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의 국가 통제 강화…'자율과 혁신' 위축 우려
신경성형술, 관리급여 도입으로 입원진료 어려워
신동아 회장 “양심과 근거 따라 최선의 치료 고민"
▲신동아 대한신경통증학회 회장이 관리급여의 문제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효순 기자
“의료 제도가 변하고 환경이 거칠어질수록 의학적 근거와 양심에 따라 최선의 치료를 고민하는 의료인의 태도는 흔들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한신경통증학회는 임상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학문 공동체로서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
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통증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신동아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의료 시스템이 시장원리보다는 점점 국가통제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정책 방식도 협의나 유인 중심이 아니라 사실상 명령형 구조에 가깝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의료 정책에서 '평등' 가치가 강조되면서 의료인의 전문성과 노력의 차이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의료계는 관리급여 제도와 가격통제 정책 등이 의료산업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의료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바이오·의료기기·제약 산업과 연결된 중요한 산업 영역"이라며 “과도한 가격 통제는 의료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과도 충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리급여는 비급여 성격을 일부 유지하면서도 정부가 가격과 적응증 등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환자가 비용의 약 90%를 부담하고 정부가 10%를 지원하는 구조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적용 기준과 수가 통제 등에 대해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경통증 분야에서 많이 시행되는 신경성형술의 경우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입원 치료가 사실상 제한되고 외래 치료 중심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이 과정에서 실손보험 보장 구조와 맞물리며 환자 부담이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에는 입원 치료 시 급여·비급여 구분 없이 실손보험 보장이 가능했지만, 관리급여 적용 이후에는 외래 치료 시 보장 금액이 제한되면서 환자가 상당한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관리급여는 비급여의 성격을 일부 유지하면서도 가격과 적응증을 국가가 통제하는 구조인데, 이런 방식이 확대될 경우 의료의 자율성과 혁신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국가의 과도한 개입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경제 전략과도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의료정책의 방향에 대해 “공공성과 효율성, 그리고 전문직의 자율성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약 350여 명의 의료진이 등록해 기초 과학(Basic Science)과 임상 진료(Clinical Practice)를 아우르는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신기술, 신약, 신의료기기 등 최신 치료 흐름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경험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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