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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의학] ‘태양의 노래’ 색소피부건조증

영화 '태양의 노래'를 보면, 태양이 떠 있는 동안 햇빛을 볼 수 없는 희귀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미솔(정지소)은 꿈도 사랑도 포기한 지 오래다. 어느 날, 미솔의 집 앞에 과일 트럭을 끌고 온 '과일 청년' 민준(차학연)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민준을 만나기 위해 미솔은 매일 태양이 지는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과일을 팔러 나온 민준은 한밤중에만 노래를 부르는 미솔에게 끌리게 된다. 신데렐라 같은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민준도 어느 순간 밤이 되기만을 기다린다. 점차 가까워지면서 꿈도, 사랑도 함께 나누게 된 두 사람. 미솔과 민준은 서로를 응원하며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 활동과 배우 도전을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서 미솔이 앓고 있는 희귀병은 색소피부건조증(색소성 건피증, Xeroderma Pigmentosum·XP)이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자외선에 매우 민감한 피부와 조직을 가진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에 따르면, 이 질환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과 피부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일부 환자는 눈과 신경계 증상도 동반할 수 있다. 국내 통계는 없고 미국에서 100만명에 1명, 일본에서는 100만명에 45명 정도로 발생하는 등 지역과 인종에 따라 발생률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XP 환자는 20세 미만에서 비흑색종성 피부암(non-melanoma skin cancer) 발생 위험이 약 1만배, 흑색종의 발생 위험은 2000배 높다. 피부암 발생의 평균 연령은 일반 인구보다 30∼50년 정도 더 빠르다. 피부 증상은 흑색점, 건조증, 다형피부병, 모세혈관확장증 등 다양하다. 햇빛 노출 시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화상이 생길 수 있으며, 약간의 햇빛 노출만으로도 증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안구 증상은 눈부심, 결막염, 안구건조증, 각막염 등이다. 신경계 증상으로 후천성 신경퇴행, 감각신경난청, 운동 실조, 인지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나 교수는 “XP는 XPC, XPA, XPD, XPE, XPG, XPV 등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각 지역에서 가장 흔한 돌연변이가 다르다"면서 “예를 들어 미국, 아프리카, 유럽에서는 XPC가 흔하고, 일본에서는 XPA가 가장 흔하다"고 설명했다. XP는 임상 증상을 기반으로 진단하며, 피부 조직검사 또는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출생 전에도 융모막 조직검사나 양수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나 교수는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XP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다만,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한 관리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높은 SPF 수치를 가진 제품을 사용하고, 모자·긴팔 의류·안면 가리개 등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에 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가 높은 선크림을 사용하며, 자외선 차단 필름을 유리창에 붙이는 등의 다양한 최선의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D 보충은 매우 중요하다. 자외선을 피해야 하므로, 비타민 D는 약물로 보충해야 한다. 피부 검진은 6개월에서 1년마다 피부과에서 피부 검진을 받아 전암성 병변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은 피부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흡연과 간접흡연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상처 작고 회복 빠른 복강경 수술, 세계적 대세”

복강경 수술은 환자의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으로 이제는 수술의 대세가 됐다. 상당수 경우에서 개복수술과 비교해서 만족도뿐 아니라 수술 성적 또한 높다. 로봇 복강경 수술(로봇수술)은 국내 표준이 세계 표준이다. 한국은 이러한 복강경 수술 분야에서 임상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세계 학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호성 성남시의료원장(분당서울대병원 외과 명예교수)이 지난달 24∼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복강경간학회(ILLS) 세계학술대회(ILLS 2025)에서 당당히 ILLS의 새 회장에 취임한 것은 하이라이트다. 이번 ILLS 회장 취임으로 한국 의학계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한 회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에도 복강경 수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로봇수술은 현재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로봇수술을 사용하기 위한 비용 등 몇 가지 문제만 개선된다면 더 많이 보급되고 유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췌장암·담도암 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국내외 간담췌 분야 복강경 수술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매사에 열정을 갖고 친화력을 발휘해 여러 학회와 단체장을 역임하는 등 의료발전에 끼친 공적이 높다. 디지털헬스케어 발전과 공공의료 영역에서도 뚜렷한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ILLS는 2016년 복강경 간수술을 연구하고 표준지침을 마련하고 보급시키기 위해 창립된 글로벌 학회다. 2017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ILLS 세계학술대회는 이번에 55개국, 700여명(해외 500여명)의 간절제술 전문가들이 모여 복강경·로봇·개복술 비교, 간내담관암·담낭암·전이암 치료 등 최신 임상 내용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최소침습간절제술 국제가이드라인'에 대해 논의했다. 한 의료원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회장 임기는 2년이다. 