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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급발진?···도 넘은 ‘급발진 관심 끌기’ 여론도 ‘싸늘’

“운전자들이 차량 결함에 의해 급발진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믿는 확증편향이 오히려 사고 발생을 부추깁니다. 미디어나 유튜버 등이 내놓는 자극적인 급발진 영상에 자주 노출됨에 따라 순간적으로 본인의 착각을 인정하지 않게됩니다." 최근 발생한 시청역 사고와 택시 기사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 공개 등으로 '자동차 급발진' 원인에 대한 여론이 급변하고 있다. 차량 결함보다 운전자의 실수 때문에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밝혀지면서다. 자동차 결함을 주장하며 급발진 문제를 지속 제기해 온 전문가들에게 대한 비난 여론까지 조성되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이 많아지며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급발진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전문가나 공인들이 각종 방송·유튜브 등에서 “급발진이 맞다"고 무책임하게 발언해왔다는 점이다. 이번 시청역 사고는 여론이 달라지게 된 분수령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라디오 방송에 출현해 시청역 사고 관련 차량 결함 가능성(급발진)이 70%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사고 차량이 긴급제동장치에 문제가 있어 리콜을 받은 차량이라는 점, 전자식 브레이크가 탑재된 차량이라는 점, 전자제어장치(ECU)에 문제가 있으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해당 차량에 긴급제동창지 관련 리콜이 없었으며, 전자식이 아닌 유압식 브레이크가 탑재됐고, ECU와 상관없이 브레이크램프는 작동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대로 된 팩트체크 없이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급발진에 대해 다룬 한 유튜브 콘텐츠에는 “풀악셀 밟고 급발진 주장하는 사람들 변호해주다보니 결국 급발진을 믿는 사람들이 실수로 악셀을 밟고 이게 급발진이구나 인식하고 계속해서 악셀을 밟으면서 브레이크라 믿는다"는 댓글이 달렸다. 급발진 주장으로 유명세를 탄 한 인플루언서도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급발진 주장 영상을 모아 '급발진은 절대 없다?' 등 콘텐츠를 올렸지만 비판 댓글이 지속적으로 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런 식으로 급발진을 선동하니까 사람들이 페달 오인 시 내가 페달 오인했구나하고 브레이크로 발이 가야하는데 나에게도 급발진이 왔다고 믿어버린다"고 일침했다. 최근 공개된 급발진 주장 사고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급발진은 운전자의 실수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인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고 페달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사고 직전까지 7차례 밟는 모습을 비춰줬다. 고령 운전자 비중이 높은 일본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해당 장치를 탑재한 차가 93%에 이르자 급가속 등 사고율 역시 10년 전 대비 50% 가까이 축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차량 결함 보다 운전자의 실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차원에서 '급발진' 대신 '급가속'이라는 용어를 통상 사용하고 있다"며 “운전자 본인이 페달을 잘못 밟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함으로써 발생하지 않아도 될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노사 상생’ 역대 최대 실적 향해 달린다

현대자동차가 역대 최대 실적을 향해 쌩쌩 달리고 있다. 6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며 노사간 상생을 도모한 게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임금을 최대수준으로 올리는 대신 '정년 연장' 등 쟁점에서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는 방향으로 올해 교섭을 마무리했다. 노조는 최근 전체 조합원(4만32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투표자 3만6588명(투표율 84.53%) 중 2만1563명(58.93%)이 찬성해 가결됐다. 올해 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11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500%+180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이다. 기술직 총 800명 추가 채용(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1100명 채용),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 조성, 퇴직 후 계약직으로 다시 일할 수 있는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를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확장 등에도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무파업 타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노사는 오는 15일 올해 임협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협상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걱정과 관심 속에서 노사가 사회문제 해소와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담은 6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사업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올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4조원 초·중반대를 예상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5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출의 경우 지난 1분기에도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환율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370원선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1314원 수준이었다. 또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를 늘려가고 있어 매출·영업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글로벌 수요 자체가 둔화되고 있는 와중에 현대차가 좋은 모습을 보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핵심 미래 사업인 전기차의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고 주요 선진 시장도 고금리 등 수요 위축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 제품 경쟁력 자체가 올라간 것이 호실적을 내는 바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스크도 남았다.