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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료’가 스마트 병원·디지털 의료 이끈다

가톨릭대 의대 정형외과교실(주임교수 김양수·서울성모병원)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옴니버스파크 컨벤션홀에서 '메타의료가 온다'(쌤앤파커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스마트 병원인 은평성모병원 건립을 준비하고 운영한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권순용 교수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강시철 박사가 함께 집필했다. 디지털 의료, 스마트 병원을 구축하고 메타 헬스(Meta Health)의 시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최신 의료산업을 분석하고 전망한 책이다. 스마트 의료 병원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개념들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며, 각 병원의 풍부한 사례도 수록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대표저자인 권 교수는 “은평성모병원 개원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축적된 자료가 책으로 탄생했다"면서 “스마트 병원을 구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이 책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 한국 의료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저자인 강시철 박사는 “5차 산업혁명에 관해 연구하다가 스마트 의료에 관심을 갖게 됐고, 초월적인 의료의 방법론들이 합쳐진 '메타의료'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발혔다. 강 박사는 “디지털 시대는 이제 일상이며, 초고령사회에서 메타의료는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총재,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 배시현 은평성모병원장, 박상철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남대 의대 석좌교수), 선상신 아시아투데이 부회장, 정진택 전 고려대 총장, 양연주 세계로그룹 회장, 전종률 강원민방 대표이사,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출판기념회 사회는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가 맡았다. 최근 베트남에도 진출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원장 김상일)의 설립자이며 이사장인 김 총재(대한병원협회장 역임)는 축사를 통해 “스마트 의료 병원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개념들을 명쾌하게 풀어내고 미래 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지침서가 나왔다"면서 “베스트셀러를 넘어 롱셀러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박상철 석좌교수는 '노화 혁명, 웰에이징' 제목의 특강을 통해 건장장수의 요체를 설명하면서 “메타의료가 고령사회를 이끄는 의료시스템과 국민건강증진 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권 교수는 2019년 개원한 은평성모병원의 초대·2대 원장을 지냈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초대 회장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전자의무 및 간호 기록 시스템인 보이스 EMR·ENR 기록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보이스 ENR(음성 의무기록)을 세계 최초로 은평성모병원 시스템에 적용해 의료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강 박사는 1980년대 중반 고려대를 졸업한 뒤 오리콤에서 일했다. 1990년대 말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연구에 뛰어들어 남들보다 한발 앞선 산업 전략과 트렌드를 제시했다. 그 후 인터넷 비즈니스,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연구하며 강연과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AMD인베스트먼트그룹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톡톡! 3분 건강] 폭염엔 속을 더 따뜻하게…지나친 냉방은 금물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열사병·일사병 등 응급질환은 아니라도 여러 가지 신체 이상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장기간 더위에 시달려 신체와 정신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통 '더위 먹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심한 갈증과 가슴 답답함, 식욕 부진, 전신 무력감, 피부열감, 줄줄 흐르는 땀 등이 꼽힌다. 장기간 더위에 노출되면서 인체 체온조절 기능의 저하로 인체 내부에 열이 축척되어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런 경우 체내 열의 발산을 위해서 꾸준하게 시원한 곳에서 열을 내려주고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해질 보충을 위해서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반대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너무 시원하거나 추울 정도의 곳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오히려 한기 때문에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외부의 더위와 온도차가 너무 많이 나는 상황이 결국 인체 조절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코가 맹맹해지고 오한과 두통, 전신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증상과 비슷하지만 기침이나 심한 인후통, 고열은 나지 않는다. 이런 졍우에는 에어컨을 피하고, 따듯한 물이나 차를 마셔서 약간의 땀을 내주고 속을 데워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여름에는 바깥 온도는 높지만 오히려 속은 냉해진다. 거기에 찬 음료나 찬 성질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일시적으로 시원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여름철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대표적인 처방인 청서익기탕이나 생맥산 같은 한방처방은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충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하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여름철 폭염에 대처하는 체일 중요한 것이 체력이고 소화기의 안정이다. 적절한 영양과 숙면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따듯한 음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로 위와 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변희승 한의사(여의도한의원장)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따뜻한 좌욕, 항문 질환 예방·치료 도우미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에 땀 배출이 증가하고 불쾌지수 또한 높다. 