아래는 한호성 회장과의 일문일답. ◇복강경 간절제술의 유용성과 임상 ·연구 등 현황은 어떤가. “간절제는 일반적인 개복 수술을 하게 되면 복부 절개가 워낙 커서(30㎝ 이상) 환자의 통증이나 합병증이 많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복강경을 이용하여 간절제를 하게 되면 절개 부위도 아주 적고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2015년 국제학술지(Journal of Hepatology)에 출판했던 우리의 연구에서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이 암의 장기 생존이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장기 생존결과가 같다면 수술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 수술이 더 많이 선호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복강경 간수술의 발전을 위한 과제의 핵심을 꼽는다면. “국내에서도 2008년부터 복강경 간수술 연구회가 발족하여 젊은 의사들이 복강경 산수술을 배우고 익혀서 많은 환자들에게 좋은 수술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국내 복강경 간 수술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계학회의 회장 취임 소감으로 “앞으로 복강경 간수술을 더 발전시키고 여러나라 의사들을 교육하며 '표준지침'을 마련하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2008년 미국 켄터키주에서 처음 열린 국제표준지침회의에서 복강경 간수술이 처음으로 표준 수술로 인정받게 됐다. 그 당시는 간의 소(小) 절제(minor resection)가 표준 수술로 인정됐다. 2014년 일본에서 두 번째 국제표준지침 회의가 열렸는데 그 곳에서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번에 서울에서 11년 만에 열린 국제표준지침회의에서는 간의 대량 절제 중 좌엽 절제술이 표준 수술로 인정받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표준 수술의 적응증과 영역을 확대하는 일에 힘을 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비대면 의료 등을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료계 및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모두 포괄하는 산업·의료분야가 융합된 종합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한 회장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경주하는 분야 중 하나다. 현재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한 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반 프로그램과 의료기기를 개발, 의학발전과 과학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의료 인공지능, 의료 빅 데이터, 고성능 센서,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헬스 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이미 국민건강에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디지털헬스의 범위를 빅데이터, 유전체학 및 인공지능에 더해서 첨단 컴퓨팅 과학의 범위인 모바일헬스와 이헬스(E-Health)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모바일헬스, 보건정보기술, 웨어러블 기기, 원격의료, 원격진료, 그리고 개인맞춤형 의료까지를 포함하는 넓은 정의를 했다.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은 어떤 단체인가.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은 산업-학교-연구소-병원을 포함하는 단체다.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보건의료 기술을 연구하며, 산학연병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한 보건의료 분야의 기술 및 응용 서비스 개발을 목적으로 2017년 빅데이터 헬스케어 컨소시엄이 창립됐고 2020년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과 국민의 의료복지 향상을 위한 학술대회와 정부과제 수행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의 개요와 필요성과 중요성은. “이제 의료의 영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상생활에 인공지능(AI)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듯이 의료 영역에서 디지털헬스케어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예전에 의사가 눈으로 손으로 직접 판독이나 진단을 하던 일들을 인공지능이 짧은 시간내에 일반 의사들이 발견하거나 진단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진단과 판독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의사의 진단과 질병 치료 방침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디지털헬스케어 발전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들은 무엇인가. “디지털헬스케어의 발전을 규제가 못 따라가고 있을 수도 있다. 정부도 디지털헬스케어의 발전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규제를 걷어내는 데 적극적으로 해주면 좋겠다." 한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3년 임기의 성남시의료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 국군수도병원장을 맡은 것처럼 공공의료의 최일선 수장으로 또 다시 나선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지난 4월 28일 췌장암 복강경 수술을 실시했다. 이번 수술은 한 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성남시의료원에서 처음으로 직접 시행한 췌장암 수술로, 의료원의 진료 역량 확대에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됐다. ◇성남시의료원 발전 전략을 어떻게 세웠는지. “성남시의료원은 성남 시민의 발의로 세워졌지만 성남시민의 신뢰나 믿음을 주지는 못했었다. 저는 성남시의료원을 시민이 신뢰하는 병원, 시민이 자부심을 갖는 병원으로 만들어 가겠다." ◇공공의료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주신다면. “제가 생각하는 공공 의료기관의 역할은 병원으로서 신뢰를 주고 최선의 진료를 하면서 거기에 민간에서 할 수 없는 공공의료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남시의료원이 공공의료의 모범이 되어 좋은 시스템을 국내 다른 의료원과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 ◇디지털헬스케어가 공공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디지털헬스케어는 모든 의료영역에 전반적으로 퍼져갈 것이다. 공공의료에서는 국가적 질병이나 재해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잘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헬스케어의 발전에 있어서도 민간 영역에서 망설일 때 디지털헬스케어를 이용한 빠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코로나19 위기 때에도 시민과 국민들이 보아 왔듯이 성남시의료원 같은 공공의료는 국가적 질병이나 재난이 닥쳤을 때 가장 효율적,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의료원들의 적자가 많다 혹은 비효율적이다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으나 코로나19 위기에서 우리 국민과 시민들을 지켜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성남시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정부나 지역의 행정기관들은 의료원들이 국가적 혹은 지역 위기의 안전판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두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회장님은 췌장·담도암 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그런데 아직도 췌장·담도암의 생존율이 낮다. “췌장암은 아직도 생존률이 낮아 일반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항암치료가 좋아져서 췌장암의 생존률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하나 아직도 무서운 질병이다. 