의 무인화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무인기 개발사업을 통해 미래 핵심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등 더욱 진보한 과학 기술들이 무기 체계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입증되듯 전쟁 수행 개념은 대규모 자본과 첨단 기술이 승패를 좌우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무인기는 급조 폭발물(EOD) 제거·근접 항공 지원(CAS)·적 방공망 제압(SEAD)·부상자 수송·암살과 같이 부대원 사망·부상이 예상되는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 민간 항공사 중 유일하게 연구·개발(R&D) 조직인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두고 있어 방위산업체라는 이중 지위를 지녔다. 김해 테크 센터를 중심으로는 △항공기 완제기·부품 개발 △위성체·발사체·무인 항공기 개발 △항공기 개조·성능 개량 등 개발·제조 사업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무인기 사업은 미래 항공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00년대 초 해당 분야에 진출했다. 2010년에는 사단 정찰용 무인기 'KUS-FT' 체계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국내 최초 무인기 감항성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2020년 12월에는 초도 양산·군 전략화를 마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품 국산화율 95%를 달성해 외산 부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며 “국내 산악 지형에 적합하도록 발사대 이륙·급강하 자동 착륙 기술 등을 적용해 자주 국방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기존 사단급 무인기 개발·양산 등 개선 소요에 입각래 '리프트 앤 크루즈' 방식의 수직 이착륙 무인기 'KUS-V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차기 사단급 무인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군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는 '틸트 로터' 기술이 적용된 무인기 'KUS-VT'를 공동 개발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용화 모델로 개발해냈다. 틸트 로터는 이착륙 시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유지되다가 비행할 때는 수평 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기술이다. 또한 육군이 운용하고 있던 MD500을 무인화 해 다목적 무인 헬리콥터 'KUS-VH'을 개발해 2019년 호버링 비행 시험에 성공하고 후속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상용 드론은 비행 시간이 20~30분에 불과해 장시간 임무 수행의 한계가 분명했다. 대한항공은 내연 기관·배터리를 결합한 5kW급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해 최대 2시간 동안 날 수 있는 소형 드론 'KUS-HD'을 자체 개발했다. 제주소방본부는 KUS-HD를 사고·화재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과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실종자 수색 등 소방 전술 차원에서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 사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영역으로 분류해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저피탐 무인 편대기를 설계 중이다. 작년 6월에는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비행 시범기 개발 과제도 따내 국내 스텔스 무인기 개발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수백 대가 자율 군집 비행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최신 기술 R&D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 종합 기업인 당사는 국내 무인기 개발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라며 “미래 무인기 산업의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한화, 세계 최대 가스전시회서 친환경 선박 기술 선봬

HD현대와 한화그룹이 세계 최대 가스전시회로 불리는 '가스텍 2024'에서 탄소중립·디지털 기술력을 소개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현지시각)까지 나흘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 800여개사가 참여한다. 예상 방문객은 5만명에 달한다. HD현대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뿐 아니라 HD현대마린솔루션과 HD현대일렉트릭이 부스를 꾸렸고, 정기선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현장을 찾아 친환경 기술을 설명한다. 주요 전시 품목은 △차세대 LNG운반선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FSRU)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등이다. LNG운반선은 조선업계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았으나, 최근 중국 조선소가 큐맥스급 선박 수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등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전기추진 방식 적용 등으로 친환경성을 높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LCO2운반선은 탄소 포집·저장(CCS)을 비롯한 프로젝트에서 활용될 공산이 크다. HD현대는 글로벌 선사와 선급을 대상으로 가스운반선 트렌드와 전기추진시스템 현황 및 선박 디지털 전환 로드맵도 알린다. 노르웨이선급(DNV)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선박 가상 시운전 검증기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받는 등 총 16건의 기술인증 획득 및 업무협약(MOU)도 체결도 진행된다. 여기에는 미국선급(ABS)의 암모니아 추진선 무인 엔진룸 설계에 대한 AIP 획득이 포함된다. 현대마린솔루션은 DNV로부터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액화·저장·설비(OCCS) 개조 기본인증을 받는다. 한화의 경우 한화엔진·한화파워시스템이 한화오션과 함께한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 LNG운반선 모형을 공개했다. 이 선박에 탑재되는 가스터빈은 한화파워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중으로, 엔진 착화를 위한 파일럿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앞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으로 소개한 것으로, 2028년까지 만든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8만CBM급 액화수소운반선도 처음으로 공개했고, 9만3000CBM급 암모니아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과 4만CBM급 LCO2운반선 등도 소개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 선박 추진시스템, LNG 재액화시스템 등 한화오션과의 시너지오 효과와 초임계이산화탄소(sCO2) 발전시스템 및 고압이산화탄소 압축기 등을 알린다. 한화엔진은 친환경 2중연료 엔진 라인업과 생애 전주기 케어 서비스에 해당하는 장기 유지보수계약(LTSA)을 선보인다. 암모니아 연료 추진 엔진 상용화, 기존 선박의 친환경 개조(리트로핏) 사업 진출을 비롯한 탄소 저감 방안도 제시한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수소경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성장이 점쳐지는 선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대체연료 선박 중 암모니아의 비중이 2030년 8%, 2040년 29%, 2050년 46%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독성이 강한 탓에 누출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다. 