이럴 땐 항문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문득 항문 주변이 불편해서 만져보니 뭐가 만져진다. '치질인가? 큰 병은 아닌가?' 걱정이 시작된다. 치질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조직이 늘어나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치열, 항문 외 직장과 샛길이 생기는 치루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 중 치핵은 가장 흔한 항문질환으로, 항문에서 만져지는 대부분의 덩어리조직은 치핵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치핵은 항문과 그 주변 조직을 많이 써서 늘어나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긴다. 그러나 변비 등의 이유로 화장실 변기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분들, 한자리에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분들은 항문에 압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젊더라도 치핵이 잘 생길 수 있다. 음주, 임신, 갑상선질환 등도 치핵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치핵의 증상은 항문에서 만져지는 혹, 통증없이 배변 후 발생하는 출혈 등이 대표적이다. 치핵이 심해지면 항문의 불편감, 속옷에 묻는 분비물 등이 생길 수 있다. 과로나 심한 운동 후 또는 음주 후에 항문의 혹이 딱딱해지고 심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항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놀라서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치핵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큰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치핵이 아니거나 치핵과 동반된 다른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치핵은 꼭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대부분의 치핵은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거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불편감의 많은 부분이 호전된다. 다만 치핵 안에 혈전이 생겨서 통증을 유발하는 혈전성 외치핵이나 환자분이 심한 불편감으로 수술을 원할 때에는 수술로 치핵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술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통증이다. 치핵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오래 간다. 보통 2달 정도 통증이 지속되는데 심한 통증은 1∼2주 정도면 호전된다. 따라서 치핵 수술 후에는 진통제를 복용하고 좌욕도 열심히 하는 것을 권한다. 변이 딱딱하면 괄약근이 늘어나면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변을 무르게 하는 약을 복용하면 통증이 감소한다. 또한 수술 상처를 통해서 분비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분비물이 속옷에 묻지 않도록 거즈나 패드를 대는 것도 권장한다. 무엇보다 좌욕을 자주 하는 것이 분비물 감소 등 빠른 치료에 도움을 준다. 치핵은 배변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보거나 신문·잡지를 읽는 습관을 없애야 한다. 화장실을 갈 때는 핸드폰을 놔두고 들어가기를 권한다. 좌욕은 거의 모든 항문 질환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이다. 치핵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예방 효과가, 치핵이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 호전의 효과가 있다. 작은 치핵은 좌욕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좌욕은 한 번에 3~5분씩 38℃ 정도의 따뜻한 물로 시행하면 좋다. 좌욕기를 이용할 수도 있고 샤워기로 물을 틀어놓고 해도 된다. 대변을 본 후, 자기 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엄마 뱃속서 위급한 생명 살리는 ‘태아내시경 수술’

결혼 7년 차인 A씨(38)는 여러 차례 체외수정 끝에 쌍둥이를 임신했다. 하지만 임신 20주차 때 복통이 찾아와 검사를 받았고, 쌍태아 수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즉 태반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 때문에 한쪽 태아는 성장이 늦어지고 다른 쪽 태아는 양수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져 쌍둥이 모두가 위험했다. A씨는 다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의뢰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를 방문해 응급 태아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태아들의 상태는 급격히 호전됐고, 임신 35주차에 건강한 여자 일란성 쌍둥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되는 만 35세 이상 고령 임신에서 체외수정(시험관 아기 시술)과 같은 보조생식술이 발달함에 따라 쌍둥이 임신이 늘어나는 추세다. 체외수정에서는 여러 개의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키기 때문에 다태아 임신이 흔히 발생한다. 고령 임신과 다태아 임신 같은 고위험 임신은 상대적으로 조산 확률이 높고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어 임신 초기부터 출산까지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산전 진단과 태아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쌍태아 수혈증후군, 태아 후부요도 판막증, 태아 대동맥판막협착증 등 건강에 이상이 발견된 태아도 엄마 뱃속에서 조기에 치료를 통해 완치까지도 가능해졌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에 따르면,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10∼15%에서 나타난다. 태반 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며 발생한다. 한 쪽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 성장저하와 양수부족을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90% 이상에서 쌍둥이 모두 사망해 쌍둥이 임신의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는 태아내시경에 달린 레이저를 이용해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쌍태아 수혈증후군, 방치하면 90% 이상 쌍둥이 모두 사망 태아내시경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양수과다 증상을 보이는 태아 쪽의 양수를 반복적으로 제거해 산모의 증상과 태아 상태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키고 조기 진통을 예방하는 정도에 그쳤었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태아내시경을 통한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는 태아 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두 태아 모두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라며 “국내에 도입된 후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안전한 수술로 자리매김 해왔다"고 말했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에 대한 태아내시경 수술은 고난이도에 속한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우선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기 위해 엄마의 배꼽을 통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한다. 