일단 규칙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필요하다. 혹시 발견이 된다면 담당의사의 의견을 잘 따라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췌장암·담도암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너무 두려워 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건강에 무관심한 것도 좋지 않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이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하며 여러가지 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중요하다." ◇췌장·담도암 분야 후학들을 위해 한 마디 해주신다면. “최근에는 젊은 의학도들이 힘든 필수 의료보다는 '워라벨'이 보장되는 편한 진료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의과대학에 입학할 때 마음 먹었던 초심을 유지한다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그런 필수과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췌장 간담도를 수술하는 외과의사가 된 젊은 의사들이라면 수술 술기를 부지런히 익히고 위의 선배님, 스승님들과 좋은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교과서에 의존하기 보다는 늘 환자부터 생각한다면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의학을 선도하는 의학자가 될 것이 확실하다." ■ 한호성 신임 국제복강경간학회 회장은 한호성 회장은 ILLS 회장뿐 아니라 국제외과소화기학회 재무이사, 국제대사영양외과학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제26대 국군수도병원 원장, 대한복강경내시경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외상학회 회장,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회장, 대한종양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췌장외과학회 회장, 대한복강경간수술연구회 회장, 대한경정맥영양학회 이사장, 대한간담췌외과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이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장·암뇌신경 진료부원장 등 다채로운 직책을 역임했다. 그의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 생활신조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자'이다. 선배를 깍듯이 모시고 후배를 잘 챙기는 '의리 맨'으로 꼽힌다. 소아청소년과학의 권위자인 부인 유경하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이화의료원장(3연임·이대목동병원장 역임)과 함께 '부부병원장·부부의료원장' 타이틀을 얻었다. 유 의료원장은 2024년 제1회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환자소통 올해의 병원경영인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 복강경 우후구역 간엽 절제술, 2009년 복강경 중앙 이구역 간엽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여 간암 치료 분야 복강경 수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10년 복강경 공여자 우간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켜 간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22년에는 세계 최고의 소화기 복강경·내시경수술학회인 미국 SAGES로부터 'SAGES 국제 앰배서더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2023년엔 의료분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한호성 성남시의료원장, 세계복강경간학회 회장 취임

췌장암·담도암 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국내외 간담췌 분야 복강경 수술의 발전을 이끌어온 한호성 성남시의료원장(분당서울대병원 외과 명예교수)이 지난 24∼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복강경간학회 학술대회(ILLS 2025)에서 새 회장에 취임했다. 한 의료원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회장 임기는 27일부터 2년이다. 2년마다 열리는 이 학술대회는 이번에 55개국, 700여 명(해외 500여 명)의 간절제술 전문가들이 모여 복강경·로봇·개복술 비교, 간내담관암·담낭암·전이암 치료 등 최신 임상 내용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최소침습간절제술 국제가이드라인'에 대해 논의했다. ILLS 창립 이래 한국에서 처음 열려 대한민국 의료의 국제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회장은 “이 학회는 간수술을 복강경 혹은 로봇을 이용하여 수술하는 외과의사들의 학술적인 모임"이라며 “세계학회의 회장으로서 앞으로 복강경 간수술을 더 발전시키고 여러나라 의사들을 교육하며 표준 지침을 마련하는 일을 하겠다"고 전했다. 한 회장은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제26대 국군수도병원 원장, 대한복강경내시경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외상학회 회장,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회장, 대한종양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췌장외과연구회 회장, 대한복강경간절제연구회 회장, 서울대학교 이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장·암뇌신경 진료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복강경 우후구역 간엽 절제술, 2009년 복강경 중앙 이구역 간엽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여 간암 치료 분야 복강경 수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10년 복강경 공여자 우간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켜 간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22년에는 세계 최고의 소화기 복강경·내시경수술학회인 미국 SAGES로부터 'SAGES 국제 앰배서더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2023년엔 의료분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경기 부천시·인천 연수구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대상 수상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지난 27일 서울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2025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성과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성과대회는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건강 복지 증진에 기여한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성과를 공유·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보건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 전국 시·군·구 지자체 및 지역 한의사회 등 유관기관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했다.