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있어 친환경차 정책 등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 전쟁이 지속되며 사실상 러시아 시장을 잃었고 중국 시장 내 존재감이 계속해서 작아지고 있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달 28일 예정된 'CEO 인베스터 데이'와 하반기 진행되는 인도 시장 기업공개(IPO)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노조, 임협 찬반투표 시작…‘6년 연속 무파업 타결’ 눈앞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울산공장, 전주공장, 아산공장, 남양연구소 등 전국 사업장에서 전체 조합원(4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전 중 마무리된다. 전국 투표함이 울산공장 내 노조사무실에 모여야 개표하기 때문에 투표 결과는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결되면 현대차 노사는 6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타결하게 된다. 6년 연속 무파업은 현대차 노사 역사상 최초다. 올해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500%+180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노사는 이와 별도로 기술직 총 800명 추가 채용(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1100명 채용),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 조성, 퇴직 후 계약직으로 다시 일할 수 있는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를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확장 등에 합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부진에 ‘브뤼셀 아우디 공장’ 폐쇄 검토

폭스바겐그룹이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벨기에 브뤼셀의 아우디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11일 미국 C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브뤼셀 공장에서 생산 중인 완전 전기차 '아우디 Q8 e-트론' 라인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공장에 대한 구조 조정이나 폐쇄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공장 폐쇄는 198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모어랜드 카운티의 공장 이후 약 40년 만이다. 브뤼셀 공장은 아우디 Q8 e-트론 전기차를 2019년부터 생산 중이며 3000명의 직원이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실적도 부진해 전체 인도 물량 자체도 감소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2분기 224만3700대를 인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감소한 규모다. 아우디는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브뤼셀 공장 폐쇄 가능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그랑 콜레오스’ 사전예약 7000대…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르노코리아의 회심작 '그랑 콜레오스'의 사전예약이 7000대를 넘어섰다. 최근 불거진 '남혐 논란'에도 선방한 수치다. 반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격은 흥행여부를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전국 전시장에서 접수된 그랑 콜레오스의 사전 예약 건수는 7135대에 달한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출시한 신차로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된 오로라 프조젝트의 첫 번째 모델이다. 특히 최근 가장 수요가 많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차량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2820㎜의 동급 최대 휠베이스로 넉넉하고 편안한 뒷좌석 공간을 제공한다. 또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의 18%를 초고강도 '핫 프레스 포밍(HPF)' 부품으로 구성해 뛰어난 안전성도 자랑한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받고 출시된 모델이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르노코리아 사내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여성 출연자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가락 제스처를 취하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당사자와 르노코리아는 즉각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전계약을 취소하는 등 고객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사전예약 건수를 공개하며 건재함을 알렸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출시 된지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사전예약 7000건은 그리 많은 숫자라 아니라는 의견이다. 비슷한 사례로 KG모빌리티의 토레스는 출시 1일 만에 사전예약이 1만대를 돌파했다. 또 한국지엠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출시 약 4일 만에 사전예약 1만대를 넘어섰다. 두 모델은 그랑 콜레오스와 차급도 유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희망'이라는 포지션도 비슷한 차량이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그랑 콜레오스가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신차가 공개되고 나니 저렴한 가격표가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낮은 트림의 모델에도 많은 옵션을 기본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기대만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SUV인 기아 쏘렌토는 현재 3786만~483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그랑 콜레오스가 쏘렌토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최저 트림 기준 3000만원 초중반대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중형 하이브리드 SUV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현대차기아를 선택할 것"이라며 “매력적인 가격 책정만이 르노코리아와 그랑 콜레오스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랑 콜레오스는 사전 예약을 이어가다 이달 중순 이후 가격 공개와 함께 전국 르노코리아 전시장에서 차량 전시와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페달 블랙박스’ 급발진 논란 해결책 될까