그 다음 혈관 상태를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혈관 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 이내로 진행된다. 레이저 치료가 끝나면 늘어나 있는 양수를 빼내 압력을 낮춰주는 치료가 15분 정도 이뤄진다. 보통 1시간 이내면 모든 치료가 끝난다. 임신 20주 전후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는 태아 대동맥판막협착증도 엄마 뱃속에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문인 대동맥판막이 좁아지고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풍선확장술을 통해 좁아진 대동맥판막을 넓히는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심장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해 출생 후 추가적인 심장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 고위험 임신에서 후부요도 판막증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이 질환은 태아의 방광 입구에 있는 판막이 두꺼워져 요도로 소변이 배출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남자 태아에게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태아 단계에서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 내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해 신장 기능을 망가뜨려 생존까지 위협한다. ◇임신 기간 동안 정기 검진 꾸준히…20주엔 정밀초음파 필수 치료는 태아의 방광과 양수 사이에 션트(작은 관)를 삽입해 소변이 양수 내로 배출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모의 피부를 국소 마취해 시행하므로 산모의 부담도 크지 않고 분만 시까지 신장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태아가 혈액이 부족한 경우에는 몸이 전반적으로 붓고 심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빈혈이 심하면 태반에 부착된 탯줄 혈관에 바늘을 꽂아 수혈을 하게 된다. 수혈이 잘 시행되면 태아가 정상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며 완치도 가능하다. 원혜성 소장은 “임신 기간에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고, 이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포기하지 않고 태아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시행한다면 큰 문제없이 건강한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아기형을 예방하고 줄이려면 임신 전에 만성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이나 환경뿐 아니라 비만, 당뇨 같은 질환이 태아의 기형과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20주가 되면 정밀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산 전에 기형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양수 검사, 융모막 검사 등 크게 4가지다. 특히 임신 20~24주에 시행하는 정밀 초음파 검사는 선천성 심장질환, 다낭성 신장질환 등 진단에 유용하다. 상당수 선천성 기형은 태아 시기에 치료가 가능해졌다. 선천성 횡경막 탈장, 선천성 낭종이형성증, 선천성 요로 폐쇄증, 천미골 기형, 수막 척수류, 복벽기형, 쌍생아 간 수혈 증후군 등이 태아 수술의 주요 대상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대상 청정원, ‘천연당’ 알룰로스에 맛들이다

대상㈜이 주력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천연당 '알룰로스'의 소비자용 제품을 최근 선보이며 전방위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신사업 확대를 위해 제품 대중화에 나선 동시에 해외시장까지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천연당 키우기'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3일 대상에 따르면, 자체 대표 브랜드 '청정원'을 통해 일반 소비자용 알룰로스를 처음 선보였다. 요리용·시럽용 2종으로, 용도별로 점도·감미도를 달리 만든 맞춤형 제품인 점이 특징이다. 기존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이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까지 알룰로스 판매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알룰로스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희소당이다. 앞서 발암물질 논란을 겪은 아스파탐 등 합성 화학물과 달리 무화과·건포도 등에서 추출한 '안전한 당'으로 꼽힌다. 특히, 열량이 설탕의 약 10분의 1로 낮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상 관계자는 “청정원 소비자용 제품 외에도 식초 등 청정원 브랜드 일부 제품에 알룰로스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다양한 제품 재료로 알룰로스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올 들어 지난 1월 대체당 통합 브랜드 '스위베로'를 출시해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어 소비자용 B2B 제품을 내놓은 것도 최근 저당·저칼로리 열풍에 대체 감미료 수요가 증가세인 만큼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7월 전북 군산 전분당 공장에 300억원 가량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대상을 제외하면 현재 국내에서 알룰로스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는 삼양사 정도이다. 이처럼 대상이 알룰로스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해외 시장조사기관 포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약 10조3290억 원 수준이었던 대체당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 약 17조 7107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강력한 '당 저감' 정책을 펼치는 선진국 시장의 트렌드를 파고들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2018년 음료 100㎖ 당 설탕 첨가물 5g이상 함유한 음료에 1ℓ당 세금 0.18파운드를 부과하는 '설탕세'를 도입하는 등 과도한 설탕 섭취를 규제하는 분위기다. 대상은 알룰로스 B2B 브랜드 '스위베로'를 발판으로 글로벌 대체당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출시 초기임에도 스위베로 브랜드 이름으로 알룰로스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달 14~17일 미국 시카고 '국제식품기술전시회(IFT) 2024'에 참가해 스위베로 홍보에 나서는 등 현지 인지도 향상에 힘쏟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B2B 시장은 국내에서 제로 음료 생산 등을 목적으로 알룰로스를 사용하는 음료사의 수요가 높은 반면, 미국은 제과사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대상은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유럽까지 알룰로스 수출지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정명수 건강기능식품협회장 “8월 건기식 선진화·해외진출 플랜 제시”