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은 한의약을 기반으로 보건의료, 주거, 일상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예방적·생활밀착형 통합돌봄 서비스로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지자체 및 지역 한의사회와 협력해 추진 중이다. 행사 1부에서는 2024년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지역 주민 건강증진에 기여한 우수 지자체와 단체, 개인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보건복지부장관상 단체 부문은 △대상: 경기 부천시, 인천 연수구 △최우수상: 광주 북구, 경기 고양시 덕양구 △우수상: 경기 안산시, 부산 북구 등이다. 이들 지자체의 지역 한의사회에는 한국한의약진흥원장상이 수여됐다. 대상으로 선정된 경기 부천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양의 방문진료 협진을 추진했으며 인천 연수구는 건강검사부터 고위험군 대상자 발굴, 적정치료 통합관리까지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해 우수사례로 꼽혔다. 개인 부문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은 △이소영(경기 부천시) △강이경(인천 연수구) △이종길(광주 북구 한의사회) △오세빈(경기 고양시 덕양구) △민웅기(경기 한산시 한의사회) △박진호(부산 북구 한의사회) △소창우(대전 유성구)씨가 수상했다. 기고 부문에서는 △방호열(동방신통부부한의원, 경남 거제시) △김슬기(명제한의원, 광주 서구) △김범석(중동한의원, 경기 부천시) 씨가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2부 행사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건강돌봄 사업 현황을 발표하고 6개 우수 지자체의 사업 사례 및 수상자들의 기고문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 정영훈 한의약정책관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정부는 지역사회 내 통합적인 돌봄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의약이 국민 건강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및 지역 한의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라며 “정부에서도 지역사회 내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이화동 원장 직무대행은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현장에서 성실히 수행해주신 실무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중심의 지속가능한 건강돌봄 서비스를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2024년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추진한 지자체의 운영 사례는 '2024년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사례집'으로, 대상자 사례 기고문은 '한의약 건강돌봄 대상자 사례 기고집'으로 제작해 올해 하반기에 한국한의약진흥원 누리집 내 자료실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편두통 ‘CGRP 표적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해야”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두통환자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최신 편두통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고 소아청소년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경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지난 22일 열린 춘계학술대회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편두통 'CGRP 표적 치료제'의 급여 기준 완화 △약물 실패 기준 재설정 등 환자 중심의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가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CGRP(칼시토닌 유전자관련 펩타이드) 표적 치료제의 급여 기준 개선이다. 현재 CGRP 치료제 급여 적용에 있어 적지 않은 개선은 이뤄졌지만, 재투여를 위해서는 여전히 6개월을 기다려야하는 문제가 있다. 주 회장은 “전임 회장부터 꾸준히 CGRP 계열 약제의 급여 확대 및 개선을 추진해 소정의 성과는 거뒀다"며 “과거에는 3개 이상의 약물을 고용량으로 각각 2개월 이상 6개월간 투약해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했지만, 의료기록만 있으면 실패한 약물을 다시 할 필요는 없도록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6개월이라는 재투여 제한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이 기간을 3개월로 적용하고 있는 만큼, 6개월이라는 대기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신 치료제의 혜택을 더 많은 환자가 누릴 수 있도록 현재 '만성 편두통' 환자에게만 국한된 급여 대상을 '고빈도 삽화성 편두통' 환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학회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군발두통 환자에게 필수적인 산소 치료가 여전히 비급여 상태인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급여화 논의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통학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에 대한 두통치료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춘기 호르몬 변화로 두통이 심각해지는 청소년이 많지만, 의사·환자·보호자 모두의 인식이 낮고 사용할 수 있는 허가된 약물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주 회장은 “소아청소년의 두통에 대해 환자·가족·의사 모두 잘 모르고, 사용할 약제도 별로 없다"면서 “다행히 인식 제고를 위해 학회가 노력하고 있고, CGRP 치료제에 대한 소아임상연구 결과가 잘 나와서 내년에는 두 가지 약제가 소아대상으로 허가를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 임상경험과 최신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상태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춰졌다. 2024년과 2025년 국제두통학회에서 새로 개정한 편두통 급성기 및 예방 치료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국내 최초로 제정된 '군발두통 치료 진료지침'이 현장에서 배포됐다. 