최근 각종 교통사고 가해·피해자들이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논란에 대한 해결책으로 '페달 블랙박스'에 주목하고 있다. 급발진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사고 경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서 택시 기사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원인은 '페달 오인'인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JTBC는 택시 기사가 설치한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상에서 택시 기사는 속도가 계속 붙는 와중에도 가속페달만 밟고 있다. 브레이크는 밟지 않았다. 사고 직전에는 아예 가속페달만 누르고 있었다. 택시 기사는 작년 경찰 조사에서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며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에 '페달 블랙박스' 덕분에 오인 사고였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 사고 연구 결과를 UN유럽경제위원회에 발표했다. 페달 블랙박스는 영상을 저장하는 본체는 대시보드 위에, 카메라는 브레이크와 엑셀 근처에 설치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미 수년 전 개발이 완료됐지만 설치율은 상당히 낮은 형국이다. 국토교통부는 차량을 구매할 때 페달 블랙박스 장착을 옵션으로 넣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라고 권고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페달 블랙박스 설치 의무화를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동차관리법 제29조에 4를 신설하는 게 골자다. 자동차제작·판매자 등이 차종, 용도, 승차 인원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페달 영상기록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올해 5월 발표한 '제조물책임법 운용 실태조사 연구용역보고서'에서 급발진 문제를 '제조물 책임법'으로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제조사의 기술적 조치 의무를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원하는 제조사·고객에게 정부가 일정 수준 지원금을 주는 것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높아진 ‘對중국’ 전기차 무역장벽…韓vs中 ‘동남아 시장’서 맞붙는다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이 한국과 중국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중국 BYD(비야디)도 태국 공장을 완공하는 등 양국의 '동남아 진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태국 공장을 완공했다. 이는 비야디의 첫 동남아 공장이다. 4억9000만달러(6769억원)가 투입된 이 공장에서는 연간 15만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동남아 시장에 공장을 지었다. 지난 3일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준공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장착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남아 시장은 이제 막 전동화에 첫발을 내딛고 있어 무궁무진한 잠재고객을 보유한 시장이다. 이에 양국의 기업들은 적극적인 현지 진출을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중국은 신흥시장 수요가 절실하다. 주요 시장이던 미국과 EU가 '중국발 저가공세'를 막기 위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00%로 높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지난 5일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7.6%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은 동남아 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비야디는 태국 공장 준공에 이어 '가격 할인' 공세에도 나섰다. 비야디는 돌핀 모델 가격을 14만∼16만밧(529만∼604만원) 할인 판매하고 아토3 모델은 10만∼34만밧(378만∼1284만원) 할인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동남아 시장 진출에 진심이다. 전기차 캐즘으로 생긴 구멍을 동남아 판매로 메꾸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통해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공장은 총 32만㎡ 부지에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배터리셀은 자동차 배터리의 가장 기본 부품으로 모듈, 팩의 순서로 조립돼 자동차에 최종 장착된다.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과 코발트, 망간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물론 현대차·기아의 다양한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과 특화된 고객 경험, 전기차 충전시스템 등을 제공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터리셀-전기차 생산 체제 구축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지 전기차 에코 시스템을 마련하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국 진출 中 ‘지리’…현대차그룹 상대할 전략은?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한국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유럽연합(EU)의 관세폭탄으로 인해 기존의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지리는 먼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BYD(비야디)와 다르게 가성비 전략이 아닌 '고급화' 전략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블룸버그통신과 질의에서 자사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모델을 2026년 1분기 한국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리 측은 내년 말까지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전시장을 열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1986년 설립된 지리그룹은 산하에 많은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볼보와 폴스타 모두 지리그룹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지리는 이외에도 10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리는 르노코리아의 2대주주기도 하다. 2022년 르노코리아의 지분 34.02%를 인수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다.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생산하기로 한 것도 지리그룹의 영향이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 경험이 있는 지리는 가성비가 아닌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다. 중국산에 대한 불신이 강한 한국 시장에 가성비 전기차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에 지리는 값이 저렴하고 주행거리가 비교적 평범한 모델이 아닌 한국 시장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출시해 수요를 이끌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리가 한국시장에 처음 출시할 모델은 한번 충전 시 최대 620㎞를 주행할 수 있는 '지커001'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행거리는 한국 기준으로 측정했을 때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성능이다. 