이산화질소(NO2) 배출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 탈탄소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경쟁우위를 다지기 위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형 해운사 호황에 가려진 중소형사의 ‘눈물’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거뒀던 대형 해운사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컨테이너선 등을 운영하는 대형 해운사의 실적만 개선됐을 뿐 벌크선 위주의 중소형 해운사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된 곳이 많아 아직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해운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해운업계 1위인 HMM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5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4666억원 대비 125.31% 크게 늘었다. 상반기 매출액도 4조99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2115억원 대비 18.56% 늘었다. 역시 대형사로 꼽히는 대한해운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9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51억원 대비 58.9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983억원에서 9237억원으로 32.28% 개선됐다. HMM 등 대형 해운사는 지난 2021~202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항구에서 방역 등에 발이 묶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복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렸다. 이에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지난 2022년 HMM은 9조9494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보냇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 발주한 선박이 대규모로 시장에 진입하고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해소된 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크게 늘어나며 1년 만에 최악의 불황이 닥쳤다. 지난해 HMM의 영업이익은 5847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94.12%가 줄었다. 다만 올해는 중국의 철강 수출 등이 늘어나면서 해운 수요가 크게 회복된 덕에 그나마 불황이 끝났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올해 중소형 해운사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중소형사인 대한상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09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상반기 213억원 대비 48.83% 줄었다. 이는 주로 대형사가 원양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선을 운영하고 중소형사는 내수 벌크선을 운영하는 해운업계의 상황 탓으로 분석된다. 먼바다를 항해해 수출 물량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대형 해운사가 아니라면 건조·운영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국적 원양선사는 HMM과 SM상선 둘 밖에 없다. 상당수 중소형 해운사는 근해에서 벌크선을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경기 위축이 심해지면서 벌크선 운송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기준 2726.58을 기록했다. 최근 하락세이긴하나 올해 1월 5일 1896.65에 비하면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반면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최근 1814로 연초에 비해서 40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HMM과 대한해운의 벌크선 매출 비중은 각각 13.77%와 38.58% 수준에 그쳤다. 반면 대한상선의 벌크선 의존도는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 큰 문제는 대한상선도 그나마 중소형사 중에서는 규모가 큰 해운사로 꼽힌다는 점이다. 대한상선보다 체급이 작고 벌크선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가 1000여개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해운업계의 불황이 아직도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소형 해운사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의 실적 숫자만 너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해운산업 전체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며 “대형사 호실적이 가린 중소형사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보조 배터리, 갖고 타세요”…비행기 반입 금지품 확인 필수

추석 연휴 기간을 맞아 100만명 이상이 항공 교통편을 이용해 전국 공항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항공보안법상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공항에 소지한 채로 오는 경우도 허다해 사전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한국공항공사(KAC)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18일까지 6일 간 전국 14개 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147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선은 112만명, 국제선 3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추석 대비 4.8% 가량 늘어 23만6000여명이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반입 금지 물품 적발 건수도 상당하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한국공항공사가 공시한 공공 데이터 포털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김포국제공항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적발 건수는 총 30만1173건에 달한다. 또한 코로나19 시국 종료 이후 항공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여행객의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소지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가 수백명이 타는 교통 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기내 보안 사고 발생 시 항공보안법과 항공안전법, 관련 고시를 통해 처벌토록 규정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Annex) 18과 항공안전법은 폭발성·독성·부식성·인화성 가스 또는 증기를 방출할 가능성이 있어 사람이나 항공기에 해를 입힐 수 있는 물질 또는 물품을 '항공 위험물(dangerous goods)'로 정의한다. 또한 관계 법령이 정한대로 위험물임을 신고하고 포장·표기·관련 절차에 따라 운송돼야 하고, 위반시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대상과 기준은 승객이 직접 휴대해 기내로 들고 타는 짐과 탑승 수속 단계에서 항공사에 운송을 위탁하고 부치는 짐으로 구분된다. 객실 내 반입 금지 목록에 포함된 △총기류·구성 부품 △전자 충격기·퇴치 스프레이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물체 △공구류 △둔기·스포츠 용품 △인화성 물질 △액체‧분무‧겔류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담당 직원에게 부쳐달라고 요청하면 처리가 가능하다. 한편 △뇌관 △기폭 장치류 △군사 폭발 용품 △폭죽 △조명탄 △연막탄류 △화약·플라스틱 폭발물 △토치 △토치 라이터 △인화성 가스·액체 △위험·독성 물질 등 항공기 내외부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장치는 들고 타거나 위탁 수화물 처리도 금지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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