오전에는 대뇌정맥동혈전증, 자발두개내압 저하 등 신경과 외래에서 반드시 감별해야 하는 중요 이차성 두통 질환에 대한 최신 진단과 치료 정보를 다뤘고, 오후에는 약물 과용 두통, 난치성 소아 편두통, 임산부 및 고령 환자에서의 편두통처럼 특정 조건과 상황에 따른 두통 관리 전략에 대해 실질적인 강의가 이어졌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대한한의사협회가 23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경상 교통사고 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 개시 후 7주 이내에 상해의 정도 및 치료 경과에 관한 자료를 보험사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겉보기에는 합리화 조치로 포장되었으나, 실상은 보험사의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한 졸속 행정이며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반의료적 정책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신임 국토교통부 장·차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7월 중 이해당사자인 한의계와 협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기습적으로 입법예고를 강행한 것은 상식적으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조치이며 누구를 위한 졸속 기습 입법예고인지 그 저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환자는 치료 연장을 위해 일방적으로 정해진 기한 내에 자료를 준비해 보험사에 직접 제출해야 한다. 보험사는 해당 자료를 자의적으로 평가하고 진료비 지급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셀프 심사'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따라 의료기관과 전문심사기관(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역할을 분담하여 관리해오던 의료적 판단 체계가 파괴되고,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치료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의제기 절차 또한 매우 부실하다. 환자가 불복할 경우 보험사가 스스로 민원을 조정기구에 회부하고 7일 내에 판단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피해자(환자)가 행정적, 시간적, 정신적 부담을 오롯이 떠안도록 만든 비상식적인 설계이다. 결국 해당 입법예고가 통과될 경우 보험사는 비용을 더욱 줄일 수 있고, 환자는 치료를 포기하거나 자동차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을 통해 치료받도록 유도되는 현실이 초래된다. 이러한 제도 개악은 자동차보험의 본래 목적을 훼손하고, 공공보험인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 정책이라는 것이 한의협의 주장이다. 한의협 관계자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충분한 사회적 논의나 공론화 과정 없이 입법을 강행하는 행태에 대한한의사협회는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즉각 폐기되어야 하며, 새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의 정상적인 업무지시와 함께 의료계 전문가, 소비자단체들과의 상식적인 논의를 통해 교통사고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논의하는 절차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한의협은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온열암치료, 암 극복 잠재력 크다

“온열암치료는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원하는 온도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암의 효과적인 병행 치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열 치료는 이론적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병용이 유망합니다." 지난 2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제8회 IVRA 2025 국제 의료 컨퍼런스'에서 세계적 암치료 권위자인 김의신 교수(MD앤더슨 종신교수)는 “암은 복합적인 기전으로 인해 치료가 어렵고 완치를 논하기는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호르몬 및 표적 치료와 함께 면역 치료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이 역시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 소개되면 기존 의료진이 진단과 치료를 위협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한국은 과별 연계가 어려운 구조지만, 환자 중심의 통합의학이야말로 향후 암 치료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장홍석 교수는 “효과적인 온열암 치료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활용되면서 근거 마련을 위한 데이터 정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낀다"면서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근거를 보다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디포랩스 한성호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직면한 최대 질병은 결국 암"이라며 “면역과 통증 등 암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치료 소통을 위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봄에는 한국, 가을과 겨울에는 동남아에서 연 2회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며 중국·필리핀 등에서도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제조하고 있는 고주파 온열암치료기 리미션 1℃는 2015년 10월 암 치료 목적으로 식약처 승인을 받았고, 유럽 CE 인증은 물론 할랄 인증과 말레이시아 MDA 인증을 획득한 국산 의료기기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강영남 교수(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와 현명한 교수(일산차병원), 이찬용 원장(서울온케어), 신형진 원장(EM365의원), 양재호 원장(종로치휴한방병원), 류정만 원장(청주나비솔한방병원), 김정훈 원장(대구행복한H병원) 등이 주요 연사로 나섰다. 김승조 전 서울성모병원장, 장상근 전 건국대병원장 등이 좌장을 맡아 세션을 이끌었다. 인도, 말레이시아, 호주, 중국,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최신 치료 사례를 공유해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치매환자 100만 시대…‘치매 대란’ 막을 수 있을까?