중국이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진 미국과 EU의 무역장벽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올린데 이어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7.6%의 임시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시장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감면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국, EU에 비해선 약한 처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지리가 까다롭지만 큐모가 큰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리그룹은 출시를 준비하는 2년 간 가성비 전략으로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한 BYD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리그룹의 첫 출시모델은 저가형 차량이 아닌 아이오닉5, EV6급 차량으로 현대차그룹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힌편 지리의 고급 브랜드 지커는 지난달에 2만106대의 차량을 인도해 올해 전체 인도량을 8만7870대로 늘리는 등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노조 ‘임협 난항’ 10∼11일 부분 파업 예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오는 10일과 11일 매일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조는 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실제 파업하면 6년만이다. 노사는 지난 5월23일 상견례를 포함해 최근까지 11차례 만났으나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1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6000원 인상, 성과급 350%+15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 주식 총 25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앞서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만 64세), 신규 정규직 충원 등을 요구했다. 노사는 다만 내년부터 2026년까지 생산직 1100명 신규 채용, 해외공장 생산 차종 변경이 국내 공장 조합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노사가 함께 심의·의결한다는 내용 등에는 합의한 상태다. 임금 인상 규모와 정년 연장 방안, 해고 조합원 복직 등 핵심 쟁점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 일정과 별개로 교섭은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오는 8일과 9일 집중 교섭에 나설 예정이라 파업 유보 가능성도 남은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마세라티코리아’ 공식 출범…극복해야 할 숙제는?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마세라티코리아 출범을 통해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그간 부진했던 판매량을 회복한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국내 럭셔리차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브랜드 이미지를 우선 개선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마세라티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마세라티코리아' 공식 출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최고경영자, 루카 델피노 최고사업책임자,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가 참석해 국내 판매 전략을 공유했다. 마세라티는 기존 총판 수입 판매 방식을 버리고 한국 시장 공식 출범을 통해 이탈리안 럭셔리 모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마세라티코리아는 출범과 동시에 V6 네튜노 엔진을 얹은 '뉴 그란투리스모'와 '뉴 그란카브리오'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이를 시작으로 마세라티코리아는 오는 12월까지 매달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 말에는 순수전기차 '폴고레' 라인업을 국내 도입한다. 신차는 모두 이탈리아에서 설계·개발·제작돼 수입될 계획이다. 품격 있는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전략도 발표했다. AS 서비스 등 네트워크를 강화해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 만족도, 서비스 품질 개선을 꾀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6월 론칭한 마세라티의 첫 번째 통합 로열티 프로그램 '트라이던트'를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반면 최근 럭셔리카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점은 걱정거리로 꼽힌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올해 1~6월 수입 승용차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벤틀리,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등 럭셔리카 브랜드는 전년 대비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벤틀리는 지난 상반기 140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대비 63.7% 감소했고 같은 기간 롤스로이스는 38.39%, 마세라티는 30.5% 감소했다. 업계에선 이를 '연두색 번호판'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법인차의 사적운용을 막기 위해 8000만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 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럭셔리카의 경우 약 80%가 법인 명의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마음 편하게 구매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외에도 다소 악화된 국내 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도 마세라티코리아의 숙제로 남았다. 그간 마세라티는 비싼 유지비와 어려운 부품 수급으로 인해 신차값 대비 저렴한 가격에 중고 시장에 유통돼 왔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다 보니 차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카푸어'들의 인기 차종으로 꼽히게 됐다. 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세라티코리아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총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우리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끌러올리는 것이 한국에 공식 지사를 출범시킨 가장 큰 이유"라며 “6개 전시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제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는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기 위해 딜러 네트워크와 시설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내 럭셔리카 시장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럭셔리카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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