“20년 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첫 시행된 이래 가장 큰 성과는 건기식이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탱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건기식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체계적인 기틀 마련에 힘을 모아 해외시장의 선진 대열에 합류해야 합니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건기식협회) 회장은 올해로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20주년을 맞아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국내 건기식 시장 현주소 평가를 바탕으로 협회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건기식협회는 지난해 말 기준 회원사 245개를 거느린 민간단체다. 정책 연구, 규제 개선 등 활동뿐 아니라 광고 심의, 전문가 양성 교육 등을 운영하는 건기식산업계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건기식협회의 최전선에 서 있는 정 협회장은 주축 회원사인 한미양행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1988년 한미양행에 입사해 30년 이상 건기식 시장과 동고동락한 업계 전문가로 꼽히며, 오랜 업무 경험을 인정받아 2022년 협회장직을 맡아 건기식산업의 발전과 회원사 지원 등 핵심활동을 이끌고 있다. 정 협회장에 따르면, 과거 건강기능식품법이 첫 시행된 당시만 해도 국내에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 개념이 생소했다. 이후 소비자 인식 개선, 유통 채널 다양화 등 노력에 더해 최근 건강 중심의 소비 트렌드까지 맞물리면서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건기식이 미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제약·바이오·식품·화장품 등 산업계 전반으로 영향력이 확산됨에 따라 규모 성장과 구조 다양성 모두 확보하는 선순환적 발전 과정이 구축됐다고 정 협회장은 덧붙여 말했다. 2019년 4조 8936억원을 기록한 국내 건기식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 2022억원으로 27% 크게 성장했고, 지난해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했으며, 가구별 평균 구매액만 36만원에 이를 정도로 소비력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함께 국내 건기식 시장이 성숙기를 지나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회의적 전망에 대해 정 협회장은 “현재 건기식 시장이 개인 특성으로 세분화된 소비 수요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생활습관이 전 세대에 걸쳐 형성된 만큼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으로 응수했다. 그 근거로 그동안 일궈놓은 건기식산업 정책의 성과를 제시했다. 정 협회장은 “시장 규모 성장과 고부가가치 4차 산업 핵심 분야로 평가받기까지 앞서 건강기능식품법률을 별도 제정하고, 이를 엄격히 유지·개선한 정부와 산학연 관계자들의 노력이 건기식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건기식산업 발전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성에서 “글로벌시장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능성 표시·인정 체계 등 건강기능식품법을 이루고 있는 중심 제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건기식협회가 주축이 돼 개선이 시급한 제도를 검토하고, 합리적 대안을 실행하도록 정부·학계·연구계·산업계·소비자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협회는 미래 20년을 그리는 첫걸음으로 오는 8월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수출 경쟁력 제고와 활성화·해외 판로개척 등을 담은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명수 협회장은 “건기식협회는 수출 활성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들은 지속해 오고 있다. 20주년인 올해 국내 건강기능식품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카페부터 미용기기까지” 안마의자 체험매장 특화 경쟁

바디프랜드, 세라젬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체험 마케팅에 집중하는 안마의자·의료기기 기업들이 고객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카페, 미용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요소를 매장에 도입하고 있다. 1일 바디프랜드에 따르면, 최근 부산 신세계백화점 라운지점에 바리스타로봇 '닥터프레소'를 도입해 체험매장을 '로봇카페' 2호점으로 고도화했다. 로봇카페는 바리스타로봇이 직접 음료를 제조해주는 것이 특징으로, 로봇 팔이 현란하게 움직이며 음료를 제조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로봇카페를 조성한 바디프랜드 라운지는 보편적인 안마의자 매장의 정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해 고객분들이 보다 편안하게 라운지를 방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점이 제품 체험과 상담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돼 계약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로봇카페의 효과를 강조했다. 바디프랜드는 현재 체험형 매장인 '라운지'를 전국 170여 곳에서 운영 중으로, 안마기기 접근성과 라운지 공간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로봇카페 매장을 점차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바디프랜드는 '닥터프레소' 제공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의 협업도 지속할 예정으로, 매장에 로봇 도입을 통한 '헬스케어 로봇' 이미지 제고 효과도 함께 노리고 있다. '안마기기 카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세라젬도 카페형 체험공간인 '웰카페'에 뷰티 디바이스를 이용할 수 있는 '레이디존'을 도입해 여성 고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웰카페는 소비자가 제품을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커피 등 음료를 구매하면 안마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직영 매장이다. 