치매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국내 치매 추정 환자는 60세 이상 기준으로 96만명, 65세 이상 기준으로 91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각각 393만명, 280만명으로 훌쩍 뛰어오른다(중앙치매센터 자료). 인구 전체적으로는 100만명을 훌쩍 넘어간다. 유병률로 따지면 65세 이상 인구의 약 9.2%가 치매를, 약 28%가 경도인지장애를 각각 겪고 있다. 70대와 80대에서 치매 유병률이 더욱 높고,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것도 한국인 치매의 특징이다. 초고령사회의 재앙으로 첫손꼽히는 치매다. 수치만 보면 암울할 수 있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치매 유병률 자체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2020년 7.2%이던 치매 유병률은 2024년 6.76%로 소폭 감소했다. 최성혜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마련한 미디어아카데미에서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막연했던 치매 환자 급증이 초고령사회의 여파로 국가와 병원, 사회 모두의 측면에서 지대한 관심사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방법이 없거나 극복하지 못할 질환은 아니다" 라고 진단했다. 노년층의 학력 향상으로 인한 '인지 예비능' 증가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치매 관련 위험 요인들의 약물 치료 및 관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최 이사장은 “한국에서도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한 절대적인 치매 환자 수는 늘어나겠지만, 서구처럼 유병률 자체는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특히 신규 치매 발생이 줄어들 가능성을 보이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약물 치료의 경우 최근에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새롭게 선보이면서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약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하는 방식의 항체치료제로,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사용이 권장된다. 하지만 레켐비는 아직 비급여여서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주사 관련 행위료, 효과 반응 평가, 부작용 평가, 환자 및 보호자 교육료 등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레켐비의 효과를 '게임 체인저'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자의 26%에서 약물 주입 관련 이상 반응이 발생하고 임상적 반응도 개인차가 뚜렷하다는 점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치매 유병률 감소 추세를 서구 수준으로 따라잡으려면 한국인 특유의 치매 위험 요인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게 최 이사장의 지적이다. 최 이사장은 그 위험 요인을 중년기와 노년기로 나눠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중년기에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청력저하, 고혈압, 흡연, 당뇨병, 비만, 우울증, 운동 부족, 과음, 고콜레스테롤혈증, 뇌 외상 등이 제시됐다. 노년기에 주의해야 할 치매 위험 요인으로는 사회적 고립과 대기오염, 시력 저하, 저체중 등이 지목됐다. 최 이사장은 “평소 치매 위험 요인을 적절히 관리하면 전체 발생의 45%를 줄일 수 있다"면서 “관리의 핵심은 중년기와 노년기에 각기 다른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치매학회는 치매 예방을 위해 평소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주기적으로 섭취하고 되도록 음식을 싱겁게 먹으라고 조언한다. 또한 노년기에 핸드폰이나 태블릿 PC를 활용하는 것도 권장한다. 두뇌 활동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성취감까지 느끼게 함으로써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의료계 소식] 연세대 치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병원장 안형준)이 지난 18일 서울시 장애인구강진료센터(센터장 이제호)를 개소했다. 전신마취 수술 시설을 갖추고 외래 진료뿐만 아니라 입원, 수술 등도 가능하다. 이날 개소식(사진)에는 김동아 국회의원(서대문구 갑), 김영호 국회의원(서대문구 을), 서미화 국회의원(비례대표), 곽순헌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김정섭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사장,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장애인이 구강 진료를 받는데는 경제적 부담은 물론 병원을 찾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중증 장애인은 일반 치과에서 치료받기 어려워 전신마취기, 자동심장충격기, 장애인 전용 치과 유닛 체어 등 특수 장비와 마취 전문의와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국비와 시비의 지원을 받아 진료비 중 비급여 부분을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은 비급여 진료비 총액의 50%를,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은 비급여 진료비 총액의 30%, 그 외 치과영역 경증장애인은 비급여 진료비 총액의 10%를 각각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을 받으려면 장애인 복지카드(또는 장애인증명서)와 기초생활수급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은 지난 17일 순천향대학교, 헬스온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의료융합 산업 발전'을 위한 3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식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의료융합 산업의 공동 발전과 지속가능한 산·학·연·병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마련됐다. 행사(사진)에는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송병국 순천향대학교 총장, 전상훈 헬스온클라우드 대표를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AI의료융합 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연구·기술개발·사업화·인력양성 △AI의료융합 스타트업 육성 및 기업 성장 지원 △글로컬대학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협약기관 간 상호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송정한 병원장은 “이번 협약은 AI와 의료의 융합을 통해 미래 의료 혁신을 앞당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순천향대학교, 헬스온클라우드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 헬스케어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전상훈 헬스온클라우드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 진료·교육·연구 플랫폼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 AI 융합의료기술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오는 25일 오후 2시,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전신경화증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이번 강좌는 전신경화증 환우와 가족은 물론, 질환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되며, 무료로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전신경화증(전신경피경화증)은 면역계의 이상으로 피부와 내부 장기까지 섬유화가 진행되는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이다. 피부가 점차 딱딱해지고, 혈관과 폐, 심장, 소화기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통해 류마티스내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피부과, 신장내과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전신경화증의 복합적인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건강강좌는 그러한 서울성모병원의 전문성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좌는 △전신경화증이란 무엇인가(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 △전신경화증의 폐 침범(류마티스내과 박영재 교수) △전신경화증의 심장 침범(순환기내과 정해억 교수) △전신경화증과 줄기세포치료(류마티스내과 곽승기 교수) 등으로 구성된다. 별도 사전 신청 없이 현장 접수로 참석 가능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여성 요실금에도 ‘인공요도괄약근’ 적용 가능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는 증상이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방치하지 않고 치료하면 일상생활의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22일 “비뇨의학과 심지성 교수가 국내 최초로 여성 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한 인공요도괄약근 이식술을 최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남성 요실금의 표준 치료로 자리잡아 30년 이상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되어 왔으나 기술적 복잡성과 높은 이환율로 인해 여성 환자에서의 적용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로봇수술을 통해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동안 어렵다고 여겨졌던 여성환자 치료에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심 교수는 “수차례 수술에도 효과가 없던 여성 요실금 환자에게 인공요도괄약근수술은 삶의 질을 회복시킬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로봇을 이용한 인공요도괄약근 이식술은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안전성과 효과 모두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요실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 재채기, 줄넘기처럼 배에 힘이 들어가는 활동을 할 때 소변이 새는 경우다. 출산이나 노화로 골반 근육이 약해질 때 주로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갑자기 강한 요의가 들고,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새는 형태다. 방광이 예기치 않게 수축하는 과민성 방광 증상의 하나다. 복압성 요실금은 초기엔 케겔 운동처럼 골반 근육을 강화하거나 체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증상 완화와 치료를 시도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로 넘어간다. 여성환자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수술은 중부요도슬링수술로, 요도를 받쳐주는 얇은 인공 그물망을 삽입해 소변이 새지 않도록 돕는 방식이다. 2011년 미국 FDA는 일부 환자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린 바 있지만, 복압성 요실금 치료에 사용되는 이 방식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술의 단기 성공률은 90% 이상이나, 일부 환자에서는 10년 내 재발률이 5~1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남성 요실금은 주로 전립선암 수술 이후 발생한다. 손으로 펌프를 눌러 소변을 배출하고, 이후 자동으로 다시 닫히는 구조의 인공요도괄약근 삽입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요도 괄약근이 약해져 소변이 새는 환자에게 방광목에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해 증상을 해결한다. 특히 여러 번 수술을 받고도 요실금이 계속되는 환자에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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