세라젬은 안마기기에 이어 최근 선보인 뷰티 디바이스 '셀루닉 메디스파 프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웰카페에서 즐길 수 있게 해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여성 고객들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스킨케어 프로그램을 출시한 지 약 8개월 만에 체험 고객 수가 6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도 냈다. 세라젬은 전국에 웰카페 매장을 약 130여개 운영 중으로, 향후 매장 이용률을 높이고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척추 및 뷰티, 영양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매장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안마의자 기업들이 '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 더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 방문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고가의 헬스케어 가전은 구매 전 직접 사용해보는 게 필수처럼 자리잡은데다, 체험 과정에서 구매 결정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 디자인과 색상, 기능 등도 다양해진 만큼 매장에서 직원이 적합한 제품을 추천할 때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장점도 있다. 안마의자 업계 관계자는 “구매 전 고객이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보고 구매할 경우 실사용 만족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앞으로도 오프라인 마케팅이 적극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이슈 컬럼] 국가 마약대책, ‘규제-치료-예방’ 3박자 갖춰야

지난 2019년 발생한 서울 강남 '버닝썬 클럽 마약투여 사건'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마약 관련 증거물 의뢰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국민에게 '우리나라도 더 이상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새로운 시발점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4월 적발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유통사건은 국민들 마약 불안감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신종마약(NPS)이 최근 인터넷(해외직구) 등을 통해 국내에 유입돼 청소년 및 젊은이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퍼져나가고 있다. 정부는 마약범죄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근절 대책을 강구해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약안전기획관을 신설하고, 현장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고, 경찰청은 마약 전담 수사인력을 기존 150명에서 250명으로 증원한 바 있다. 검찰 역시 대검에 마약·조직범죄부와 마약과를 복원해 마약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양경찰청도 바닷길로 침투하는 마약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마약수사대를 신설하고, 마약수사 전담 경찰관을 대폭 늘려 각 서에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마약 근절은 크게 3개의 카테고리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규제 △치료 △예방이 그것이다. 첫째로 규제는 경찰·검찰과 같은 수사기관을 통한 '단속'을 의미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사력을 강화해 마약 용의자를 색출해 처벌하는 접근법이다. 수사관으로부터 마약 용의자의 시료를 받아 마약 성분을 검출함으로써 마약 투여를 증명하는 국과수도 여기에 해당된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법정으로 가고, 법에 따라 마약 남용자는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하는 것이다. 둘째는 '재활' 중심의 치료이다. 마약은 한 번 중독되면 끊기가 어려워서 자꾸 재범을 저지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재활중심의 의료기관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마약중독자는 다른 정신질환자보다는 치료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가는 마약중독자를 위한 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제약회사를 통한 치료제 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셋째로 예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교육'이 될 수 있다. 청소년들은 대다수가 단순 호기심으로 마약을 시작하며 이것이 끝내 범죄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부는 제도적으로 청소년 교과과정에 '마약 예방 교육'을 도입해 위험성을 조기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신문·방송 매체와 협조해 국민에게 마약의 경각심을 깨우치는 대국민 홍보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마약을 근절해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올해 2월 국과수에도 '마약대응과'가 새로 생겨 컨트롤 타워로서 마약 범죄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재 국가의 마약 대책이 수사력 강화에만 편중돼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수사력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국과수로 의뢰되는 마약류 증거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과수의 감정 인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감정물을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수사력 강화만으로는 효율적 규제가 어렵다. 오랜 기간 마약 분석을 담당해 온 전문가의 입장에서, 정부의 마약 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음지에서 일하고 있는 감정 인력에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가의 마약 정책은 규제-치료-교육의 세 가지 정책이 서로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필자와 같은 공무원은 관련기관에서 규제 정책을 수행하고, 의료 전문가는 재활중심의 의료기관에서 중독자들의 치료를 담당하며, 약물 전문가는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교육할 수 있다. 마약 근절은 결코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국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마약사범을 신고하는 등 적극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마약수사 셜록홈즈’ 국과수 김은미 박사 이달 퇴임…홍조근정훈장 수여

국내 마약류 분석의 최고 전문가이자 베테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김은미 박사(60)가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오는 27일 국과수 원주 본원에서 열리는 퇴임식에선 정부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김 박사는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 분석법'을 개발한 주역이다. 또한, 박유천·황하나·로버트 할리 등 연예인 및 재벌 3세의 마약 투약 사실을 집요하게 밝혀낸 사실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마약 수사의 셜록 홈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특히 최근까지 국과수 법과학부장을 역임하며 올해 2월 확정된 마약대응과(마약과) 신설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퇴임을 앞둔 김박사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규제, 재활, 교육의 삼박자가 필요하다"면서 “마약 사범에 대한 수사력 강화와 중독자들 재활 중심 치료, 청소년 등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마약의 유해성 교육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마약 대책 중 수사 분야가 많은 발전을 이뤘음에도 여전히 재활이나 교육 부분은 상당히 열악한 현실을 지적한 대목이다. 김 박사는 “규제, 재활, 교육의 세 가지 정책이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된다면 마약 없는 안전한 국가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4년 강원도 원주 출생인 김 박사는 이화여대 약학사·약학석사·약학박사를 받았고, 1989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입사해 마약분석과 등을 거쳐 △부산과학연구소장 (2013∼2015) △독성학과장 (2019∼2021) △법과학부장 (2021∼2023)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국과수 마약대응과 신설을 35년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평가한 김 박사는 퇴임 이후 계획에 “국과수에서 진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원조개발(ODA) 사업에 마약 전문가로 참여할 수 있고, 대학에서 법과학 후학을 양성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하며 “어디서든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곳에 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오스템임플란트, 의료기기 수출 ‘나홀로 승승장구’

오스템임플란트가 올해 1분기 국내 의료기기 수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가성비' 좋은 제품에 더해 일찍부터 독자 구축해 온 해외법인망과 글로벌 임상교육 인프라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4년 1분기 보건산업 수출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의료기기 수출액은 총 14억60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엔데믹으로 체외진단기기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44.9% 감소한 1억8000만달러에 그친 결과로, 특히 우리나라 최대 의료기기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86.6%나 감소해 이른바 '역기저'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올해 1분기 임플란트 수출액은 2억3000만달러(약 32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51.4% 증가하며 전체 의료기기 수출액의 16.0%를 차지, 의료기기 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전체 의료기기 중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했던 체외진단기기를 제치고 임플란트가 수출 비중 1위 품목에 오른 것이다. 임플란트에 이어 초음파영상진단기 13.8%, 방사선촬영기기 12.7%, 체외진단기기 12.5%를 차지했다. 임플란트 수출 약진에는 국내 1위, 세계 3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오스템임플란트 전체 매출은 32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이 중 해외매출 비중은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임플란트 물량을 확보해 두려는 중국, 러시아 등 현지 치과의사들의 수요 증가로 오히려 수출이 증가하는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에는 해외 매출로만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 목표치도 지난해 66%에서 올해 70%로 높여 잡았다. 이러한 해외매출 성장의 원동력으로 우선 일찍부터 시작한 '현지화'가 꼽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산업이 성숙되기 전인 지난 2005년부터 해외법인 설립을 시작,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약 30개국에 총 36개 현지법인을 운영하며 직접영업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46개 국가에 총 50개 해외법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는 해외법인이 단순 판매영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현지 치과의사 양성을 위해 임상교육에 초점을 맞춘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국내와 30여개 해외법인에 임플란트 전문 교육기관 '오스템 임플란트 연수센터(OIC)'를 비롯해 90여개 상설 교육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12만여명의 치과의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있어야 임플란트를 판매할 수 있다"며 “국내 임플란트 대중화의 성공요인인 치과의사 임상교육 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 해외매출 증가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시작한 임플란트 국제학술 심포지엄 '오스템 월드 미팅'도 임플란트 시술인력 양성에 한 몫 했다. 그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등 주요 도시에서 순회 개최해 왔으며 올해 행사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역대 최대인 52개국 1500여명의 치과의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밖에 오스템임플란트는 글로벌 1~2위 기업 제품 못지않은 품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갖춘 '가성비'도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고 꼽았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하며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처음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했던 고객도 막상 써보고 품질이 고가 제품 못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 지속적으로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 성장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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